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치악산 21-03-25
혼자 내 차로 가다.
40년전 아내가 대학 1학년이었을 때 함께 갔던 산이다.
그 후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다시 간 적이 있다.
이때는 두번다 구룡사에서 사다리병창을 오르내렸다.
오늘은 부곡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바퀴 돌아서 내려왔다.
도상 거리는 13.4km 이고 소요시간은 밥 먹는 시간 휴식 시간 포함해서 5시간 25분이 걸렸다.
부곡 탐방지원센터 앞 빈터에 주차할 수 있다.
출발해서 잠깐 가면 비로봉 올라가는 코스와 곧은재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편 비로봉으로 올라가서 곧은재를 거쳐 원점회귀하다.
다른 사람들의 산행기에 순한 산이라고 나와 있어서 쉽게 생각하고 갔지만 천사봉 가기까지는 계속 올라가야 해서 완만하기는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일단 천사봉 전망대에 도착하면 그 다음 부터는 평탄한 길을 2km 가까이 가서 정상 바로 아래서 잠깐 계단을 올라가면 된다.
정상에서 곧은재 까지는 약간의 오르내림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내려가는 길이어서 힘들지 않고 갈 수 있다.
봄철 산불 예방 기간이어서 황골 능선에서부터 곧은재 까지는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리 말해주지 않으니 몰라서 통과할 수 밖에 없었다.
주차도 부곡 탐방 센터에 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산꾼이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는 일은 미 해병대가 전투 중 후퇴하는 것 만큼이나 특별한 일이다.
천재지변이 없는 한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지는 않는다.
치악산은 육산이다.
예전에 구룡사에서 사다리병창을 거쳐 올라가는 길은 아주 힘이 많이 들었지만 이 코스는 누구나 갈 수 있는 코스다.
조선 초에 두문동 72현의 한 사람인 운곡 원천석이 태종 이방원의 부름에 응하지 않고 치악산으로 숨어 들었다.
태종이 어린 시절 글을 읽었던 각림사 터 옆에 태종대라는 바위가 있고 이 바위는 태종이 잠시 머물렀던 바위라고 합니다.
지금은 각림사 터가 강림 우체국 근처에 있다고 한다.
또 태종이 운곡 선생이 있는 곳을 물어보았다는 노고소라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가보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아내와 처음으로 간 산이 치악산이어서 내게는 더 특별한 산이다.
이 산행 이후 더 가까워져서 부부가 되었으니 아주 특별한 산이다.
.
황골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여기서 출입을 금지시키고 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되돌아갈 수도 없고 차도 부곡에 있어서 통제선을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니 인화물질도 가지고 있지 않고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