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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田 안중식 성재수간도(聲在樹間圖)와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秋聲賦圖)와 소림명월도(疏林明月圖) 2015-04-17 09:57:16 본문
心田 안중식 성재수간도(聲在樹間圖)와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秋聲賦圖)와 소림명월도(疏林明月圖) 2015-04-17 09:57:16
singingman 2022. 12. 7. 21:34
가을의 소리가 눈으로 보인다.
구양수(1,007~1,072, 북송대의 시인)의 추성부(秋聲賦)
歐陽子方夜讀書, 聞有聲自西南來者, 悚然而聽之, 曰:"異哉!"
구양자가 밤에 책을 읽다가 서남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섬짓 놀라 귀 기울여 들으며 말했다. "이상하구나!"
初淅瀝以蕭颯, 忽奔騰而澎湃, 如波濤夜驚, 風雨驟至.
처음엔 우수수 스산한 소리를 내더니 갑자기 물결이 거세게 일고 파도치는 소리같이 변하였다. 마치 파도가 밤중에 갑자기 일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 같은데,
其觸於物也, 鏦鏦錚錚, 金鐵皆鳴, 又如赴敵之兵, 銜枚疾走, 不聞號令, 但聞人馬之行聲.
그것이 물건에 부딪쳐 쨍그렁 쇠붙이가 모두 울리는 것 같고, 마치 적진으로 나가는 군대가 입에 재갈을 물고(銜枚:함매) 질주하는 듯 호령 소리는 들리지 않고, 사람과 말이 달리는 소리만 들리는 듯하기도 했다.
予謂童子:"此何聲也? 汝出視之."
내가 동자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소리냐? 네 좀 나가 보아라."
童子曰:"星月皎潔, 明河在天, 四無人聲, 聲在樹間."
동자가 말하길 "달과 별이 밝게 빛나며, 하늘엔 은하수가 걸려 있으며 사방에는 인적이 없으니 그 소리는 나무 사이에서 나고 있습니다."
予曰 "噫嘻, 悲哉!此秋聲也, 胡爲而來哉?
나는 말했다. "아, 슬프도다! 이것은 가을의 소리구나. 어찌하여 온 것인가?
蓋夫秋之爲狀也;其色慘淡, 煙霏雲斂,
대저 가을의 모습이란, 그 색은 암담하여 안개는 흩날리고 구름은 걷히며,
其容淸明, 天高日晶,
그 모양은 청명하여 하늘은 드높고 태양은 빛나고,
其氣慄冽, 砭人肌骨,
그 기운은 매우 차가워 피부와 뼛속까지 찌르는 듯하며,
其意蕭條, 山川寂寥.
그 뜻은 쓸쓸하여 산천이 적막해진다.
故其爲也, 凄凄切切, 呼號憤發.
그러기에 그 소리가 처량하고 애절하며 울부짖는 듯 떨치고 일어나는 듯 한 것이다.
豊草綠縟而爭茂, 佳木蔥籠而可悅
풍성한 풀들은 푸른 무늬로 무성함을 다투고, 아름다운 나무들은 울창하게 우거져 즐겁게 하더니
草拂之而色變, 木遭之而葉脫, 풀들은 가을이 스쳐가자 누렇게 변하고, 나무는 가을을 만나자 잎이 떨어진다.
其所以摧敗零落者, 乃其一氣之餘烈.
그것들이 꺾이고 시들어 떨어지게 되는 까닭은 바로 가을 기운이 남긴 매서움 때문이다.
夫秋, 刑官也, 於時爲陰,
무릇 가을은 刑官이요, 때로 치면 음의 때요
又兵象也, 於行爲金,
또 전쟁의 형상이니, 오행으로는 금(金)이 된다.
是謂天地之義氣, 常以肅殺而爲心.
이를 일러 천지의 의로운 기운이라 하니, 항상 초목을 시들어 죽게 하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
天之於物, 春生秋實.
하늘은 만물에 대해 봄에는 나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게 한다.
故其在樂也, 商聲主西方之音, 夷則爲七月之律.
그러므로 음악으로 치면 가을은 상성으로, 서방의 음을 주관하고, 이칙으로 칠월의 음률에 해당한다.
商, 傷也, 物旣老而悲傷. 夷, 戮也, 物過盛而當殺.
'상(商)'은 '상(傷)'의 뜻이니 만물이 이미 노쇠하므로 슬프고 마음 상하게 되는 것이다. '이(夷)'는 '륙(戮)'의 뜻이니 만물이 성한 때를 지나면 마땅히 죽게 되는 것이다.
嗟乎, 草木無情, 有時飄零.
아! 초목은 감정이 없건만 때가 되니 바람에 날리어 떨어지도다.
人爲動物, 惟物之靈,
사람은 동물 중에서도 오직 영혼이 있는 존재이니,
百憂感其心, 萬事勞其形,
온갖 근심이 마음에 느껴지고, 만사가 그 육체를 수고롭게 하니,
有動於中, 必搖其精.
마음속에 움직임이 있으면 반드시 그 정신이 흔들리게 된다.
而況思其力之所不及, 憂其智之所不能,
하물며 그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그 지혜로는 할 수 없는 것까지 근심하니,
宜其渥然丹者爲槁木, 黟然黑者爲星星.
윤기나게 붉던 낯빛이 마른 나무 같이 되고, 까맣던 머리가 백발이 됨은 당연한 것이다.
奈何以非金石之質, 欲與草木而爭榮?
어찌하여 쇠나 돌도 아니면서 초목과 榮華를 다투려 하는가?
念誰爲之戕賊, 亦何恨乎秋聲!"
생각건대 누가 이들을 죽이고 해치고 있는가? 어찌하여 가을 바람소리를 원망하는가?"
童子莫對, 垂頭而睡. 但聞四壁蟲聲喞喞, 如助余之歎息.
동자는 아무 대답 없이 머리를 떨구고 자고 있다. 다만 사방 벽에서 찌륵 찌륵 벌레 우는 소리만 들려와, 마치 나의 탄식을 돕는 듯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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