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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강화성당 2014-06-04 & 2018-01-29 본문

Temple tour

성공회 강화성당 2014-06-04 & 2018-01-29

singingman 2023. 1. 2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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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필 장로님 부부랑 함께 가다.

성공회는 신구교의 장점을 다 가진 교회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어찌 보면 신교도 구교도 아닌 어중간한 교회

같기도 하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좌파 성향의 성직자나 교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과격해 보이기도 하다.

영국에서의 출발이 정치적인 이유에서 출발했기 때문인지 정치에도 큰 관심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국가 지정 문화재(사적 제 42호)이고 1893년에 설립된 이 교회는 우리 전통 종교인 불교와 유교를 포용할려고 하는 느낌을 많이 준다.

몰라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성당 정원에 불교를 상징하는 보리수 나무와 유교를 상징하는 회화나무가 함께 있었는데 회화나무는 어느 해 태풍에 쓰러져서 없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성당 건물에도 곳곳에 유교와 불교를

상징하는 장식들이 많이 있다.

성당은 언덕위에 높은 계단과 외삼문, 내삼문, 성당, 주교관의 순서로 길게 배모양으로 지어서 노아의 방주를 상징한다고 한다.

 

조마가(Mark Trollope, 1862~1930) 주교 신부가 1900년 11월 15일 축성했다.

조마가 신부가 직접 수령 백년 이상된 백두산 적송을 신의주에서 구하여 뗏목으로 운반해 왔다고 한다.

석재와 기와는 강화산을 사용하였고 도목수는 경복궁 중수에 참여했던 도편수였으며 중국인 석공과 강화 지역

신도들이 참여하여 1년여 만에 성당 건축이 완공되었다고 성당 brochure에 나와 있다. 

 

 

성공회 강화성당은 철종의 유배지였던 용흥궁 옆에 있다. 그래서 입구에 이런 간판이 있다.

 

당시에는 조롱하는 의미로 사용된 강화도령이 지금은 친숙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성공회 강화성당은 솟을 대문과 함께 우리 전통 한옥 양식과 바실리카 양식이 혼합된 건축물이다.

 

 

 

성당이 원래 높은 곳에 있기도 하지만 높은 계단을 만들어서 의도적으로 우러러 보도록 한 것이 아닐까? 요즘은 나이 많은 분들이 많아서 이렇게 지으면 교회 잘 못 온다.

 

박장로님 내외

 

이 성당에는 불교와 유교의 흔적도 보인다.

절 건물로 따지면 여기가 천왕문이나 금강문쯤 되고 다음에 종각이 있는 건물이 불이문쯤 된다고 할 수 있을까?

혹은 외삼문 내삼문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성당 현판 위에는 이런 홍살과 태극 문양이 보인다. (다른 사람의 사진을 가져왔는데 주소를 잊어버렸다.)

태극은 성리학에 뿌리를 둔 도형이다.

퇴계는 태극을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지극히 존귀한 것으로 만물을 명령하는 자리이며 어떠한 것에도 명령을 받지 않는 것이다."

혼합이랄까 융합이랄까? 하여튼 다른 문화의 포용력이 좋은 성공회의 특징이 여기서도 보인다.

유교와 기독교의 융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왼편은 종각이다. 이 문이 불교의 절로 말하면 불이문에 해당할 것 같다.

 

밖에서는 2층이지만 안은 단층으로 되어 있다. 이 사진은 아버지와 함께 갔을 때 찍었다.

지붕은 팔작지붕이고 1층과 2층 사이에 유리 창문을 배치해서 자연채광을 할 수 있게 했다. 

그 아래 천주성전이라고 쓰였다.

지붕의 추녀끝을 잘 보면 태극무늬와 십자가가 공존하고 있다.

유교와 기독교가 사이좋게 위 아래로 배치되어 있다. 그나마 십자가가 태극 무늬 위에 있긴 하네.

그리고 주련 위에는 연꽃으로 보이는 꽃도 보인다. 유교 불교 기독교의 공존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얼마 후 일산 호수공원에 있는 학괴정이라는 정자에 갔다가 우연히 그 처마에서 역시 절 '卍' 무늬를 보았다.

학괴정은 흑룡강성에 있는 치치하얼시가 고양시와 우의를 돈독히 하고자 세운 정자다.

이 무늬가 절과는 상관없을 수도 있는 건가?

 

고양시 호수 공원의 학괴정에 있는 무늬

 

 

 

자세히 보면 지붕 네 귀퉁이에는 물고기 머리가 장식되어 있다. 물고기는 잘 때도 눈을 뜨고 자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끝없는 정진을 나타낸다. 수행에 잠은 큰 방해가 되기 때문에 스님들은 심지어는 수행을 위해서 눕지 않고 앉아서 자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달마 대사는 눈꺼풀을 잘라내었을까? 

또 물고기는 물 속에서 아무런 방해받지 않고 다니기 때문에 자유로움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바람에 소리를 내는 풍경에도 물고기가 들어가 있고 목어나 목탁도 물고기다.

 

지붕 위에는 치미가 앉아 있다.

 

정면 4칸 측면 10칸의 건물이다.

 

우리 전통의 범종양식을 차용한 것 같다. 당좌가 연꽃이 아니고 십자가로 되어 있고 종유가 있을 자리에 십자가 문양이 있다.

당연히 비천상이나 연꽃도 없고 종뉴에 보이는 용도 없다. 하지만 종뉴가 용의 등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글을 보니 용의 등이 아니고 성령을 상징하는 불꽃 모양이라고 한다.

 

 

 

이 성당은 전체적으로는 배모양으로 지었다고 한다. 구원의 방주를 상징하겠지

 

 

 

이 돌의 용도는 뭐였을까?

 

 

성당 뒤 쪽에 사제관이 있다.
뒷편에서 본 성당의 모습

지붕 위에는 용머리가 12개 있다. 당연히 12 제자를 상징하겠지? 그런데 용머리의 위치가 끝에 있지 않고 잡상의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고 가운데 잘 보이는 곳에 의도적으로 배치한 건가?

저 지붕 꼭대기에 있는 십자가만 아니라면 이 곳이 교회라고 누가 생각할 수 있을까?

용은 불교에서는 불법을 수호하는 존재이고 般若龍船에서 보듯이 중생을 극락세계로 이끌고 가는 존재다.

하지만 성경에서는 용은 사탄의 다른 이름이다. 

서양에서는 용은 불도 뿜고 사람도 헤치면서 날아다니는 악한 존재이고 동양에서는 황제나 왕을 상징하기도 하는거의 신적인 신령한 존재다. 

이런 존재가 성당 지붕위에 앉아 있다.

성공회의 뛰어난 토착화 실력으로 봐야 할까?

 

 

성당 측면

 

 

 

절이나 선비들의 집에서 볼 수 있는 주련이 여기도 있다.

주련의 내용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렇다.

 

無始無終先作形聲眞主宰(무시무종선작형성진주재) 처음도 없고 끝도 없으니 형태와 소리를 먼저 지은 분이 진실한 주재자다.

 

宣仁宣義聿昭拯濟大權衡(선인선의율소증제대권형) 인을 선포하고 의를 선포하니 이에 구원을 밝히시니 큰 저울이 되었다.

 

三位一體天主萬物有之眞原(삼위일체천주만물유지진원) 삼위일체 하느님은 만물을 주관하시니 참 근본이 되신다.

 

神化周流囿庶物同胞之樂(진화주류유서물동포지락) 하느님의 가르침이 두루 흐르는 것이 만물과 동포의 즐거움이다.

 

 

福音宣播啓衆民永生之方(복음선파계중민영생지방)복음을 널리 전파하여 백성을 깨닫게 하니 영생의 길을 가르치도다.

 

첫번째 주련의 無始無終先作形聲眞主宰는 道敎에서 道를 말하는 것 같지 않아요? 두번째도 유교의 중요한 덕목인 仁義를 말하고 있고...

 

 

 

 

대문에 켈트 십자가와 태극문양이 교묘하게 섞여 있다.

 

 

 

 

성당 안에 있는 세례대에는 유교의 핵심적인 가치인 修己治人의 수기가 처음으로 나와 있다.

또 유교가 실천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인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첫 덕목인 수신을 생각나게 하는

수기와 세심이라는 말도 있다.

마지막의 작선은 어쩐지 불교의 심우도 마지막 10번째 장면인 입전 수수가 생각나고...

 

앞면에는 중생지천 -거듭남의 샘이라고 적혀 있다.(사진은 다른 사람의 사이트에서 가져왔는데 주소를 잊어버렸다.)

 

성당 내부는 회랑이 있는 바실리카 양식이다.

 

"주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시119:105)"

 

1900년 축성식 순행 당시에 사용했던 이 교회 깃에는 강화성당 수호성인 베드로의 천국열쇠와 바울의 성령의 검을 비단에 수놓아 제작했다고 한다.

자세히 보면 베드로의 천국열쇠에 절 만자가 있다. 이미 사용하던 십자가 문양이긴 하지만 어쩐지 이 성당에서는 불교 냄새도 진하게 난다.

 

만유진원- 천지만물을 창조한 참 근원

 

천정에 달린 등들은 오래된 것들일까?

 

 

 

이 그릇의 용도는 뭘까? 누가 알면 아래에 댓글로 좀 달아주세요.

 

 

 

성당 출입문도 우리 전통 창호문의 井자 창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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