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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 소음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 2020-11-28 본문

가족/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층간 소음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 2020-11-28

singingman 2023. 4. 1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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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법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먼저 밝혀둔다.
내 짐작으로는 손주가 있는 사람에게만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서양 음악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현재도 교회에서 찬양대 지휘자로 섬기고 있다.
섬세한 작은 소리에도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큰 소음에는 당연히 더 민감하다.
교회에서 예배 시작 전에 드럼과 전자 악기를 동원한 시끄러운 찬양 소리를 견딜 수 없어서 그 찬양이 끝날 때 까지 예배당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기다리다가 끝난 후에 들어가곤 한다.
젊은 시절에 나는 윗층에 사는 어린 아이가 뛰는 소리를 견딜 수 없어서 그 부모에게 항의를 한 적도 있다.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옆 사람이 큰 소리로 이야기하면 소리를 줄여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산 위에서 라디오나 음악을 틀고 가는 사람에게는 혼자 들으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아들이 우리 집 바로 윗층으로 이사를 왔다.
나는 11층에 살고 아들은 12층 우리 집 천정 위로 이사를 왔다.
내 손자는 당시 돌이 지나고 몇 개월 안 된 상태였다.
아장 아장 걸을 정도였다.
이 손자가 커가면서 걷고 뛰기 시작했다.
전에도 윗층에 어린 아이가 살면서 뛴 적이 있어서 손자가 커 가면 시끄러울 것을 예상했다.
아니 사실은 시끄러울 것을 미리 알고 아들네를 이 집으로 이사오라고 했다.
내 손자가 좁은 집에서 숨죽여 사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할아버지 집 윗층에서 마음껏 뛰놀면서 자라라고 결정한 일이다.
드디어 손자가 거실에서 뛰놀기 시작했다.
당연히 시끄러운 소리를 참고 견뎌야 할 줄로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손자가 뛰는 소리는 전혀 소음이 아니었다.
오히려 뛰는 소리가 들리면 내 손자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은 오랜 시간동안 뛰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손자가 어디 몸이 아픈가하고 생각할 정도다.
그런데 어느날 10층에서 사람이 올라왔다.
우리 집에서 아이가 뛴다고 항의를 하러 왔다.
우리 집에 아이가 없는 것을 보고 당황해 했다.
그래서 내가 설명을 했다.
우리 아랫층 까지도 시끄러우리라고 미처 생각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고 윗층에서 손자가 뛰고 있으니 내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밤에는 뛰지 못하게 하고 낮에도 거실에서는 걷도록 훈련을 시켰다.
그리고 거실과 손자 방 전체에 수백만원을 들여서 50mm 두께의 쿠션을 깔았다.
아내가 10층 주민에게 사과하고 우리가 취한 조치를 설명했다.
그래도 아직 충분히 이해할 수 나이가 되지 않은 아이가 간혹 뛰기도 하니까 약간의 소음은 있지만 10층에는 큰 문제가 없는 모양이다.

층간 소음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내 손자가 뛰는 소리라고 생각하면 전혀 시끄럽지 않다.
하지만 손자가 없는 사람들은 이 말을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사람 가운데는 이런 내 생각을 욕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아이를 양육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나 혼자만 견뎌서(사실은 견디는 것이 아니고 손자가 뛰는 소리는 즐거운 리듬으로 들린다. ) 손자가 활기차게 자랄 수 있다면 이런 방법도 괜찮지 않을까?
一切 唯心造가 정말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