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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singingman 2026. 4. 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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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고 주변에 초록이 물결치고 꽃들이 다투어 피는 산행하기 참 좋은 계절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에 너무 무리했더니 내 다리가 정상이 아니어서 산에 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봄이 왔는데도 봄같지가 않습니다.

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의 유래는 중국 한나라 시대의 비극적인 인물인 왕소군(王昭君)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중국 사대 미인 중 한 명인 왕소군은 한나라 원제 때의 궁녀였습니다.
당시 한나라는 북방 민족인 흉노와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후궁 중 한 명을 흉노의 왕인 선우에게 시집보내야 했습니다.

원제는 화공들이 그린 초상화들을 보고 가장 못생긴 궁녀를 보내기로 했는데, 왕소군은 화공에게 뇌물을 주지 않아 가장 추하게 그려져 있었고 결국 흉노로 보내지게 되었습니다. 떠나는 날 그때서야 왕소군의 실물을 본 원제는 그녀의 뛰어난 미모에 크게 놀랐지만 이미 때늦은 일이었습니다.

왕소군이 얼마나 예뻤던지 날아가던 기러기가 그녀의 미모에 반해서 날개짓을 잊어서 땅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낙안(落雁)입니다.

이후 당나라의 시인 동방규(東方虯)가 왕소군의 슬픈 처지를 애도하며 지은 시 〈소군원(昭君怨)〉에 이 문구가 등장합니다.

胡地無花草 (호지무화초)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
自衣解曙帶 (자의해서대)
非敢爲腰身 (비감위요신)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구나
저절로 옷띠가 느슨해지는 것은
허리 몸매를 뽐내려 함이 아니라네

왕소군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타국에서 겪는 외로움과 고통 때문에 몸이 야위어가는 심정을 '봄이 왔음에도 봄을 느끼지 못한다'는 절묘한 표현으로 묘사한 것입니다.

그렇게도 좋아하는 산을 이 좋은 계절에 다리가 아파서 가지 못하니 내게는 봄이 왔는데도 봄같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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