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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제자 자랑

singingman 2025. 3. 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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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에 문제가 있어서 병원을 가야 하는데 미루고 있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 오늘은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망설이지 않고 그동안 찾아가 보고 싶었던 제자 용희에게로 갔다.

거의 40년 만에 만나는 데도 옛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나도 옛날 그대로라고 말한다.
내가 젊었을 때 좀 겉늙기는 했었지...

그동안 어금니 아래위가 딱 맞지 않아서 음식을 씹을 때 갈아지지 않았다.
거의 20년 가까이 된 임플란트 한 치아가 문제였다.
그래서 튀어나온 한 개의 치아를 섬세하게 잘 갈아주었다.
병원에 온 김에 잇몸이 상한 부분과 치아 뿌리에 때워야 할 부분들은 때워주고 스케일링까지 한 번에 깔끔하게 해 주었다.
좋은 제자를 둔 덕분에 아주 시원하게 한 번에 문제를 싹 다 해결했다.

내가 창현고에서 학교와 문제가 있어서 1년밖에 있지 않았지만 1학년때 담임한 제자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자기 역할들을 충실하게  잘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 뿌듯하다.
선생의 보람과 자랑은 제자들이 잘 되는 것이다.
자랑하는 김에 돌이켜 보니 당시 내가 1년간 담임한 제자들 가운데 서울대를 3 명이 갔다.
용희는 치과대, 현중이는 수의대, 재호는 입학하던 해 서울대에서 가장 커트라인이 높았던 전자공학과에 들어갔다.

용희는 대학 졸업 후에도 서울대에 계속 남아서 제자들을 가르치다가 최근에 개업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연세대도 3명이 들어갔는데 성대와 재용이는 영어 영문과를 갔고 병찬이는 법대를 갔다.
성대는 내가 음악 관련 책을 번역할 때 어려운 영어들을 도와주기도 했다.
병찬이는 판사가 되어 서울 서부지법에 있을 때 내가 근무하던 명지중학교에 와서 강의도 해 주고 학생들 특별활동으로 서부지법 견학도 시켜주었다.
지금은 은퇴하고 수원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고려대 법대를 나온 성식이는 사법연수원 마치고 나와서 바로 변호사로 활동해서 지금은 수원에서 중견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외에도 경찰대학을 나와서 공무원으로 봉사하는 제자도 있고 소방서에서 힘든 일을 하는 제자, 경찰이 되어 우리를 도와주는 제자, 자기 사업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제자등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잘 감당하는 많은 제자들이 참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다행히 sns 덕분에 얼굴을 맞대고 만나지는 못해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제자들도 있어서 참 감사하다.

너무 똑똑한 제자들은 일이 바빠서 연락조차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서 IBM에 들어간 재호는 아무리 연락처를 수소문해도 안 되는데 오늘 용희의 추측에 의하면 아마 미국 본사로 갔거나 아니면 그 분야의 기업체에 스카우트되어서 국내에 없을 거라고 말했다.

자식도 너무 똑똑한 자식은 부모의 자랑이긴 하지만 자주 만나기 어려운 것처럼 제자도 그런 것 같다.

명문대 출신 제자들만 말한 것 같아서 좀 민망한 감이 있긴 한데 후에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당시 우리 반 제자들은 거의가 다 서울 시내 4년제 대학을 갔다고 한다.
그렇지 않은 제자들도 사회 각 분야에서 성실하게 자기 맡은 일들을 잘 감당하고 있는 소식을 들으면 정말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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