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생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몇 년만에 포대능선을 가다. 날씨가 좋아서 요즘은 산행이 더 즐겁다. 토요일이어서 사람이 상당히 많다. 특히 요즘 두드러지는 현상 가운데 하나가 젊은이들이 상당히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20대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산에 많이 오고 있다. 아주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포대능선은 그리 험한 능선은 아니지만 내가 자주 가지 않으니 산행이 쉽지는 않았다. 도중에 많이 쉬고 해서 그런지 5시간이 더 걸렸다. 송추 유원지 입구에서 9시 50분에 버스를 내려서 산입구까지 가는데 35분이 걸렸고 산 입구에서 포대능선 시작지점까지 가는데 45분이 걸렸다. 오늘 산행하다가 엄홍길씨를 우연히 만났다. 그는 젊은 시절에 집이 도봉산 위에 있어서 산 위에서 살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세계적인 등산가가 되었나? 최근에 비가 자주 와서 산 위에 물도 풍부하다. 아직은 그리 덥지 않아서 산행이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저녁에 모임이 있어서 하행길은 엄청 빠른 속도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