'좋은 사람들' 산악회가 마침 일산 출발로 바래봉을 간다길래 한 자리 남은 것을 가까스로 예약해서 다녀오다.
철쭉으로 워낙 유명한 산이어서 이맘때면 전국에서 산꾼들이 몰려온다. 오늘도 역시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서 전북학생교육원에서 바래봉까지 가는 사이가 단풍철에 설악산 밀리듯이 밀렸다. 가다 서다를 반복할 정도였다. 하지만 만발한 철쭉이 그런 힘든 것을 싹 날려주었다. 바래봉은 지리산답게 그리 험하지는 않고 일단 능선에 올라서면 완만하게 진행한다. 학생 수련원에서 한시간만 올라가면 세동치 능선이 나오고 그 다음부터는 약간의 오르락 내리락은 있지만 그리 힘들이지 않고 바래봉까지 갈 수 있다. 부운치를 거쳐서 1123봉에 이르면 팔랑치에서 바래봉 까지의 붉은 꽃바다가 펼쳐진다. 길이 좁아서 교행이 어려운 곳이 종종 있어서 정체가 심했다. 12.2Km의 거리라고 지도에 나와 있고 산악회들은 길이 완만하니까 보통 5시간 반을 준다. 하지만 4시간 남짓이면 용산마을 주차장까지 갈 수 있다. 오늘은 날씨가 맑기는 했지만 멀리까지 깨끗이 보이지는 않았다. 천왕봉쪽 지리산 능선이 희미하게 보이기는 했다. 팔랑치에서 바래봉까지 철쭉이 만개했지만 아직 다음 주 까지는 더 필 꽃들도 많이 보였다. 그러니까 다음 주말에 가도 만개한 철쭉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바래봉 삼거리에서 용산마을로 내려오는 길이 돌로 포장을 해놔서 걷기가 좋지 않다. 걷는 사람들을 좀 더 연구했다면 그렇게 돌로 무지막지하게 포장하지는 않았을텐데, 무릎아픈 사람들은 오늘 고생이 많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