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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봄비 내리는 일산의 아침 20-05-09 본문
아침을 먹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모처럼 내리는 비가 반가워서 우산을 쓰고 동네를 한바퀴 돕니다.
그 화려하던 영산홍과 명자나무는 이제 꽃을 거의 떨어뜨리고 다른 나무와 꽃들에게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겼습니다.
내 인생에도 화려하던 시절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게로 향하던 시선도 다른 사람들에게로 향하겠지요.
꽃이나 나무는 시들고 떨어져도 열매를 맺고 또 내년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뿐인 내 삶은 그럴 수 없음을 압니다.
이 생에서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면 그 분 앞에 설 때도 할 말이 없을 겁니다.
아마도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짧을 겁니다.
이 기간동안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자녀들에게도 좋은 본보기를 보여야 하고 좋은 친구들에게도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큰 나무처럼 좋은 그늘은 줄 수 없다 할지라도 방해가 되는 유해식물이나 기생식물은 되지 말아야 합니다.
나이들면서 욕심을 버리라고, 마음을 비우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흐르는 물처럼 무위자연하면서 살라고 합니다.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살 수 있을까요?
씀바귀인지 고들빼기인지 꽃이 모여 피어 있습니다.
씀바귀보다 고들빼기가 더 많이 자주 보이니까 이 꽃도 고들빼기이겠지요?
아래 사진을 동네 산책 하면서 찍었는데 잎모양도 다르고 줄기에서 잎이 나는 모양이 확연히 다르네요.
어린 싹들은 다 톱니 모양의 잎을 하고 있어서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고들빼기는 잎이 줄기에서 옆으로 뻗는데 씀바귀는 마치 줄기가 잎을 뚫고 나오듯이 하고 있습니다.
화려하던 황매는 이제 그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花無十日紅이라고 했지요.
이팝나무가 비를 맞고 축 처졌습니다.
내가 학교 다닐 때 이강선 선생님이 이 나무가 아카시아라고 해서 우리는 그 이후 이 나무를 이강선 아카시아라고 부릅니다.
풀은 마르고 꽃이 시듦은 여호와의 기운이 그 위에 붊이라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하라.
비를 맞으면서도 다른 꽃은 다 떨어졌는데 마지막 남은 명자꽃 한 송이가 최후의 힘을 다 해 가지에 붙어 있습니다.
알퐁소 도데의 마지막 수업에 나오는 담쟁이 잎이 생각납니다.
꽃을 다 떨어뜨린 목련은 아름다운 잎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육영수 여사가 이 목련을 좋아해서 김동진의 목련화가 한 때 크게 Hit 했다고 합니다.
엄정행이 부러던 목련화가 방송에 자주 나왔지요.
대표적인 잡초인 망초도 자세히 보면 아름답습니다.
자세히 보면 아름답지 않은 사람이나 꽃은 없습니다.
편견이 아름다움을 보는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습니다.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그것은 바람이 지나가면 없어지나니 그 있던 자리도 다시 알지 못하거니와
여호와의 인자하심은 자기를 경외하는 자에게 영원부터 영원까지 이르며 그의 의는 자손의 자손에게 이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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