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글이 "지금 '한미 동맹' 타령 할 때가 아닙니다!"에서 마지막 글 "잔 사람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
까지 144꼭지의 글을 프레시안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2015/3/10일 부터 2018/3/4까지 투고한 글이다. 세상을 보는 눈이 확 트인다. 37세에서 39세가 되기까지 3년간 유라시아를 직접 발로 뛰면서 보고 공부한 것을 거의 1주일에 한 편씩 올린 글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너무 무지하다는 것을 또 다시 느낀다. 젊은 사람도 마음 먹고 공부하면 나이 40도 되기 전에 이런 안목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죽어라고 공부했거나 아니면 공부가 너무 재미있었거나 했을 것 같다. 필자가 하는 말 가운데 나로서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여러 언어로 글들을 읽으라는 것이다. 특히 뉴스는 영어권 신문만 읽지 말고 아랍어나 동유럽어로 된 글들도 읽어야 세상을 편견없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영어, 일어, 독일어, 한문,아랍어,러시아어등 다양한 언어를 배우려고 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영어권 정보만 보게되면 미국과 유럽의 시각에서만 세상을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주 공감이 간다. IS가 왜 어느 정도의 힘을 얻고 있는지 그 원인을 말하면서 미국과 서유럽의 제국주의적인 횡포에 관해서 말하기도 한다. 냉전 이후 세상이 미국과 서 유럽 주도로 돌아가고 있는 것 처럼 보이고 근래 들어 중국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던 내게 세계의 판을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중국이 앞으로 미국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견해에 전부터 막연하게 동의하고 있긴 했지만 일대일로를 보면서 그 생각을 거의 굳히게 되었다. 하지만 필자의 주장에 의하면 중국 지도부는 俗은 발전하고 있는데 聖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까 발전에 한계가 있고 聖을 채우지 못하면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인도와 아세안의 무게와 위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특히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부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중동에서는 페르시아의 영광을 재현하려고 노력하는 이란의 힘과 오스만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터키의 부상을 읽을 수 있었고 러시아가 소련의 해체로 힘이 약해지긴 했지만 다시 재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포르투갈.스페인 - 네델란드 - 영국 - 프랑스 - 독일 - 미국.소련으로 이어진 제국주의자들의 나라가 저물어 가고 있으며 민주주의와 사회주의가 최고의 정치체제는 아니라는 필자의 주장은 현재의 러시아나 중동 심지어는 동구를 보아도 동의하게 된다. 신을 몰아내고 이성과 과학이 최고인 양 주장하던 세속의 사회가 저물고 성과 속이 함께 발전하는 세계여야 한다는 여러 나라 지도자들의 말에 아주 공감이 간다. 현재의 상황으로 가면 이 세상은 어쩔 수 없이 이슬람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이슬람에 대한 시선이 아주 우호적이다. 이슬람이 다른 종교와 문명에 아주 관대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울라마를 10,000권의 책을 읽은 사람으로 말하는 부분에서 경외심이 생긴다. 단순히 이슬람 지식인이나 종교 지도자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만권의 책을 읽었다니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가? 물론 모든 울라마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들 덕분에 왜 이슬람이 그리스 세계를 보존했고 발전시켰는지도 이해가 된다. 모든 종교에 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어 보이고 필자도 앞으로의 세상은 이성과 영성이 함께 발전하는 세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현재 소위 선진국들에서 성/속의 분리는 너무나도 확고한 거의 신앙 수준으로 자리잡고 있어서 이것을 깨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지금 현재 발전하는 나라들은 성과 속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지도자들이 이끌고 있는 나라들이 많다.현재 유럽에서 가장 잘 나가는 독일 총리 메르켈은 목사의 딸로서 기도하는 총리이고 러시아는 정교회 총주교와 푸틴이 함께 나라를 이끌고 있으며 이슬람권은 말할 필요도 없다. 러시아 정교회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 있게 해 주었고 푸틴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도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일본도 일찍부터 서양만 아니라 중동쪽에서도 이미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미국과 영국이 아프리카나 중동 국가들에게는 총을 주었지만 중국은 돈을 주고 있다. 그러니 세상이 중국 중심으로 개편되지 않을 수가 없다. 미국이 당장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그 힘의 끝이 서서히 보이는 것 같다. 유럽이 노예들을 잡아가고 후진국 사람들을 불러들여서 힘든 일을 시킨 결과가 지금의 유럽의 어려움으로 나타난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 나라도 동남아 사람들이나 후진국 사람들에게 힘든 일 시키고 그들을 제대로 대접하고 교육시키지 않으면 똑같은 어려움을 당하게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빨리 대륙과 철도를 연결하든지 교통망을 연결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럴려면 남북 문제가 우선 잘 해결되어야 하고 서로 협조해야 가능하다. 정치인들이 이 일에 우선권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도 간절하다. 아래 글은 순례에 대한 필자의 시각을 볼 수 있다. 현재 해파랑길을 걷고 있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옮긴다.
"그래서 철두철미 반(反)근대적이다. 비생산적이며, 탈소비적인 '중세적 시간'(De-Modern Time)을 음미한다. 굳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산티아고를 찾는 까닭이다. 아파도 청춘이라며 재촉하고 채근하는 피로사회로부터 필사적으로 탈주하여, 비근대적인 시간을 확보하려는 이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근대의 속도에 맞서서 자아를 치유하고 자존을 지키는 묵상의 시간, 신독의 시간, 침묵의 시간을 획득하려는 것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말을 (내)뱉어내는 SNS 시대, 멈추고 닥치고 끊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중세적 시간이 늘어날수록, 중세와 근대가 공진화할수록, 삶의 질도 높아진다. 사서 고생을 마다치 않는 연유이다. 가격으로 환산되지 않는 가치를 추구한다. "
현재 필자는 정읍에 있는 원광대학교의 어떤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은데 간혹 강연도 하고 있는 것 같다. 기회가 되면 그의 강의를 들어보고 싶다. 이 글들을 책으로 편집한 것이 같은 제목으로 1,2권이 나와 있다. 몇 권까지 가야 이 전체를 다 책으로 낼 수 있을까? 역사를 잘 모르는 우리 같은 사람은 꼭 읽어야 할 책이 될 것 같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의 사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