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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오색에서-대청봉-천불동-06-10-14 본문

등산/산림청 100대 명산

설악산-오색에서-대청봉-천불동-06-10-14

singingman 2022. 10. 1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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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현상하면 머리 속에 얼른 떠오르는 것은 구정이나 추석에 시골가다 고속도로에 자동차가 꼼짝 못하고 서있는 장면이나 주말 나들이때 영동 고속도록에 차들이 밀려 있는 것을 연상하게 되지요.
하지만 산꼭대기에도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지난 금요일 밤에 아내와 함께 설악산을 갔습니다.
일산에서 밤9시 쯤에 출발해서 오색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밤 2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준비를 하고 2시 반경에 등산을 시작했는데 매표소를 통과해서 5분도 채 가지 않았는데
사람들의 줄이 얼마나 길게 서 있는지 10분에 100미터 정도 나아가기를 거의 한시간 이상 한 것같습니다.
이 기간이 설악산 단풍의 절정이라는 것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알고 또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줄은 미처 예상을 못했습니다.
캄캄한 밤에 산속에 헤드랜턴의 길이가 수백미터 늘어서 있는 것도 장관이었고 반달이긴 했지만 달과 별은 아주 아름다웠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해뜨기 직전에 대청봉에 도착해서 산 위에서 뜨는 태양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별을 볼 때 그 분의 손길을 느낍니다.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다운 것도 드물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절로 그렇게 아름다운 별들이 생겼다는 것을 저는 도저히 믿을 수 없습니다.
정상의 바람은 또 얼마나 강했던지 좀 과장하면 그냥 서 있으면 날아갈 정도였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울산바위와 공룡능선의 바위들, 단풍 든 산세, 그리고 아침 이른 시간이어서 발아래 몰려있는 운해들은 여기까지 애써서 올라온 피로를 한방에 날려 보냅니다.
정상에서 설악동으로 내려오는 길도 올라갈 때와 다르지 않았습니다.가다 서다를 반복했습니다.
올해의 단풍은 비가 별로 오지 않아서 물이 들지도 않고 시들어 버린 것이 많았습니다.
천불동계곡의 단풍은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올해는 별로 볼품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계곡자체의 아름다움이 워낙 뛰어나니까 별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기다림에 지치다 보니까 짜증도 나기 시작하고 신경들이 예민해졌습니다.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구간에 길게 줄을 서 있는데 거기에도 새치기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갓길주행도 있구요.
그러다 보니까 사소한 말싸움도 있고, 즐겁게 산에 온 사람들이 산꼭대기에서 싸우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어쨌건 평소에 8시간 정도면 올 수있는 거리를 13시간을 걸려서 도챡했습니다.
무사히 도챡했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풀어지고 배도 고파지기 시작했습니다.
산 위에서 준비해간 음식은 이미 먹긴 했지만 그래도 배낭속에 남아있던 이것 저것을 찾아 먹고 산악회 버스 속에서 깊은 잠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단풍 절정기에는 다시는 주말에 설악산에 가서는 안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우리 동문들끼리 설악산을 자주 갔었는데, 물론 그때는 기껏해야 설악동에서 흔들바위나 비선대 권금성 정도갔지만
지금부터 26년전 대학생이었을 때 김성수와 둘이서 설악동에서 백담사쪽으로 넘어간 적은 있었는데 그 때만 해도 등산인구가 적어서인지 이런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뉴스를 보니까 그 날 2시부터 6시까지 오색으로 올라간 사람만 10,000명 정도랍니다.
아마 설악산 소공원쪽에 놀러온 관광객까지 합치면 설악산에 온 인구만 해도 엄청난 숫자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문 여러분!! 단풍절정기에 설악산을 주말에는 가지 마세요.
대청봉에서 모든 산이 발아래 보이네요
바로 앞에 보이는 능선이 공룡능선이고 안개 때문에 좀 희미하네요.

아내는 힘들어서 얼굴이 부었다.
울산바위도 보이고
공룡 뼈대도 보이고
정상석은 인파로 인해 보이지도 않는다
울산바위와 공룡능선
중청대피소 앞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오다.
단풍은 설악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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