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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서울 둘레길 4~5코스 양원역~광나루역 24.11.13 본문
원래 4코스는 화랑대역에서 시작하는데 나는 경의 중앙선으로 한 번에 가는 양원역에 가서
망우산~아차산~광나루역으로 가다.
시간은 3시간 남짓 걸렸고 거리는 9km 정도라고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 적혀 있었다.
양원역 2번 출구로 나가면 서울 둘레길 팻말이 보인다.
이 팻말만 잘 따라가면 끝까지 갈 수 있다.
깔딱고개에 계단이 좀 많이 있는 것 외에는 힘드는 구간은 없다.
오래 전에 아차산 등산할 때 이 구간을 역으로 걸은 적이 있긴 하다,
그때는 망우리 공동묘지를 제대로 지나갔고 오늘은 공동묘지를 지나지 않고 우회해서 온 것 같다.
용마산은 오늘은 가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아차산에서 보는 한강의 전망이 아주 좋다.
북한산과 도봉산등도 다른 각도에서 보니 또 다른 느낌이다.
목마(木馬)와 숙녀(淑女)
박인환 / 시인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 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通俗) 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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