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 수상음악 Episode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J.S.바흐와 함께 G.F.Handel은 1685년 같은 해에 독일의 할레라는 작은 마을에서 이발사겸 궁정외과 의사인 아버지 게오르그 헨델에게서 태어났습니다.
바흐는 평생을 독일 안에서만 활동하였지만 헨델은 젊은 시절에 이탈리아 유학을 하고 독일로 돌아와서 활동하다가 또 영국으로 건너가 활동하며 살다가 귀화해서 영국인이 된 요즘 식으로 말하면 글로벌 셀럽입니다.
아버지는 헨델이 음악가가 되는 것을 반대해서 법률가가 되기 위해 법대에 진학했지만 결국 자신의 적성에 따라 할레 대성당의 오르간 주자로 들어가며 음악가의 인생을 시작합니다.
그러다 1703년 18살때 뤼벡으로 가서 당시 오르가니스트의 거장 디트리히 북스테후데를 만나 그에게 음악을 배웠습니다.
헨델의 능력을 알아 본 북스테후데는 헨델을 그의 후임으로 성당 오르가니스트 자리를 물려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교회의 오르가니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북스테후데의 딸인 마르가리타와 결혼해야만 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이 교회의 오르가니스트는 전임 오르가니스트의 직계 자손 즉, 전임자의 아들이나 사위만 그 자리를 승계할 수 있다는 규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결혼 제안을 거절하고 뤼벡을 떠나 당시 독일 오페라의 중심지였던 함부르크 등을 다니면서 요한 마테존이나 라인하르트 카이저 같은 작곡가들과 친해지게 됩니다.
21살이 되던 1706년에는 본격적으로 오페라와 극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오페라의 본 고장인 이탈리아로 유학을 갔습니다.
당시 음악가들은 귀족이나 왕실의 음악가가 되어 그들에게서 월급을 받으며 음악 활동을 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헨델도 1710년에 하노버 선제후 게오르크 루트비히를 만나 하노버에서 왕실 악장이 되었고 휴가 때는 영국으로 가기도 했습니다.
1711년 2월 런던에서 그가 작곡한 오페라 리날도가 15회나 상영되는 등 대성공을 거두면서 런던에서도 인기 작곡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며 영국 왕실의 관심도 얻게 되었습니다.
그해 여름에 하노버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다시 영국에 갔다가 돌아오겠다는 청원을 하고, 적절한 시기에 돌아오는 조건으로 다시 영국으로 갑니다.
1713년, 헨델은 당시 영국 국왕이었던 앤 여왕을 위해 《앤 여왕의 탄생일을 위한 송가(HWV 74)》 등의 작품을 작곡했고 앤 여왕은 그에게 연금을 하사했습니다.
그해 7월에는 위트레흐트 조약을 축하하는 장엄한 《테 데움(Te deum, HWV 278)》과 《유빌라테(Jubilate, HWV 279)》를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연주하게 됩니다.
하노버보다 훨씬 큰 무대인 런던에서 성공하자 헨델은 결국 하노버로 돌아가지 않고 영국에 머무르게 됩니다.
영국에서의 대우와 인기가 독일에서의 것보다 훨씬 좋았기 때문에 게오르크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지 않고 영국에 남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다음해 1714년에 앤 여왕이 후사가 없이 죽습니다.
당시 영국이나 유럽의 왕실들도 왕위 계승권자의 순서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게오르크의 어머니가 다음 후계자 1번이었습니다.
그런데 고령이었던 이 어머니도 앤 여왕이 죽을 무렵에는 죽고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순위가 아들인 게오르크였습니다.
그래서 게오르크 루트비히 선제후가 후계자가 되었습니다.
선제후는 신성 로마제국의 황제 투표권을 가진 강력한 권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가 영국 국왕 조지 1세로 즉위하게 됩니다.
이 아래 이야기는 좀 부풀려진 부분도 있겠지만 당시의 헨델의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영국에서 잘 나간다고 주인의 부름에도 무시하고 독일로 돌아가지 않았던 입장이 난처해진 헨델이 고민하고 있을 때 친구가 조언을 해줍니다.
얼마 후에 국왕이 템즈강에서 뱃놀이를 할 계획이 있으니까 그때 악단을 이끌고 가서 국왕의 배 근처에서 음악을 연주하면 조지 1세가 그 음악을 듣고 헨델을 알아보게 될 것이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을 때 용서도 빌라고 말해줍니다.
헨델은 그래서 템즈강 위에서 연주할 음악을 작곡하게 되었고 그 음악이 바로 관현악 모음곡인 수상음악(Water music)입니다.
이 음악은 연주회장이 아닌 야외에서 그것도 물 위에서 연주해야 하는 음악이어서 소리가 작은 현악기 보다는 큰 소리가 나는 관악기들이 주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페라 모음곡들이나 현대 모음곡들과는 달리 고전 모음곡은 보통 여러개의 춤곡들을 모은 곡입니다.
수상음악에도 많은 춤곡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헨델은 악사들을 배에 태워서 이 음악을 연주시켰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조지 1세는 악사들에게 세 번이나 더 연주하도록 명령했을 정도로 이 수상 음악을 크게 마음에 들어했고 그 때문인지 헨델을 처벌하지도 않았습니다.
수상 음악이 헨델을 살린 것입니다.
이후 헨델은 샨도스 공작 밑에서 일하게 되었고 이런 분위기를 타고 1719년 유럽 각지에서 가수와 관현악단을 모아 왕립 음악 아카데미(Royal Academy of Music)를 설립하게 됩니다.
이 시기가 헨델의 오페라 인생에서도 가장 황금기였고 런던에서 본격적인 유명세를 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페라 가수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오페라는 작곡가의 의도보다는 유명 가수들의 입맛에 따라 작곡을 하게 되었고 작곡된 곡도 가수들의 입맛대로 바꾸어 버리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페라의 질도 떨어지고 취향도 변하고 인기도 떨어지게 됩니다.
이후 오페라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헨델의 눈에 들어온 장르가 바로 오라토리오입니다.
다음번에는 오라토리오 '메시아'에 관한 일화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전체를 다 들을 시간이 부족한 분은 유명한 hornpipe만이라도 들어보세요
https://youtu.be/1h4mAceHmrI?si=WWsApynusFlQddzw
아래는 수상음악 전곡입니다.
https://youtu.be/7V5qYDqKEsM?si=RynUNsPcV8aq_YSG
Handel Water Music Suite No.1 in F Major HWV 348
I. Overture (Largo – Allegro)
II. Adagio e staccato
III. Allegro – Andante – Allegro da Capo Aria
IV. Passepied
V. Air
VI. Minuet
VII. Bourrée
VIII. Hornpipe
IX. Allegro moderato - Adagio
Handel Water Music Suite No.2 in D Major HWV 349
I. Overture (Allegro)
II. Alla Hornpipe
III. Minuet
IV. Lentement
V. Bourrée
Handel Water Music Suite No.3 in D Major HWV 350
I. Sarabande
II. Rigaudon
III. Minuet
IV. Gi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