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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道德經 全文 & 명심 보감 본문

독서

노자 道德經 全文 & 명심 보감

singingman 2022. 12. 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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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 道德經 全文> 

一.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無, 名天地之始, 有, 名萬物之母, 故常
   無, 欲以觀其妙, 常有, 欲以觀其 , 此兩者, 同出而異名, 同謂之玄, 玄之又
   玄, 衆妙之門.

     도를 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참 도가 아니고, 이름을 이름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참 
   이름이 아니다. 무명은 천지의 시작이요, 유명은 만물의 어머니이다. 그러무로 상모로써 
   그 묘를 보려하고, 상유로써 그 요를 보려한다. 이 양자는 같은 근본에서 나왔으나 그 
   이름을 달리한다. 이것을 한 가지로 말할 때 현이라 한다. 현하고 현한데, 이는 중묘의 
   문이다.

二.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故有無相生, 難易相
   成, 長短相較,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 是以聖人處無爲之事, 行不言
   之敎, 萬物作焉而不辭, 生而不有, 爲而不恃, 功成而弗居, 夫唯弗居, 是以不
   去.

     천하가 다 미가 미임을 알지만 이는 악일 뿐이고, 다 선이 선임을 알지만 이는 불선이
   다. 그러므로 있고 없음이 서로 생기고,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 이루고, 길고 짧음은 서로 
   비교되고, 높고 낮음은 서로 기울고, 음성은 서로 화하고,  앞과 뒤는 서로 따른다. 이런 
   관계로 성인은 무위의 일에 몸을  두고 무언의 가르침을 행한다. 만물이  일어나도 막지 
   않고, 생겨도 갖지 않으며, 어떤 일을 해도 의지하지  않고, 공을 이루어도 앉지 않는다. 
   다만 앉지 않으니, 이로써 떠나지도 않는다.

三. 不尙賢, 使民不爭, 不貴難得之貨, 使民不爲盜, 不見可欲, 使民心不亂,  是
   以聖人之治, 虛其心, 實其腹, 弱其志, 强其骨, 常使民無知無欲, 使夫智者不
   敢爲也, 爲無爲, 則無不治.

     현능을 숭상하지 않으면 백성을 다투지 않게 하고,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안흥면 백성을 도둑질하지 않게 하며, 갖고 싶어하는 것을 보이지 않으면 백성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의 다스림은 그 마음을 비게 하여 그 배를 채
   우고, 그 뜻을 약하게 하여 그 뼈를 튼튼하게 한다. 그리하여 항상 백성을 무지무욕하게 
   하고, 이른바 아는 자로 하여금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한다.  이와 같이 무위를 행하면 
   다스려지지 않는 법이 없다.

四. 道, 沖而用之, 或不盈, 淵兮似萬物之宗, 挫其銳, 解其紛, 和其光, 同其塵, 
   湛兮似或存, 吾不知誰之子, 象帝之先.

     도는 텅 비었지만, 이를 활용해도 차지 않으며, 깊고 깊어서 만물의 근본  같다. 도는 
   만물의 예리한 끝을 꺾어 그 분을 풀고, 그 빛을 부드럽게 하여 그 티끌에도 뒤섞이니, 
   깊고 깊어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이 보인다. 내가 누구의 아들인지 모르겠는데, 천제보
   다 앞선 것 같다.

五.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聖人不仁, 以百姓爲芻狗,  天地之間, 其猶  
   乎, 虛而不屈, 動而愈出, 多言數窮, 不如守中.

     천지는 정이 없어 만물을 추구로 삼았고, 성인은 정이 없어 백성을 추구로 삼았다. 천
   지의 사이는 풀무와 같은 것인가. 비었지만 다함이 없고, 움직일수록 더욱  나온다. 그러
   나 말이 많으면 반드시 막히니, 중을 지키는 것이 좋다.
     
六. 谷神不死, 是謂玄牝, 玄牝之門, 是謂天地根, 綿綿若存, 用之不勤.

     곡신은 죽지 않으니 이를 현빈이라 한다. 현빈의  문이 바로 천지의 근원이다. 면면히 
   있는 듯한데, 이를 활용해도 지치지 않는다.
     
七. 天長地久, 天地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 故能長生, 是以聖人後其身而
   身先, 外其身而身存, 非以其無私邪, 故能成其私.

     하늘은 영원하고 땅은 구원하다. 천지가 진실로 영원하고 구원한 까닭은 그 스스로 생
   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실로 영원히 산다. 이런 까닭에 성인은 그 몸을 뒤로 
   하지만 도리어 몸이 앞서지고, 그 몸을 소외하지만  도리어 몸을 영존케한다. 그 사심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진정한 성인은 그 자아를 이루는 것이다.
     
八.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居善地,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正善治, 事善能, 動善時, 夫唯不爭, 故無尤.
   
     최상의 덕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여 다투지 않으면서, 모든 사람들이 싫
   어하는 곳에 있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거처로는 땅을 좋다고 하고, 마음은 깊은 것을 
   좋다고 하고, 사귀는 데는 어진 것을 좋다고 하고, 말은 진실한 것을 좋다고  하고, 정치
   와 법률은 다스려짐을 좋다고 하고, 일에는 능숙한  것을 좋다고 하고, 움직임에는 때에 
   맞음을 좋다고 한다. 오직 싸우지 않으니, 그러므로 허물이 없다.
     
九.  持而盈之, 不如其已, 취而銳之,  不可長保, 金玉滿堂, 莫之能守, 富貴而
   驕, 自遺其咎, 功遂身退, 天之道.
     
     지속적으로 이를 채우려 하면 이를 그만두는 것보다 못하며, 갈아서 이를 날카롭게 하
   면 오래 보전하지 못한다. 금과 옥이 집에 가득하여도 이를 지키지 못하며, 부귀하여 교
   만하면 스스로 그 허물을 남긴다. 공을 세우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은 하늘의 도리다.
     
十. 載營魄抱一, 能無離乎, 專氣致柔, 能孀兒乎, 滌除玄覽, 能無疵乎,  愛民治
   國, 能無知乎, 天門開闔, 能無雌乎, 明白四達, 能無爲乎, 生之畜之, 生而不
   有, 爲而不恃, 長而不宰, 是謂玄德.
   
     영백에 타고 하나를 안아, 진실로 떨어지지 아니한다면. 정기를 오로지하여 유연한 자
   세를 이루어, 진실로 영아가 될 것인가.  마음속을 깨끗하게 하여 흠이 없게  할 것인가.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다스려 진실로  무위를 행할 것인가. 천문을 열고  닫아 진실로 
   여성이 될 것인가. 명백사달하여 진실로 무지할 수 있을 것인가. 이를 낳게 하고 기른다. 
   낳고도 소유하지 않고, 행하고도 자랑하지 않고, 장성시키되 주재하지 않으니, 이것을 현
   덕이라 한다.
     
十一. 三十輻共一 , 當其無, 有車之用, 선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  鑿戶
   유以爲室, 當其無, 有室之用, 故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

     삼십개의 바퀴살이 한 바퀴통에 꽂혀 있으나 그 바퀴통의 빈 것 때문에 수레의 효용이 
   있는 것이며, 찰흙을 빚어서 그릇을 만드나 그 가운데를 비게 해야 그릇으로서의 쓸모가 
   있으며, 문과 창을 뚫어서 방을 만드나 그 방안이 비어 있어야 방으로서의 쓸모가 있다. 
   그러므로 유로써 이롭게 하는 것은, 무로써 그 용도를 다하기 때문이다.
     
十二. 五色令人目盲, 五音令人耳聾, 五味令人口爽, 馳騁전獵令人心發狂, 難得
   之貨令人行妨, 是以聖人爲腹不爲目, 故去彼取此.
     
     오색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오음은 사람의 귀를 멀게  하고, 오미는 사람의 입을 
   상하게 하고, 말을 타고 달리며 사냥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발광케 하고, 얻기 어려운 
   재화는 사람의 행동을 방해한다. 르거므로 성인은 배를  충실히 하도록 하고, 눈을 위해
   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다. 그리하여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
     
十三. 寵辱若驚, 貴大患若身, 何謂寵辱若驚, 寵爲下, 得之若驚, 失之若驚,  是
   謂寵辱若驚, 何謂貴大患若身, 吾所以有大患者,  爲吾有身, 及吾無身, 吾有
   何患, 故貴以身爲天下, 若可寄天下, 愛以身爲天下, 若可託天下.
     
     총욕에 놀라는 것 같이 하여 대환능 귀하게 여기기를 자기 몸과 같이 한다. 무엇을 일
   러 총욕에 놀라는 것 같다고 하는가. 총을 상으로 보고 욕을 하고 보아, 이를 얻어도 놀
   라는 것 같고, 이를 잃어도 놀라는 것 같으니,  이것을 총욕에 놀라는 것 같다고 이르는 
   것이다. 무엇을 일러 대환을 귀하게 여기기를 자기  몸같이 한다고 하는가. 나에게 대환
   이 있다고 보는 까닭은, 내가  몸을 유라고 보기 때문이다.내가  몸을 무로 보면 나에게 
   무슨 재앙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몸을 구하게 여기기를 천하같이 하면 그에게 천하를 맡
   길 만하고, 몸을 사랑하기를 천하같이 하면, 그에게 천하를 맡길 만하다.
     
十四. 視之不見, 名曰夷, 聽之不聞, 名曰希, 搏之不得,  名曰微, 此三者, 不可
   致詰, 故混而爲一, 其上不교, 其下不昧, 繩繩不可名, 復歸於無物, 是謂無狀
   之狀, 無物之狀, 是謂恍惚, 迎之不見其首, 隨之不見其後, 執古之道, 以御今
   之有, 能知古始, 是謂道紀.
     
     이를 보아도 보이지 않는지라 이름하여 이라고 하고, 이를 들어도 들리지 않는지라 이
   름하여 희라고 하고, 이를 잡으려 하나 잡을 수  없는지라 이름하여 미라고 한다. 이 셋
   으로는 밝힐 수 없다. 그러므로 섞여서 하나가 된다. 그 위로 밝지 않고, 그 아래도 어둡
   지 않으며, 승승하여 이름지을 수 없으며, 무의 세계로  복귀하니, 이것을 無狀의 象, 無
   像의 象이라 하며, 이를 일러 홀황이라  한다. 이것을 맞이해도 그 머리를  보지 못하고, 
   이것을 따라가도 그 꼬리를 보지 못한다. 예날의 도를 잡아서 지금의 유를 다스린다. 진
   실로 고시를 아는데, 이것을 도기라고 한다.
     
十五. 古之善爲士者, 微妙玄通, 深不可識, 夫唯不可識, 故强爲之容, 豫焉若冬
   涉川, 猶兮若畏四隣, 儼兮其若容,  渙兮若氷之將釋, 敦兮其若樸, 曠兮其若
   谷, 混兮其若濁, 孰能濁以靜之徐淸,  孰能安以久動之徐生, 保此道者, 不欲
   盈, 夫唯不盈, 故能蔽不新成.
     
     옛날의 참으로 선비인 자는 미묘현통하여 깊이를 알지 못한다. 대저 단지 알지 못하므
   로, 억지로 이를 형영한다. 망설임이 마치 겨울에 시내를 건너는 것과  같고, 우물쭈물함
   이 마치 사방이 적국에 포위되어 이를 두려워하는 것 같고,  엄숙하고 의젓하여 마치 손
   님과 같고, 산뜻하여 얼음이 장차 녹으려는 것 같고, 돈독하기는 막 찍어낸 통나무와 같
   고, 넓기가 골짜기와 같고, 혼연하여 혼탁한 물과 같다. 누가 진실로 혼탁한 것으로써 이
   를 진정시켜 서서히 맑게 할 것인가. 또 누가 진실로 편안하게 함으로써 이를 움직여 서
   서히 생하게 할 것인가. 이 도를 보지한 자는 가득 차기를 원하지 않는다. 대저 단지 차
   지 않는지라, 그러므로 진실로 해져서 새로와진다.
     
十六. 致虛極, 守靜篤, 萬物竝作, 吾以觀復, 夫物芸芸, 各復歸其根, 歸根曰靜, 
   是謂復命, 復命曰常, 知常曰明, 不知常,  妄作凶, 知常容, 容乃公,  公乃王, 
   王乃天, 天乃道, 道乃久, 沒身不殆.
     
     허를 이루기를 지극히 하고, 정을 지키기를 두터이  하면 만물이 함께 일어나는데, 나
   는 그것이 도에 복귀함을 안다. 대저 만물은 무성하지만 각각 그 근원에 돌아간다. 근원
   에 돌아가는 것을 정이라고 하고, 이것을 명에 돌아간다고 한다. 명에 돌아가는 것을 상
   이라고 하고, 상을 아는 것을 명이라  한다. 상을 알지 못하면 망령되어  화를 자초한ㄷ. 
   상을 알면 관용하고, 관용하면 곧 공평해진다. 공평하면 왕이고, 왕이 되면 곧 하늘이고, 
   하늘이 되면 곧 도이다. 도가 되면 곧 영원하니, 몸이 끝날 때까지도 위태롭지 않다.
     
十七. 太上下知有之, 其次親而譽之,  其次畏之, 其次侮之,  信不足焉, 有不信
   焉, 悠兮其貴言, 功成事遂, 百姓皆謂我自然.
     
     태상은 이래서 이것이 있음을 알 뿐이고, 그 다음은 친하여 이를 칭챁하고, 그 다음은 
   이를 두려워하고, 그 다음은  이를 업신여긴다. 그러므로 믿음이  부족하면 신뢰를 받지 
   못함이 있다. 유연하게 그 말을 잊으며,  공을 이루고 일을 성취하니, 백성이  모두 나를 
   자연이라 한다.
     
十八. 大道廢有仁義, 慧智出有大僞, 六親不和有孝慈, 國家昏亂有忠臣.
     
     대도가 없어지면 인의가 있고, 지혜가 나오니 대위가  있고, 가족이 화하지 않아 효와 
   사랑이 있고, 국가가 혼란하여 충신이 있다.
     
十九. 絶聖棄智, 民利百倍, 絶仁棄義, 民復孝慈, 絶巧棄利, 盜賊無有,  此三者
   以爲文不足, 故令有所屬, 見素抱樸, 少私寡欲.
     
     성을 끊고 지혜를 버리면 이익이 백배나 되고, 인을 끊고  의를 버리면 백성이 효도와 
   사랑으로 돌아가고, 교를 끊고 이를 버리면 도둑이  없다. 이 셋으로는 문장이 부족하다
   고 본다. 그러므로 속하는 곳이 있게  해야 하는데, 소를 나타내고 박을  지니며, 사심과 
   욕심을 적게 하는 것이다.
     
二十. 絶學無憂, 唯之與阿, 相去幾何, 善之與惡, 相去若何, 人之所畏,  不可不
   畏, 荒兮其未央哉, 衆人熙熙, 如享太牢, 如春登臺, 我獨泊兮其未兆, 如孀兒
   之未孩,   兮若無所歸, 衆人皆有餘,  而我獨若遺, 我愚人之心也哉, 沌沌
   兮, 俗人昭昭, 我獨昏昏, 俗人察察, 我獨悶悶, 澹兮其若海, 료兮若無止, 衆
   人皆有以, 而我獨頑似鄙, 我獨異於人, 而貴食母.
     
     학문을 끊으면 근심이 없다. 유와 아가 서로 떨어짐이 얼마이며, 선과 악이 서로 떨어
   짐이 얼마이뇨. 남들이 두려워하는 바는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으니 황막하여 아직 다하
   지 못하였도다.
     중인은 희희하여 큰 잔치상을 받은  것 같고, 봄철에 누대에  오르는 것 같거늘, 나만 
   홀로 고요하여 아직 움직일 기척조차 없어 어린아이가 아직 웃지  못하는 것 같고, 내래
   하여 돌아갈 곳이 없는 것 같다. 중인은 모두 여유가 있는데, 나 홀로 버려진 것 같다. 
   나는 우인의 마음인가, 돈돈하도다.
     속인은 영특하지만, 나 홀로 우매하도다. 속인은 찰찰하지만,  나 홀로 민민하도다. 넘
   실거려 바다와 같고, 휙휙 멎지  않는 것 같다. 중인은 모두  쓸 데가 있는데 나만 홀로 
   어리석어 촌뜨기 같다. 나 홀로 남과 달라서 어머니에게 길러짐을 귀하게 여긴다.
     
二十一. 孔德之容, 惟道是從, 道之爲物, 惟恍惟惚, 惚兮恍兮, 其中有象,  恍兮
   惚兮, 其中有物, 窈兮冥兮, 其中有精, 其中有信, 自古及今, 其名不去, 以閱
   衆甫, 吾何以知衆甫之狀哉, 以此.
     
     큰 덕의 풍모는 오직 이 도만을 따르나, 도라는 것은 단지 황이요, 홀이다.  홀하고 황
   한데 그 가운데 형상이 있고, 황하고 홀한데 그  가운데 사물이 있다. 요하고 명한데 그 
   가운데 정기가 있으니, 그 정기는 매우 순수하며, 그 가운데 신이 있다. 옛부터 오늘까지 
   그 이름을 보자하여, 만물의 근원을 통솔한다. 내가  무엇으로 만물의 근원의 실상을 알
   까. 이것, 즉 도로써 아는 것이다.
     
二十二. 曲則全, 枉則直, 窪則盈, 幣則新, 少則得, 多則惑,  是以聖人抱一爲天
   下式, 不自見, 故明, 不自是, 故彰, 不自伐, 故有功,  不自矜, 故長, 夫唯不
   爭, 故天下莫能與之爭, 古之所謂曲則全者, 豈虛言哉, 誠全而歸之.
     
     구부러지면 온전하고, 굽으면 곧 펴고, 오목하면 곧 차고, 해지면 곧 새로워지며, 적으
   면 곧 얻고, 많으면 곧 미혹된다. 이런 관계러 성인은 하나, 즉 도를 지녀 천하의 법식이 
   된다. 스스로 나타내지 않는지라 그러므로 뚜렷해지고, 스스로 옪다고 하지 않는지라 그
   러므로 선이 밝혀지고, 스스로의 공을 자랑하지 않는지라 그러므로 오래 존경을 받는다. 
   오직 싸우지 않는지라 그러므로 천하가 진실로 이와 싸우지 않는다. 옛날의 이른바 구부
   러지면 온젛나다 함이 어찌 헛된 말이겠는가. 참으로 완전히 하여 이를 돌린다.
     
二十三. 希言自然, 故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孰爲此者,  天地, 天地尙不能
   久, 而況於人乎, 故從事於道者, 道者同於道, 德者同於德, 失者同於失, 同於
   道者, 道亦樂得之, 同於德者,  德亦樂得之, 同於失者,  失亦樂得之, 信不足
   焉, 有不信焉.
     
     희언은 자연이니, 그런고로 회오리바람은 아침을 마치지 못하며, 소나기는 하루를 마
   치지 못하니 누가 이것을 하는가? 곧 천지이다. 그 천지조차 오히려 오래할 수 없거늘,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랴. 그러므로 도에 종사하는 자는, 도가 있는 자에게는 도에 같아지
   고, 덕이 있는 자에게는 덕에 같아지고, 실이 있는 자에게는 실에 같아진다. 도에 같아지
   면 도가 있는 자도 또한 이를 얻어서 즐거워하고, 덕에 같아지면 덕이 있는 자도 또한 
   이를 얻어서 즐거워하며, 실에 같아지면 실도 또한 이를 얻어서 즐거워하니, 신실함이 
   부족하면 신뢰받지 못하게 된다.
     
二十四. 企者不立, 跨者不行, 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 自伐者無功, 自矜者不
   長, 其在道也, 曰餘食췌行,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발돋움하는 자는 서지 못하고, 큰 걸음으로 걷는  자는 가지 못하고, 스스로 나타내는 
   자는 뚜렷해지지 않고, 스스로 옿다고 하는 자는  나타나지 못하고, 자기 공을 자랑하는 
   자는 공이 무너지고, 자만하는 자는 오래가지 못한다.  이런 것들은 도에 있어서 찬밥이
   요 쓸모없는 행동이라, 누구나가 항상 이를 미워한다. 그러므로 유도자는 거기에 몸담지 
   않는다.
     
二十五. 有物混成, 先天地生,  寂兮료兮, 獨立不改,  周行而不殆, 可以爲天下
   母, 吾不知其名, 字之曰道,  强爲之名曰大, 大曰逝,  逝曰遠, 遠曰反, 故道
   大, 天大, 地大, 王亦大, 域中有四大, 而王居其一焉, 人法地, 地法天, 天法
   道, 道法自然.
     
     여기에 하나의 물이 있는데, 뒤섞여 이루어져 천지에 앞서서 생겼다. 그것은 적막하여 
   소리가 없으나 독립하여 영구불변하고, 널리 행하여 위태롭지 않으니, 따라서 천하의 어
   머니라고 할 만하다. 나는 그 이름을 모르나 그의 자를 도라고 하고, 억지로라도 이것에 
   이름을 붙인다면 대라고 한다. 크므로 움직여서 가고, 가므로 멀어지고, 멀어지므로 되돌
   아온다고 한다. 그러므로 도도 크고, 하늘도 크고, 땅도 크고, 왕도 또한 크다. 세상 중에
   는 사대가 있는데, 왕은 그 중의 하나이다.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
   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二十六. 重爲輕根, 靜爲躁君,  是以聖人終日行不離輜重, 雖有榮觀, 燕處超然, 
   柰何萬乘之主, 而以身輕天下, 輕則失本, 躁則失君.
     
     무거움은 가벼움의 뿌리요, 고요함은 시끄러뭉의 임금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종일 가
   도 치중을 떠나지 않고, 아름다운 경치가 있어도 편안하게 있어 초연하다. 어찌하여 만
   승의 임금으로서, 몸을 천하에 가볍게 할 것인가. 가볍게 하면 곧  근본을 잃고, 떠들썩 
   하면 곧 임금을 잃는다.
     
二十七. 善行, 無轍迹, 善言, 無瑕謫, 善數, 不用籌策, 善閉, 無關楗而不可開, 
   善結, 無繩約而不可解, 是以聖人常善求人, 故無棄人, 常善救物,  故無棄物, 
   是謂襲明, 故善人者, 不善人之師,  不善人者, 善人之資,  不貴其師, 不愛其
   資, 雖智大迷, 是謂要妙.
     
     잘 가는 자는 바퀴자국이 없고, 잘 말하는 자는 흠이 없고, 잘 세는 자는 주책이 필요
   하지 않으며, 잘 닫는 자는 빗장이 없으나 열지 못하고, 잘 묶는 자는 밧줄이 없으나 풀
   지 못한다.
     이것으로써 성인은 항상 사람들을 잘 구하는지라, 그러므로 사람을  버리지 않고 항상 
   물을 잘 구한다. 그러므로 물을 버리지 않으니 이것을 명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러므로 선인은 불선인의 스승, 불선인은 선인의 도움이  되니, 그 스승을 귀하게 여
   기지 않고 그 도움을 사랑하지 않으면, 비록 지혜로운 자라도  크게 미혹할 것이니 이것
   을 현묘한 진리라 한다.
     
二十八. 知其雄, 守其雌, 爲天下谿, 爲天下谿, 常德不離, 復歸於영兒, 知其白, 
   守其黑, 爲天下式, 爲天下式, 常德不특, 復歸於無極, 知其榮, 守其辱, 爲天
   下谷, 爲天下谷, 常德乃足, 復歸於樸, 樸散則爲器. 聖人用之, 則爲官長, 故
   大制不割.
     
     그 남성적인 것을 알면서 그 여성적인 것을 지키면 천하의  골짜기가 되고, 천하의 골
   짜기가 되면 상덕이 몸에서떠나지 않아, 어린아이의 무심에로 복귀하게 된다.
     그 백을 알고 그 흑을 지키면 천하만민의 모범이 되고, 천하만민의 모범이 되면상덕에
   서 어긋나지 않고, 무의 극치인 도에 복귀한다.
     통나무를 절단하여 그릇을 만드는데, 무의 자연의 성인이 이럼  이치로 천하만민을 활
   용할 경우, 그들을 관장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큰 절단이란 베지 않는 것이다.
     
二十九. 將欲取天下而爲之, 吾見其不得已, 天下神器, 不可爲也, 爲者敗之, 執
   者失之, 故物, 或行或隨, 或허或吹, 或强或羸, 或挫或--, 是以聖人去甚, 去
   奢, 去泰.
     
     천하를 취하려 하여 이를 행하는 자는, 그것이  불가능함을 나는 본다. 천하는 신기이
   라, 인력으로 하려다가는 실패하고, 손으로 잡으려 하다가는 놓친다. 대저 만물은 스스로 
   가기도 하고 남의 뒤를 따라가기도 하며, 또 어떤  것은 강하고 어떤 것은 약하며, 어떤 
   것은 죄절되고 어떤 것은 무너진다. 그러므로 성인은  과도한 것을 버리고, 과욕을 버리
   고, 교만을 머린다.
     
三十. 以道佐人主者, 不以兵强天下,  其事好還, 師之所處,  荊자생焉, 大軍之
   後, 必有凶年, 善有果而已, 不敢以取强, 果而勿矜, 果而勿伐, 果而勿驕, 果
   而不得已, 果而勿强, 物壯則老, 是謂不道, 不道早已.
     
     도로써 임금을 보좌하려는 자는 무력으로  천하에 강대한 자가 되려 하지  않는데, 그 
   일은 도에 돌아오기를 좋아한다. 대저 군대가 있는 곳에는 형극이 생기고, 큰 전쟁 후에
   는 반드시 흉년이 든다. 그러므로 정치를 잘하는 자는 저저로 이루게 하는 것이다. 그리
   하여 억지로 강대해지려 하지 않으니, 무위로 이루어  자랑하지 않고, 무위로 이루어 자
   기의 공을 내세우지 않고, 무위로 이루어 교만하지 않고, 무위로 이루어  부득이하고, 무
   위로 이루어 강대하지 않는다. 물은 강장하면 곧 노쇠하니 이것을 도에 어긋난다고 하는
   데, 도에 어긋나면 곧 앞길이 막힌다.
     
三十一. 夫佳兵者, 不祥之器,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君子居則貴左, 用兵則
   貴右, 兵者, 不祥之器, 非君子之器, 不得已而用之, 괄淡爲上, 勝而不美, 而
   美之者, 是樂殺人, 夫樂殺人者, 則不可得志於天下矣, 吉事尙左,  凶事尙右, 
   偏將軍居左, 上將軍居右, 言以喪禮處之, 殺人之衆, 以哀悲泣之, 戰勝. 以喪
   禮處之.
     
     대저 훌륭한 병기는 상서롭지 못한 것이라 만물이 항상 이를 미워한다. 그러므로 유도
   자는 그것에 몸담지 않는다. 그래서 군자는 평상시에는  왼쪽을 귀히 여기고, 병기를 쓸 
   때는 바른쪽을 귀히 여긴다.
     병기란 상서롭지 못한 것, 군자가  소지할 것이 못 된다.  부득이하여 이를 쓰게 되면 
   염담한 것을 최상으로 삼아야 한다. 승리하여도 찬미하지  않아야 하고, 만일 이를 찬미
   한다면 이는 살인을 즐거워하는 것이니, 대저 살인을 즐거워한다면  곧  뜻을 천하에 얻
   지 못한다. 길한 일에는 왼쪽을 숭상하고, 흉한 일에는 바른쪽을 숭상한다.  편장군은 왼
   쪽에 있으며 상장군은 바른쪽에 있으니, 상례로써 이에 대처함을 의미한다.
     사람 죽이기를 많이 했으니 비애로써 이에 임할 것이고, 전쟁에서 승리한다 해도 상례
   로써 이에 대처한다.
     
三十二. 道常無名, 樸, 雖小, 天下莫能臣也, 侯王若能守之, 萬物將自賓,  天地
   相合, 以降甘露, 民莫之令而自均, 始制有名,  名亦旣有, 夫亦將知止, 知止, 
   可以不殆, 譬道之在天下, 猶川谷之於江海.
     
     도의 진실, 즉 참된 도에는  이름이 없으며, 박이 비록  작으나 천하의 누구도 신하로 
   삼지 못한다. 후왕이 만일 이 소박성을 지키면, 천하만물이 자연히 귀복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천지가 서로 교합하여 태평성대의 징조로서 감로를  내리고, 백성들에게 명
   령하지 않아도 저절로 잘 다스려진다.
     소박한 통나무를 잘라 여러 가지 이름이 붙은 그릇을 만들 듯이, 무위 자연의 도를 이 
   세상에 전개하면, 그런 이름이 붙은  것들은 자기의 머무를 바를  알게 된다. 그런데 그 
   머무를 바를 알게 되면 조금도 위태롭지 않다. 도가 천하에 있다는 것은 비유해 말하면, 
   마치 모든 내와 골짜기의 물이 강과 바다로 흘러드는 것과 같다.
     
三十三. 知人者智, 自知者明,  勝人者有力, 自勝者强, 知足者富,  强行者有志, 
   不失其所者久, 死而不亡者壽.
     
     남을 아는 자는 지혜롭고, 스스로를 아는 자는 현명하며, 남에게 이기는 자는 힘이 있
   고, 스스로에 이기는 자는 강하며, 족함을  아는 자는 부유하고, 힘써 행하는  자는 뜻이 
   있고, 그 자리를 잃지 않는 자는 영구하고, 죽어도 망하지 않는 자는 장수한다.
     
三十四. 大道氾兮, 其可左右, 萬物恃之而生而不辭, 功成不名有, 衣養萬物而不
   爲主, 常無欲, 可名於小, 萬物歸焉,  而不爲主, 可名爲大, 以其終不自爲大, 
   故能成其大.
     
     큰 도는 부평초가 물에 흔들리는 것같이 자유자재로 좌우로 움직일 수가 있다. 만물이 
   이를 의지하여 생겨나도 사양하지 않는데, 공을 이루어도 이름을 갖지 않으니 만물을 의
   양하되 주재자가 되지 않는다. 항상 무욕하니 소라고 이름할 만하고 만물이 이것에로 귀
   일하되 주인이 되지 않으니, 이름하여 대라고 할 것이다. 그것이 종내 스스로 대라고 하
   지 않으니, 그리하여 진실로 그 대를 이루어 내는 것이다.
     
三十五. 執大象, 天下往, 往而不害, 安平太, 樂與餌,  過客止, 道之出口, 淡乎
   其無味, 視之不足見, 聽之不足聞, 用之不足旣.
     
     대상을 잡아 천하에 가면, 어디를 가나 해를 입지 않으며, 안락하고 평온하고 태평하
   다. 음악과 요리에는 과객이 발을 멈추지만, 도가  입에서 나올 때는 담담하여 맛이 없
   다. 보아도 볼 만한 것이 없고, 들어도 들을 만한 것이 없다. 그러나  이를 활용하면 다
   함이 없다.
     
三十六. 將欲흡之, 必固張之, 將欲弱之, 必固强之, 將欲廢之, 必固興之,  將欲
   奪之, 必固與之, 是謂微明, 柔弱勝剛强, 魚不可脫於淵, 國之利器, 不可以示
   人.
     
     장차 이를 움츠리게 하려면 반드시 잠시 이를 펴게 하고, 장차 이를 약하게 하려면 반
   드시 잠시 이를 강하게 하고, 장차 이를 폐하려고  하면 반드시 잠시 이를 일으키고, 장
   차 이를 뺏으려 하면 반드시  잠시 이를 준다. 이것을  미명이라고 이른다. 유약은 강한 
   것에 이기니 물고기는 못에서 빠져 나오지 말 것이며, 나라의  이기는 남에게 보이지 말 
   것이다.
     
三十七. 道常無爲而無不爲, 侯王若能守之, 萬物將自化, 化而欲作, 吾將鎭之以
   無名之樸, 無名之樸, 夫亦將無欲, 不欲以靜, 天下將自定.
     
     참 도는 무위이면서 하지 않음이 없다. 후왕이 진실로 이것을 지키면, 만물은 장차 저
   절로 화육될 것이다. 화육되어도 욕심이 일어나면, 나는  장차 이를 무명의 박으로 진정
   할 것이다. 무명의 박은 또한 장차 무욕의 경지에  이르게 할 것이니, 욕심을 내지 않아 
   허정해지면, 천하는 장차 저절로 안정될 것이다.
     
三十八. 上德不德, 是以有德, 下德不失德, 是以無德, 上德無爲而無以爲, 下德
   爲之而有以爲, 上人爲之而有以爲,   上義爲之而有以爲, 上禮爲之而莫之應, 
   則攘臂而잉之, 故失道而後德, 失德而後仁,  失仁而後義, 失義而後禮, 夫禮
   者, 忠信之薄, 而亂之首, 前識者, 道之華, 而愚之始, 是以大丈夫處其厚, 不
   居其薄, 處其實, 不居其華, 故去彼取此.
     
     상덕은 덕이라 하지 않는지라 그러므로 덕이 있으며, 하덕은 덕을 잃지 않으려 하는지
   라 덕이 없다. 상덕은 무위이므로 작위가 없으며  하덕은 유위이므로 작위가 있다. 상인
   은 유위이지만 그러나 작위가 없으며, 상의 는 유윙며 그러므로 작위가 있다. 상례는 유
   위인데, 이에 응함이 없으면 곧 팔을 휘두르면서 이에 대든다.
     그러므로 도를 잃은 후에 덕이 잇고, 덕을 잃은 후에 인이 있고, 인을 잃은 후에 의가 
   있고, 의를 잃은 후에 예가 있다. 대저 예란  것은 충신이 박해진 것이며 분란의 시작이
   다. 전식은 도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이며  어리석음의 시초이다. 그런 관계로 대장부
   는, 그 중후한 곳에 처하지  그 천박한 곳에 처하지 않으며,  그 착실한 곳에 처하지 그 
   부화한 곳에 처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
     
三十九. 昔之得一者, 天得一以淸, 地得一以寧, 神得一以靈, 谷得一以盈, 萬物
   得一以生, 侯王得一以爲天下貞, 其致之, 天無以淸, 將恐裂, 地無以寧, 將恐
   發, 神無以靈, 將恐歇, 谷無以盈, 將恐竭, 萬物無以生, 將恐滅, 侯王無以貴
   高, 將恐蹶, 故貴以賤爲本, 高以下爲基, 是以後王自謂孤, 寡, 不穀, 此非以
   賤爲本邪, 非乎, 故致數輿無輿, 不欲  如玉, 珞珞如石.
     
     옛날의 하나를 얻은 자는, 하늘은 하나를 얻어서 맑고, 땅은 하나를  얻어서 편안하고, 
   신은 하나를 얻어서 영하고, 골짜기는 하나를 얻어서  차고, 만물은 하나를 얻어서 생기
   고, 후왕은 하나를 얻어서 천하의 군장이 되거니와,  그것들이 이것을 이루는 것은 하나
   이다.
     하늘이 맑음이 없으면 장차 파열할까 두렵고, 땅이 편안함이 없으면 장차 발동할까 두
   렵고, 신이 영함이 없으면 장차 그칠까 두렵고, 골짜기가 참이 없으면 장차 말라 버릴까 
   두렵고, 만물이 생함이 없으면 장차 멸할까 두렵고,  후왕이 고귀함이 없으면 장차 넘어
   질까 두렵다.
     그러므로 귀한 것은 천한 것으로써 근본을 삼고, 높은 것은  낮은 것으로써 기초를 삼
   는다. 이리하여 후왕은 자신을 고과불곡이라  부르거니와, 이것은 천한 것으로써 근본을 
   삼음이 아닌가, 그렇지 않은가. 그러므로 자주 칭찬한다면 칭찬이 없는 것이니, 아름답기 
   구슬처럼 되려 하지 말고, 볼품없는 돌과 같이 되라.
     
四十. 反者, 道之動, 弱者, 道之用, 天下萬物生於有, 有生於無.
     
     복귀한다는 것은 도의 움직임이고, 유약하다는  것은 도의 작용이니, 천하만물은 유에
   서 생하며, 유는 무에서 생한다.
     
四十一. 上士聞道, 勤而行之, 中士聞道, 若存若亡, 下士聞道, 大笑之,  不笑不
   足以爲道, 故建言有之, 明道若昧,  進道若退, 夷道若뢰,  上德若谷, 大白若
   辱, 廣德若不足, 建德若偸, 質眞若투, 大方無隅, 大器晩成, 大音希聲, 大象
   無形, 道隱無名, 夫唯道, 善貸且成.
     
     상사는 도를 들으면 힘써 이를 행하고, 중사는  도를 들으면 반신반의하고, 하사는 도
   를 들으면 크게 웃는다. 욱세  하지 않는 것은 족히 도라고  할 것이 못 된다. 그러므로 
   격언데 이런 것이 있는데, 즉 밝은 도는 어두운 것 같고, 전진하는 도는 물러가는 것 같
   고, 평탄한 도는 울퉁불퉁한 것 같으며, 상덕은 골짜기 같고, 가장 결백한 것은 오욕처럼 
   보이고, 광대한 덕은 부족한 것 같으며, 확립된 덕은 임시변통 같고, 질박한 덕은 변통하
   는 것 같으며, 크게 모난 것은 모서리가 없고,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지고, 큰 음은 소리
   가 희미하고, 큰 형상을 가진 자는 아무 형태가  없다. 도는 숨겨져 무어라 이름붙일 수 
   없다. 대저 도는 아낌없이 베풀고 또 만물을 성취시킨다.
     
四十二.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 萬物負陰而抱陽, 沖氣以爲和,  人
   之所惡, 唯孤, 寡, 不穀, 而王公以爲稱, 故物, 或損之而益, 或益之而損, 人
   之所敎, 我亦敎之, 强梁者, 不得其死, 吾將以爲敎父.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으니, 만물은 
   음기를 포함하고 양기를 지녀,  혼연히 하나로 풀려 화합한다.  사람들이 미워하는 바는 
   오직 고, 과, 불곡인데, 그러나  왕공은 이것으로 칭호를 삼는다.  그러므로 사물은 항상 
   이것을 줄이면 이익이 되고, 항상 이것을 유익하게 하면 줄어든다.
     사람들이 가르치는 바는 나 또한 가르치려 한느데, 강강한 자는 올바로 죽지를 못한다
   고 하니, 나는 장차 이 강강을 배제하는 것으로 가르침의 근본을 삼으리라.
     
四十三. 天下之至柔, 馳騁天下之至堅, 無有入無간, 吾是以知無爲之有益, 不言
   之敎, 無爲之益, 天下希及之.
     
     천하의 지유는 천하의 지견을 마음대로 구사하고, 형태가 없는 것은 틈새가 없는 데까
   지 들어간다. 그러므로 나는 무위가 유익하다는 것을  안다. 말없는 가르침과 무위의 이
   로움, 천하에 이것을 당할 자는 거의 없다.
     
四十四. 名與身孰親, 身與貨孰多,  得與亡孰病, 是故甚愛必大費, 多藏必厚亡,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명성과 생명은 어느 것이 더 절실하고, 생명과 재화는 어느 쪽이 더 소중하고, 얻음과 
   잃음은 어는 것이 더 걱정일까. 그러므로 심히  애착하면 반드시 크게 소모하고, 재화를 
   많이 간직하면 반드시 엄청나게 잃는다.  욕망을 눌러 스스로 만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
   고, 분수를 지켜 자기 능력의 한계에 머무를 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언제까지나 편안할 
   수 있다.
     
四十五. 大成若缺, 其用不弊, 大盈若沖, 其用不窮,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
   若訥, 躁勝寒, 靜勝熱, 淸靜爲天下正.
     
     아주 완성된 것은 도리어 훼손된 듯하나 그 활용은 다함이 없고, 가장 충만한 것은 도
   리어 빈 듯하나 그 활용은 역시 다함이 없다. 매우  곧은 것은 도리어 굽은 것 같고, 매
   우 교묘한 것은 도리어 서투른 것 같고, 뛰어난  웅변가는 도리어 더듬는 것 같다. 조하
   면 추위를 이기고 정하면 더위를 이긴다. 청정하여 천하의 표준이 된다.
     
四十六. 天下有道,  走馬以糞, 天下無道, 戎馬生於郊, 禍莫大於不知足, 咎莫
   大於欲得, 故知足之足常足矣.
     
     천하에 도가 있으면 군령을 전하는 말을 민간에게 불하하여 논밭을 경작하게 하고, 천
   하에 도가 없으면 군마가 들판에서 새끼를 낳게 된다. 재앙은  만족함을 알지 못하는 것
   보다 더 큰 것이 없다. 그러므로 족한 것을 아는 것에 만족하면, 항상 만족하다.
     
四十七. 不出戶, 知天下, 不규유, 見天道, 其出彌遠, 其知彌少,  是以聖人不行
   而知, 不見而名, 不爲而成.
     
     문을 나오지 않아도 천하를 알고, 들창으로 엿보지  않아도 천도를 본다. 나가는 거리
   가 멀수록 알게 되는 범위는 작아진다. 그러므로 무위 자연의 성인은 가지 않아도 알고, 
   보지 않아도 환하고, 하노라 하지 않아도 이루어진다.
     
四十八. 爲學日益, 爲道日損,  損之又損, 以至於無爲, 無爲而無不爲,  取天下, 
   常以無事, 及其有事, 不足以取天下.
     
     학문을 하면 지식이 날로 늘어가지만, 도를 닦으면 갖고 있는 것이 날로 줄어든다. 주
   고 줄어 무위에 이르는데, 무위의 경지에 이르면 모든 것을 성취한다.
     천하를 취하려면 항상 무사하게 해야 하는 것인데, 무사하지 못하고 일을 꾸미게 되면 
   천하를 취할 수 없는 것이다.
     
四十九. 聖人無常心, 以百姓心爲心, 善者吾善之, 不善者吾亦善之, 德善, 信者
   吾信之, 不信者吾亦信之, 德信,  聖人在天下,   爲天下渾其心, 聖人皆孩
   之.
     
     성인은 상심이 없고 백성들의 마음으로써  마음을 삼는다. 나는 선한 자를  선하다 하
   고, 불선한 자도 선하다고 하는데, 덕은  선하기 때문이다. 나는 신이 있는  자를 신이라 
   하고, 불신한 자도 또한 신이라 한다.  덕은 신이기 때문이다. 성인의 천하에  대한 태도
   는, 흡흡하여 천하를 위하여 그 마음을 혼돈하게 한다. 백성들은 모두 그 이목을 성인에
   게 집중하지만, 성인은 이들을 모두 어린아이처럼 무지, 무욕하게 한다.
     
五十. 出生入死, 生之徒十有三,  死之徒十有三, 人之生, 動之死地,  亦十有三, 
   夫何故, 以其生生之厚, 蓋聞善攝生者,  陸行不遇시虎, 入軍不被甲兵,  無
   所投其角, 虎無所措其爪, 兵無所容其刃, 夫何故, 以其無死地.
     
     세상 사람들은 흔히 살 곳을 나와 죽을 곳으로 들어가는데,  사실 장수하는 사람도 열
   에 셋은 되고, 요절하는 사람도 열에 셋은 되고, 살 수 있는 인생을 공연히 움직여 사지
   로 들어가는 사람도 또한 열에 셋은 된다. 왜 그러느냐? 그 인생을 사는 데 너무 집착하
   기 때문이다. 내가 듣기로는 삶을 기르기를 잘하는 사람은 육지를 여행해도 외뿔소와 호
   랑이를 만나지 않고, 군대에 들어가도 갑병을 입지 않는다. 들소도 그 뿔을 들이댈 틈이 
   없고, 호랑이도 발톱을 들이댈 곳이 없고, 병기도 그 칼날을 댈 곳이 없다.  어째서 그럴
   까? 그에게는 죽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五十一. 道生之, 德畜之,  物形之, 勢成之, 是以萬物莫不存道而貴德,  道之尊, 
   德之貴, 夫莫之命而常自然, 故道生之, 德畜之, 長之育之, 亭之毒之, 養之覆
   之, 生而不有, 爲而不恃, 長而不宰, 是謂元德.
     
     도가 만물을 낳고, 도의 공덕이 만물을 기르고, 만상의 형태가 나타나고,  그 형태있는 
   것의 질서가 이루어지니, 그러므로 만물은 모두 도를 존숭하고 그 공덕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도와 그 공덕의 존귀함은 누가 명령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자연
   히 그렇다.
     그런데 도가 만물을 낳고, 그  도의 공덕이 만물을 기르고,  이를 신장하고, 양육하고, 
   안정시키고, 충실하게 하고, 기르고, 비호한다. 도는 만물을 낳지만 자기 소유로 삼지 않
   고, 공덕은 만물을 육성하면서도 뽐내지  않고, 성장시키면서도 지배자로 자처하지 않는
   데, 이러한 것을 현묘한 덕이라고 하는 것이다.
     
五十二. 天下有始, 以爲天下母, 旣得其母, 以知其子, 旣知其子, 復守其母,  沒
   身不殆, 塞其兌, 閉其門, 終身不勤,  開其兌, 濟其事, 終身不救,  見小曰明, 
   守柔曰强, 用其光, 復歸其明, 無遺身殃, 是爲習常.
     
     천하에 처음, 즉 도가 있는데, 그것이 천하의 어머니이다. 이미 그 어머니를 알면 또한 
   그 아들, 즉 만물을 알거니와, 이미 그 아들을 알고서 또한 그 어머니를 지키면 몸이 다
   하기까지 위태롭지 않다.
     그 구멍, 즉 이목구비를 통한 욕망을 막고, 그 정욕이라는 문을 다드면 몸이 다하기까
   지 고단하지 않은데, 그 구멍을 열어 욕망을 충족시키는 일을 계속하면 몸이 다하기까지 
   구원받지 못한다.
     소를 보는 것을 명이라 하고,  유를 지키는 것을 강이라  하는데, 인간의 영지의 빛을 
   사용하여 그 명에 복귀하면, 몸에 재앙을 남기는 일이 없다. 그런데 이것을 상도에 들어
   간다고 하는 것이다.
     
五十三. 使我介然有知, 行於大道, 唯施是畏, 大道甚夷, 而民好徑, 朝甚除,  田
   甚蕪, 倉甚虛, 服文綵, 帶利劍, 厭飮食, 財貨有餘, 是謂道과, 非道也哉.
     
     나로 하여금 개연히 조그만 지혜가 있다고 하면 무위의 대도를  걸어, 단지 사도에 빠
   지지 않을까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무위의 대도는 매우  평탄하건만, 그래도 사람들은 
   사도로 가려 한다.
     그리하여 조정은 더러워지고, 논밭은  황폐하고, 창고는 비었는데도, 아름답게  채색된 
   옷을 입고, 날카로운 칼을 차고, 맛있는 음식에 물리고, 재화가 남아돌아간다. 이런 것을 
   도둑질한 영화라고 한다. 그것이 어찌 무위의 대도가 되겠는가.
     
五十四. 善建者不拔, 善抱者不脫, 子孫以祭祀不輟, 修之於身, 其德乃眞, 修之
   於家, 其德乃餘, 修之於鄕, 其德乃長, 修之於國, 其德乃豊, 修之於天下, 其
   德乃普, 故以身觀身, 以家觀家, 以鄕觀鄕, 以國觀國, 以天下觀天下, 吾何以
   知天下然哉, 以此.
     
     잘 세운 것은 뽑히지 않고, 잘 안은 것은  탈락되지 않아, 자손이 이 불발불탈의 도로
   써 길이 제사를 계속할 수가  있다. 이 도로 자신을 수양하면  그 덕이 참되고, 이 도로 
   가정을 보살피면 그 덕이 여유가 있고, 이 도로  고을을 보살피면 그 덕이 장구하고, 이 
   도로 나라를 다스리면 그 덕이 풍성하고,  이 도로 천하를 다스리면 그  덕이 두루 미친
   다. 그러므로 수신하는 길로 자신의 상태를 살피고, 수가 하는 길로 가정형편을 보고, 위
   향하는 길로 향리의 실정을 보고, 치국하는 길로  국정을 살피고, 천하를 다스리는 길로 
   천하의 사세를 샆힌다. 내가 무엇으로 천하가 그러한 것을  알 수 있느냐 하면, 즉 이것
   으로 가능하다.
     
五十五. 含德之厚, 比於赤子, 蜂  蛇不 , 猛獸不據, 攫鳥不搏, 骨弱筋柔而
   握固, 未知牝牡之合而全作, 精之至也, 終日號而不 , 和之至也,  知和曰常, 
   知常曰明, 益生曰祥, 心使氣曰强, 物壯則老, 謂之不道, 不道早已.
     
     마음에 깊이 덕을 덕을 간직한 사람은  어린아이에 비교할 수 있다. 벌,  전갈, 독사도 
   쏘지 못하도, 맹수도 잡지 못하고, 사나운 새도 할퀴지 못한다. 뼈는 약하고 근육은 부드
   러우나, 손아귀의 힘은 강하다.  아직 남녀의 교합을 모르는데도  성기가 발기하는 것은 
   정기가 완전하기 때문이고, 하루종일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 것은 음양의 조화가 완전하
   기 때문이다. 조화를 아는 것을 참이라 하고, 참을 아는 것을 명이라고 한다.  생명을 억
   지로 유익하게 하려는 것을 재앙이라고 말하고, 마음으로 기력을  부리는 것을 강하다고 
   하거니와, 만물은 강대해지면 곧 노쇠한다. 이런 것을 도에 어긋난다고 하는 데, 도에 어
   긋나면 곧 앞길이 막힌다.
     
五十六. 知者不言, 言者不知, 塞其兌, 閉其門, 挫其銳,  解其分, 和其光, 同其
   塵, 是謂玄同, 故不可得而親, 不可得而疏, 不可得而利, 不可得而害, 不可得
   而貴, 不可得而賤, 故爲天下貴.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욕망의 구멍을 막고, 정욕의 문
   을 닫고, 기를 쓰고 달려드는 태도를 누르고, 그런 태도에 의한 여러 가지  얽힘을 풀고, 
   자기의 영지의 빛을 부드럽게 하여, 그 빛을  더럽히는 자에 동화하는데, 이것을 도와의 
   현묘한 합일이라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도의 체득자와는  친할 수도 없고, 이를 소원할 
   수도 없고, 이익을 줄 수도 없고, 해를 가할 수도 없고, 귀하게 할 수도 없고, 천하게 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가장 귀하다.
     
五十七. 以正治國, 以奇用兵, 以無事取天下, 吾何以知其然哉, 以此, 天下多忌
   諱, 而民彌貧, 民多利器, 國家滋昏, 人多伎巧, 奇物滋起, 法令滋彰, 盜賊多
   有, 故聖人云, 我無爲而民自化,  我好靜而民自正, 我無事而民自富, 我無欲
   而民自樸.
     
     정도로써 나라를 다스리고, 기계로써 군대를  움직이고, 무위 무사로써 천하를 지배한
   다. 내가 그런 것을 어떻게 아느냐 하면, 무위 자연의 도, 이것에 의해서 안다. 천하에는 
   금령이 많은데, 백성은 점점 가난해지고, 백성들에게 문명의 이기가 많아지면 나라는 점
   점 혼란해지고, 사람들에게 기교가 많아지면 기괴한 물건이 많이 제작되고, 법령이 점점 
   정비되면 도둑은 오히려 많아진다.
     그러므로 성인이 말하기를, 내가 무위 자연이면 백성은 자연히 교화되고, 내가 고요한 
   것을 좋아하면 백성은 저절로 바르게 되고, 내가 무위 무사이면 백성은 자연히 넉넉해지
   고, 내가 무욕이면 백성은 자연히 순박하게 된다고 했다.
     
五十八. 其政悶悶, 其民淳淳, 其政察察, 其民缺缺, 禍兮福之所倚, 福兮禍之所
   伏, 孰知其極, 其無正, 正復爲奇, 善復爲妖, 人之迷, 其日固久, 是以聖人方
   而不割, 廉而不 , 直而不肆, 光而不燿.
     
     그 정치가 민민하면 그 백성이 순박하고, 그 청치가 찰찰하면  그 백성의 순박성이 상
   실된다.
     화라는 것은 사실은 복이 의지하는 바이고, 복이라는 것은 사실인즉 화가 잠복하는 곳
   이니, 누가 그 끝을 알 것이냐. 그러므로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정상적인 것은 없다. 정상
   적인 것도 곧 기괴한 것이 되고, 훌륭하다고 보았던 것도 또한 요괴스러운 것으로 되니, 
   인류가 이 상대의 진리를 잃어버린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자기가 방정하다고 해서 남을 절단하려 하지  않고, 자기가 깨끗하다
   고 해서 남을 깎지 않고, 자기가 곧다고 해서 방종하지 않고, 자기에게 영지의빛이 있다
   고 해서 남에게 자랑하지 않는다.
     
五十九. 治人事天莫若嗇, 夫唯嗇, 是以早服, 早服, 謂之重積德, 重積德,  則無
   不克, 無不克, 則莫知其極, 莫知其極, 可以有國, 有國之母, 可以長久, 是謂
   深根固 , 長生久視之道.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데는 색만한  것이 없다. 오직 색한 것,  이것을 조복, 
   즉 일찍 도에 복종하는 것이라 한다. 조복하는 것, 이것을 거듭하여 덕을 쌓는 것이라고 
   한다. 거듭하여 덕을 쌓으면 하지 못하는 것이 없고,  하지 못하는 것이 없으면 그 극한
   을 알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그 극한을 알지 못하는 것이 없으면 그것으로 나라를 보유
   할 수 있다. 나라를 보유하는 어머니, 즉 색은 나라를 장구하게 할 수 있으니, 이것을 뿌
   리가 깊고 튼튼하여 장생불사 하는 길이라고 한다.
     
六十. 治大國, 若烹小鮮, 以道리天下, 其鬼不神, 非其鬼不神, 其神不傷人,  非
   其神不傷人, 聖人亦不傷人, 夫兩不相傷, 故德交歸焉.
     
     대국을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찌는 것과 같다. 도로써 천하에 임하면, 그 귀신이 
   신령력을 내리지 않는다. 그 귀신이 신령력을 내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신령력이 사
   람을 상하지 않는다. 그 신령력이 사람을 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인도 또한 사람을 
   상하지 않는다. 대저 둘이 서로 상하지 않으니, 덕이 모두 백성에게 돌아간다.
     
六十一. 大國者下流, 天下之交, 天下之牝, 牝常以靜勝牡, 以靜爲下, 故大國以
   下小國, 則取小國, 小國以下大國, 則取大國, 故或下以取, 或下而取, 大國不
   過欲兼畜人, 小國不過欲入事人, 夫兩者各得其所欲, 大者宜爲下.
     
     대국은 하류이며 천하만물이 만나는 곳이니, 천하의 빈이다. 빈은 항상 고요한 것으로
   써 무에 이기고, 고요한 것으로써 겸하한다. 그러므로  대국이 소국에 겸하하면 곧 소국
   을 취하고, 소국이 대국에 겸하하면 곧 대국을  취한다. 그러므로 혹은 겸하하여 취하기
   도 하고, 혹은 아래에 처하므로 취하기도 한다. 대국은 백성을 겸양하려는  것이고, 소국
   은 큰 데 들어가 남을 섬기려는 것이니, 대저 양자가 각각 그 원하는 바를 얻으려 하면, 
   대국이 마땅히 겸하해야 한다.
     
六十二. 道者, 萬物之奧,  善人之寶, 不善人之所保,  美言可以市, 尊行可以加
   人, 人之不善, 何棄之有, 故立天下, 置三公, 雖有拱壁以先駟馬, 不如坐進此
   道, 古之所以貴此道者何, 不曰以求得, 有罪以免邪, 故爲天下貴.
     
     도라는 것은 만물의 오인데, 선인의  보배이며, 불선인의 보배로 삼는 바이다.  훌륭한 
   말은 진실로 팔 수 있고, 훌륭한 행실은 진실로  남에게 가할 수 있다. 사람의 불선함도 
   버릴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므로  천자를 세워서 삼공을 둘 때에는  공벽으로 사마에 
   앞세움이 잇다 해도, 앉아서 이 도를 나아가게 함만  같지 못하다. 옛날부터 이 도를 귀
   하게 여기는 까닭은 무엇인가. 구하면 얻고, 죄가 있으면 면한다고 하지  않느냐. 그러므
   로 천하의 존귀한 것이라 하는 것이다.
     
六十三. 爲無爲, 事無事, 味無味, 大小多少, 報怨以德, 圖難於其易,  爲大於其
   細, 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 是以聖人終不爲大, 故能成其
   大, 夫輕諾必寡信, 多易必多難, 是以聖人猶難之, 故終無難矣.
     
     무위를 행하고 무사를 경영하고 맛없는 것을 맛솝고, 작은 것을 크게 하고, 적은 것을 
   많게 하고 원한을 갚기를 덕으로써 하고, 어려운 일을  그 쉬운 데서 도모하고, 큰 것을 
   그 사소한 데서부터 행한다.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 일어나고, 천하의 큰
   일은 반드시 사소한 데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성인은 결코 큰 것을 행하려 하지 않으며, 
   그러기에 능히 그 큰 것을 성취한다. 대저 경솔한 승낙은 반드시 신뢰도가 낮고, 쉽다는 
   것이 많으면 반드시 어려운 것이 많다. 그러므로 성인은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해 어렵다
   고 본다. 그러기에 싥제로는 별로 어려움이 없다.
     
六十四. 其安易持, 其未兆易謀, 其脆易泮, 其微易散,  爲之於未有ㅡ 治之於未
   亂, 合抱之木, 生於毫末, 九層之臺, 起於累土, 千里之行, 始於足下, 爲者敗
   之, 執者失之, 是以聖人無爲故無敗,  無執故無失, 民之從事, 常於幾成而敗
   之, 愼終如始, 則無敗事, 是以聖人欲不欲, 不貴難得之貨, 學不學, 復衆人之
   所過, 以輔萬物之自然, 而不敢爲.
     
     그 안정된 것은 유지하기 쉽고,  그 징조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도모하기 쉬우면, 그 
   무른 것은 녹이기 쉬우며, 그 미세한  것은 흩뜨리기 쉽다. 일은 생기기  전에 처리하고, 
   어지럽기 전에 다스린다. 한아름 되는 나무도 호말에서 생기고, 9층의 누대도 한 삼태기
   의 흙에서 일어나고, 천리의 길도 발밑의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 작위하는 자는 샐패하
   고, 꽉 잡으려는 자는 놓친다. 그러므로 성인은 작위하지 않으므로 실패하지  않으며, 집
   착하지 않으므로 잃지 않는다. 백성들이 일을 할 적에,  항상 거의 다 되어 가다가 실패
   한다. 끝을 조심하기를 처음과 같이 하면, 곧 일에 실패하는 경우가 없다. 그러므로 성인
   은 무욕을 원하고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히 여기지 않으며,  불학을 배워서 중인의 잘못
   하는 바를 회복하고, 그리하여 만물의 자연을 도울 뿐 작위하지 않는다.
     
六十五. 古之善爲道者, 非以明民,  將以愚之, 民之難治,  以其智多, 故以智治
   國, 國之賊, 不以智治國, 國之福, 知此兩者亦稽式, 常知稽式, 是謂元德, 元
   德深矣遠矣, 與物反矣, 然後乃至大順.
     
     옛날의 도를 잘 닦은 자는 백성들을 총명하게 하려하지 않고,  장차 이를 어리석게 하
   려 했다. 백성들을 다스리기 어려움은 그들에게 지혜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혜로
   써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나라의 적이고, 지혜로써 나라를 다스리지 않음은 나라의 복이
   다. 그런데 이 두가지를 아는 것도 또한 법도니, 항상 이 법도를 아는 것, 이를 현덕이라 
   한다. 현덕은 깊고도 멀어서 세속과는 반대인데, 그런 후에야 대순에 이른다.
     
六十六. 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 以其善下之, 故能爲百谷王, 是以欲上民, 必以
   言下之, 欲先民, 必以身後之,  是以聖人處上而民不重, 處前而民不害, 是以
   天下樂推而不厭, 以其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강과 바다가 백곡의 왕인 까닭은, 그것이 진실로 겸하함으로써 능히 백곡의 왕인 것이
   다. 그러므로 백성들의 위에 서려고 하면 반드시  말로써 이에 겸하하고, 백성들의 앞에 
   서려고 하면 반드시 몸으로써 이의  뒤에 선다. 그러기에 성인은 뒤에  있어도 백성들이 
   무겁다고 하지 않으며, 앞에 있어도 백성들이 방해한다고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천하가 
   그를 추대하기를 즐거워하며 싫어하지 않는다. 누구하고도 싸우려 하지 않으므로 천하에 
   이와 능히 싸울 자가 없다.
     
六十七. 天下皆謂我道大, 似不肖, 夫唯大, 故似不肖, 若肖久矣, 其細也夫,  我
   有三寶, 持而保之, 一曰慈,  二曰儉, 三曰不敢爲天下先,  慈故能勇, 儉故能
   廣, 不敢爲天下先, 故能成器長, 今舍慈且勇, 舍儉且廣, 舍後且先, 死矣, 夫
   慈以戰則勝, 以守則固, 天將救之, 以慈衛之.
     
     천하가 모두 이르기를 나의 도는 크기는 하지만 불초한 것 같다고 한다. 대저 오직 크
   기 때문에 불초한 것 같다. 만일 현명하다면 그 작은 것이 오래였으리라.
     나에게 세 가지 보배가 있다. 잘 간직하여 이를 보배로 삼는다. 그 첫째는  자비요, 둘
   째는 검소함이요, 셋째는 감히 천하의 앞장이 되지  않는 것이다. 자비하므로 능히 용기
   가 잇으며, 검소하므로 능히 널리 베풀 수 있고,  감히 천하의 앞장이 되지 않으므로 능
   히 기량있는 자의 우두머리가 된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자비를 버리고도 또한 용감하
   려 하고, 검소를 버리고도 널리 베풀려고 하고,  뒤에서 따르지 않으면서 또한 앞장서려
   고 하는데, 그러면 죽을 것이다.
     대저 자비는 이것으로 싸우면 곧 이기고, 이것으로  지키면 견고하다. 하늘이 장차 이
   를 구하고자 자비로써 이를 지킨다.
     
六十八. 善爲士者不武, 善戰者不怒, 善勝敵者不與, 善用人者爲之下, 是謂不爭
   之德, 是謂用人之力, 是謂配天古之極.
     
     진실로 선비인 자는 사납지 않으며, 정말로 잘 싸우는 자는 화내지 않으며, 진실로 적
   을 이기는 자는 맞붙지 않으며, 사람을 잘 부리는  자는 그의 아래가 된다. 이것을 부쟁
   의 더이라 하며, 이것을 남의 힘을 잘 활용하는  것이라 하며, 이것을 천도에 합한다 하
   거니와, 옛날의 지극한 도이다.
     
六十九. 用兵有言, 吾不敢爲主而爲客,  不敢進寸而退尺, 是謂行無行, 攘無臂, 
    無敵, 執無兵, 禍莫大於輕敵, 輕敵幾喪吾寶, 故抗兵相加, 哀者勝矣.
     
     병법에 이런 말이 있다. 나는  감히 주가 되지 않고 객이  되며, 감히 한 치 전진하지 
   않고 한 자 후퇴한다 했다. 이것을 가지 않는데도 가고, 팔이 없는데도 걷어붙이고, 무기
   가 없는데도 이를 잡고, 적이 없는데고 다가가는 것이라 한다. 적을 가벼이 여기는 것보
   다 더 큰 화는 없으니, 적을 가볍게 보면 나의 보배는 거의 다 잃어버릴 것이다. 그러므
   로 거병하여 서로 칠 때에도, 전쟁의 비애를 느끼는 자가 승리한다.
     
七十. 吾言甚易知, 甚易行,  天下莫能知, 莫能行, 言有宗,  事有君, 夫唯無知, 
   是以不我知, 知我者希, 則我者貴, 是以聖人被褐懷玉.
     
     나의 말은 매우 알기 쉽고 매우 행하기 쉬운데도, 천하에 잘 아는  자도 없고 잘 행하
   는 자도 없다. 말에는 근원이 있고 일에는 통솔자가 있거늘, 대저 오직 알지  못하니, 그
   러므로 나를 알지 못한다. 나를 아는 자는 드물고, 나를 따르려는 자도 귀한지라, 그러므
   로 성인은 조의를 걸치고 구슬을 간직하고 있다.
     
七十一. 知, 不知, 上, 不知,  知, 病, 夫唯病病, 是以不病,  聖人不病, 以其病
   病, 是以不病.
     
     알면서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최상이고,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하는 것은 병이
   다. 대저 오직 병을 병으로 생각하니, 그러므로 병이 아니다. 성인에게는 병이 없는데, 
   그 병을 병으로 생각하니, 그러므로 병이 없는 것이다.
     
七十二. 民不畏威, 則大威至,  無押其所居, 無厭其所生, 夫唯不厭,  是以不厭, 
   是以聖人自知不自見, 自愛不自貴, 故去彼取此.
     
     백성이 권위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곧 대위가 온다. 백성은 그 사는 곳에 친함이 없고, 
   그 사는 바에 만족하지 않는다. 대저 만족해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만족하지 않아 서로 
   싸운다. 그래서 성인은 스스로 잘 알면서도 자신을 나타내지 않고, 스스로를 사랑하면서
   도 스스로 존귀하다 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그를 버리고 이를 취한다.
     
七十三. 勇於敢則殺, 勇於不敢則活, 此兩者或利或害, 天之所惡, 孰知其故, 是
   以聖人猶難之, 天之道, 不爭而善勝, 不言而善應, 不召而自來,   然而善謀, 
   天網恢恢, 疏而不失.
     
     감행하는 데 용감하면 곧 죽이고,  감행하지 않는 데 용감하면  곧 살린다. 이 양자는 
   혹은 이롭고 혹은 손해라 한다. 하늘이 미워하는 바를, 누가 그 까닭을 알  것인가. 그러
   므로 성인도 오히려 어렵다고 본다.
     하늘의 도는 싸우지 않으면서 잘 이기고, 말하지  않으면서 잘 응하고,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오고, 천연하여 잘 도모한다. 천망은 희희하여, 성긴 듯하나 놓치지 않는다.
     
七十四. 民不畏死,  奈何以死懼之, 若使民常畏死而爲奇者,  吾得執而殺之, 孰
   敢, 常有司殺者殺, 夫代司殺者殺,  是謂代大匠 , 夫代大匠 者, 希有不傷
   其手矣.
     
     백성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어찌 죽음으로써 이를 두렵게 하랴. 비록 백성들
   이 항상 죽음을 두려워하여, 그래서 부정을 저지르는 자를 내가 잡아서 죽일 수 잇다 한
   들, 누가 감히 이를 행할 것인가.  항상 사살자가 있어서 죽이는 것이니,  대저 사살자를 
   대신하여 죽이는 것, 이것을 대장을 대신하여 나무를  찍는 것이라 하거니와, 대장을 대
   신하여 나무를 찍다가 그 손을 다치지 않는 자는 드물다.     
     
七十五. 民之饑, 以其上食稅之多, 是以饑, 民之難治, 以其上之有爲, 是以難治, 
   民之輕死, 以其上求生之厚, 是以輕死, 夫唯無以生爲者, 是賢於貴生.
     
     백성들이 굶주리는 것은 그 관상이 세금을 먹음이 많음으로써, 이 때문에 굶주리는 것
   이다. 백성들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을 그 관상이 작위있음으로써,  그 때문에 다스리기 
   힘들다. 백성들이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그 생을 구함이  너무 두터워, 이 때문에 
   죽은을 가볍게 여긴다. 대저 단지 생으로써 작위함이 없는 자는, 이것이 생을 귀히 여기
   는 자보다 나은 것이다.
     
七十六. 人之生也柔弱, 其死也堅强, 萬物草木之生也柔脆, 其死也枯槁, 故堅强
   者死之徒, 柔弱者生之徒, 是以兵强則不勝, 木强則兵, 强大處下, 柔弱處上.
     
     사람이 날 적에는 유약하고, 죽으면 견강하다. 만물 초목이 살았을 때는  부드럽고, 그 
   것이 죽으면 말라서 딱딱하다. 그러므로 견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 유약한 것은 삶의 무
   리이다. 이리하여 병기도 강하면 이기지 못하고, 나무도 강하면 곧 꺾인다.  강대한 것은 
   아래에 있고, 유약한 것은 위에 있는 것이다.
     
七十七. 天之道, 其猶張弓與,  高者抑之, 下者擧之, 有餘者損之,  不足者補之, 
   天之道損有餘而補不足, 人之道則不然, 損不足以奉有餘, 孰能有餘以奉天下, 
   唯有道者, 是以聖人爲而不恃, 功成而不處, 其不欲見賢.
     
     하늘의 도는 마치 활대를 혀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놓은 것은 이를 누르고, 낮은 것
   은 이를 놓이고, 여유가 있는 것은 이를 덜고, 부족한 것은 이를 보충한다.  하늘의 도는 
   여유가 있는 것을 덜어내어서 부족한 것을 보충하는데, 사람의 규범은 그렇지 않아 부족
   한데서 덜어내어 여유가 있는 것에게 바친다. 그런데 누가 진실로 여유가 있어서 천하에 
   봉사할 것인가. 오직 유도자일 뿐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하고도 자랑하지 않고,  큰 공을 
   이루고도 않지 않으며, 그 현명함을 나타내려 하지 않는다.
     
七十八. 天下莫柔弱於水, 而功堅强者, 莫之能勝, 以其無以易之, 弱之勝强, 柔
   之勝剛, 天下莫不知, 莫能行,  是以聖人云, 受國之垢,  是謂社稷主, 受國不
   祥, 是謂天下王, 正言若反.
     
     천하에 물보다 유약한 것은 없으나 견강을  치는 자로서 진실로 이보다 나은 자  없는 
   것은, 어떤 것으로도 이를 바꿀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
   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은 천하에 모르는 자가  없지만, 진실로 실행하는 자는 
   없다. 그러므로 성인이 이르기를 "나라의 오욕을 인수하는 것, 이를 사직의 주인이라 하
   고, 나라의 불행을 인수하는 것, 이를 천하의 왕이라 한다."고  했다. 마른 말은 일견 진
   실에 반대되는 것 같다.
     
七十九. 和大怨, 必有餘怨, 安可以爲善, 是以聖人執左契, 而不責於人, 有德司
   契, 無德司徹, 天道無親, 常與善人.
     
     큰 원한은 화해하여도 반드시 남는 원한이 있으니 어찌 참으로 선처했다고 할 것인가. 
   그러므로 성인은 할부의 왼쪽만을 잡아 남을 책하지 않는다. 속담에  덕이 있는 자는 할
   부를 맡고, "덕이 없는 자는 철을 맡는다"고 했다. 천도에는 친소가 없는데 항상 선인에 
   편드는 것이다.
     
八十. 小國寡民,  使有什佰之器而不用, 使民重死而不遠徙,  雖有舟輿, 無所乘
   之, 雖有甲兵, 無所陳之, 使人復結繩而用之, 甘其食, 美其服, 安其居, 樂其
   俗, 隣國相望, 鷄犬之聲相聞, 民至老死不相往來.
     
     작은 나라에 적은 백성, 여러 가지 기물이 있지만 이를 사용하지 않게 하고, 백성으로 
   하여금 죽음을 중하게 여겨 멀리 이사하지 않게 한다. 배와 수레가 있긴 하지만 이를 탈 
   곳이 없고, 갑옷과 무기가 있긴 하지만 진열할 곳이 없다.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새끼를 
   묶어 약속의 표시로 사용하고, 그 음식을 달게 먹고, 그 의복을 아름답게 입고, 그 거처
   에 안주하고, 그 풍속을 즐거워한다. 이웃나라를 서로 바라보고, 닭과 개의 소리가 서로 
   들려도, 백성이 늙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서로 왕래하지 않는다.
     
八十一. 信言不美, 美言不信, 善者不辯, 辯者不善, 知者不博, 博者不知,  聖人
   不積, 旣以爲人, 己愈有, 旣以與人,  己愈多, 天之道, 利而不害,  聖人之道, 
   爲而不爭.
     
     진실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진실하지 않다. 선한 자는 달변이 아니고, 
   달변인 자는 선하지 않으며, 지식이 있는 자는 박학하지 않으며, 박학인 자는 지식이 없
   다. 선인은 축적하지 않으며, 이미 남을 위하므로 자기는 더욱 여유가 있으며, 이미 남에
   게 주므로 자기는 더욱 많아진다. 하늘의 도는 이롭게 할 뿐 해하지 않으며, 성인의 도
   는 남을 위할 뿐 싸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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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明心寶鑑>


  <第一篇 繼善篇> 


一.  子曰,爲善者天報之以福,爲不善者天報之以禍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선(善)을 행하는 사람은 하늘이 복(福)으로 갚고,
불선(不善)을 행하는 사람은 하늘이 화(禍)로서 갚느니라.

(字義) ○子는 남자에 대한 통칭(通稱)이다. 특히 子라고만 할 때는
주지하다시피 공자(孔子)를 지칭한다. ○한문의 경우, 댓구를 이루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도 善과 不善, 福과 禍의 대비로 두 문장이 댓구를 이룬다.
○爲는 타동사로 "~을 하다. ~을 행하다"의 뜻. ○~~者는 "~하는 사람, ~하는
것"의 뜻으로 문장내에서 다른 말 뒤에 붙어서 명사구를 형성하여 의미의 한
단락을 이룬다. 따라서 끊어 읽는 구두점이 된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는
"爲善者"가 명사구로 의미의 한 단락을 이룬다. ○報는 갚을 보. (예)報恩, 報復, 報答


二.  漢昭烈將終,勅後主曰,勿以惡小而爲之,勿以善小而不爲

   한(漢)나라 소열제(昭烈帝)가 장차 죽음에 이르러, 후주(後主)에게
조칙(操飭)하여 이르셨다. 악(惡)이 적다고 하여 해서는 안되며, 선(善)이
적다고 하여 안해서는 안되느니라.

(字義) ○昭烈은 촉한(蜀漢)의 유비(劉備)가 황제가 된 후의 칭호이다. ○將은
"장차 장"으로 미래 시제를 나타낸다. (예)將次, 將來. ○終은 "마칠 종"으로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예)臨終 ○勅(칙)은 "조칙(操飭)하다"는 의미로,
경계하여 타이른다는 뜻이다. 또는 조칙(詔勅)을 내린다는 의미도 있으므로,
여기서는 두가지로 모두 해석될 수 있다. 여기서 "술어+사람+曰~"의 구문은 잘
쓰이는 구문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 ○後主는 글자 의미로는 "다음 임금"을
말한다. (主가 임금이란 뜻) 여기서는 유비의 아들을 의미한다. ○이 문장 역시
댓구문을 이룬다. 특히 글자수까지도 대칭을 이루게 하여 마지막 줄에
"不爲之"라 하지 않았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하나 알아둘 점은 일반적으로
어조사 之는 "不+술어+之"의 형태로는 거의 쓰지 않는다. 즉, 어기조사 之는
주로 긍정문에서만 쓰인다. 만약 之가 목적어라면 부정문에서도 之를
써야겠지만, 부정문에서는 어세(語勢)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之를 쓰지 않는
것이다. ○以는 주로 명사(구)의 앞 또는 뒤에 붙어서 "~로써, ~로서"의
뜻이지만, 以뒤에 명사절을 받으면 "이유"를 나타낸다. 즉, "~하여서, ~이기
때문에"의 뜻이 된다. 이 문장에서도 "惡小"라는 명사절을 받아, "악이 적다는
이유로~, 악이 적기 때문에"의 뜻이 된다. ○勿은 금지사로 주로 문장 앞에
쓰인다. 즉 우리말로는 勿이 "爲之"에 걸리지만, 한문에서는 勿을 맨 앞으로
돌린다. ○"勿以~而~"구문은 마치 영어의 "not~because~"구문과 같다. 즉,
"~하다고 해서 ~하지 않는다"의 뜻이다.


三.  莊子曰,一日不念善,諸惡自皆起

   장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루라도 선(善)을 생각하지 아니하면 모든 악(惡)이
스스로 다 일어나느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念(념)은 "~을 생각하다" ○諸는 모두 제.
주로 명사앞에 붙어서 한정어로 쓰인다. (예)諸君, 諸國. ○皆는 모두 개. 주로
주격대명사로 쓰인다.


四.  太公曰,見善如渴,聞惡如聾,又曰,善事須貪,惡事莫樂

   태공이 말씀하셨다. 선한 것 보기를 목 마르듯이(목이 말라 물을 구하듯이)
하고, 악한 것 듣기를 귀머거리처럼 하라. 또 이르셨다. 선한 일은 모름지기
탐할 것이요, 악한 일은 즐기지 말것이다.

(字義) ○渴은 목마를 갈. (예)渴症, 渴望 ○聾은 귀머거리 롱. (예)聾啞 ○須는
모름지기 수. "모름지기 ~해야 한다"의 뜻. ○莫(막)은 금지사. ○한문의 어순을
"술목관계"라 하여 술어 다음에 목적어가 온다고 한다. 이는 한음절의 술어와
한음절의 목적어가 있을 때의 관계이다. 예를 들면 登山, 守節, 退社 등등의
경우가 있다. 그러나 두 음절의 목적어일 때는 이러한 규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즉, 두 음절의 목적어일 때는 강조하기 위해 목적어를 술어보다 앞에
쓰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위의 문장에서도 見善, 聞惡은 술목관계이지만, 善事,
惡事는 술어 앞에다 쓰고 있다. 단, 목적절을 받을 때는 영어의 어순과
마찬가지로 "술어+목적절"의 어순이 된다.


五.  馬援曰,終身行善,善猶不足,一日行惡,惡自有餘

   마원이 말하였다. 종신토록 선을 행해도 선은 오히려 부족하고, 하루만 악을
행해도 악은 절로 남음이 있느니라.

(字義) ○馬援은 후한(後漢)때 사람. ○終身(종신)은 "몸을 마친다. 죽는다"는
뜻으로 자주 쓰이는 관용구이다. (예)終身刑. 終身雇用 ○猶는 1)오히려 유.
2)같을(如) 유. 여기서는 부사로 1)의 뜻이다. ○餘는 남을 여. (예)餘暇, 餘力


六.司馬溫公曰,積金以遺子孫,未必子孫能盡守,積書以遺子孫,未必子孫能盡讀,
   不如積陰德於冥冥之中,以爲子孫之計

   사마온 공이 말씀하셨다. 금을 쌓아서(以) 자손에게 물려줘도 자손이 반드시
능히 다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요, 책을 쌓아서(以) 자손에게 물려줘도 반드시
자손이 능히 다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남모르는 곳에 음덕(陰德)을
쌓음으로써(以), 자손의 계책으로(본보기로) 삼는(爲) 것만 못하느니라.

(字義) ○司馬溫은 북송(北宋)의 명신(名臣)이다. ○公은 존칭. ○以는
명사(구)를 앞 또는 뒤에서 받아 "~로서"의 뜻이고, 명사절 다음에 以가 오면
"~하므로써"의 뜻으로 굳이 우리말로 해석할 것도 없다. 그리고 以다음에
명사절이 오면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이유"를 나타내어 "~하기 때문에,
~하여서"의 뜻이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以+명사(구), 명사(구)+以"는
"~로서"의 뜻으로 자격을 나타내고, "명사절+以"는 "~하므로써, ~하여서"의
뜻으로 앞문장을 뒷문장에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以+명사절"은 "~하기에,
~하므로, ~하기 때문에" 등등의 뜻으로 "이유"를 나타낸다. ○遺는 끼칠 유, 줄
유, 남길 유. ○未必은 부분 부정으로 "반드시 ~하는 것은 아니다"의 뜻. ○盡은
1)다할 진. 2)다 진. 모두 진. 여기서는 부사로 2의 뜻이다. 2의 뜻으로 쓰일 때
盡은 부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술어 앞에서 쓰인다. 즉, 盡+명사: ~을 다하다. 의
뜻이고, 盡+술어: 모두 ~하다. 다 ~하다. 의 뜻으로 부사이다. ○"不如~"는 "~만
못하다. 하는 것만 못하다"의 뜻. 不如+명사(구): ~만 못하다. ~만 같지 않다.
不如+서술문: ~하는 것만 못하다. ○冥은 어두울 명. ○爲는 1)할 위, 2)위할
위, 3)될 위,4) ~로 삼다. ~로 여기다. ~로 생각하다. 등등 주로 4가지 뜻이
있고 여기서는 4의 뜻으로 쓰였다. 4의 뜻으로 쓰일때는 또한 일반적으로 以와
같이 쓰이기도 한다. 즉, "以A爲B"는 A로서 B로 여기다. 다시말하면, "A를 B로
삼다. 여기다"4의 뜻이다. ○마지막 문장의 "以爲子孫之計"에서 위의 해석과는
달리 "以爲"를 한 단어로 보아도 된다. 즉, 以爲는 관용적인 표현으로 굳어져
"~으로 여기다, ~으로 생각하다, ~으로 삼다"의 뜻으로 쓰인다.


七.  景行錄曰,恩義廣施,人生何處不相逢,讐怨莫結,路逢狹處難回避

   경행록에 이르기를, 은의(恩義)를 널리 베풀어라. 사람이 어디에 산들 서로
만나지 않겠는가? 원수와 원망을 맺지 마라. 길이 좁은 곳에서 만나면 피하기
어려우니라.

(字義) ○이 문장 역시 대칭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파악하면 해석하기가
한결 쉽다. 4.4.3으로 끊어 읽는다. ○恩義는 목적어이지만 강조하기 위해 술어
앞에다 쓴다. 즉, 항상 술목관계에 따라 문장을 배열하는 것이 아니다. 단,
한음절의 목적어를 받거나 목적절을 받을 때는 술목관계에 따라 단어를
배열한다. ○廣(광)은 부사로 쓰였다. 넓을 광. ○生은 "~에 살다" ○何가 붙는
말은 모두 의문문으로 해석한다. 무엇 하. 어찌 하. ○讐는 원수 수. ○狹은
좁을 협. ○難+술어~ : ~하기 어렵다.


八.莊子曰,於我善者我亦善之,於我惡者我亦善之,我旣於人無惡,人能於我無惡哉

   장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게 선한 사람에게 내가 또한 선하게 대하고, 내게
악한 자라도 내가 또한선하게 대할지니라. 내가 이미 남에게 악하게
아니하였으면 남도 능히 내게 악함이 없을 것이니라.

(字義) ○者가 있는 문장은 者와 명사구를 이루는 문구을 찾아, 의미의 단락을
구분한다. 여기서는 "於我善者"가 하나의 명사구로 의미의 한 단락을 이룬다.
○善은 여기서 술어로 쓰였다. "~을 선하게 여기다. ~을 선하게 대하다" ○哉는
감탄형 종결 어조사.


九. 東岳聖帝垂訓曰,一日行善,福雖未至,禍自遠矣,一日行惡,禍雖未至,
   福自遠矣,行善之人,如春園之草,不見其長,日有所增,行惡之人,如磨刀之石,
   不見其損,日有所虧

   동악성제가 훈계를 내려 이르셨다. 하루 선을 행해도 복(福)은 비록 아직
당장 이르지는 아니하나 화(禍)는 저절로 멀어지고, 하루 악을 행해도 화(禍)는
비록 아직 당장 이르지는 아니하나 복(福)은 저절로 멀어지느니라. 선을 행하는
사람은 봄동산의 풀과 같아서 그 풀이 자라는 것을 보지는 못해도 날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바가 있으며, 악을 행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돌과 같아서 그것이(그
돌이) 닳아 없어짐을 보지는 못해도 날마다 조금씩 이지러지는 바가 있느니라.

(字義) ○東岳聖帝는 도가(道家)의 사람이다. ○垂는 (위에서 아래로) 드리울
수. ○雖는 비록 수. 주어는 雖앞에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矣(의)는 평서문의
종결형 어조사. 주로 단정, 결과, 확정 등의 뜻을 내포하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때 쓰이는 종결형 어조사인 것 같다. 也도 똑같은 종결형 어조사이지만, 也에는
矣에서와 같은 단정, 결과, 확신의 뜻이 약하고 단순히 평서문의 종결을 나타낼
뿐이다. ○其는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인다. 여기서는 其가 春園之草를
받는 대명사이고 주격 또는 소유격으로 해석해 준다. 위에서는 주격으로
해석했다. ○日은 부사로 쓰였다. "날마다"의 뜻. ○有+A= A가 있다. ○磨는 갈
마. ○損은 덜 손 ○虧는 이지러질 휴.


十.  子曰,見善如不及,見不善如探湯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선을 보기를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이 하고,
불선(不善) 보기를 끓는 물에 손을 넣는 것 같이 하라.

繼善篇終


   <第二篇 天命篇>


一.  孟子曰,順天者存,逆天者亡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에 순응하는 자는 존속하고, 하늘을 거스리는 자는
망하느니라.

(字義) ○順은 "쫓을 순"으로 순종하다. 순응하다는 뜻이다. (예)順應 順從
○者는 다른 말과 붙어서 의미의 한 단락을 이룬다. 즉, 여기서는 順天者가
하나의 명사구로 주부(主部)에 해당한다. ○逆은 거스를 역. 順과는 서로 대칭이
되는 말이다. (예)順風, 逆風 ○亡은 망할 망. 고대에 亡자는 無와 통용되어
쓰였다. 즉 亡을 "무"로 읽었고 그 의미도 "없을 無"와 같았다. 여기서도 亡(무,
망)는 存과 의미의 대칭을 이룬다. 그러나 흔히 또 存亡(존망)이 한 단어가 되어
"망할 망"으로 읽히기도 하나, 개인적인 생각에 "存亡"의 亡도 본 뜻은
"無"이었을 것이다.


二.  康節邵先生曰,天聽寂無音,蒼蒼何處尋,非高亦非遠,都只在人心

   강절 소 선생이 이르시길, 천청(하늘의 들으심)은 고요하여 소리가 없으니
창창한 하늘 어느 곳에서 찾을것인가? (하늘의 들으심은) 높지도 아니하고 또한
멀지도 아니한지라, 모두가 다만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니라.

(字義) ○康節 邵 선생은 송(宋)나라 때 사람으로 康節은 죽은 뒤에 지은
이름이고, 성(姓)은 邵이다. ○이 문장은 한 편의 시(詩)라 할 수 있겠다. 2.3
2.3으로 끊어 읽고, 尋과 心은 운자(韻字)이다. ○寂은 고요할 적. ○蒼은 푸를
창. (예)蒼空 ○都는 "모두 도" (예)都大體, 都合 얼마이다, 도시(都是)
모르겠다. ○A+在+B = A가 B에 있다. 참고로 A(명사)+有+B = A에 B가 있다. 在와
有는 옥편에 모두 "있을 재(유)"로 나오지만 그 용법은 전혀 다르니 반드시
구분할 것.


三.  玄帝垂訓曰,人間私語,天聽若雷,暗室欺心,神目如電

   현제(玄帝)가 훈계를 내려 이르기를, 사람간의 사사로운 말이라도 천청(하늘의 들으심)
은 우레와같고, 암실에서의 속이는 마음이라도 신목(귀신의 눈)은 번개와 같으니라.

(字義) ○문장의 대칭구조를 파악하며 읽기를 바란다. ○垂는 드리울 수
(예)率先垂範 ○訓은 가르칠 훈.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예)敎訓, 家訓
○欺는 속일 기. (예)詐欺


四.  益智書云,惡若滿,天必戮之

   익지서에 이르기를, 나쁜 마음이 가득차면, 하늘이 반드시 죽이느니라.

(字義) ○익지서(益智書)는 송대(宋代)의 책. ○큰글자는 두레박 관. 여기서
악관(惡~)은 나쁜 마음을 비유한 것이다. ○戮은 죽일 륙. (예)殺戮


五.  莊子曰,若人作不善,得顯名者,人雖不害,天必誅之

   장자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사람이 불선(不善)을 짓고도 이름을 드러낼 수
있는 자는, 사람이 비록 해하지 못한다해도 하늘은 반드시 베어버리느니라.

(字義) ○若은 1)만약 ~한다면(if), 만약 ~할지라도(even if), 2)마치 ~와
같다.(like, as if)의 두가지 주된 뜻이 있다. 여기서는 1의 뜻으로 쓰였다. 2의
뜻은 위의 세번째 문장에서(玄帝垂訓曰~~) 살펴볼 수 있다. ○得은 "~을
얻다"라는 뜻이지만, 뒤에 술어가 오면 조동사로(can, 가능) 의역해주는 것이
자연스럽다. 즉, 得+명사 = ~을 얻다. 得+술어 = ~을 할 수 있다. ○顯은 나타낼
현, 드러낼 현. 주로 타동사로 쓰인다. ○雖는 비록 수. 주어는 일반적으로
雖앞에 쓴다. ○誅는 벨 주, 꾸짖을 주.


六.  種瓜得瓜,種豆得豆,天網恢恢,疏而不漏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 것이니, 천망(하늘의
그물)은 회회하여(넓고 넓어서) 성기기는 하나 세지 않는 법이니라.

(字義)○種은 명사로는 "씨"란 뜻이고, 술어로는 "심을 종"이다. ○瓜는
외(오이) 과. ○恢는 넓을 회. 같은 말을 겹쳐서 술어(또는 한정어)로 쓰는
경우가 많다. (예)恢復 ○漏는 셀 루. (예)漏水


七.  子曰,獲罪於天,無所禱也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느니라.

(字義) ○獲은 얻을 획. ○禱는 빌 도. (예)祈禱 ○也는 평서문의 종결형
어조사로 쓰였다.

天命篇終


  <第三篇 順命篇>


一.  子夏曰,死生有命,富貴在天

   자하께서 말씀하셨다. 생사(生死)에는 천명이 있는 것이요, 부귀(富貴)는
하늘에 있는 것이니라.

(字義) ○子夏는 공자의 제자로 학문에 뛰어났다. ○死生처럼 중국말과 우리말의
순서가 뒤바뀐 예가 많다.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有+A= A가 있다. 물론
有앞에 有를 한정하는 부사가 올 수도 있다. 예를 들면, 必이 자주 쓰이며,
계선편 9번째 글귀에서도 그 용례를 볼 수 있다. ○A+在+B= A가 B에 있다. "있을
在"와 "있을 有"는 그 쓰임새가 다르므로 확실히 구분하기 바란다.


二.  萬事分已定,浮生空自忙

   만사가 나뉘어 이미 정해져 있거늘, 부생(덧없는 삶)이 공연히 스스로
바뻐하느니라.

(字義) ○이 문장은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已는 이미 이. ○浮는 뜰 부.
○生은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浮生(부생)은 한 단어로 "덧없는 인생"을
뜻한다. ○空(공)은 부사로 "헛되이, 공연히"의 뜻이다. (예)空然히. ○自는
술어와 붙어서 잘 쓰인다. 1.自+자동사 : 스스로 ~하다. 저절로 ~하다.
(예)自動, 自述, 自首, 自白, 自祝 2.自+타동사 : 자기를 ~하다. 스스로를
~하다. (예)自殺, 自決, 自尊心, 自責. 참고로 己(자기 기)는 명사로 쓰이므로
목적어가 될 때는 "술어+己"의 어순이 된다. ○忙은 바쁠 망. (예)忙中閑(바쁜
가운데의 한가로움), 公私多忙(공적, 사적인 일로 아주 바쁨)


三. 景行錄云,禍不可以倖免,福不可以再求

   경행록에 이르기를, 화는 요행히 면할 수 없는 것이요, 복은 두 번 얻을 수
없느니라.

(字義) ○"可以+술어"는 관용구로 "~할 수 있다"의 뜻이다. ○倖은 부사로,
요행히 행. 다행 행. 참고로, 술어나 명사로 쓰일 때는 주로 幸자를 쓰고,
부사로 쓰일 때는 여기서처럼 倖자를 쓴다. (예)幸福, 幸運, 多幸


四.  時來,風送騰王閣,運退,雷轟薦福碑

   때가 오면, 바람이 등왕각으로도 보내주는 것이요, 운수가 퇴락하면 우레가
천복비를 우르릉 부숴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字義) ○이 문장 역시 대칭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니 그걸 파악하는 것이
해석하는데 도움을 준다. ○轟은 울릴 굉. 수레소리나, 천둥소리를 나타낸다.
○이 글은 다음의 고사를 알아야 이해가 된다. 당나라때의 명문장가로 이름이
높았던 "왕발"이란 사람은 마당산의 신령의 현몽을 얻어 순풍을 만나 배를 타고
하룻밤 사이에 남창 칠백리를 가서 등왕각의 서문을 지어 천하에 이름을 떨쳤다.
천복비에 대한 고사는 구래공의 문객중 한사람이 지극히 곤궁하였는데, 어떤
사람이 천복비의 비문을 박아다가 주며는 그 사례를 후히 준다고 하였다. 이에
천신만고하여 수천리를 애써 갔더니 그날밤 벼락이 내려 그 비석을 깨뜨렸다는
일이 있다.


五. 列子曰,痴聾痼啞家豪富,智慧聰明却受貧,年月日時該栽定,算來由命不由人

   열자께서 말씀하셨다. 치롱고아라도(어리석고, 귀먹고, 고질에, 벙어리라도)
집은 호화롭고 부유할 수 있으며, 지혜총명이라도(지혜가 있고 총명해도) 오히려
가난할 수 있느니라. 연월일시는 두루 갖추어 정해져 있는 것이니, 셈은
천명에서 말미암는 것이지 사람에게서 말미암는 것이 아니니라.

(字義) ○4.3 4.3으로 끊어 읽고, 역시 대칭구조를 파악하면 이해하기 쉽다.
○痴는 어리석을 치. 痴는 속자이고, 본자(本字)는 癡이다. ○痼는 고질 고.
○啞는 벙어리 아. ○却은 지금은 주로 "버릴 각"의 술어로 쓰이지만,
한문에서는 부사로도 자주 쓰인다. 즉, "도리어, 오히려"의 뜻이다. ○該는 모두
해, 갖출 해. ○栽(심을 재)는 裁(마름질할 재)의 뜻으로 쓴 것 같다. ○算은 수
산. 셈할 산. 여기서는 운수를 따져본다는 뜻이겠다. ○由는 말미암을 유.
由+명사= ~에서 말미암다.

順命篇終


  <第四篇 孝行篇>


一.  詩曰,父兮生我,母兮鞠我,哀哀父母,生我[Image] 勞,欲報深恩,昊天罔極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아버지는 날 낳으시고 어머니는 날 기르시니,
애애롭다(슬프다) 부모여! 나를 낳으시기에 애쓰시고 수고하셨도다. 깊은 은혜를
갚고자 하나 넓은 하늘은 참으로 망극하도다(가이 없다).

(字義) ○詩라 하면 유교 경전의 하나인 詩經을 뜻한다. 원래 詩라고 하면
詩經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經을 붙인 것은 한대(漢代)이후 경서를 존중하는
뜻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兮(혜)는 문장이 댓구(對句)를 이룰 때 주로
사용되는 감탄형 어조사이다. 여기서도 "어머니는~~, 아버지는~~"하는 식으로
댓구를 이룬다. ○鞠은 기를 국 ○生은 타동사로 ~에 살다, ~을 낳다. ○ 는
힘쓸 구. ○勞는 수고할 로. ○昊天罔極이란 부모의 넓고 큰 은혜를 하늘에
비유하여, 그 은혜의 끝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昊는 넓을 호, 하늘 호.
○罔은 없을 망.


二. 孝子之事親也,居則致其敬,養則致其樂,病則致其憂,喪則致其哀,祭則致其嚴

   효자의 부모 섬기기란 (부모와 같이) 거함에는 자신의 공경함을 다하고,
(부모) 봉양함에는 자신의 즐거움을 다하고, (부모가) 병이 드시면 자신의
근심을 다하고, (부모의) 상중에는 자신의 그 슬픔을 다하고, (부모의) 제사를
지낼 때에는 그 엄숙함을 다하는 것이니라.

(字義) ○事는 섬길 사. ○也는 주로 평서문의 종결형, 또는 의문형 어조사로
쓰이지만, 여기서처럼주부(主部)를 구분지어 주는 역할도 한다. ○致는 1)이를
치, 2)다할 치. 여기서는 2의 뜻으로 "~을 다하다. ~을 극진히 하다"의 뜻이다.
○其는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인다. 여기서는 효자를 지칭하는 소유격
대명사(his)로 쓰였다.


三.  父母在,不遠遊,遊必有方

   부모가 살아 계실 적에는 멀리 떨어져 노니지 마라. 놀 때에는 반드시 가는
방향이 있어야 할 것이다.

(字義)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四.  父命召,唯而不諾,食在口則吐之

   아버지께서 명하여 부르시거든 속히 "예"하고 대답하여 응하고(唯), 대답만
"네"하고 꾸물거리지 말것이다(不諾). 음식이 입에 들었다면 곧 뱉을지니라.(즉,
음식을 뱉고 속히 "예"하고 대답하여 곧바로 응해야 할 것이다.

(字義) ○召는 부를 소. ○唯는 오직 유 대답할 유. 여기서 대답한다는 것은
"~에게, ~을 대답한다"는 뜻이 아니라, 대답하는 소리, 즉 우리말의 "예"나
"네"쯤에 해당하는 말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한 대답하는 소리에 해당하는
한자(漢字)가 여러개 있는데 그중에서 唯는 대답을 하고 바로 응하는 것이다.
지금 이 글자는 중국어로 "웨이"에 해당하고 전화받을 때 "여보세요"에 해당하는
말소리로 쓰이기도 한다. ○諾은 허락할 낙. 대답할 낙. 역시 唯와 마찬가지로
대답하는 소리를 나타낸다. 여기서는 "예"라고 대답만하고 바로 응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A+在+B= A가 B에 있다. ○吐는 토할 토


五.  太公曰,孝於親,子亦孝之,身旣不孝,子何孝焉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부모에게 효도하면 자식이 또한 효도하나니, 자신이
이미 효도하지 않았는데 자식이 누구에게 효도를 하리요?

(字義) ○親(친)은 "부모"란 뜻이다. ○何는 1)무엇 하. 2)어찌 하. 여기서는
1의 뜻이 적절하다. ○焉(언)은 술어와 붙어서(타동사+焉) 그 대상을(목적어를)
내포하기도 하고, 또는 단순히 처소격의 의미를 갖는 종결형 어조사로 쓰인다.
흔히 焉을 於之와 같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설명이다. 之는
술어뒤에 붙는 어기조사일 뿐, 목적어가 아니기 때문에 전치사 於의 목적어가 될
수 없는 것이다. 흔히 焉을 於之와 같다고 하여 之를 마치 목적어인양 설명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저는 이제껏 한문의 문장중에 於之라는 글귀를 본적이
없습니다. 이는 바로 之가 목적어가 아니라 술어뒤에 붙는 어기조사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焉은 술어뒤에 붙어 처소격의 어감을 갖는
어기조사이고, 마찬가지로 之도 술어뒤에 붙는 단순한 어기조사일 뿐이다.


六.  孝順還生孝順子,五逆還生五逆兒,不信但看頭水,點點滴滴不差移

   효순(부모에게 효도하고, 순종하는 사람)이 효순한 자식을 다시 낳은 것이요,
오역(五逆)이 다시 오역하는 아이를 낳는 것이다. 믿지 못하겠거든 다만 저
처마끝의 물을 보라! 한 점 한 점의 물방울들이 어긋나 옮겨지지 않는 것을!

(字義) ○順은 좇을 순. 순응·순종한다는 뜻이다. ○還(환)은 부사로 "다시,
도리어"의 뜻으로 자주 쓰인다. 술어 앞에 있으니 부사임을 알 수 있다. ○生은
타동사로 ~에 살다. ~을 낳다. ○五逆은 입교편(立敎篇)에 보면 주(周)나라
무왕(武王)과 강태공(姜太公)과의 문답에서 강태공이 "不養父母,爲五逆"(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다섯번째의 거스름이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五逆은 이
문장에서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하겠다. ○큰글자는 처마 첨.
○頭는 여기서는 별 뜻없이 명사뒤에 붙어서 복합어를 이루는 조자(助字)에
불과하다. 즉, "첨"이라고만 써도 되지만 "첨두"라고 하여 말의 뉘앙스를
살려주며, 또한 4.3 4.3의 글자의 대칭구조도 맞춰준다. (예)街頭, 話頭, 口頭,
念頭 ○滴은 물방울 적.

孝行篇終


  <第五篇 正己篇>


一.  性理書云,見人之善而尋己之善,見人之惡而尋己之惡,如此方是有益

   성리서에 이르기를, 남의 선을 보고 자기의 선을 찾으며, 남의 악을 보고
자기의 악을 찾아야 한다. 이와 같이 해야 바야흐로 이로움이 있을 것이로다.

(字義) ○而는 말이을 이. 而는 두 문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두
문귀을 순접(and), 역접(but), 인과(and so)관계 등으로 문맥에 따라 적절히
해석한다. 이때 而앞에 오는 문귀는 문장이 아닌 명사구나 또는 단순히 술어,
부사 등이 올 수도 있지만 而의 뒤에 오는 문귀는 반드시 문장을 이루는
절(節)이 와야 한다. ○如此는 자주 쓰이는 관용구. ○方은 바야흐로 방.
(예)時方, 方今, 今方.


二.  景行錄云,大丈夫,當容人,無爲人所容

   경행록에 이르기를,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품어줄지언정(또는 용서할지언정)
다른 사람의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지 말지니라.

(字義) ○當은 부사로 마땅히 당. ○容은 품을 용, 용납할 용. (예)包容, 容恕
○無는 毋와 마찬가지로 금지사로도 자주 쓰인다.(=莫, 勿) ○爲는 될 위.
○爲A所+술어= A의 ~하는 바가 되다. 즉 이 구문은 피동형으로 해석을 해준다.
자주 쓰이는 구문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


三.  康節邵先生曰,聞人之謗未嘗怒,聞人之譽未嘗喜,聞人言人之惡未嘗和,
聞人言人之善,則就而和之,又從而喜之,故其詩曰,樂見善人,樂聞善事,樂道善言,
樂行善意,聞人之惡如負芒刺,聞人之善如佩蘭蕙

   강절 소 선생이 이르시길, 남의 비방을 들어도 아직 당장은 노여워하지 말고,
남의 칭찬을 들어도아직 당장은 기뻐하지 말라. 남이 다른 사람의 악한 점을
말하는 것을 들어도 아직 당장은 부화(附和)하지 말며, 남이 다른 사람의 선한
점을 말하는 것을 들으면 나아가 화응(和應)할 것이며 또 이어서 함께 기뻐해야
하느니라. 고로 그 시에 이르기를 선인(善人)을 보는 것을 즐거워하며,
선사(善事)를 듣는 것을 즐거워 하며, 선언(善言)을 말하는 것을 즐거워하며,
선의(善意)를 행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하였다. 남의 악을 듣기를 마치 가시를
등에 진 것처럼 하고, 남의 선을 듣기를 향초를 허리에 찬 것 같이 할지니라.

(字義) ○人은 사람 인. 또는 문맥에 따라 "남, 다른 사람"으로도 해석한다.
○謗은 헐뜯을 방.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嘗은 일찍이 상. ○譽는 기릴 예.
○言은 명사로는 "말씀"이란 뜻이고, 술어로는 뒤에 절(節)을 받아서 "~을
말하다."(say that~)의 뜻이다. ○和는 화할 화. ○則은 앞문장을 가정(if)으로
해석한다. "~하면..."의 뜻이다. 혹은 더 뜻을 명백하게하여 "若~~ 則"의
구문으로도 쓰인다. ○道는 술어로는 "~을 말하다"의 뜻이다. (=say that...=言)
○負는 (등에)질 부. ○芒은 가스랑이 망. ○刺는 가시 자. ○佩는 (허리에)찰
패. ○蕙는 혜초 혜. 향초로 쓰인다.


四.  道吾惡者是吾師,道吾好者是吾賊

   내가 악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의 스승이요, 내가 좋다고(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나의 도둑이로다.

(字義) ○道는 말할 도. (=say that~~) ○是는 술어로 "~이다"(=is)의
뜻이다.○賊은 도둑 적.

(참고) 어떤 책에서는 惡을 "미워할 오"로 해석하여 "나를 미워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의 스승이다"라고 풀이했는데 저는 惡을 "악할 악"으로 보고 풀이
했으니 참고하시기 바람.


五.  勤爲無價之寶,愼是護身之符

   근면(勤勉)은 값이 없을 정도로 귀중한 보배요, 근신(謹愼)은 몸을
보호해주는 부적이니라.

(字義) ○勤은 부지런할 근. (예)勤務, 勤勉, 勤勞 ○爲는 "~이 되다"(is, become)의 
뜻이다. ○愼은 삼갈 신. (예)謹愼 ○是는 "~이다"(is)의 뜻. ○符는 부적 부.


六.  景行錄曰,保生者寡慾, 保身者避名,無慾易,無名難

   경행록에 이르기를, 생(生)을 보호하는 자는 욕심이 적고, 몸을 보호하는
자는 이름을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피한다. 욕심이 없기는 쉬우나, 이름이
없기는 어려우니라.

(字義) ○者는 그 앞귀절과 붙어서 명사구가 된다. ○寡~: ~이 적다. ○"~~易,
~~難"의 댓구문은 자주 쓰인다. "~~하는 것은 쉽고, ~~하는 것은 어렵다"의
뜻이다.


七. 子曰,君子有三戒,少之時,血氣未定,戒之在色,及其壯也,血氣方剛,戒之在鬪,
   及其老也,血氣旣衰,戒之在得

   선생님께서 이르시길, 군자에게는 3계가(세가지 경계가) 있으니, 어릴적에는
혈기가 미정(未定)하여 경계할 것은 여색에 있고, 그 장성함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바야흐로 굳센지라 경계할 것은 싸움에 있고, 그 늙음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이미 쇠퇴한지라 경계할 것은 얻음에(물욕에) 있느니라.

(字義)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A+在+B= A가 B에 있다. ○戒는 경계
계. "三戒"할 때 戒는 명사이고, "戒之在色"할 때 戒는 술어이다.
○"小之時"에서의 之는 관형격 조사(~의)로 쓰였고, "戒之在色"에서의 之는
어기조사(語氣助詞)로 쓰였다. 독자들은 명심보감 맨 첫귀절에서 之의 쓰임새에
대하여 언급한 것을 기억하는가? 그때 어기조사 之의 쓰임새가 두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첫째는 술어뒤에 붙어 타동사와 같은 어기를 같도록 해주는 용법이고,
다른 하나는 "술어+之"가 명사구로 쓰인다는 것이었다. 바로 여기서 그 두 번째
용법을 살펴볼 수 있다. "戒之在色"에서 戒之는 첫 번째 용법과 마찬가지로
타동사화 되어있지만 서술어로 쓰인 것이 아니라 명사구로 쓰인 예이다. 즉,
"경계할 것은"의 뜻이 된다. ○其는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인다.
여기서는 君子를 받는 주격 대명사로 쓰였다. ○剛은 굳셀 강.


八.  孫眞人養生銘云,怒甚偏傷氣,思多太損神,神疲心易役,氣弱病相因,
   勿使悲歡極,當令飮食均,再三防夜醉,第一戒晨嗔

   손 진인의 양생명에 이르기를, 화가 심하면 기(氣)만 해치고, 생각이 많으면
정신을 크게 손상시킨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쉽게 부림을 받고, 기(氣)가
약하면 병이 잇달아 일어난다. 슬픔과 기쁨을 극에 달하게 하지 말며, 마땅히
음식을 고르게 할 것이다. 재삼 밤에 술 취하지 않도록 하고, 제일 조심할 것은
새벽에 성내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字義) ○이 문장은 2.3 2.3으로 끊어 읽고, 神, 因, 均, 嗔이 운(韻)을 맞춘
글자들이므로, 읽으면서 운율을 느껴 보기 바란다. ○眞人은 道를 터득한 사람을
도가(道家)에서 일컫는 존칭이다. ○甚은 심할 심. ○偏은 치우칠 편.
여기서처럼 술어 앞에 붙어 부사로 쓰이는 경우가 많으며 우리말로 해석할 때는
偏+술어+목적어= "오로지 ~만 ~한다"는 식으로 의역하면 자연스럽다. ○太는
부사로 자주 쓰인다. ○疲는 고달플 피. (예)疲困, 疲勞 ○"心役"이란 표현은
한문에서 자주 접하는 관용 표현이다. 우리말로는 "마음이 고달프다.
속썩이다."쯤으로 번역하면 좋을 듯 싶다. ○易+술어= ~하기 쉽다. 쉽게 ~하다.
○因은 인할 인. ○勿은 금지사로 "~하지 마라"의 뜻이다. ○使+목적어+술어=
~로 하여금 ~하게 하다. ○令+목적어+술어= ~로 하여금 ~하게 하다. 使와 令은
모두 사역동사로 쓰인다. ○晨은 새벽 신. ○嗔은 성낼 진.


九.  景行錄曰,食淡精神爽,觀淸夢寐安

   경행록에 이르기를, 먹는 것이 담담하면(맵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맑고
깨끗하면) 정신이 상쾌하고, 보는 것이 맑고 깨끗하면 잠자리가 편안하느니라.

(字義) ○淡은 맑을 담. "담백(淡泊)하다. 담담(淡淡)하다. 묽다. 싱겁다"의
뜻이다. ○淸은 깨끗할 청. 맑을 청. ○寐는 잠잘 매.


十.  定心應物,雖不讀書,可以爲有德君子

   마음을 정하고 모든 일에 응하면 비록 글을 읽지 않았다고 해도 그를 유덕군자라 
할 수 있느니라.

(字義) ○應은 응할 응. (예)應接, 應試 ○可以는 한 단어로 "~할 수 있다"로
봐도 되고, 以를 "定心~~ ~~讀書"까지의 명사절을 받는 것으로 봐도 된다.
○爲는 "~으로 여기다. ~으로 삼다"의 뜻이다. 혹 爲를 "될 위"로 해석할 수도
있다. 즉, "마음을 정하고 모든 일에 응하면 비록 글을 읽지 않아도 유덕군자가
될 수 있느니라"로 번역되고, 有德君子의 주체가 바뀌어 버린다. 그러나 위와
유사한 글귀가 논어(論語, 學而篇)에 보이므로 여기서도 爲를 "~으로 여기다"의
뜻으로 보기로 한다.


十一.  近思錄云,懲忿如救火,窒慾如防水

   근사록에 이르기를, 분함을 참는 것을 불을 끄듯이 하고, 욕심 막기를 큰
물을 막는 것 같이 하라.

(字義) ○2.3 2.3으로 끊어서 읽는다. ○懲은 징계할 징 (예)懲戒, 懲罰 ○忿은
분할 분 ○懲忿은 분함을 억누르다. 참다의 뜻으로 종종 쓰이는 관용구이다.
○救火란 표현은 "불을 끈다"는 의미로 자주 쓰이는 관용 표현이다.


十二.  夷堅志云,避色如避讐,避風如避箭,莫喫空心茶,少食中夜飯

   이견지에 이르기를, 여색 피하기를 원수 피하는 것처럼 하고,
바람(남녀관계를 빗댐) 피하기를 화살 피하는 것처럼 하라. 빈 속에 차를 마시지
말고, 한 밤중의 식사는 적게 먹을지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고, 箭과 飯은 운(韻)을 맞춘 것임. ○箭은 화살
전. ○空心茶와 中夜飯은 굳이 글자를 풀어서 해석하지 말고, 한 단어(명사)처럼
읽는 것이 좋을 듯하다. 물론 이 글을 쓴 사람이 만든 고유명사(?)이겠죠.


十三.  荀子曰,無用之辯,不急之[Image] ,棄而勿治

   순자께서 말씀하셨다. 쓸데없는 논쟁과 급하지 않은 살핌(고찰)은 버려서
다루지마라.

(字義) ○辯은 말잘할 변, 논쟁할 변. (예)辯護士, 論辯 ○急은 급할 급. ○棄는
버릴 기. (예)棄却, 쓰레기投棄 ○治는 다스릴 치. 의미가 파생되어 ~을 다루다.
조작하다의 뜻도 있다. (예)難治病


十四.  子曰,衆惡之,必[Image]焉,衆好之,必[Image]焉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그에 대해 살필
것이며, 모든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그에 대해 살필 것이로다.

(字義) ○之는 아무 뜻이 없는 어기조사이다. 목적어가 아니다. ○焉(언)은
술어와 붙어서(타동사+焉) 그 대상을(목적어를) 내포하기도 하고, 또는 단순히
처소격의 의미를 갖는 종결형 어조사로 쓰인다. 焉은 於之의 뜻이 아니다. 만약
焉을 於之와 같다고 한다면 위의 문장에서 必찰焉을 必찰於之로도 쓸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바로 之를 목적어로 본 것인데 저는 이제껏 必찰於之와 같은
문장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는 之가 목적어가 아님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十五.  酒中不語,眞君子,財上分明,大丈夫

   술 먹는 중에 말하지 않는 것은 진군자(眞君子, 참된 군자)요, 재산상 분명한
것은 대장부로다.


十六.  萬事從寬,其福自厚

   만사에 너그러움을 쫓으면 그 복이 스스로 두터워지느니라.

(字義) *寬은 너그러울 관. *厚는 두터울 후 (예)重厚


十七.  太公曰,欲量他人,先須自量,傷人之語,還是自傷,含血噴人,先汚其口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타인을 헤아리려면 모름지기 자신부터 먼저 헤아려야
할 것이다. 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자신을 해치는 것이요, 피를 입에 물고
남에게 뿜는 것은 먼저 자신의 입을 더럽히는 것이니라.

(字義) ○量은 헤아릴 양. ○"自+술어"의 용법은 지금 우리말에도 많이 쓰이고
있다. 따라서 읽을 때는 "自+술어"를 한 단어처럼 보는 것이 해석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예) 自殺, 自嘲, 自退, 自祝. ○還(환)은 부사로 "다시,
도리어"의 뜻으로 자주 쓰인다. ○是는 "~이다"(is)의 뜻. 이때 주어는
傷人之語로서 문맥상 알 수 있으므로 是앞에 지시대명사 같은 것을 굳이 써주지
않는다. ○還是~~ : 도리어 ~이다. 이와 같이 "부사(또는 대명사)+是"는
한문에서 자주 쓰이는 용법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예) 只是~ : 단지 ~이다.
總是~ : 모두 ~이다. 都是~: 모두 ~이다. 등등. ○含은 품을 함. (예)包含
○噴은 뿜을 분. (예)噴水 ○汚는 더러울 오. 여기서는 타동사로 쓰였다. "~을
더럽히다"의 뜻.


十八.  凡喜無益,惟勤有功

   무릇 희롱하는 것은 이로움이 없고, 오직 부지런한 것이 공이 있느니라.

(字義) ○凡은 1)무릇 범. 2)모든 범. 3)범상할 범.1)과 2)의 뜻은 별 차이가
없다. 즉, 위의 문장에서 凡喜를 "모든 희롱"이라고 해도 된다. 다만 문장의
댓구상 "惟"와 댓구를 맞춰서 凡을 1)의 뜻으로 풀었다.


十九.  太公曰,瓜田勿[Image]履,李下不整冠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오이밭에서 (손을 내려) 신을 고쳐 신지 말 것이요,
오얏(자두) 나무 아래에서는 (손을 올려) 관을 고쳐 쓰지 말 것이다.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瓜는 외(오이) 과. ○큰글자는 "신 신을
섭" ○履는 신 리. 술어로는 "밟을 리"의 뜻도 있다. ○整은 정돈할 정. ○不도
勿과 마찬가지로 금지사로 쓰인다.


二十.  景行錄曰,心可逸,形不可不勞,道可樂,身不可不憂,形不勞,則怠惰易弊,
身不憂,則荒淫不定,故,逸生於勞而常休,樂生於憂而無厭,逸樂者憂勞其可忘乎

   경행록에 이르기를, 속마음은 편히 할 수 있을지언정 겉모습을 수고롭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도(道)는 즐길 수 있을지언정 몸을 근심케 하지 않을 수
없느니라. 겉모습을 수고롭게 하지 않으면 게을러져 폐단이 되기 쉽고, 몸을
근심케 하지 않으면 황폐하고 음란해져 (정신이) 안정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편안함은 수고로운 가운데 생겨서 늘 휴식이 있는 것이요, 즐거움은 근심하는
가운데 생겨서 염증을 느끼지 않게 되는 것이니, 편안해 하고 즐길 수 있는 자가
근심과 수고로움, 그것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字義) ○이 문장 역시 댓구절을 파악하며 읽으면 해석하는데 도움이 된다.
○"心可逸"에서 心은 주어가 아니라 逸의 목적어이다. 이와 같이 목적어를
도치해서 "목적어+可+타동사"의 어순으로 쓰는 경우가 많이 있다. 뒷 문장에서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逸은 편안할 일. ○形은 형체 형. ○不可不은 "~하지 않을
수 없다"의 뜻. ○則은 앞 문장을 가정으로 해석한다. ○怠는 게으를 태. ○惰는
게으를 타. ○幣는 폐단 폐.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生은 타동사로 1)~에
살다. 2)~을 낳다. ~을 생기게 하다는 뜻이고, 자동사로는 "생기다"의 뜻이다.
○生於~= ~에서 생기다. ○其는 일반적으로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이지만, 여기서는 "憂勞"와 동격을 이루며 목적격 대명사로 쓰였다. 이처럼
其가 동격을 이루며 쓰이는 예는 많으며 특히 동격일 경우는 주로 주격이지만,
여기서처럼 목적격이 될 때도 있다. 동격의 其는 반드시 바로 그 앞 문구와
동격을 이룬다. ○乎는 일반적으로 의문문에서 의문형 어조사로 쓰인다.


二十一.  耳不聞人之非,目不視人之短,口不言人之過,庶幾君子

   귀로는 남의 그릇됨을 듣지 아니하고, 눈으로는 남의 단점을 보지 아니하며,
입으로는 남의 과실을 말하지 말아야 거의 군자에 가까우니라

(字義) ○庶는 거의 서. ○幾는 거의 기. ○"庶幾~" 는 관용구로 "~에 거의
가깝다. 거의 ~이다"의 의미로 자주 쓰이는 관용구이다. 이 때 庶幾에 감탄형
어조사 乎를 붙여 쓰기도 한다. 현대 중국어에서도 "幾乎"란 말은 여전히
쓰인다. "거의"란 뜻이다.


二十二.  蔡伯曰,喜怒在心,言出於口,不可不愼也

   채백개가 말하였다. 희로(喜怒)는 마음에 있고, 말은 입에서 나오는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없노라.

(字義) ○出於~ :~에서 나오다. 이때 於는 붙이지 않아도 된다. 여기서는
글자수를 맞추기 위해 於를 붙였다.


二十三.  宰予晝寢,子曰,朽木不可雕也,糞土之墻,不可也

   재여가 낮잠을 자거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썩은 나무에는 새길 수가
없으며, 막된 흙으로 쌓은 담장은 흙손질을 할 수도 없느니라.

(字義) ○재여(宰予)는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으로 언변에 능했다. 이
문장은 배운 것을 실천하지 않고 언변에만 능한 재여에게 일침을 가하는 공자의
말씀이다. 논어의 원문을 읽어 보면 이뒤에 생략된 내용은 이러하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재여를 통해서 나는 알게 되었고, 이로 인해 사람을
볼 때 그 말만 믿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까지도 살피게 되었다"라고 재여를
심하게 꾸짖는 공자의 말씀을 볼 수 있다. ○朽는 썩을 후. (예)不朽의 명작.
○雕는 彫와 통하는 글자로 "새길 조" ○糞은 똥 분. ○墻은 담 장. ○ 는
흙손질할 오. ○不可+술어: 1) ~할 수 없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해서는
않된다.(~하는 것은 불가하다) 여기서는 1)의 뜻이다.


二十四.  紫虛元君誠諭心文曰,福生於淸儉,德生於卑退,道生於安靜,命生於和暢,
   患生於多慾,禍生於多貪,過生於輕慢,罪生於不仁

   자허원군의 성유심문에 이르기를, 복(福)은 청렴하고 검소한 데서 생기고,
덕(德)은 자신을 낮추고 물러나는 데서 생기며, 도(道)는 편안하고 고요한
가운데서 생기고, 명(命)은 화창한 가운데서 생기며, 우환(憂患)은 욕심이 많은
데서 생기고, 화(禍)는 탐욕이 많은 데서 생기며, 과실(過失)은 경만한 가운데서
생기고, 죄(罪)는 어질지 못한 데서 생긴다.

(字義) ○원문이 길기 때문에 몇 문단으로 나누어 보겠다. ○자허원군은
도가(道家)의 사람이다. ○生於~: ~에서(~로부터) 생기다. ○淸은 맑을 청,
깨끗할 청. ○儉은 검소할 검. ○慢은 게으를 만. (예)怠慢


   戒眼莫看他非,戒口莫談他短,戒心莫自貪嗔,戒身莫隨惡伴,無益之言莫妄爲,
   不干己事莫妄爲,尊君王孝父母,敬尊長奉有德,別賢愚恕無識

   그러니, 눈을 경계하여 남의 그릇됨을 보지 말며, 입을 경계하여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마음을경계하여 스스로 탐내어 성내지 말며, 몸을 경계하여 악한
친구를 따르지 말 것이다. 무익한 말은 망령되이 하지 말 것이며, 자기에게
간섭되지 않는 일은 망령되이 하지 말 것이다. 오로지, 군왕을 받들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유덕(有德)한 자를 받들며, 현명한 자와
어리석은 자를 가리고 무식한 자를 용서하라.

(字義) ○戒는 경계할 계. ○嗔은 성낼 진. ○伴은 짝 반. ○妄은 망령될 망.
여기서는 부사로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예) 妄動, 妄發 ○干은 간섭할 간.
(예)干涉, 干與 ○尊은 높을 존. 첫번째 尊은 술어로 쓰인 것이고, 尊長의 尊은
명사로 쓰인 것이다. 특히 尊長은 지금까지도 쓰이는 단어이다. ○有德, 賢, 愚,
無識은 모두 그러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했다. 한문에서는 그런 예가
많으므로.. 마치 영어에서 the departed:죽은 사람. the poor: 가난한 사람. the
rich: 부유한 사람 하듯이..


   物順來而勿拒,物旣去而勿追,身未遇而勿望,事已過而勿思,聰明多暗昧,
   計算失便宜,損人終自失,依勢禍相隨,戒之在心,守之在氣

   일이 순순히 오거든 막지 말며, 일이 이미 자나갔거든 쫓지 말 것이다. 몸이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해도 바라지 말 것이요,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더이상
생각하지 말 것이다. 총명해도 어둡고 우매한 구석이 많으며, 미리 계산을 해서
(계획을 다 짜 맞춰 놓았더라도) 편의를 잃을 수 있는 것이니라. 남을
손상시키면 끝내는 내 자신이 손실을 입을 것이요, 일의 형세에 의존하면 화가
서로 따르리라. 경계하는 것은 마음에 있는 것이요, 지키는 것은 기에 있는
것이니라.

(字義) ○順은 좇을 순. 순응할 순. ○拒는 막을 거. ○已는 이미 이. ○過는
명사로는 "과오, 과실, 허물"이란 뜻이고, 술어로는 지날 과. ○昧는 어두울 매.
○便宜(편의)는 지금도 쓰이는 말이니 이해하리라고 본다. ○損은 덜 손. "~에게
손해를 끼치다. ~을 손상시키다"의 뜻이다. ○依는 의지할 의. ○A+在+B= A가
B에 있다. ○之는 "술어+之"가 명사구로 쓰인 것이다.


   爲不節而亡家,因不廉而失位,勸君自警於平生,可歎可警而可畏,
   上臨之以天鑑,下[Image]之以地祇,明有王法相繼,暗有鬼神相隨,
   惟正可守,心不可欺,戒之戒之

    절제(절약)하지 못해서 집안을 망치고, 청렴하지 못한데서 기인하여
(벼슬)자리를 잃게되는 법! 그대에게 권하노니, 평생 동안 이를 스스로
경계하여, 이를 탄식하는 것이 옳고, 이를 경계하는 것이 옳으며, 이를 두려워
하는 것이 옳도다. 위로는 천감(하늘의 거울)로 임하시고, 아래로는
지신(地神)이 살피나니, 밝은 곳에서는 왕법이 서로 이어지고, 어두운 곳에서는
귀신이 있어 서로 따르나니 오로지 바르게 살아야만 지킬 수 있는 것이요,
마음을 속일 수는 없는 것이다. 이를 경계하고 경계하라.

(字義) ○爲는 1)할 위 2)위할 위 3)될 위 4)~으로 삼다. 등등의 4가지 뜻이
있다. 이때 2)의 뜻이 파생되어 "이유"를 나타내기도 한다. 즉, "~을
위해서이다"에서 "~때문이다"로 의미가 확장되어 쓰이기도 한다. 위에서도 爲는
그 뒷문장 因과 댓구를 이루며 "이유"를 나타내는 뜻으로 쓰였다. ○節은 술어로
"절약(절제)할 절" 여기서는 不다음에 쓰였으므로 술어임을 짐작할 수 있다.
○勸은 권할 권. ○警은 경계할 경. ○可+술어= "할 수 있다"의 뜻이고 고어투로
번역하면 "~하는 것이 가(可)하다. ~하는 것이 옳다." 윗 문장에서는 후자를
택했다. ○臨之, 察之의 之는 어기조사에 불과하다. 마지막의 戒之도
마찬가지이다. ○祇는 지신(地神) 기. ○欺는 속일 기.

원문을 전문으로 다시 읽어 보기 바란다.

   紫虛元君誠諭心文曰,福生於淸儉,德生於卑退,道生於安靜,命生於和暢,
   患生於多慾,禍生於多貪,過生於輕慢,罪生於不仁,戒眼莫看他非,
   戒口莫談他短,戒心莫自貪嗔,戒身莫隨惡伴,無益之言莫妄爲,
   不干己事莫妄爲,尊君王孝父母,敬尊長奉有德,別賢愚恕無識,
   物順來而勿拒,物旣去而勿追,身未遇而勿望,事已過而勿思,聰明多暗昧,
   計算失便宜,損人終自失,依勢禍相隨,戒之在心,守之在氣,
   爲不節而亡家,因不廉而失位,勸君自警於平生,可歎可警而可畏,
   上臨之以天鑑,下[Image]之以地祇,明有王法相繼,暗有鬼神相隨,
   惟正可守,心不可欺,戒之戒之

正己篇終


  <第六篇 安分篇>


一.  景行錄云,知足可樂,務貪則憂

   경행록에 이르기를, 족함을 알면 즐거울 것이요, 탐하기를 힘쓰면 근심하게
되느니라.

(字義) *足은 족할 족. *務는 힘쓸 무. "~하기를(~에) 힘쓰다"의 뜻.


二.  知足者,貧賤亦樂,不知足者,富貴亦憂

   족함을 아는 자는 빈천해도 또한 즐거울 것이요, 만족함을 알지 못하는 자는
부귀해도 또한 근심만 하느니라.


三.  濫想徒傷神,妄動反致禍

   남상은(쓸데없이, 도에 넘치게 생각하는 것은) 한갓 정신만 상하게 할
것이요, 망동(망령된 행동)은 도리어 화(禍)에 이르게 되느니라

(字義) ○濫은 넘칠 람. 부사로 쓰일 때는 "함부로 ~하다. 도에 넘치게
~하다."로 의역한다. (예) 濫用, 濫發 ○徒는 부사로 "다만 도, 한갓 도" ○致는
이를 치. 致는 "~에 이르다"가 본 뜻이지만 의미가 확장되어 "~을 이루다. ~이
되다"는 뜻도 된다. 위에서도 "致禍"는 1차적인 의미는 화에 이른다는 뜻이자만,
결국 "화를 이룬다. 화가 된다"는 뜻이다. (예)雲登致雨 (千字文에 나오는
글귀인데 의역해 보길 바란다)


四.  知足常足,終身不辱,知止常止,終身無恥

   만족할 줄을 알아 늘상 만족해 하면 종신토록(몸을 마칠 때까지) 욕되지 않을
것이요, 그칠줄 알아늘상 적당한 선에서 그치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字義) ○辱은 욕될 욕. ○恥는 부끄러울 치. 수줍어한다는 뜻이 아니고, 
"치욕스럽다"는 뜻이다.


五.  書曰,滿招損,謙受益

   서전(書傳)에 이르기를, 가득차면 손해를 부르고, 겸손하면 이로움을
얻느니라.

(字義) ○招는 부를 초 (예)招待, 招魂


六.  擊壤詩曰,安分身無辱,知機心自閑,雖居人世上,却是出人間

   격양시에 이르기를, 안분하면(분수에 편안해 하면,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자연의) 기미를 알면 마음은 절로
한가로워지느니라. 비록 인간세상에 산다고 해도, 오히려 이것은 인간세상을
벗어난 것이로다.

(字義) ○이 문장은 詩이므로 2.3 2.3으로 끊어 읽고, 閑과 間은
운자(韻字)이다. 5언절구가 되겠다. ○機는 "베틀"이란 뜻도 있지만, "기미
기"의 뜻도 있다. (예)機會, 投機 ○心閑이란 표현도 한문에서는 자주 보인다.
○却은 도리어 각. ○是는 "~이다"의 뜻. 여기서 是는 지시대명사, "이 시"가
아니라 술어인 "~이다"의 뜻이다. 주어는 앞 문장의 글귀 전부이며, 이처럼
문맥상 是의 주어가 분명하면 주어를 쓰지 않는다. 위의 해석에서
"이것은"이라고 하여 지시대명사를 써 준 것은 是를 지시대명사로 보아 그렇게
번역한 것이 아니라, 다만 의역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말에 주어를 넣어준 것
뿐이다. ○却是~: 도리어 ~이다. ○出은 여러가지 형태로 쓰이는데, 우선
타동사로는 1)~을 내다. 2)~를 나가다. 3)~에서 나오다.(이때는 出於~라고
쓰기도 하지만, 於를 붙이지 않고 쓰는 경우도 많다) 자동사로는 1)~이 나다.
2)나오다(於를 붙여서). 위 문장에서는 "~를 나가다"의 뜻으로 쓰였다.

安分篇終


  <第六篇 存心篇>


一.  景行錄云,坐密室如通衢,馭寸心如六馬,可免過

   경행록에 이르기를, (사방이 막혀 있는) 밀실에 혼자 앉아 있더라도 (사방이
뚫린) 거리에 있는 듯이 하며, 한 마디의 작은 마음을 통제하는 것을 (제 멋대로
움직이려 하는) 여섯 필의 말을 부리듯이 하면, 허물을 면할 수 있으리라.

(字義) ○衢는 거리 구. ○馭는 말부릴 어. ○寸은 마디 촌. 길이의 단위로도
쓰인다.


二.  擊壤詩云,富貴如將智力求,仲尼年少合封侯,世人不解天意,空使身心半夜愁

   격양시에 이르기를, 부귀를 지력(智力)으로 구한다면, 중니(仲尼)같은 분은
나이 어려서 벌써 제후를 봉합하였으리라. 세상 사람들은 하늘의 뜻을 풀지
못하고(이해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한밤중에 심신을 근심하게 하느니라.

(字義) ○如는 1)만약 ~한다면(=若) 2)~와 같다(=若)의 뜻이 있다. 위에서는
1)의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다. ○富貴는 求의 목적어이다. ○仲尼는 孔子의
字이다. ○將은 "장차 장"으로 보아 미래시제로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將이
"가질 장"의 뜻이 있다. 즉, "~을 가지고서"(以)의 뜻이다. 여기서는 지력을
가지고서(將은 以와 같은 뜻이다) 부귀를 구한다고 해석했다. ○年은 "나이"란
뜻. (예)年長者, 年老 ○少는 1)(나이가) 어릴 소. 2)적을 소. 여기서는 1)의
뜻이다. ○위 시에서 공자와 같은 성인이라면 나이가 어려서 진즉에 일찍이
제후를 봉합하여 천자가 되었을 터인데도 천하를 다스리지 못한 것은 하늘의
뜻이란 것이다. ○解(해)는 "~을 깨닫다. ~을 이해하다"의 뜻. (예)理解, 解釋
○空(공)은 부사로 헛되이, 부질없이. 공연히. ○使+목적어+술어=~하여금 ~하게
하다. ○半夜는 한밤중이란 뜻의 한 단어이다.


三.  范忠宣公,戒子弟曰,人雖至愚,責人則明,雖有聰明,恕己則昏,
   爾曹,但當以責人之心,責己,恕己之心,恕人,不患不到聖賢地位也

   범 충선공이 자제들에게 경계하여 말씀하였다. 사람이 비록 지극히
어리석어도 남을 꾸짖는데는 밝고, 비록 총명함이 있어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는
어두우니라. 너희들은 다만 마땅히 남을 책(責)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책(責)하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면 성현의 지위에 이르지
아니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느니라. (그와 같이 하면 당연히 그런 지위에
이르기 마련이므로)

(字義) ○범 충선공은 북송(北宋)때의 재상. ○"술어+사람+曰"의 구문은 자주
쓰이는 문구이다. ○至는 술어로는 "~에 이르다"의 뜻이지만, 이와 같이
한정어로 쓰일 때는 (至가 명사나 서술어앞에 쓰일 때는) "매우, 지극히"의
뜻이다. ((예) - 서술어를 한정하는 경우) 至尊, 至高至順. ((예) - 명사를
한정하는 경우) 至誠, 至論 ○昏은 어두울 혼. ○曹는 무리 조. (예)法曹界.
法曹人, 吏曹, 兵曹, 戶曹. ○患은 뒤로 절을 받아(不到~位也까지) ~을
걱정하다, "be worried that~"의 의미이다. ○責은 꾸짖을 책. 責은 꾸짖는
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길을 가도록 요구하고 조른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옥편에 보면, "꾸짖을 책"외에 "조를 책, 구할(求) 책"이란 뜻도
있다. 여기서 조르고 구한다는 것은 이를 가리키는 뜻풀이이다. 孟子에 보면
"責善,朋友之道也"(善을 서로 권장하고 조르는 것은 친구간의 도리이다)이란
글귀가 아마도 이 責이란 뜻의 모태가 된 것 같다. 여기서 責善이란 善한 길로
가도록 서로 구하고 조른다는 뜻이다. 위의 문장에서도 단순히 꾸짖는 것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미를 더 확장시킬 수 있도록 責을 그 음(音)
그대로 옮겨보았다. (예)責望, 責善, 自責, 責任.


四.  子曰,聰明思睿,守之以愚,功被天下,守之以讓,勇力振世,守之以怯,
   富有四海,守之以謙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총명하고 생각이 밝아도 이를 어리석음으로 지키고,
공이 천하를 덮어도 이를 겸양으로 지키며, 용력이 세상을 떨칠지라도 이를
겁으로 지키고, 부(富)로 사해(四海-온 세상)가 있다고 해도 이를 겸손으로
지켜야 하느니라.

(字義) ○睿는 叡와 동자(同字)이다. "밝을 예" 슬기롭다는 뜻이다. (예)叡智
○被는 1)입을 피. 2)덮을 피. ○怯은 겁낼 겁. (예)卑怯


五.  素書云,薄施厚望者不報,貴而忘賤者不久

   소서에 이르기를, 박하게 베풀고 후하게 바라는 자는 보답이 없고, 귀해져서
천한 것을 잊는 자는 오래 가지 못하느니라.

(字義) ○薄은 얇을 박. ○厚는 두터울 후. ○久는 오랠 구. (예)長久, 永久


六.  施恩勿求報,與人勿追悔

   은혜를 베풀었거든 보답을 구하지 말 것이요, 남에게 주었거든 뉘우침을 쫓지
말 것이다. (나중에후회하지 말 것이다.)

(字義) ○與는 술어로 "줄 여" ○給與, 與信 ○悔는 뉘우칠 회. (예)後悔


七.  孫思邈曰,膽欲大而心欲小,知欲圓而行欲方

   손사막이 말하였다. 담력은 크게 하고자 하나, 마음은 작게 하고자 하노라.
지혜는 둥글게 하고자하나, 행동은 네모반듯하게 하고자 하노라.

(字義) ○손사막(孫思邈)은 당(唐)나라 때 사람. ○膽은 쓸개 담. 여기서는
과단성, 의지등을 비유한 말이라 하겠다. 따라서 위의 첫 구절은 뜻은 크게
갖고자 하나, 마음은 작게 하여 삼가고 경계한다는 뜻이다. ○圓은 둥글 원
○方은 술어로 "네모반듯하다. 방정(方正)하다"의 뜻이다. (예)품행이 方正하다.
○위의 두번째 구절은 지혜는 둥글게 하여 막힘이 없게 하고자 하나, 행동은
네모처럼 반듯하게 하고자 한다는 뜻이다.


八.  念念有如臨敵日,心心常似過橋時

   생각하고 생각하는 것은 적과 임해 있는 나날 같아야 할 것이요, 마음속
마음속은 항상 다리를 건너는 때와 같아야 할 것이다.

(字義) ○같은 말을 두 번 중복시켜서 쓰는 것은 한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용례이다. 리듬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특히 명사를 중복해서 쓸 때는
"모든~, ~마다"의 뜻이 된다. ○臨은 임할 림. (예)降臨, 臨終 ○似는 "같을
사"로 如와 쓰임새가 같다. ○過는 명사로는 허물, 지나침, 과오의 뜻이고,
여기서처럼 술어로는 "~을 지나다"의 뜻이다. 술어로는 1)(장소)~를 지나다.
2)지나치다. 과도하다. 3)과오를 저지르다. 실수하다. 등등의 뜻이 있다. ○橋는
다리 교. (예)橋梁, 漢江橋


九.  懼法朝朝樂,欺公日日憂

   법을 두려워하면 언제나 즐거울 것이요, 공중(公衆)을 속이면 날마다
근심하리라.

(字義) ○懼는 두려울 구. "~을 두려워하다"의 뜻이다. ○朝는 아침 조. ○公은
한가지 공. "공공(公共), 공중(公衆)"의 뜻이다. 이외에도 公은 주로 "공정하다,
공평무사하다"의 뜻으로 많이 쓰인다. ○欺는 속일 기.


十.  朱文公曰,守口如甁,防意如城

   주 문공께서 말씀하셨다. 입 지키기를 병과 같이 하고, 뜻 막기를 성과 같이
하라.

(字義) ○朱文公은 朱子를 지칭한다. 文은 시호이고 公은 존칭이다. ○甁은 병
병. 첫구절은 입을삼가하여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것을 깨지기 쉬운 병을 지키듯
하라는 뜻이다. ○防은 막을 방. 두번째구절은 뜻을 굳게 지녀, 그 뜻을 잃거나
다른 헛된 욕망에 빼앗기지 않도록 성문을 지키듯 하라는 뜻이다.


十一.  心不負人,面無慙色

   마음으로 남에게 지지 않으면 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느니라.

(字義) ○負는 1) (등에) 질 부 2) 질(패배할) 부. ○慙은 부끄러울 참.
○A+無+B= A에 B가 없다.


十二.  人無百歲人,枉作千年計

   사람중에 백세를 사는 사람이 없건만은 천년의 계교를 헛되이 잘못 짓는구나

(字義) *枉은 굽을 왕. 여기서는 부사로 쓰여다. *計는 계교 계.


十三.  寇萊公六悔銘云,官行私曲失時悔,富不儉用貧時悔,藝不少學過時悔,
   見事不學用時悔 醉後狂言醒時悔,安不將息病時悔

   구래공의 육회명에 이르기를, 벼슬자리에 있을 때 사사롭고 굽은 일을 행하면
(벼슬자리를) 잃었을때 뉘우칠 것이요, 부유할 때 씀씀이를 검소히 하지 않으면
가난해질 때 뉘우칠 것이고, 재주가 있으나 어려서 배우지 아니하면 때가 지났을
때 뉘우칠 것이요, 일을 보고 배우지 아니하면 쓸 때 뉘우칠 것이며, 술에 취한
후 함부로 말하면 술이 깰 때 후회할 것이고, 몸이 편안할 때 조심하지 않으면
병이 들었을 때 후회하리라.

(字義) ○이 육회명(여섯가지 후회를 담은 글)은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官은 벼슬 관. ○藝는 재주 예. ○少는 1)어릴 소 2)적을 소. 여기서는 1)의
뜻으로 "나이가 어리다"는 뜻이다. ○醒은 깰 성. (예)覺醒


十四.  益智書云,寧無事而家貧,莫有事而家富,寧無事而住茅屋,莫有事而住金屋,
   寧無病而食[Image]飯,不有病而服良藥

   익지서에 이르기를, 차라리 아무 일 없이 집이 가난할지언정 사고가 있으면서
집이 부유하게 하지는 말 것이요, 차라리 아무 일 없이 띠로 지은 집에 살망정
사고가 있으면서 금으로 된 집에 살지 말 것이며, 차라리 병이 없으면서 성긴
밥을 먹을지언정 병이 있으면서 좋은 약을 먹을 일이 아니로다.

(字義) ○寧은 1)안녕 녕 2)차라리 녕. 여기서는 2)의 뜻으로 쓰였다. ○莫은
금지사로 쓰였다. 마지막 귀절의 不도 금지사로 쓰였다. ○茅는 띠 모. 띠는
길쭉한 풀이름. ○큰글자는 성길 추, 거칠 추. ○服은 "~을 복용하다"는 뜻이다.
그 외에 1)입을 복. 2)복종할 복. ○良은 좋을 량. 여기서는 "어질 량"의 뜻이
아니다.


十五.  心安茅屋穩 性定菜羹香

   마음이 편안하면 띠로 지은 집도 편안한 것이요,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로우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穩은 편안할 온. (예)穩健, 不穩 ○菜는
나물 채. ○羹은 국 갱.


十六.  景行錄云,責人者不全交,自恕者不改過

   경행록에 이르기를, 남을 꾸짖는 자는 사귐을 온전히 하지 못하며, 스스로를
용서하는 자는 자신의 과오를 고치지 못하느니라.

(字義) ○者가 붙는 어귀가 주부(主部)가 된다. ○全은 不뒤에 쓰였으므로
술어임을 알 수 있다. 不+술어: ~하지 않는다. 全은 온전할 전.


十七.  夙興夜寐,所思忠孝者,人雖不知,天必知之,飽食煖衣,怡然自衛者,
   身雖安,其如子孫何

   숙흥야매에(아침 일찍 일어나 밤이 깊어 잠잘 때까지) 생각하는 바가 충효인
사람은 남이 비록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하늘은 반드시 알아줄 것이요,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옷을 입고는 이연하여(기뻐하여, 화락하여) 자신만을 지키는 자는
몸은 비록 편안할지라도 그의 자손은 어찌될 것인고?

(字義) ○夙은 아침일찍 숙. 이를 숙. ○興은 일어날 흥. ○寐는 잠잘 매.
○夙興夜寐는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이 깊어 잠잘 때까지라는 뜻으로 자주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所+타동사"는 ~하는 바. ~하는 것. 등등의 뜻으로
명사구를 이룬다. (예)所願, 所望, 所謂. ○衣는 "옷을 입다"는 뜻의 술어로
쓰였다. ○怡는 1)화(和)할 이. 2)기뻐할 이. 이연(怡然)은 종종 쓰이는
단어로서 기뻐하는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이며, 술어를 한정하는 부사로
쓰였다. ○然은 형용사나 동사 뒤에 붙어서 그 모양을 나타낸다. (예)泰然,
超然, 空然, 完然, 確然, 儼然, 杳然, 隱然, 偶然, 決然, 公公然 등으로
문장내에서는 주로 그 문장의 술어를 한정하는 "부사(副詞)"로 쓰이며, 때에
따라서는 명사 또는 술어로도 쓰인다. 이렇게 술어나 형용사 뒤에 然이 붙어서
단어를 이루는 말이 아주 많은데 이중에는 위에서 예를 든 것처럼 지금도 한
단어로 굳어져 쓰이는 낱말도 많으며, 고어(古語)에는 훨씬 더 이런 의태어들이
많다. 이런 낱말들은 그 뜻을 풀어서 해석하기 보다는 차라리 한 단어
해석해주는 것이 나을 듯하다. ○"其如子孫何"는 其子孫何如의 도치문으로 보면
될 것이다. 其는 소유격 대명사(his). ○何如는 직역하면 무엇과 같을 것인가?
즉, "어떻게 되겠는가?"의 뜻이다.


十八.  以愛妻子之心,事親則曲盡其孝,以保富貴之心,奉君則無往不忠
   以責人之心,責己則寡過,以恕己之心,恕人則全交

   처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버이를 섬기면 그의 효도를 곡진히 하는 것이요,
부귀를 지키는 마음으로 임금을 받들면 어딜 가더라도 불충하는 때가 없을
것이니라.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 자기를 꾸짖으면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면 사귐을 온전히 하게 될 것이니라.

(字義) ○事는 섬길 사. ○親은 어버이 친. ○則은 앞 문장을 가정으로
해석한다. (~하면..) ○無不+술어: ~하지 않는 것이 없다. 자주 쓰이는 문장
형태이다. ○"無往不+술어"는 한문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표현이다.
"어딜가더라도 ~하지 않음이 없다"의 뜻. 비슷한 예로 往대신 時나 適(갈 적)을
쓰기도 한다. 즉, 無時不+술어: 어느 때라도 ~하지 않는 것이 없다.
無適(而)不+술어: 適은 往과 같은 뜻으로 위의 의미와 같다. 때에 따라서
適(往)과 "不+술어"사이에 而를 넣기도 한다. ○寡+명사:~이 적다.


十九.  爾謀不臧,悔之何及,爾見不長,敎之何益 利心專則背道,私意確則滅公

   너의 도모함이 착하지 않으면 후회한들 어디에 이를 것이며(후회해도 아무
소용없다는 의미), 너의 보는 것이(식견이) 길지 아니하면 가르친들 무슨
이로움이 있으리요? 다만, 자기를 이롭게 하는 마음이 오로지 있으면 도를
배반하는 하는 것이며, 사사로운 뜻이 굳으면 공적인 것을 멸하게 되는
것이로다.

(字義) ○爾는 너 이. ○謀는 꾀할 모. 도모할 모. ○臧은 착할 장. ○之는
어기조사(語基助詞)이다. ○及은 이를 급. "何及"은 "아무 소용없다"는 의미로
잘 쓰이는 관용구이다. ○專은 오로지 전.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전일(專一)하다는 뜻이다. ○背는 등 배. 배반할 패. 背가 배반하다의 뜻일 때는
전통적으로 "패"라고 읽지만, 개인적인 생각에는 "배"로 읽어도 무방하리라
본다. (예)背信 ○公은 공변될 공. 공정하다. 공평무사하다는 뜻이다.


二十.  生事事生,省事事省

   일을 생기게 하면 일은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은 덜어지는 것이니라.

(字義) ○生은 타동사로 1)~에 살다. 2)~을 낳다. 자동사로는 1)생기다. 나다.
위 문장에서 첫번째 生은 타동사고 두번째 生은 자동사이다. ○省은 덜 생
(예)省略.

存心篇終


  <第八篇 戒性篇>


一.  景行錄云,人性如水,水一傾則不可復,性一縱則不可反,制水者必以堤防,
   制性者必以禮法

   경행록에 이르기를,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아서 물이 한 번 기울면 다시
주어담을 수 없듯이 성품도 한 번 놓으면(방종해지면) 되돌릴 수 없느니라. 물을
잡으려는 사람은 반드시 제방으로 할 것이요, 성품을 잡으려는 사람은 반드시
예법으로 하여야 할 것이다.

(字義) ○傾은 기울 경. ○則앞의 문구는 가정으로 해석한다. 1)~하면(if),
2)~할지라도(even if) 여기서는 문맥에 따라 1)의 뜻이다. ○不可+술어: 1)~할
수 없다. 2)~해서는 않된다. ○復은 회복할 복. ○縱은 놓을 종, 방종할 종.
○制는 잡을 제. 누를 제. 여기서 뜻이 파생되어 통제(統制)하다.
제어(制御)하다. 억제(抑制)하다의 뜻이 있다. 위의 문구에서도 그 파생된
뜻으로 여기면 된다. ○堤는 둑 제. (예)堤防


二.  忍一時之氣,免百日之憂

   일시적인 기분을 참으면 백일의 근심을 면하느니라.


三.  得忍且忍,得戒且戒,不忍不戒,小事成大

   참을 수 있으면 또 참고, 경계할 수 있으면 또 경계하라. 참지 않고,
경계하지 않으면 조그마한 일도 크게 되어버린다.

(字義) ○1)得+명사(구): ~을 얻다. 2)得+술어:~할 수 있다. 이 때 得은 可의
뜻으로 조동사가 된다.


四.  愚濁生嗔怒,皆因理不通,休添心上火,只作耳邊風,
   長短家家有,炎凉處處同,是非無相實,究竟摠成空

   우탁이 진노를 낳는 것은(어리석고 사리분별이 흐린 사람이 성내고 화내는
것은) 모두 일의 이치가 통하지 않는 데서 기인하는 것이다. 마음 위에 불을
더하지 말고, 단지 이변풍(귓가에 이는 바람)쯤으로 여길 것이로다. 장단(좋은
점과 나쁜 점)은 집집마다 있기 마련이요, 염량(세력의 성함과 약함)은 곳곳마다
같으니라. 시비(옳고 그름)은 모두 실한 것이 없는지라, 구경에는(필경에는,
결국에는) 모두 공(텅빈 것)이 되느니라

(字義) ○濁은 흐릴 탁. ○生은 "~을 낳다. 생기게 하다" ○嗔은 성낼 진.
○因은 인할 인 1)(뒤로 명사절을 받아서) 因+명사(구)절: ~에서 기인하다. ~에
때문에, ~으로 인하여. 2)(앞 문장을 받아서) 인하여, 그리하여, 그래서.
여기서는 1)처럼 因이 뒷구절을 받고 있다. 물론 명사로는 "원인"이라는 뜻이
있다. ○休+술어: 休는 "그칠 휴"로 금지사로 쓰인다. 즉, 莫, 勿, 毋와 같은
구실을 한다. ○添은 더할 첨. ○炎凉(염량)은 한 단어로서 비유적으로 세력의
성함과 약함을 의미한다. ○凉은 서늘할 량. ○實은 실할 실. 1)열매를 맺다.
2)가득차다, 실하다. 여기서는 2)의 뜻이다. ○究竟(구경)은 한 단어로 "결국,
필경(畢竟), 마침내"와 같은 뜻이다. ○究는 마칠 구. 물론 "궁구할 구"의
뜻으로도 쓰인다. ○竟은 마칠 경. ○摠은 "모두 총"으로 總과 같은 글자이다.
○成은 이룰 성. "~이 되다"의 뜻으로도 자주 쓰인다. (예) 成空, 成佛(부처가
되다).


五.  子張欲行,辭於夫子,願賜一言,爲修身之美,子曰,百行之本,忍之爲上,
   子張曰,何爲忍之,子曰,天子忍之,國無害,諸侯忍之,成其大,官吏忍之,進其位,
   兄弟忍之,家富貴,夫妻忍之,終其世,朋友忍之,名不廢,自身忍之,無禍害

   자장이 벼슬에 나아가서 뜻을 행하고자 선생님께 하직할 때 말하기를, 한
말씀 주시면 수신(修身)의 미덕으로 삼고자 하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백행의 근본은 참는 것이 으뜸이니라. 자장이 여쭈기를, 왜 참아야 하는
것입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害)가 없으며,
제후가 참으면 그 위대함을 이루고, 관리가 참으면 벼슬자리에 나아가게 되며,
형제가 참으면 집안이 부귀해지고, 부부가 참으면 그들의 세대를 잘 마칠
것이요, 친구들끼리 참으면 그 우정이라는 명분이 없어지지 않으며, 스스로
자신이 참으면 화와 해가 없기 때문이니라.

(字義) ○원문이 길어서 임의로 나누었다. ○子張은 공자의 제자이다. 논어
위정편(爲政篇)에도 자장이 공자에게 벼슬을 구하는 방법에 대해 묻는 대목이
보인다. ○辭는 1)말할 사 2)사양할 사, 사퇴할 사. 하직할 사. 윗문장에서는
하직하다는 뜻이다. ○夫子는 존칭. (예) 孔夫夫(=Confucius) ○願은 원할 원.
"願+명사절"로 윗 문장에서 願은 "賜一~~之美"까지 받는다. ○賜는 줄 사.
○爲는 1)될 위, 2)할 위, 3)위할 위("이유"의 뜻도 포함), 4)~으로 삼다,
여기다, 생각하다. "爲修身之美"에서 爲는 4)의 뜻이다. "忍之爲上"에서 之는
어기조사(語基助詞)이고, 爲는 1)의 뜻이다. "何爲忍之"에서 爲는 3)의 뜻이고
之는 역시 어기조사이다. ○何爲는 자주 쓰이는 관용구로서, 직역하면 "무엇을
위하여?"이고 이유를 나타내는 의문문이다. 즉, "무엇 때문에?, 왜?"의 뜻이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爲가 "될 위"의 뜻이 될 때도 있다. (참조 ☞입교편
11번째 문장). 다만 何爲는 주로 전자의 뜻으로 쓰이고 있음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위 문장에서 何爲를 후자의 뜻으로 해석하면 "무엇이 참는
것입니까?"이지만 뒷문장과 어울리지가 않는다. ○중간부터 공자가 참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문장은 모두 4.3 4.3의 글자수로 이루어져 읽을 때 리듬감을
느끼게 해준다.


   子張曰,不忍何如,夫子曰,天子不忍,國空虛,諸侯不忍,喪其軀,
   官吏不忍,刑法誅,兄弟不忍,各分居,夫妻不忍,令子孤,朋友不忍,情意疎,
   自身不忍,患不除,子長曰,善哉善哉,難忍難忍,非人不忍,不忍非人

   자장이 여쭙기를, 참지 않으면 어떠합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자가
참지 않으면 나라가 공허해지고, 제후가 참지 않으면 그 몸을 잃게 되고, 관리가
참지 않으면 형법으로 베이게 되고, 형제가 참지 않으면 각자 분거하게 되고,
부부가 참지 않으면 자식들로 하여금 외롭게 하며, 친구끼리 참지 않으면
정의(情意)가 소원해지고,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떠나지 않느니라. 자장이
선생님의 말씀을 다 듣고 나와 말하기를, 좋도다. 좋아. 참기가 어렵고도
어렵구나. 사람이 아니면 참지 못할 것이요, 참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로다.

(字義) ○何如는 관용구로서 직역하면, "~하는 것은 무엇과 같은가?" 즉, "~하면
어떠한가? ~하면 어떻게 되는가?"의 뜻이다. ○참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될지에
대해 공자가 서술하는 말씀도 4.3 4.3의 대칭을 이루며 리듬감을 준다. 이 때는
不忍之라 하지 않고 있는데 어기조사 之는 부정어(不)와는 잘 쓰이지 않을뿐더러
여기서는 4.3 4.3의 문귀수를 맞추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喪은 잃을 상.
○軀는 몸 구. ○刑은 형벌 형. ○誅는 벨 주. 꾸짖을 주. ○令은 사역동사로
使와 쓰임새가 같다. 즉, 令+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疎는 성길 소.
"성기다"에서 뜻이 파생되어 "(친분이나, 정감이) 소원(疎遠)하다"의 뜻으로도
잘 쓰인다. ○除는 제할 제. 제거(除去)하다의 뜻이다. ○哉는 감탄형 종결
어조사로 쓰인다. (예)快哉를 부르다. ○難+술어: ~하기 어렵다.

(다시 전문으로 읽어 보기 바란다)

   子張欲行,辭於夫子,願賜一言,爲修身之美,子曰,百行之本,忍之爲上,
   子張曰,何爲忍之,子曰,天子忍之,國無害,諸侯忍之,成其大,官吏忍之,進其位,
   兄弟忍之,家富貴,夫妻忍之,終其世,朋友忍之,名不廢,自身忍之,無禍害,
   子張曰,不忍何如,夫子曰,天子不忍,國空虛,諸侯不忍,喪其軀,
   官吏不忍,刑法誅,兄弟不忍,各分居,夫妻不忍,令子孤,朋友不忍,情意疎,
   自身不忍,患不除,子長曰,善哉善哉,難忍難忍,非人不忍,不忍非人


六.  景行錄云,屈己者,能處重,好勝者,必遇敵

   경행록에 이르기를, 자기를 굽히는 사람은 중요한 일을 잘 처리하고,
이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적을 만나느니라.

(字義) ○己는 1)몸 기 2)자기 기. 自는 바로 뒤에 술어와 붙어서 쓰이지만,
己는 목적어, 또는 주어로 쓰인다. (예)1) 自殺, 自重, 自明, (예)2)
己所不欲,勿施於人. ○處는 명사로는 곳 처. 술어로는 1)처할 처. 2)처리할 처.
○敵은 적 적.


七.  惡人罵善人,善人摠不對,不對心淸閑,罵者口熱沸,正如人唾天,還從己身墜

   악인이 선인을 꾸짖거든(매도하거든) 선인은 전연 대하지마라. 대하지
아니하면 마음이 청한해지며(깨끗하고 한가로와지며) 꾸짖는 자만 입이 뜨겁게
끓을 뿐이니, 이는 마치 꼭 사람이 하늘에 침을 뱉으면 도로 자기 몸을 따라
떨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니다.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으며 리듬감을 느껴 보기 바란다. ○罵는 꾸짖을
매. (예)매도(罵倒) ○摠은 總과 같은 글자로 "모두 총" ○淸閑(청한)은 자주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熱은 뜨거울 열. ○沸는 끓을 비 (예)여론이
비등(沸騰)하다. ○正은 이 문장에서처럼 부사로도 쓰인다. "正如~"는 "바로(꼭)
~과 같다"의 뜻이다. 이 문장에서 如는 문장의 끝까지 다 걸린다. ○唾는 침 타.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還은 이 문장에서 술어로 쓰인 것이 아니라 부사로
쓰였다. 還은 부사로 자주 쓰인다. "도로, 도리어, 다시"의 뜻이다. ○墜는
떨어질 추.


八  我若被人罵,佯聾不分說,譬如火燒空,不救自然滅,我心等虛空,摠爾飜脣舌

   내가 만약 남의 매도(罵倒)를 입더라도 거짓 귀머거리인체 하여 말을 나누지
말 것이니라. 그러면비유컨대 마치 불이 허공에서 타다가 끄지 않아도 자연히
소멸하게 되는 것과 같느니라. 내 마음은 허공과 같고, 모두 너만 홀로 입술과
혀를 뒤집어 제쳤다 펼쳤다 할 뿐이니라.

(字義) ○이 글귀 역시 2.3 2.3의 운율을 따라 끊어 읽는다. ○若은 1)만약
~한다면(if~), 만약 할지라도(even if~), 2)~와 같다. 如와 쓰임새가 같다.
○被는 입을 피. ○佯은 거짓 양. 佯+술어: 거짓으로 ~인 체하다. (예)佯狂
○聾은 귀머거리 롱. ○分說은 술목관계이다. 즉, 分이 술어이고, 說은 명사로서
목적어이다. ○譬는 비유할 비. "譬如~"는 관용구로 "비유컨대 ~와 같다"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燒는 탈 소. ○救火는 불을 구제한다. 즉, 불을 끈다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等은 같을 등. ○飜은 뒤집을 번. (예)飜復, 飜譯.
번역(飜譯)이란 말에서도 연상되듯이 飜자는 제쳤다 엎었다 한다는 뜻이다.
○脣은 입술 순.


九.  凡事留人情,後來好相見

   모든 일에 인정을 머물리면(유보하면) 후래에(장래에) 서로 좋게 보게
되느니라.

(字義) ○凡은 1)무릇 범 2)모든 범 3)범상할 범 ○留는 머무를 류. 타동사로
쓰이면 "~을 머물리다. ~을 유보(留保)하다"의 뜻이다. (예)留保, 留置.

戒性篇終


  <第九篇 勤學篇>


一.  子夏曰,博學而篤志,切問而近思,仁在其中矣

   자하께서 말씀하였다. 널리 배워서 뜻을 두터히 하고, 묻기를 절실히 하여
생각을 가까이 하면 인(仁)은 그러한 가운데에 있느니라.

(字義) ○子夏는 孔子의 제자. ○博은 넓을 박. 博學을 술목관계로 보는 것이
좋겠으나, 우리말에어색하므로 博을 부사로 해석했다. ○篤은 두터울 독. ○切은
1)끊을 절. 2)간절할 절. 절실할 절.○A+在+B= A가 B에 있다. ○矣는 종결형
어조사. ○참고로 위 글귀를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은 孔子의 말씀으로 되어
있으나, 이 글귀는 논어의 "子張篇"에 보이므로 子夏의 말씀으로 바꾸었다.


二.  莊子曰,人之不學,若登天而無術,學而智遠,若披祥雲而覩靑天,
   如登高山而望四海

   장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의 배우지 아니함은(사람이 배우지 않는 것은)
마치 하늘을 오르는데 아무런 재주도 없는 것과 같으며, 배워서 지혜가
심원해지는 것은 마치 상서로운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는 것과 같아서,
마치 높은 산에 올라가 사해(四海)를 내려다 보는 것과 같느니라.

(字義) ○人之不學에서 之는 관형격조사이다. 단, 위 문장에서는 우리말로
해석할 때 관형격조사로 하면 어색하므로 주격조사로 의역해주는 것이 좋다.
또는 어떤이는 之를 직접 주격조사로 보기도 하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之가
주격조사라기 보다는 관형격조사이며, 단지 우리말로 옮길 때 관형격으로
해석하면 어색할 경우가 종종 있을 뿐이며, 이럴 때 단지 之를 주격으로
의역해준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若은 1)만약 ~한다면(if), 만약
~하더라도(even if) 2)~와 같다. ○披는 헤칠 피. ○覩는 볼 도. 睹와 같은
글자이다. (예)目睹


三.  禮記曰,玉不琢,不成器,人不學,不知義

   예기에 이르기를, 옥은 쪼지 아니하면 그릇이 못되고, 사람은 배우지
아니하면 의(義)를 알지 못하느니라.

(字義) ○琢은 (옥)쪼을 탁. ○成器는 "그릇을 이루다" 즉, "그릇이 되다"는
뜻이다.


四.  太公曰,人生不學,冥冥如夜行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살면서 배우지 아니하면 어둡고 어두워 마치
밤에 길을 다니는 것과 같느니라.

(字義) ○冥은 어두울 명. (예)冥福


五.  韓文公曰,人不通古今,馬牛而襟

   한 문공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고금(古今)에 통달하지 못하면 말이나
소에게 옷을 입힌 것과 같으니라.

(字義) ○한 문공은 당송(唐宋) 8대가의 한 사람. ○而는 두 문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 때 而의 앞 문귀는 문장이나, 또는 단순히 명사구나 술어가 올
수도 있다. ○襟은 옷깃 금. ○큰글자는 옷자락 거. 여기서 금거(襟?)는 술어로
쓰였다.


六.  朱文公曰,家若貧,不可因貧而廢學,家若富,不可恃富而怠學,
   貧若勤學,可以立身,富若勤學,名乃榮光,惟見學者顯達,不見學者無成,
   學者乃身之寶,學者乃世之珍,是故,學則乃爲君子,不學則乃爲小人,
   後之學者,各宜勉之

   주 문공께서 말씀하셨다. 집이 만약 가난하더라도 가난으로 인하여 배우기를
그쳐서는 않되며, 집이 만약 부유하더라도 부유한 것을 믿고 배우기를 게을리
해서도 안되느니라. 가난하더라도 배우기를 부지런히 하면 그럼으로써(以)
입신할 수 있으며, 부유하더라도 배우기를 부지런히 하면 이름이 이내 영광될
것이로다. 배우는 사람이 현달한 것은 보았으되, 배우는 사람이 이룸이 없는
것은 보지 못했노라. 배우는 것은 이내 자신의 보배요, 배우는 것은 이내 세상의
보배로다. 이런 까닭에 배우면 이내 군자가 되는 것이요, 배우지 아니하면 이내
소인이 되는 것이니라. 뒤의 배우는 사람들은 각자 의당 이에 힘써야 하느니라.

(字義) ○朱文公은 朱子를 지칭한다. ○不可는 1)~할 수 없다(불가능) 2)~해서는
않된다(불가) 여기서는 2)의 뜻으로 不可다음의 전 문장을 받는다. ○因은 인할
인. 뒷문장을 받아서 "~에서 기인하다"의 뜻이다. ○恃는 믿을 시. ○可以는 한
단어로 보아 "~할 수 있다"로 해석해도 되고, 以가 앞 문장을 받는 것으로
보아도 된다. 위 번역에서는 후자를 택했다. ○"惟見學者顯達"에서 見學을 한
단어로 보고, "오직 보고 배우는 사람만이 현달해진다"라고 해석하면 안된다.
"惟見~, 不見~"의 대칭문이 종종 쓰이므로 見學을 붙여서 해석하면 안된다.
○"學者乃身之寶"에서 學者를 "배우는 사람"이라고 보면 문맥이 어색하므로 者가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學을 강조하는 말로 보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
者는 1)사람 자. 2)것 자. ○乃는 주어에 붙어서 서술어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문장의 접속사로도 쓰인다. "그리하여"의 뜻이다. ○宜는 "옳을 의"로 "의당,
마땅히"의 뜻이다. (예)便宜, 宜當, 時宜適切


七.  徽宗皇帝曰,學者,如禾如稻,不學者,如蒿如草,
   如禾如稻兮,國之精糧,世之大寶,如蒿如草兮,耕者憎嫌,鋤者煩惱,
   他日面墻,悔之已老

   휘종황제께서 말씀하셨다. 배우는 사람은 벼낟알 같고 벼같고, 배우지
아니하는 사람은 쑥같고 풀같도다. 벼낟알 같고 벼 같음이여! 나라의 정량(좋은
곡식)이요, 세상의 큰 보배로다. 쑥같고 풀같음이여! 밭가는 사람이 미워하고
싫어하며, 김매는 자가 번뇌하는 것이로다. 다른 날에 담장의 벽을 보고 서는
꼴이 되어서 후회해도 그 때는 이미 늙어버린 뒤일 것이로다.

(字義) ○휘종황제는 북송(北宋)때의 제 8대 임금. ○稻는 벼 도. ○蒿는 쑥 호.
○精은 정할 정. 깨끗할 정 ○糧은 곡식 량. ○嫌은 1)싫어할 혐.
(예)嫌惡(혐오). 2)의심할 혐. (예)嫌疑. ○鋤는 김맬 서. 명사로는 "호미"라는
뜻이다. ○煩은 번거로울 번 ○惱는 번뇌할 뇌. ○墻은 담 장. ○面墻은 "담벽을
보고 선다"는 말로 무식함을 비유한 말이다. 즉, 담을 보고 서면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으며 보이는 것도 없다. 논어에 공자의 말씀중에 이 面墻이란 말이
보인다. ○悔는 뉘우칠 회. ○已는 이미 이.


八. 子曰,學如不及,惟恐失之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기를 미치지 못하는 것 같이 할 것이요, 오직
잃을까를 두려워할지니라.

(字義) ○제가 가지고 있는 책에는 論語云이라고 시작하는데, 공자의 말씀이므로
子曰로 고쳤다.

謹學篇終


  <第十篇 訓子篇>


一.  景行錄云,賓客不來,門戶俗,詩書無敎,子孫愚

   경행록에 이르기를, 빈객(손님)이 찾아 오지 않으면 집안이 비속해지고
시서(시경과 서경)을 가르치지 아니하면 자손이 어리석어지느니라.

(字義) ○門戶는 지금도 자주 쓰이는 단어이다. (예)문호(門戶)를 개방하다.
戶는 지게 호. "지게"는 마루에서 방으로 드나드는 곳에 안팎을 두꺼운 종이로
바른 외짝문을 뜻한다. 결국 門은 집으로 들어서는 대문이나 집안 내에서
드나드는 나무짝 문들을 가리키고, 戶는 방문들을 가리키며 비유적으로 집안을
뜻한다. ○詩는 詩經을, 書는 書經을 뜻한다. ○愚는 어리석을 우.


二.  莊子曰,事雖小,不作不成,子雖賢,不敎不明

   장자께서 말씀하셨다. 일이 비록 작더라도 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자식이 비록 어질지라도 가르치지 아니하면 현명해지지 못하느니라.

(字義) ○雖는 비록 수. 일반적으로 雖앞에다가 주어를 쓴다. 즉 雖事小라고
영어식으로 쓰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賢은 어질 현.
(예)賢明


三.  黃金滿,不如敎子一經,賜子千金,不如敎子一藝

   황금이 상자에 가득찬 것은 자식에게 한 권의 책을 가르치는 것만 못하고,
자식에게 천금을 주는 것은 자식에게 한 가지 재주를 가르치는 것만 못하느니라.

(字義) ○滿은 ~에 가득차다. ○큰글자는 상자 영. ○經은 책 경. (예)聖經,
佛經, 經書 ○藝는 재주 예 ○不如+서술절:~하는 것만 못하다.


四  至樂,莫如讀書,至要,莫如敎子

   지극한 즐거움은 독서만한 것이 없고, 지극한 요체는(지극히 긴요한 것은)
자식 가르치는 것만 한 것이 없다.

(字義) ○至는 1)이를 지 2)지극할 지. 2)로 쓰일 때는 명사나, 술어앞에서
한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莫如: ~만한 것이 없다. (직역하면, ~와 같은 것이
없다) 莫은 1)금지사로서의 莫. 2)없을 막. ○莫如와 不如: 어떤 책에서는 이 두
관용구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나, 제가 볼 때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莫如는
주로 뒤에 짧막한 명사구가 와서 "~와 같은 것이 없다"의 뜻이고, 不如는 뒤에
명사구 또는 서술문이 와서 "~만 못하다," "~하는 것만 못하다"의 뜻이다.
○要는 여기서 명사로 쓰였다.


五.  呂滎公曰,內無賢父兄,外無嚴師友,而能有成者,鮮矣

   여형공께서 말하였다. 안으로는 어진 부형(어버이와 형)이 없으며, 밖으로는
엄한 사우(스승과 벗)이 없으면서 능히 성공을 거둔 자는 드무니라.

(字義) ○內~~,外~~의 댓구문 형식을 파악하면 해석하기 쉽다. ○鮮은 드물 선.
"~~者,鮮矣" 구문은 "~하는 사람(~하는 것)이 드물다"로 자주 쓰이는 관용구이다.


六.  太公曰,男子失敎,長必頑愚,女子失敎,長必疏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남자가 가르침을 잃으면 커서 반드시
완우해지고(둔하고, 어리석어지고) 여자가 가르침을 잃으면 커서 반드시
추소해지느니라(거칠고 솜씨가 없어지느라)

(字義) ○頑은 완고할 완. 어리석을 완. (예)頑固, 頑愚 ○序 성길 추.


八.  男年長大,莫習樂醉,女年長大,莫令遊走

   남자 나이가 장대해지거든(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면) 풍악과 술먹고 취하는
것을 배우지 말고, 여자 나이가 장대해지거든 밖으로 놀아 다니게 하지
말지니라.

(字義) ○年은 1)해 년. 2)나이 년. ○樂은 풍류 악. ○令은 "하여금 령."
令+(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使와 같음.


九.  嚴父出孝子,嚴母出孝女

   엄부(엄한 아버지)는 효자를 내고, 엄모(엄한 어머니)는 효녀를 내느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아래 글귀들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出은
타동사로 1)(장소)~를 나가다. (예)出所, 出監, 出家. 2)~을 내다. (예)出産,
出兵, 出師(師는 "군대"라는 뜻이다)


十.  憐兒多與棒,憎兒多與食

   아이를 어여삐 여기거든 몽둥이(매)를 많이 주고, 아이를 미워하거든 밥을
많이 주라.

(字義) ○憐은 어여삐여길 련. 불쌍히여길 련. "어여삐 여긴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뜻이 아니고, 고어(古語)로 불쌍히 여긴다는 뜻이다. (예)可憐,
憐憫. ○棒은 몽둥이 봉. ○與는 줄 여.


十一.  人皆愛珠玉,我愛子孫賢

   사람들은 모두 주옥을 사랑하나, 나는 자손이 어진 것을 사랑하느니라.

訓子篇終


  <第十一篇 省心篇.上>


一.  景行錄云,寶貨,用之有盡,忠孝,享之無窮

   경행록에 이르기를, 보화(寶貨)는 쓰면 다함이 있으나, 충효(忠孝)는 누려도
무궁하니라.

(字義) ○貨는 재물 화. ○A+有+B: A에 B가 있다. ○享은 누릴 향. ○窮은 궁할 궁.


二.  家和貧也好,不義富如何,但存一子孝,何用子孫多

   집안이 화목하면 가난하여도 좋은 것이요, 의롭지 아니하면 부유함이
무엇이더냐? 단지 효도하는 자식이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 자손이 많으면
또 무슨 소용이더냐?

(字義) ○윗 문장은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如何는 자주 쓰이는 관용구로,
"무엇과 같은가? 어떠한가?"의 뜻이다. 何如로도 쓴다. ○存은 주로 자동사로
"(죽지 않고) 존재하다.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의 뜻이지만, 타동사로도
종종 쓰인다. "~을 지니다. ~을 간직하다"의 뜻이다. 여기서는 자동사로 봐도
좋고, 타동사로 봐도 좋다. ○何用~: ~이 무슨 소용인가? ~을 어디에 쓰랴?


三.  父不憂心因子孝,夫無煩惱是妻賢,言多語失皆因酒,義斷親疎只爲錢

   아버지가 마음을 근심하지 않는 것은 자식이 효도하는데서 기인하는 것이요,
지아비가 번뇌함이 없는 것은 지어미가 어질기 때문이다. 말이 많아 말을 잃는
것은(실언하는 것은) 모두 술에 기인하는 것이요, 의가 끊기고 친함이 성겨지는
것은 다만 돈을 위해서이다.(돈 때문이다.)

(字義) ○이 문장은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因은 인할 인. 뒤에
명사구(절)을 받아서 :"~에서 기인하다"의 뜻이다. ○煩은 번거로울 번. ○惱는
번뇌할 뇌. ○是는 "~이다"(is)의 뜻이다. 여기서는 문맥상 이유로 해석하는
것이 좋겠다. 직역하면, "지아비가 번뇌가 없음은 처가 어질어서다" ○爲는 위할
위. 뒤로 명사(구)절을 받아서 "~때문이다"라고 해석될 경우도 종종 있다.


四.  旣取非常樂,須防不測憂

   이미 평상의 것이 아닌 즐거움을 취하였거든 모름지기 (앞으로 닥칠) 헤아릴
수 없는 근심을 막아야 할지니라.

(字義) ○윗 글은 2.3 2.3으로 끊는다. ○須(수)는 "모름지기 ~해야한다"의
뜻이다. ○測은 헤아릴 측. (예)測量, 測定


五  得寵思辱,居安慮危

   총애를 얻으면 욕될 것을 생각하고, 편안한 곳에 거하거든 위험해질 것을
생각할지니라

(字義) ○윗 글은 2.2 2.2로 끊는다. ○寵은 사랑할 총.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음) (예)寵愛. ○慮는 생각할 려.


六  榮輕辱淺,利重害深

   영화(榮華)가 가벼우면 욕됨이 얕고, 이익이 중하면 손해가 깊느니라.

(字義) *역시 2.2 2.2로 끊는다.


七.  甚愛必甚費,甚譽必甚毁,甚喜必甚憂,甚贓必甚亡

   심히 사랑하면, 반드시 심히 허비하게 되고, 심히 기리면(칭찬하면) 반드시
심히 헐게 되고, 심히기뻐하면 반드시 심히 근심하게 되고, 심히 뇌물을 받으면
반드시 크게 망하느니라.

(字義) ○甚은 심할 심. 甚은 술어로도 쓰이고, 이 문장에서처럼 부사로도 자주
쓰인다. "매우, 심히"(very, much)의 뜻이다. ○費는 쓸 비. ○譽는 기릴 예.
○毁는 헐 훼. ○贓은 장물 장, 뇌물받을 장. (참고) 윗 글은 노자
도덕경(老子道德經), 44章에 "甚愛必大費,多藏必厚亡"이라는 글귀에서 따온
듯하다. 윗 글에서는 贓이라고 하였는데 문맥상 어색하게 느껴진다.
도덕경에서처럼 藏으로 본다면 "심히 감추면 크게 잃게 된다"로 보는 편이 나을
듯도 하다. 亡은 고어(古語)에서 흔히 "없을 무"의 뜻으로 자주 쓰이는
글자이다.


八.  子曰,不觀高崖,何以知顚墜之患,不臨深淵,何以知沒溺之患,
   不觀巨海,何以知風波之患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높은 낭떠러지를 보지 않고서 무엇으로서 엎어져
떨어지는 근심을 알 것이요? 심연(깊은 연못)에 임하지 아니하고서 무엇으로서
물에 빠져 죽는 근심을 알 것이요? 큰 바다를 보지 않고서 무엇으로서 풍파의
근심을 알겠는가?

(字義) ○崖는 낭떠러지 애. ○何以는 자주 쓰이는 관용구로서 "무엇으로서,
어떻게"의 뜻이다. ○顚은 엎드러질 전. (예)顚覆. ○墜는 떨어질 추. ○溺은
빠질 닉. (예)溺死, 耽溺


九.  欲知未來,先[Image]已往

   미래를 알고 싶으면 이미 지난 일들을 먼저 살필지니라.

(字義) *已는 이미 이. *往은 갈 왕. *已往은 지금도 자주 쓰이는 단어이다.


十.  明鏡所以形,往古所以知今

   밝은 거울은 형체를 살필 수 있는 방도이며, 지난 과거는 현재를 알 수 있는
방도이니다.

(字義) ○鏡은 거울 경. ○所以도 자주 쓰이는 관용구이다. "所以+술어"에서
所以를 한 단어로 보아, 방법 또는 이유로 해석한다. ○形은 명사로는 모습 형.
술어로는 나타날 형.


十一.  過去事,如明鏡,未來事,暗似漆

   과거사(지나간 일)은 밝은 거울과 같고, 미래사(아직 오지 아니한 일)은
어둡기가 옻과 같도다.

(字義) *漆은 옻 칠 (예)漆黑, 漆器.


十二. 明朝之事,薄暮不可必,薄暮之事,時不可必

   명조의 일을(내일 아침의 일을) 박모에(땅거미가 질 무렵에) 반드시 꼭
그렇게 된다고 할 수 없는 것이요, 박모의 일을 포시에(오후 세네시 경에)
반드시 꼭 그렇게 된다고 할 수 없느니라.

(字義) ○明朝(명조)는 한 단어로 "내일 아침"이란 뜻이다. (예)明年(내년),
明日(내일), 明春(내년 봄), 今明間(오늘 내일 사이에, 조만간) ○薄暮(박모)도
한 단어이다. "땅거미가 질 무렵의 저녁 때"를 뜻한다. ○薄은 엷을 박. ○暮는
저녁 모. ○曙는 신시 포. (申時:오후 3~5시정도) ○必은 여기서 술어로 쓰였다.
(예)期必코 ~하다.


十二.  天有不測風雲,人有朝夕禍福

   하늘에는 헤아릴 수 없는 바람과 구름이 있고, 사람에게는 조석으로 화복이
있느니라.

(字義) *(A+)有+B= (A에) B가 있다.


十三  未歸三尺土,難保百年身,已歸三尺土,難保百年墳

   삼척토(석자되는 흙)에 돌아가지 아니하고(즉, 죽지 않고) 백년의 몸을
지키기는 어려운 것이요, 이미 삼척토에 돌아갔어도(즉, 이미 죽었어도) 백년의
무덤을 지키기가 어려우니라.

(字義) ○윗 문장은 2.3 2.3으로 끊는다. ○難+술어: ~하기 어렵다. ○已는 이미
이. ○墳은무덤 분. (예)封墳.


十四.  景行錄云,木有所養,則根本固而枝葉茂,棟樑之材成,
   水有所養,則泉源壯而流波長,灌漑之利博,
   人有所養,則志氣大而識見明,忠義之士出,可不養哉

   경행록에 이르기를, 나무에 기르는 바가 있으면 나무의 뿌리가 굳고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동량(기둥과 들보)의 재목이 이루어진다. 물에 기르는 바가
있으면 샘의 근원이 장대해지고 흐르는 물줄기가 길어져 관개(灌漑)의 이로움이
넓어진다. 사람에게 기르는 바가 있으면(수양하면) 지기(志氣)가 커지고
식견(識見)이 밝아져서 충의(忠義)의 선비가 나니, 어찌 기르지 않을 수
있으리오?

(字義) ○문장의 대칭 구조를 파악하면서 읽으면 해석하기가 한결 쉽다.
○則앞의 문구는 가정(if, even if)의 뜻으로 번역한다. ○茂는 무성할 무.
○棟은 기둥 동. ○樑은 들보 량. 梁과 같음. ○壯은 장할 장. ○波는 물가닥
파. ○灌은 물댈 관. ○漑는 물댈 개. ○哉는 감탄형 어조사.


十五. 自信者,人亦信之,吳越皆兄弟,自疑者,人亦疑之,身外皆敵國

   자신을 믿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믿어주니, 오(吳)나라와 월(越)나라 같은
적국도 다 형제가 될 수 있으며, 자신을 의심하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의심하니, 자기 몸 외에는 모두가 적국이 되느니라.

(字義) ○역시 문장이 댓구를 이룬다. ○吳越은 두 나라가 오랜 동안 적대국으로
싸워온 것을 말한다. ○疑는 "~을 의심하다"의 뜻.


十六.  疑人莫用,用人勿疑

   사람을 의심하거든 쓰지 말 것이요, 사람을 쓰거든 의심치 말 것이다.


十七.  諷諫云,水底魚天邊雁,高可射兮低可釣,惟有人心咫尺間,咫尺人心不可料

   풍간에 이르기를, 물 밑의 고기와 하늘가의 기러기는 아무리 높아도 활로 쏠
수 있고, 아무리 낮아도 낚을 수 있으나, 오직 사람의 마음은 지척간에 있는데도
지척의 사람 마음을 헤아릴 수가 없구나.

(字義) ○底는 명사로, 밑 저 ○低는 술어로, 낮을 저, ○邊은 가 변. ○雁은
기러기 안. ○釣는 낚을 조. ○兮는 두 문장이 댓구를 이룰 때 주로 쓰이는
감탄형 어조사이다. ○料는 헤아릴 료.


十八.  畵虎畵皮難畵骨,知人知面不知心

   호랑이를 그리되 겉 가죽은 그려도 뼈를 그리기는 어렵고, 사람을 알되
얼굴은 알아도 마음을 알지 못하노라.

(字義)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畵는 그림 화. 술어로는 그릴 화. *難+술어:
~하기 어렵다.


十九.  對面共語,心隔千山

   대면하고(얼굴을 맞대고) 함께 말을 해도 마음은 천산(千山)을 격(隔)해
있구나.

(字義) ○對는 대할 대. 마주볼 대. ○共은 부사로, "함께 공" ○隔은 막힐 격.
~을 격(隔)하다. ~에 가로 막혀 있다. (예)遠隔.


二十.  海枯終見底,人死不知心

   바닷물이 마르면 마침내 그 밑을 볼 수 있으나, 사람은 죽어도 그 마음은
알지 못하느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枯는 마를 고. (예)枯死. ○終은 술어로는
"마칠 종," 부사로는 "마침내, 끝내"의 뜻이다. 終이 이 문장처럼 부사로 쓰이는
예가 아주 많다.


二十一.  太公曰,凡人不可逆相,海水不可斗量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범인(평범한 사람, 보통사람)은 상(타고난 바탕)을
거스릴 수 없으며, 바닷물은 말로 헤아릴 수 없느니라.

(字義) ○凡은 1)무릇 범. 2)모든 범. 3)범상할 범. ○相은 볼 상, 바탕 상.
(예)樣相, 觀相, 사건의 眞相. ○量은 헤아릴 량. ○不可+술어= 1)~할 수 없다.
2)~해서는 않된다. 윗문장에서는 1)의 뜻이다.


二十二.  景行錄云,結怨於人,謂之種禍,捨善不爲,謂之自賊

   경행록에 이르기를, 남에게 원한을 맺는 것, 그것을 일러 "화를 심는
것"(種禍)이라 하고, 선을 버리고 하지 않는 것, 그것을 일러 스스로를 해치는
것(自賊)이라고 한다.

(字義) ○之는 어기조사(語氣助詞)이다. ○種은 명사로는 "씨 종" 술어로는
"심을 종" ○賊은 명사로는 도적 적. 술어로는 해칠 적. (예)盜賊, 逆賊


二十三.  若聽一面說,便見相離別

   만약 한 쪽 편의 말만 듣는다면, 불현듯 상대방이 서로 이별하는 것을
보리라.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若은 1)만약 ~하면(if), 만약 ~할지라도(even
if) 2)~와 같다. ○便(변)은 부사로 "문득, 곧, 별안간, 불현듯"의 뜻이다.


二十四.  飽煖思淫慾,飢寒發道心

   배 부르고 따뜻하면 음탕한 욕구를 생각하며, 주리고 추으면 도심(道心)을
일으킨다.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飢는 주릴 기. 饑와 같다. *發은 일으킬 발.


二十五.  疏廣曰,賢人多財,損其志,愚人多財.益其過

    소광이 말하였다. 어진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그의 뜻을 손상시키고,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그의 허물을 더하느니라.

(字義) ○소광은 사람이름. ○多+명사(구): ~이 많다. ○損은 덜 손. "손해,
손상을 주다"는 뜻이다. ○其는 賢人과 愚人을 각각 받는 소유격 대명사(his).
○益은 더할 익.


二十六.  人貧智短,福至心靈

   사람이 가난하면 지혜가 짧어지고, 복이 이르면 마음이 영통하여지느니라.

(字義) *靈은 술어로는 신통할 령, 영통할 령.


二十七.  不經一事.不長一智

   한가지 일을 지나지 않으면(즉, 격지 않으면, 경험하지 않으면) 한가지의
지혜를 기르지 못하느라.

(字義) ○經은 지날 경. 타동사로는 "~을 겪다. ~을 경험하다"의 뜻이다.
(예)經過, 經驗. ○長은 술어로는 1)오래되다. 길다. 2)~을 기르다. 3)~의
우두머리(長)이 되다. 등등의 뜻이 있다. 여기서는 2)의 뜻이다.


二十八.  是非終日有,不聽自然無

   시비는 종일토록 있지만, 듣지 않으면 자연히 없는 것이 되느니라.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是는 1)옳을 시 2)~이다(is).
3)지시대명사·형용사(이는 흔한 용법은 아니다) 등등의 뜻이 있다. ○終日은
"하루를 마치다"의 뜻. ○~~有,~~無의 대칭구조는 한문에서 흔히 쓰이는
댓구문이다. 예를 들면, 有無대신에 "~~難,~~易" "~~多,~~少"등등의 대칭구조는
흔히 쓰인다.


二十九.  來說是非者,便是是非人

   찾아와서 시비(是非)를 말하는 자가 곧 그가 바로 시비(是非)하는 사람이다.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便은 곧 변. 문득 변. 便是는 "곧(문득,
별안간, 불현듯) ~이다"의 뜻이다. 이때 是는 "~이다(is)"의 뜻이다. 是가
이처럼 부사(또는 대명사)에 붙어서 같이 쓰이는 예가 많다. 예를 들면,
只是~~:단지 ~이다. 總是~~:모두 ~이다. 都是~~:모두 ~이다. 却是~~:도리어
~이다. 還是~~:도로 ~이다. 등등.


三十.  擊壤詩云,

   平生不作皺眉事,世上應無切齒人,有名豈在鐫頑石,路上行人口勝碑

   격양시에 이르기를, 평생에 눈섭 찌푸릴 일을 만들지 않으면 세상에 응당
이를 가는 사람, 즉 원수를 맺는 사람이 없을 것이로다. 유명함이 어찌 단단한
돌에 (이름을) 새기는데 있으리오? 노상(路上)의 행인의 입이 비석보다
나으니라.

(字義) ○4.3 4.3으로 끊는다. ○皺는 주름질 추. ○眉는 눈섭 미. ○應(응)은
부사로 "응당(應當), 마땅히"의 뜻. ○切은 끊을 절. ○名은 단순히 "이름"이란
뜻 외에, "명성, 명예"의 뜻으로도 확장되어 쓰인다. ○豈는 어찌 기. ○鐫은
새길 전. ○頑은 완고할 완. 어리석을 완. ○勝은 이길 승. 나을 승.


三十一.  有麝自然香,何必當風立

   사향이 있으면 자연히 향기롭거늘 하필이면(어찌 반드시) 바람에
당하여(바람을 맞아) 설꼬?

(字義) ○麝는 사향노루 사. 향료의 재료로 쓴다. ○何必은 관용표현으로 "어찌
반드시"의 뜻이다.현대에도 쓰이는 표현이니 어색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當(당)은 부사로는 "마땅히, 응당"의 뜻이고, 술어로는 "(상황, 때, 처지)~를
당하다. ~에 닥치다"의 뜻이다. 當風은 "바람을 당하여, 바람을 맞아"의 뜻이다.


三十二.  有福莫享盡,福盡身貧窮,有勢莫使盡,勢盡寃相逢,
   福兮常自惜,勢兮常自恭,人生驕與侈,有始多無終

   복이 있을 때 누리어 다하지 말라. 복이 다하면 몸이 궁해지니라. 권세가
있거든 다하게 하지 말라. 세력이 다하면 원수를 상봉하느니라. 복이란 항상
스스로 아껴야 하며, 권세란 항상 스스로 공손히 부려야 하느니라. 사람이
살면서 교만과 사치는 시작은 있되, 끝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窮,逢,恭,終은 모두 운을 맞춘 글자들이다)
○享은 누릴 향. ○窮은 궁할 궁. ○使+(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寃은 원통할 원. 주로 "원통(寃痛)하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명사로 "원수"란
뜻도 있다. 이 문장에서는 원수 또는 원통함, 그 어느 것으로 보아도 좋을 듯
하다. ○兮는 주로 댓구문에서 댓구를 이루는 명사(구)뒤에 붙여서 감탄형으로
쓰인다. ○惜은 아낄 석. 여기서는 목적어가 福이다. ○恭은 공순할 공.
여기서는 勢를 목적어로 갖는다. ○驕는 교만할 교. ○侈는 사치할 치.
○與(여)는 술어로는 1)~을 주다. ~에게 주다. 2)~와 더불다. 여기서는
"~와(and)"의 뜻이다. ○多+명사(구):~이 많다.


三十三. 王參政四留銘,留有餘不盡之巧,以還造化,留有餘不盡之祿,以還朝廷,

留有餘不盡之財,以還百姓,留有餘不盡之福,以還子孫

   왕참정의 4류명(4가지 보류해야 할 것을 적은 글)에 이르기를,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아니한 재주를머물리어(남겨두어, 유보하여) 신의 조화(造化)에 돌려
주고,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아니한 녹(祿)을머물림으로써(以) 조정에 되돌려
주고,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아니한 재물을 머물림으로써(以) 백성에게 되돌려
주고,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아니한 복을 머물리어 자손에게 되돌려 줄지니라.

(字義) ○留는 머무를 류. 타동사로는 "~을 유보하다. ~을 남겨두다. ~을
두다"의 뜻이다. (예)留保, 留置. ○巧는 재주 교. ○以는 바로 앞 구절을
받는다. 위 해석을 참조. ○祿은 봉록 록. 옛날 벼슬아치들이 받는 녹봉(祿俸),
즉 지금의 "봉급"을 말한다. (예)祿俸


三十四.  黃金千兩,未爲貴,得人一語,勝千金

   황금 천 량이 귀한 것이 아니요, 덕인(德人)의 한마디 좋은 말이 천금보다
나으니라.

(字義)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爲는 될 위. (become, is). ○得은
고어(古語)에서 德과 통용되었다. 여기서도 得을 德으로 보는 것이 앞귀절의
황금천량과 대구를 이루어 자연스럽다. 또는 得을 "얻을 득"으로 보아 "남의
좋은 한마디 말을 얻는 것이 천금보다 낫다"라고 해석해도 된다. 得이 德과
통용되었기에 朱子는 논어집주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주(註)로 달고 있다.
"德之爲言,得也,行道而有得於心也" (德이란 말은 얻는다는(得) 것이니, 道를
행하여 마음에 얻음이 있는 것이다) ○勝은 이길 승. 나을 승.


三十五.  巧者拙之奴,苦者樂之母

   교(巧, 재주)라는 것은 졸(拙, 서투름)의 종이요, 고(苦, 고생)이란 것은
낙(樂, 즐거움)의 어머니이다.

(字義) ○者는 여기서 "~라는 것"의 뜻으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1)사람 자. 2)것 자. (예) 前者, 後者. ○巧는 재주 교. (예)巧妙 ○拙은 졸렬할
졸. 巧와 대비되는 말이다. (예)拙劣, 拙作


三十六.  小船不堪重載,深逕不宜獨行

   작은 배는 무겁게 실은 것을 견디지 못하고, 깊고 좁은 길은 의당 홀로
다녀서는 않되느니라.

(字義) ○堪은 견딜 감. (예)堪耐. ○逕은 좁은길 경. 참고로, 크고 바른 길은
道이고, 그 보다 작은 길은 路이고, 길이라고 여길 수도 없는 샛길은 逕이다.
따라서 흔히 道는 군자가 행하여야 할 길이고, 逕은 군자가 걸어서는 안되는
길이란 의미로 비유적으로 자주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逕은 좁은 샛길이므로
"지름길"이란 뜻도 있다. 逕과 徑은 통하는 글자이다. ○宜(의)는 부사로서,
"의당, 마땅히"의 뜻.


三十七.  黃金未爲貴,安樂値錢多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요, 안락이 돈 많은 것에 해당하느니라.

(字義) ○値는 명사로는 "값 치," 술어로는 "만날(遇) 치, 당(當)할 치"이다. 윗
문장에서는 술어로 보는 것이 옳을 듯 해서 술어로 번역했다. 현대에는 물론
명사로밖에 쓰이지 않는다. (예)價値, 限界値. ○錢은 돈 전.


三十八.  在家不會邀賓客,出外方知少主人

   집에 있을 때 빈객(손님)을 맞아 모실줄 모르면 밖에 나가서 그제서야
(자신을 맞아줄) 주인이 적은 줄을 알게되느니라.

(字義) ○邀는 맞을 요. (예)邀擊機. ○少+명사(구): ~이 적다. ○方은 바야흐로
방. (예)方今


三十九.  貧居鬧市無相識,富住深山有遠親

   가난하면 시끄러운 시장에 살아도 서로 아는 사람이 없고, 부유하면 깊은
산에 살아도 먼 곳에 친함이 있느니라.

(字義) ○居(거)~:~에 살다. ~에 있다(거하다). ○住(주)~: ~에 살다. ○鬧는
시끄러울 뇨. ○親은 1)친할 친. 2)어버이 친. 3)친척 친. 부사로는 4)친히 친.
윗 문장에서 遠親은 먼 곳의 친구, 또는 먼 곳의 친척, 그 어느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四十.  人義,盡從貧處斷,世情,便向有錢家

   사람의 의리는 모두 가난한 곳으로 부터 끊어지고, 세인(世人)의 정은 곧 돈
있는 집을 향하느라.

(字義) ○盡은 1)다할 진. 2)모두 진 ○從은 1)따를 종. 2)"~로 부터"의 뜻도
있다. 여기서는 2)로 보는 것이 좋다. ○便은 문득 변. 곧 변. ○向은 향할 향.


四十一.  寧塞無底缸,難塞鼻下橫

   차라리 밑이 없는 항아리를 막을 수는 있을지언정 코 아래의 가로로 빗긴 것,
즉 입을 막기는 어려우니라.

(字義) *寧은 차라리 녕. *塞은 막을 색. *缸은 항아리 항. *橫은 가로 횡. 빗길 횡.


四十二.  人情,皆爲窘中疎

   인정은 모두 군색한 가운데 소원하게 되느니라.

(字義) ○爲는 될 위. ○窘은 군색할 군. (예)窘塞 ○疎(소)는 성기다. (친함이)
소원해지다.


四十三.  郊天禮廟,非酒不享,君臣朋友,非酒不義,鬪爭相和,非酒不勸,
   故,酒有成敗而不可泛飮之

   교외(郊外)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사당에 예를 올릴 때는 술이 아니면
드리지 아니하고, 군신사이와 붕우사이에는 술이 아니면 의롭지 아니할 것이요,
싸우고 나서 서로 화해함에는 술이 아니면 권하지 아니하느니라. 고로, 술에는
성패(成敗)가 있는 것이니, 함부로 술을 자빠지도록 마셔서는 않되느니라.

(字義) ○郊는 지금은 주로 "들 교"의 뜻으로만 쓰이나 ((예) 郊外, 近郊),
옛글엔 성곽밖의 들로 나가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물론 여기서도
술어로 쓰였다. ○禮도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廟는 사당 묘. ○享은 1)누릴
향. 2)드릴 향 ○勸은 권할 권. ○A+有+B= A에 B가 있다. ○泛은 엎어질 봉.
○不可+술어: 1)~할 수 없다. 2)~해서는 않된다.


四十四.  子曰.  士志於道而恥惡衣惡食者,未足與議也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비로서 도(道)에 뜻을 두고도 나쁜 옷과 나쁜
음식을 부끄럽게 여기는 자는 더불어 의논하기에 족하지 못하느니라.

(字義) ○志는 명사로는 "뜻 지" 술어로는 於와 붙어서 "(~에) 뜻을 두다"의
뜻이다. ○恥(치)는 명사로는 "부끄러움, 수치"의 뜻이고, 술어로는 "~을
부끄럽게(수치스럽게) 여기다"의 뜻이다. ○足+술어: ~하기에 족하다. ~하기에
충분하다. 이 때 足은 마치 영어의 조동사와도 같다.


四十五.  荀子云,士有妬友則賢交不親,君有妬臣則賢人不至

   순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에게 투기하는 벗이 있으면 어진 교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임금에게 투기하는 신하가 있으면 어진 사람이 이르지
않느니라.

(字義) ○妬는 투기할 투. (예)妬忌, 嫉妬. ○則앞의 문장은 가정으로 해석한다.
○親은 친할 친.


四十六.  天不生無祿之人,地不長無名之草

   하늘은 복록(福祿)이 없는 사람을 내지 아니하고, 땅은 이름없는 풀을 기르지
아니하느니라.

(字義) ○祿은 복록(福祿) 록, 녹봉(祿俸) 록. ○生은 타동사로는 1)~에 살다.
2)~을 낳다. ~을 생기게하다. ○長은 타동사로는 1)오래되다. 길다. 2)~을
기르다. 3)~의 우두머리(長)이 되다.


四十七.  大富由天,小富由勤

   큰 부자는 하늘에서 말미암고, 작은 부자는 근면함에서 말미암느니라.

(字義) *由+명사(구):~에서 말미암다. **勤은 부지런할 근.


四十八.  成家之兒,惜糞如金,敗家之兒,用金如糞

   집을 이룰 아이는 똥도 금같이 아끼고, 집을 망칠 아이는 금도 똥처럼
쓰느니라.

(字義) ○成(이룰 성)과 댓구가 되는 말은 敗(무너뜨릴 패)이다. ○敗는 1)패할
패. 질 패. (예)敗北, 敗戰. 2)무너뜨릴 패. (예)成敗 3)썩을 패 (예)腐敗.
○惜은 아낄 석. (예)哀惜. 糞은 똥 분.


四十九.  康節邵先生曰,閑居愼勿說無妨,[Image]說無妨便有妨,
   爽口物多能作疾,快心事過必有殃,端其病後能服藥,不若病前能自防

   강절 소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한가로운 생활에 삼가 아무런 거리낄 것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거리낄 것이 없다고 겨우 말하는 순간 불현듯 방해되는
것이 있게 되느니라. 입에 상쾌한 것들이 많으면 능히 병을 일으키고, 마음에
쾌한 일이 지나치면 반드시 재앙이 있느니라. 그 병이 발단(發端)한 뒤에 능히
약을 복용하는 것은 병들기 전에 능히 스스로 그 병을 막는 것만 못하느니라.

(字義) ○이 글은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妨(방), 殃(앙), 防(방)은 모두
운자에 해당한다. ○居는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愼은 삼갈 신. ○妨은
방해될 방. 꺼릴 방. (예)妨害, 無妨. ○큰글자는 겨우 재. ○便은 문득 변, 곧
변. ○爽은 상쾌할 상. ○過는 술어로는 1)~를 지나다. 2)지나치다. 과하다.
과도하다. 3)허물이 되다. 과오를 범하다. 여기서는 2)의 뜻이다. ○殃은 재앙
앙. ○端(단)은 주로 명사로 "발단, 실마리, 끝"의 뜻이지만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不若~ = 不如~: ~함만 못하다.


五十.  梓潼帝君垂訓,妙藥難醫寃債病,橫財不富命窮人,
   生事事生君莫怨,害人人害汝休嗔,天地自然皆有報,遠在兒孫近在身

   재동제군이 훈계를 내리기를, 묘약(妙藥)이라도 원통함이 빚이 된(원인이 된)
병을 고치기는 어려운 것이요, 횡재(橫財)라도 명(命)이 궁한 사람을 부자로
만들지는 않느니라. 일을 내면 일이 생기는 것을 그대는 원망하지 말라. 남을
해치면 남이 나를 해치는 것을 그대는 성내지 말라. 천지자연이 모두 갚음이
있는지라, 그 갚음은 멀으면 자식과 손자에게 있을 것이요, 가까우면 내 몸에
있을 것이니라.

(字義) ○이 문장 역시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人(인), 嗔(진), 身(신)은
운자에 해당한다. ○재동제군은 도가(道家)의 사람이다. ○妙는 묘할 묘.
○難+술어:~하기 어렵다. ○醫는 술어로 "고칠 의" 1)의원 의. 2)고칠 의.
○寃은 원통할 원. ○債는 빚 채. ○橫은 빗길 횡. ○橫財(빗긴 재화?)는
"뜻하지 않게 얻은 재물"을 말한다. (예)橫死(뜻하지 않은 죽음), 橫災(뜻하지
않은 재앙). ○富는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生은 "~을 낳다"의 뜻. ○君은
그대 군. ○汝는 너 여. ○休는 금지사. 莫과 같음. 休+술어:~하지 마라. ○嗔은
성낼 진. ○報는 갚을 보.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五十一.  花落花開開又落,金衣布衣更換着,豪家未必常當貴,貧家未必長寂寞,
   扶人未必上靑[Image],推人未必塡溝壑,勸君凡事莫怨天,天意於人無厚薄

   꽃이 떨이지면 꽃이 피고, 피면 또 떨어지며, 금의(金衣)와 포의(布衣)는
다시 바꿔 입을 수도 있는 법!! 호화로운 집이 반드시 항상 당연히 귀한 것은
아니요, 가난한 집이 반드시 오래 적막하지는않느니라. 남을 붙들어줘도 반드시
푸른 하늘에 오르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요, 남을 밀어버려도 반드시 구덩이를
메울 수는 없느니라. 그대에게 권하노니, 모든 일에 하늘을 원망하지 말라.
사람에게 하늘의 뜻은 후함도 박함도 없느니라.

(字義) ○이 문장도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특히 이 문장은 7언(言)에
8구(句)이므로 7언율시(七言律詩)의 형태를 띤다. 따라서 운자는 1, 2, 4, 6,
8구에 들어간다. 즉, 落(락), 着(착), 寞(막), 壑(학), 薄(박)이 운자에
해당한다. ○布는 베 포. ○布衣는 베로 만든 옷인데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
입으므로 금의(金衣)와 댓구를 이루어 좋지 못한 옷을 비유한 말이다. 한문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이다. 더 나아가서는 벼슬에 아직 나아가지 않은 선비를
비유하기도 한다. ○更은 다시 갱. ○換은 바꿀 환. ○着은 입을 착.
○"未必+술어"는 부분부정을 나타낸다. ○長은 이 문장처럼 길이의 개념외에,
시간의 개념으로도 쓰인다. (예)長久, 長壽. ○寂은 고요할 적. ○寞은 쓸쓸할
막. ○扶는 붙들 부. ("~을 붙든다"는 뜻이 아니라, "~을 붙들어 준다"는
뜻이다). 붙들어 준다는 의미에서 파생되어 "도울 부"의 뜻도 함축하고 있다.
(예)相扶相助, 扶助金. ○上은 술어로 "~에 오르다"의 뜻이다. ○ 는 하늘 소.
○推는 밀 추. ~을 밀다. 미루다. ○塡은 메울 전. ○溝는 도랑 구. ○壑은
골(谷) 학. ○溝壑(구학)은 한문에서 흔히 쓰이는 관용적인 한 단어이다.
구덩이, 구렁텅이, 또는 비유적으로는 "도탄"의 뜻도 있다.


五十二.  堪歎人心毒似蛇,誰知天眼轉如車,去年妄取東隣物,今日還歸北舍家,
   無義錢財湯潑雪,來田地水推沙,若將狡譎爲生計,恰似朝開暮落花

   사람 마음 독하기가 뱀과 같음을 탄식해 마지 않노라. 하늘의 눈(眼)이
수레바퀴처럼 구르는 것을누가 알리요? 지난해에 동쪽 이웃의 물건을 망령되이
가져왔더니 지금엔 결국 북쪽 집안으로 돌아가는구나. 의롭지 아니한 돈과
재물은 끓는 물을 눈(雪)에 붓는 격이요(즉, 금방 없어진다는 뜻), 생각지 않게
들어온 전지(田地)는 물이 모래를 밀어내 듯 하네.(즉, 물이 田地에 모래를
끌어들여와 밭을 망친다는 뜻). 만약 교활한 속임수를 가지고 삶의 계책으로
삼으면 흡사 조개모락화(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꽃)과 같을 것이로다.

(字義) ○이 문장 역시 7언율시에 해당한다. 즉, 4.3 4.3으로 끊고 蛇(사),
車(차), 家(가), 沙(사), 花(화)는 운을 맞춘 것임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그
맛이 더하리라고 본다. ○堪은 견딜 감. 堪歎을 의역하면 "탄식해 마지
않는다"가 가장 적당하다고 본다. ○似는 같을 사. 如와 같다. 似는 如보다 좀더
구어적인 표현인 듯 하다. ○蛇는 뱀 사. ○轉은 구를 전. ○舍는 집 사. ○潑은
물뿌릴 발. ○큰글자는 문득 당. 來(당래)는 "우연히 굴러 들어온다"는 뜻의 한
단어로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將은 "~을 가지고서"의 뜻으로 쓰였다.
以와 쓰임새가 비슷하다. ○狡는 교활할 교. ○譎은 속일 휼.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爲는 "~으로 삼다, ~으로 여기다"의 뜻 ○恰은 흡사할 흡. (예)恰似


五十三. 無藥可醫卿相壽.有錢難買子孫賢

   약이 없어도 경상(卿相)과 같은 귀한 목숨은 구할 수 있으나, 돈은 있어도
자손의 어짐을 살 수 는 없느니라.

(字義) *醫는 1)의원 의. 2)고칠 의. *相은 재상(宰相)을 뜻한다.


五十四.  一日淸閑,一日仙

   하루 마음이 청한하면(깨끗하고 한가하면) 그 하루동안은 신선이 되느니라.

(字義) *淸閑은 흔히 쓰이는 단어이다. 마음이 맑고 깨끗하며 한가하다는
뜻이다.

省心篇上終


  <第十二篇 省心篇下>


一.  眞宗皇帝御製曰,
   知危識險,終無羅網之門,擧善薦賢,自有安身之路,
   施恩布德,乃世代之榮昌,懷妬報寃,與子孫之爲患,
   損人利己,終無顯達雲仍,損衆成家,豈有長久富貴,
   改名異體,皆因巧語而生,禍起傷身,皆是不仁之召

   진종황제 어제(御製)에 이르기를, 위험을 깨닫고 알면 끝내 그물을 벌여 놓은
문이 없을 것이며,선한이와 어진이를 천거(薦擧)하면 자신을 편하게 하는 길을
스스로 갖게 될 것이로다. 은덕을 베풀면 이내 세대(世代)의 영화와 번창이 될
것이로되, 투기를 품거나 원통함을 갚으면 자손에게 근심거리를 주는 것이로다.
남에게 손해를 주고 자기만 이롭게 하면 마침내 현달할 자손이 없을 것이요,
남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집안을 이루면 어찌 장구한 부귀가 있으리오? 이름을
바꾸고 몸을 달리하는 것은 모두가 교묘한 말에 인하여 생긴 것이요, 화가
일어나 몸을 다치게 하는 것은 모두가 다 어질지 못함이 부르는 것이니라.

(字義) ○진종황제는 송(宋)나라 셋째 임금이다. ○御製(어제)는 임금이 지은
글을 뜻한다. 御가 붙어서 복합명사가 될 때는 주로 御는 임금을 가리키는
말이다. 製는 지을 제. 만들 제. ○險은 험할 험 ○知危識險은 知識危險을
술목관계로 재결합시킨 말이다. 擧善薦賢, 施恩布德도 같은 원리이다.
(예)天長地久 = 天地長久. 물론 전자처럼 "술+목+술+목"의 어순이 후자보다는 더
한문다운 표현이라고 본다. ○布는 명사로는 베 포. (예)布衣. 술어로는 베풀
포. 펼 포. (예)公布, 配布. ○終은 부사로 마침내 종. ○羅는 명사로는 그물
라. 술어로는 벌일 라.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網은 그물 망. ○薦은 천거할
천. ○懷는 품을 회. ○寃은 원통할 원. ○與는 줄 여. ○"與子孫之爲患"구절을
직역하면 "자손의 근심됨을 주다"이다. 글자수를 맞추려다 보니 글이 어색해진
것 같다. ○顯은 나타낼 현, 드러낼 현. ○雲仍(운잉)은 구름처럼 멀고도 아득한
자손을 뜻하는 말로 한 단어로 쓰인다. 자세히 말하자면, 雲孫은 8대손이고,
仍孫은 7대손이지만 雲仍(운잉)이라고 하면 아주 먼 자손을 뜻하는 관용어이다.
○豈는 어찌 기. ○因은 인할 인. 因+명사(구,절): ~에서 인하다. ~에서
기인하다. ○是는 "~이다(is)"의 뜻이다. ○召는 부를 소. ○"不仁之召"는
직역하면 "불인(不仁)의 부름"이지만 위 문장에서는 之를 우리말로 옮길 때
관형격조사 보다는 주격조사로 옮기는 것이 우리말에 자연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之가 주격조사로 볼 것 까지는 없는 것 같다. 다시 말하자면 之는 관형격 조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다만 우리말로 옮길 때 문장에 따라서는 주격 또는 목적격
조사로 옮기는 것이 자연스러울 때가 있을 뿐이다.


二.  神宗皇帝御製,
   遠非道之財,戒過度之酒,居必擇隣,交必擇友,嫉妬勿起於心,讒言勿宣於口,
   骨肉貧者莫疎,他人富者莫厚,克己以勤儉爲先,愛衆以謙和爲首,
   常思已往之非,每念未來之咎,若依朕之斯言,治家國而可久

   신종황제 어제에 이르기를, 도(道)가 아닌 재물을 멀리 하고, 도(度)를
지나친 술을 경계하라. 거함에는 반드시 이웃을 가리고, 사귐에는 반드시 벗을
가려야 할 것이다. 질투를 마음에 일으키지 말며, 참언(남을 근거없이 헐뜯는
말)을 입에 뱉지 말 것이다. 골육빈자(가난한 일가)를 소원하게 대하지 말고,
부유한 남을 후하게 대하지도 말 것이다. 극기는 근검으로서 우선으로 삼고,
남을 사랑하는 것은 겸손과 화합으로서 첫째로 삼아야 하느니라. 항상 이미
지나간 날의 그릇됨을 생각하고, 매번 앞날의 허물을 생각할지니라. 만약
짐(朕)의 이 말을 믿고 의지한다면 집안이나 나라를 다스림에 장구(長久)할 수
있느니라.

(字義) ○신종황제는 송(宋)의 여섯번째 임금이다. ○遠은 타동사로 "~을
멀리하다"의 뜻이다. ○擇은 가릴 택. (예)選擇. ○讒은 참소(讒訴)할 참.
(讒訴는 터무니 없는 사실로 남을 헐뜯어 웃사람에게 일러 바치는 일을 뜻한다)
○宣은 베풀 선. ○骨肉은 일가(一家)의 형제친척을 비유한 관용어로서 한
단어로 쓰인다. 骨肉은 곧 血肉과 뜻이 같은 단어이다. ○疎(소)는 "(촘촘하거나
정제되지 않고) 성기다. 거칠다"의 뜻도 있고, "(친함, 인정) ~을 소원하게
하다"의 뜻으로도 쓰인다. ○以A爲B= A로서 B로 삼다. A를 B로 여기다. ○咎는
허물 구. ○依는 의지할 의. ○朕(짐)은 황제의 자칭(自稱)이다.


三.  高宗皇帝御製,
   一星之火,能燒萬頃之薪,半句非言,誤損平生之德,
   身被一縷,常思織女之勞,日食三,每念農夫之苦
   苟貪妬損,終無十載安康,積善存仁,必有榮華後裔
   福緣善慶,多因積行而生,入聖超凡,盡是眞實而得

    고종황제의 어제에 이르기를, 하나의 별똥별만한 작은 불꽃이라도 능히
수백만 이랑의 땔나무를 태워버릴 수도 있고, 한마디가 채 안되는 반 구절의
짧은 그릇된 말이라도 평생의 덕을 잘못 손상시킬 수 있느니라. 몸에 한
오라기의 실을 입어도 항상 베짜는 여자의 수고를 생각하고, 하루 세끼의 밥을
먹어도 매번 농부의 노고를 생각하라. 진실로 남을 질투하고 손해 끼치기를
탐하면 마침내 십년 동안 편안과 건강함이 없을 것이고, 선행을 쌓고 어진
마음을 지니면 반드시 영화로운 후손이 있을 것이로다. 복된 인연과 좋은 경사는
바른 행실을 쌓는데서 기인하여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성인의 경지에 들어가고
범상함을 뛰어넘는 것은 모두 진실된 뒤에야 얻어지는 것이니라.

(字義) ○能+술어: ~하기에 충분하다. 능히 ~할 수 있다. ○燒는 사를 소. "~을
불사르다. ~을 태우다"의 뜻이다. ○頃은 백(百)이랑 경. ○薪은 섶 신 ("섭"은
땔나무를 뜻하는 우리말이다). 땔나무 신. ○誤는 잘못할 오. 여기서는 부사로
보는 것이 좋다. (예)誤譯, 誤判, 誤診. ○縷는 실(오라기) 루. ○織은 짤 직.
○勞는 수고로울 로. ○큰글자는 밥 손. 저녁밥 손. ○苟(구)는 가정문을
만든다. "진실로 ~하면.."의 뜻이다. 1)구차할 구. 2)진실로 구. ○載는 실을
재. 여기서는 "해(年) 재"의 뜻이다. (예)千載一遇. ○存은 타동사로 "~을
지니다. ~을 간직하다. ~을두다"의 뜻이다. ○裔는 후손 예 (예)後裔. ○凡은
1)무릇 범. 2)모든 범 3)범상할 범 ○盡은 1)다할 진. 2)모두 진. 다 진.
여기서는 2)의 뜻이다. 盡是~: 모두 ~이다. 是는 "~이다(is)"의 뜻.


四.  王良曰,欲知其君,先視其臣,欲知其人,先視其友,欲知其父,先視其子,
   君聖臣忠,父慈子孝

   왕량이 말하였다. 그 임금을 알려면 먼저 그의 신하를 보고, 그 사람을
알려면 먼저 그의 친구를 볼 것이며, 그 아비를 알려면 먼저 그의 자식을 보라.
임금이 거룩하면 신하는 충성스러울 것이요, 아비가 자애로우면 아들은
효성스러운 법이니...

(字義) ○왕량은 명(明)나라 사람. ○세 개의 댓구문에서 첫번째 其(지시
형용사)는 영어의 the나 that에 해당하고, 두번째 其(소유격 대명사)는 his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문맥상 매끄러울 듯하다.


五.  家語云,水至淸則無魚,人至則無徒

   가어에 이르기를,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살피면 따르는
무리가 없느니라.

(字義) ○家語는 孔子家語라는 책이름을 가리킨다. 공자의 언행이 기록되어
있지만 위작(僞作)이라는 것이 거의 정설이다. ○至는 술어로는 이를 지.
한정어로는 (명사나 술어를 한정할 때는) "지극한, 지극히"의 뜻이다. (예)至論,
至誠, 至難, 至高至順. ○徒는 1)무리 도. 2)한갓 도.


六  許敬宗曰,春雨如膏,行人惡其泥,秋月揚輝,盜者憎其照鑑

   허경종이 말하였다. 봄비는 기름과 같으나(농작물에 내리는 단비와 같다는
뜻) 행인은 그 비의 진창길을 싫어하고, 가을달은 밝은 빛을 날리나 도둑은 그
달의 밝게 비침을 미워하느니라.

(字義) ○허경종은 당(唐)나라 사람. ○膏는 기름 고. ○惡은 미워할 오. ○其는
각각 春雨와 秋月을 받는다. 영어로 말하면 its의 뜻이다. ○泥는 진흙 니. ○
은 진흙 녕. ○揚은 날릴 양.○輝는 빛날 휘. 여기서는 명사로 봤다. ○憎은
미워할 증. ○鑑은 1)거울 감. 2)비칠 감.


七.  景行錄云,大丈夫,見善明故,重名節於泰山,用心剛故,輕死生於鴻毛

   경행록에 이르기를, 대장부는 선을 보는 것이 밝은 까닭에 명분과 절개를
태산보다도 중하게 여기고, 마음을 쓰는 것이 강직한 까닭에 사생(死生)을
홍모(鴻毛)보다도 가볍게 여기느니라.

(字義) ○重은 술어로 "~을 중하게 여기다" 자동사로는 1)무겁다. 2)신중하다.
진중하다. 3)중요하다. 등등의 뜻이 있다. ○於는 비교급을 나타낸다(than).
○剛은 굳셀 강. ○輕은 타동사로 "~을 가볍게 여기다"의 뜻. ○鴻은 기러기 홍.
○鴻毛는 기러기의 털이란 뜻으로 가벼움을 비유할 때 쓰는 단어이다.


八.  悶人之凶,樂人之善,濟人之急,救人之危

   남의 흉함을 민망히 여기고, 남의 선을 즐거워하며, 남의 급한 것을
구제하고, 남의 위험한 것을 구하라.

(字義) ○悶은 민망할 민. ○濟는 1)건널 제. 2)구제할 제. ○救는 구제할 구.
(예)救濟


九.  經目之事,猶恐未眞,背後之言,豈足深信

   눈을 지나는 일, 즉 눈으로 직접 겪은 일이라도 오히려 참되지 아니할까
두려워 하거늘, 등뒤에서하는 말을 어찌 깊이 믿을 수 있으리오?

(字義) ○經은 지날 경. "~을 지나다. ~을 겪다. ~을 경험하다"의 뜻이다.
(예)經驗, 經過. ○猶는 부사로 오히려 유. ○豈는 어찌 기. ○深은 부사로도 잘
쓰인다. 즉, 술어 앞에 와서 甚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十.  不恨自家蒲繩短,只恨他家苦井深

   자기 두레박 줄이 짧은 것은 탓하지 않고 남의 쓴 우물이 깊다고
한탄하는구나.

(字義) ○恨(한)은 술어로 "~을 한탄하다. ~을 한하다"의 뜻이다. ○自家와
他家는 글자 그대로 꼭 자기 집과 남의 집을 가리키는 것만은 아니다.
(예)自家建設, 自家用, 自家保險. ○蒲는 창포 포. ○繩은 노 승. "노"는 실,
삼, 종이 따위로 가늘게 비비거나 꼰 줄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蒲繩은 두레박
줄을 뜻한다. ○苦井은 아주 재미 있는 표현 같다. 마치 이솝 우화의 신
포도(sour grape)이야기에서 여우가 포도를 자기 능력으로 따먹을 수 없자 그
포도가 실 것이라 생각하여 자기위안을 삼듯이, 여기서도 자기 능력이 모자란
것은 모르고 높은 목표를 체념하여, 한탄섞인 투로 위안삼아 뱉는 말이 바로
"苦井"이 아닌가 싶다. 또는 자기의 능력으로 도달하기 힘들고 수고롭다는
뜻에서 "苦井"이라 했을지도 모른다.


十一.  贓濫滿天下,罪拘薄福人

   뇌물을 받고 참람(僭濫)하는 일이 천하에 가득할지라도 죄는 박복한 사람만
잡는구나.

(字義) ○贓은 장물 장. 뇌물받을 장. ○濫은 넘칠 람. ○"贓濫"의 뜻을 정확히
제가 모르겠지만 濫을 참람(僭濫: 분에 넘치게 함부로 나서는 일)의 뜻으로
보고, "관리로서 뇌물을 받고, 또 분에 넘치게 함부로 행하는 일이 천하에
가득할지라도~"의 뜻으로 풀어 보았습니다. ○拘는 잡을 구. (예)拘束 ○薄은
엷을 박. (예)薄福.


十二.  天若改常,不風卽雨,人若改常,不病卽死

   하늘이 만약 항상된 것을(常道를) 고치면 바람이 불지 않아도 바로 비가
오고, 사람이 만약 항상된 것을(常道를) 고치면 병이 들지 않아도 바로
죽어버리느니라.

(字義) ○常은 부사, 명사, 술어, 그 어느 것으로도 쓰인다. 특히 명사로 쓰이는
常은 좋은 의미로, 일정한 법칙, 지켜야 할 변치 않는 도리, 즉 상도(常道)를
가리킨다. 옥편에 常을 "떳떳할 상"으로 풀어 놓았는데 "떳떳하다"라는 뜻
보다는 "일정하다. 변치 않다"의 의미이다. 庸도 "떳떳할 용"이라 풀었는데
역시, 떳떳하다는 뜻보다는 일정하다는 뜻이다. 천지자연의 순리처럼 영원히
변치 않고 일정한 법칙을 常이라고 할 뿐, 떳떳하다는 뜻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卽(즉)을 則(즉)과 같은 뜻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그 쓰임새가 전혀
다른 글자이다. 則은 두 문장을 이어주는 일종의 접속사로서 앞 문장을 가정으로
해석하거나 또는 일의 선후관계를 나타낼 때 쓰이는 글자이고, 卽은 일종의
부사로서(술어 앞에서 한정하거나 또는 단순히 부사로) "곧, 바로, 당장"의
뜻이다. (예)卽死, 卽興, 卽時, 一觸卽發. 옥편에 卽과 則을 모두 "곧 즉"으로
풀어 놓아서 그 쓰임새마저 같은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다른
글자임에 유의할 것. ○風과 病은 모두 술어로 쓰였다. 不다음에는 술어가 옴을
생각할 것.


十三.  狀元詩云,國正天心順,官淸民自安,妻賢夫過少,子孝父心寬

   장원시에 이르기를, 나라가 바르면 천심(天心)도 순응할 것이요, 벼슬아치가
청렴하면 백성은 절로 편안할 것이며, 처가 어질면 지아비의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식이 효도하면 아버지의 마음은 너그러워지느니라.

(字義) ○이 시는 5언절구(五言節句)이다. 따라서 安과 寬은 운자이고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중국에서는 狀元이라고 쓰고 우리나라에서는壯元이라
한다. ○順은 좇을 순. "순응하다. 순종하다"의 뜻이다. ○官은 벼슬 관. ○淸은
맑을 청. 깨끗할 청. 여기서 뜻이 파생되어, "청렴하다"는 뜻도 있다.
○少+명사(구): ~이 적다. 이 글에서는 술어가 모두 구(句)의 말미에
있으므로(順, 安, 寬) 少寡라 하지 않고 주술관계로 대치시켰다. ○寬은
너그러울 관. (예)寬容, 寬大.


十四  子曰,木受繩則直,人受諫則聖

   선생님께서 이르시길, 나무가 줄을 받으면 곧아지고, 사람이 간언을 받으면
거룩해지느니라.

(字義) *繩은 노 승. *則은 앞 문장을 가정으로 해석한다. *諫은 간할 간.


十五.  一派靑山景色幽,前人田土後人收,後人收得莫歡喜,更有收人在後頭

   한 줄기의 청산에 경색이(경치가) 그윽한데, 앞사람의 전토(田土)를 뒷사람이
거두는구나. 뒷사람들은 거두어 들이는 것을 기뻐하지 말라. 다시 거두어들일
사람이 또 뒤에 있으니...

(字義) ○派는 (물)줄기 파. ○景은 빛 경, 경치 경. ○景色은 경치(景致)와
같은 말로서 한 단어이다. ○幽는 그윽할 유. ○更은 다시 갱. ○頭는 "머리
두"라는 뜻 보다는 별 뜻없이 다른 말과 붙어서 복합어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예)街頭, 念頭, 先頭, 話頭, 口頭.


十六.  蘇東坡云,無故而得千金,不有大福,必有大禍

   소동파가 이르기를, 아무런 까닭없이 천금을 얻는 것은 큰 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큰 화가 있느니라.

(字義) *故는 여기서는 명사로 까닭 고.


十七.  康節邵先生曰,有人來問卜,如何是禍福,我虧人是禍,人虧我是福

   강절 소 선생께서 이르시길, 어느 사람이 점을 물으러 찾아 왔는데, 무엇과
같은 것이 화복(禍福)이 됩니까? 하거늘, 내가 남에게 손해를 끼치면
화(禍)이고, 남이 나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이 복(福)이니라 하였다.

(字義) ○如何는 어찌해야? 무엇과 같아야? 등등의 뜻이다. ○有人에서 有는
"있을 유"의 1차적인 뜻이 아니다. 불특정한 대상을 지목할 때 붙여주는
관용어에 불과한 것이다. 즉 그냥 人이라고 하면 일반적인 사람을 가리키지만
有人함으로써 그중 어떤 이를 특정하게 되는 것이다. 論語첫머리에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에서 有朋도 같은 용례이다. 이러한 용법은 현대
중국어에서도 여전히 쓰인다. ○是는 "~이다(is)"의 뜻. ○虧는 이지러질 휴.
사람을 목적어로 받으면 일반적으로 "손해를 끼친다"는 뜻이다.


十八.  大廈千間,夜臥八尺,良田萬頃,日食二升

   천 칸이나 되는 큰 집이라도 밤에 누우면 팔 척 뿐이요, 좋은 밭이 수백만
이랑이라도 하루 먹는 것은 두 되일 뿐이니라.

(字義) ○廈는 큰집 하. ○頃은 백이랑 경 ○良은 좋을 량. ○升은 되 승.
"되"는 부피의 단위. 또는 술어로 "오를 승"으로도 많이 쓰이는 글자이다.


十九. 久住令人賤,頻來親也疎,但看三五日,相見不如初

   오래 머무르면 사람을 천하게 만들고, 자주 찾아 오면 친함도
소원해지느니라. 단지 사흘이나 닷새만 되도 서로 보는 것이 처음만 못한 것을
보아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고 疎와 初는 운자이다. ○令은 使와 같은 뜻으로
令+A+술어는 "A~로 하여금 ~하게 하다"의 뜻. ○頻은 자주 빈. (예)頻度. ○也는
여기서 "또한"(亦)의 뜻이다. 현대 중국어에서 也는 주로 이 뜻으로 쓰인다.
○看은 그 뒷구절 전부, 즉 三五~~如初까지를 받는다.


二十.  渴時一滴如甘露,醉後添盃不如無

   목마를 때 한방울의 물은 단 이슬과 같고, 술 취한 후에 잔을 더하는 것은
아니함만 못하느니라.

(字義) ○渴은 목마를 갈. (예)渴症, 渴望. ○滴은 물방울 적. ○添은 더할 첨.
(예)添加, 添附, 錦上添花. ○盃는 잔 배. 杯가 본자(本字)이고 盃는
속자(俗字)이다.


二十一.  酒不醉人人自醉,色不迷人人自迷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요, 여색이
사람을 미혹되게 하는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미혹되는 것이니라.

(字義) ○4.3 4.3으로 끊는다. ○色은 여색(女色)을 가리킨다. ○迷는 미혹할
미. (예)迷路, 迷惑, 迷兒.


二十二.  公心若比私心,何事不辨,道念若同情念,成佛多時

   공정한 마음을 만약 사심(私心)에 견주듯(비하듯) 하면 무슨 일인들 분별하지
못할 것이며, 도념(道念)을정념(情念)과 같이 하면 성불(成佛)을 해도 여러번
하리라.

(字義) ○比는 견줄 비. 비할 비. (예)比較. ○辨은 분별할 변. ○道念은 道에
대한 일념이고, 情念은 사사로운 정에 이끌리는 마음이라 하겠다. ○成佛은
"부처가 되다"의 뜻으로 한 단어로 쓰인다. 이 때 "成+명사"는 "~을 이룬다"는
뜻 보다는 "~이 되다"의 뜻으로 의역하는 것이 좋다.


二十三.  (水+廉)溪先生曰,

   巧者言拙者默,巧者勞拙者逸,巧者賊拙者德,巧者凶拙者吉,
   嗚呼,天下拙,刑政撤,上安下順,風淸弊絶

   염계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교자는(巧者, 재주만 부리는 사람은) 말을
잘하고, 졸자는(拙者, 의미상 속으로 덕을 갖추고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 말이 없으며, 교자는 수고롭고 졸자는 편안하다. 교자는 도둑이요,
졸자는 덕인(德人)이며, 교자는 흉하고 졸자는 길하니라 오호! 천하가 졸하면
형벌과 법이 철폐되어 위로는 편안하고 아래로는 순종하니, 풍속이 맑아지고
폐단이 끊어지리라.

(字義) ○염계(濂溪) 선생은 송(宋)나라의 유학자 주돈이(周惇 )를 가리킨다.
○이 글은 다분히 도가적(道家的)인 색채가 강하다. 도가(道家)에서는 지혜와
작위적인 가치관을 부정하고 무위(無爲)의 상태에서 소박하고 졸박하게 살아갈
것을 주장한다. 이 글에서도 졸박한 삶을 강조하며 또한 법이나 형벌 같은
인위적인 정치를 부정하는 말이 실려 있다. 이 글에서 巧者는 유학자들을
가리키고, 拙者는 도가의 성인(聖人)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면 어떨까?
주렴계(周濂溪) 선생이 대 유학자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이글은 좀 파격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유가(儒家)나 도가(道家), 두 사상이 결국 지향하는
궁극점은 무위이치(無爲而治)의 정치이며, 다만 그 방법론을 달리할 뿐 상호
보완적인 사상체계라는 점에서는 동일한 면도 있다. ○巧는 재주 교. ○拙은
졸할 졸. ○逸은 편안할 일. ○賊은 1)도둑 적. 2)해칠 적. 이글에서는 1)의
뜻이다. 장자(莊子)는 그의 저서에서 유학자들을 도둑에 비유하여 비판한 일이
있다. 즉, 유학자들은 사람을 무위(無爲)의 상태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
가도록 하지 않고 온갖 인위적인 가치관들, 예를 들면 인의예지(仁義禮智)와
같은 덕목들을 만들어 내어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괴리시키며 따라서 자연스럽지
못한 삶으로 몰아넣는 도둑떼에 비유한 일이 있다. ○嗚呼(오호)는 감탄사이다.
○刑은 형벌 형. ○政은 1)정치 정. 2)정치를 위한 온갖 법과 질서를 뜻하기도
한다. ○撤은 거둘 철. (예)撤廢 ○弊는 폐단 폐. (예)弊端, 民弊.○絶은 끊을
절.


二十四.  易曰,德薄而位尊,智小而謀大,無禍者,鮮矣

   주역에 이르기를, 덕은 박한데 지위가 높고, 지혜는 작은데 도모함이 큰
사람들중에 화(禍)가 없는 자는 드무니라.

(字義) ○易은 주역(周易)을 말한다. ○鮮은 드물 선. "~~者,鮮矣"는 자주
쓰이는 구문으로 "~하는 것이 드물다. ~하는 사람이 드물다"의 뜻이다. 者는
사람만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二十五.  說苑云,官怠於宦成,病加於小愈,禍生於懈惰,孝衰於妻子,
         此四者,愼終如始

    설원에 이르기를, 관리는 벼슬이 이루어지는 데서 게을러지고, 병은 조금
나은 데서 더하여지고, 화는 게으른 데서 생기며, 효는 처자를 보살피는 데서
쇠약해지나니, 이 네 가지 것을 살펴서 삼가 처음과 같이 마쳐야 할 것이다.

(字義) ○설원은 한(漢)나라 때 지어진 책. ○官은 벼슬 관. ○宦은 벼슬 환.
○怠는 게으를 태. ○愈는 1)나을 유 (~이 더 낫다) 2)(병이) 나을 유. 3)더욱
유. 여기서는 2)의 뜻으로 癒와 같은 말이다.(예)快癒. ○懈는 게으를 해.
(예)精神解弛 ○惰는 게으를 타. ○四者에서 者는 "사람 자"가 아니라 "것
자"이다. 者가 사람만 가리키는 것은 아님을 알아둘 것.○愼은 삼갈 신.


二十六.  器滿則溢,人滿則喪

  그릇이 가득차면 넘치 듯이 사람이 가득차면 잃게 되느니라.

(字義) ○則앞의 문귀는 가정으로 해석한다. ○溢은 넘칠 일. (예)海溢 ○喪은
잃을 상. (예)喪失


二十七.  尺璧非寶,寸陰是競

   한 자 되는 둥근 옥이 보배가 아니라, 촌음(아주 짧은 시간)이 바로 다툴
것이로다.

(字義) ○尺은 자 척. "자"는 길이의 단위. ○璧은 둥근옥 벽. (예)完璧하다.
○是는 "~이다(is)"의 뜻이고, 非는 "~이 아니다(is not)"의 뜻이다.


二十八.  羊羹雖美,衆口難調

   양고기 국이 비록 맛있으나, 여러 입을 고르게 맞추기는 어려우니라.

(字義) ○羹은 국 갱. ○雖는 비록 수. 일반적으로 주어는 앞에다 쓴다. ○美는
"맛이 좋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難+술어:~하기 어렵다. ○調는 고를 조.
"고르게 맞추다. 조절하다"의 뜻이다. (예)調律, 調節


二十九.  白玉投於泥塗,不能汚涅其色,君子行於濁地,不能染亂其心,
   松栢可以耐雪霜,明智可以涉艱危

   백옥은 진흙땅에 던져져도 그 백옥의 색을 시꺼멓게 더럽힐 수는 없으며,
군자는 탁지(濁地)에 가더라도 그의 마음을 더럽히거나 어지럽게 할 수는
없느니라. 따라서 송백은(松栢)은 눈과 서리를 견디어 낼 수 있고, 밝은 지혜는
어렵고 위급함을 건널 수 있는 것이니라.

(字義) ○泥는 진흙 니. ○塗는 1)바를 도. (예)塗褙 2)진흙 도. (예)塗炭 3)길
도. 여기서는 2)의 뜻이다. ○涅은 개흙(검은 진흙) 녈, 검은물들일 녈. 불교
용어로도 쓰인다. 즉, 涅槃(열반). ○濁은 흐릴 탁. ○染은 물들일 염, 더럽힐
염. ○栢은 측백나무 백. 우리나라에선 잣나무란 의미로도 쓰임. ○可以는 한
단어로 "~할 수 있다"로 봐도 되고, 以를 松栢과 明智를 받는 것으로 봐도 된다.
○耐는 견딜 내. (예)堪耐. ○涉은 건널 섭. ○艱은 어려울 간. 생활이나 처지가
궁핍하고 어렵다는 뜻이지, 難처럼 "~하기가 어렵다"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難에는 艱의 뜻이 있다. (예)艱難.


三十.  入山擒虎易,開口告人難

   산에 들어가 호랑이를 사로잡기는 쉬워도, 입을 열어 남에게 충고하기는
어려우니라.

(字義) ○~~易,~~難의 대칭구조를 파악할 것. ○入~: ~에 들어가다. ○擒은
사로잡을 금. ○告는 고할 고. 여기서는 의미상 충고(忠告)한다는 뜻으로
보았다. 즉, 산에 들어가 호랑이를 사로잡기는 쉬어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좋은 길로 나아가도록 충고하기란 어려운 일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잘못 충고하면 오히려 그 친분마저 소원해질 수 있으니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孔子께서 이에 대한 가르침을 주셨는데, 論語의 그 글귀를 옮겨 보기로
하겠다. "子貢問友, 子曰, 忠告而善道之, 不可則止, 無自辱焉" (자공이 벗사귐에
대해 묻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친구에게 나쁜 점이 있으면 충고를 하여 잘
이끌어 주되, 되지 않거든 그만두어 자신에게 욕됨이 없도록 해야 하느니라)


三十一.  遠水不救火,遠親不如隣

   먼 곳의 물은 가까운 곳의 불을 끄지 못할 것이요, 먼 곳의 친척은 가까운
이웃만 못하느니라.

(字義) ○救는 구제할 구. 救火는 불을 끈다는 의미로 쓰이는 관용어이다.
○不如+(명사구): ~만 못하다. 不如+(서술문): ~함만 못하다. ○隣은 이웃 린.
(예)隣近


三十二.  太公曰,日月雖明,不照覆盆之下,刀劍雖快,不斬無罪之人,
   非災橫禍,不入愼家之門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해와 달이 비록 밝으나 엎어놓은 동이 속을 비출 수는
없으며, 칼이 비록 장쾌하기는 하나 죄 없는 사람을 참(斬)할 수는 없다. 그릇된
재앙이 횡화(뜻하지 않은 화)이긴 하나 삼가는 집의 문에는 들어오지 않느니라.

(字義) ○日은 1)해 2)날 3)낮 등등 3가지의 뜻으로 쓰인다. ○覆은 1)엎을 복
2)덮을 부. 여기서는 "복"으로 읽는다. 즉 1)의 뜻이다. ○盆은 동이 분.
(예)花盆. ○覆盆之下는 뒤엎어 놓은 동이의 아래이므로 빛이 들어가는 동이의
윗부분을 막아 놓은 상태이다. 즉 이 글귀를 의역하면, 해와 달이 아무리 밝아도
엎어놓은 동이 속으로는 빛이 못들어간다는 뜻이다. ○斬은 벨 참. (예)斬首.
○災는 재앙 재. ○橫은 가로 횡. 빗길 횡. 여기서는 "빗기다"라는 말에서
의미가 심화되어 뜻하지 않게 닥치는 것을 말한다. (예)橫財(뜻하지 않은 재물)
橫災(뜻하지 않게 닥친 재앙) 橫死(뜻하지 않은 죽음) ○入~:~에 들어가다.


三十三.  太公曰,良田萬頃,不如薄藝隨身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좋은 밭의 수백만 이랑은 작은 재주 하나가 몸에
따르는 것만 못하느니라.

(字義) ○頃은 백(百)이랑 경. ○良은 1)어질 량. 2)좋을 량.
○不如+(명사구):~만 못하다. 不如+(서술문):~함만 못하다. ○藝는 재주 예.
○隨는 따를 수.


三十四.  性理書云,接物之要,己所不欲,勿施於人,行有不得,反求諸己

   성리서에 이르기를, 다른 사람을 대할 때의 요체(要諦)는 자기가 원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않는 것이요, 행하고도 얻지 못하는 것이 있거든 돌이켜
자신에게서 구해야 하느니라.

(字義) ○接은 접할 접. (예)待接, 應接, 接待. ○物은 일 물. 만물 물. 때에
따라서는 여기서처럼,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을 뜻하는 말로도 쓰인다. 즉
接物之要는 接人之要와 같은 말이다. 物을 사물 또는 만물로 해석한다면
뒷구절과 문맥이 통하지 않는다. ○要는 명사로 긴요한 것, 필요한 것, 요점,
요체 등등의 뜻이다. ○"己所不欲,勿施於人"은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로 아주
유명하다. 이 말은 그의 제자인 중궁(仲弓)이 인(仁)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답한
글귀중 일부이다. ○"反求諸己"는 유가(儒家)에 관한 책에서 상당히 많이 나오는
문구로 거의 관용구가 되다시피한 말이다. ○諸는 어조사 저. "諸~"를 흔히
之於와 같다고 설명한다. 이는 之를 목적어로 보고 諸를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적합하지가 못하다. 之는 술어뒤에 붙는 단순한 어조사일 뿐이지
목적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諸가 "之於"의 뜻이라면 反求之於己라고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장은 아주 드문 예이고(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단순한 어조사 之보다는 처소격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諸라는
어조사를 술어뒤에 붙여 사용하는 것이다.


三十五.  酒色財氣四堵墻,多少賢愚在內廂,若有世人跳得出,便是神仙不死方

   주색재기(술, 여색, 재물, 기운)의 네가지의 담장이 쳐진 곳에(이 세상을
빗댄 말) 다소의 어진이와 어리석은 이가 행랑에 있도다. 만약 세상사람이
(이곳을) 뛰쳐 나갈 수 있다면 (그것은) 곧 신선처럼 죽지 않는 방법이니라.

(字義) ○堵는 담 도. ○墻은 담 장. ○廂은 행랑 상. 행랑은 대문간에 붙어
있는 방을 말한다. 跳는 뛸 도. ○得다음에 술어가 오면 "~할 수 있다"로
해석한다. ○便은 문득 변, 곧 변. ○是는 "~이다"의 뜻. ○便是~: 곧 ~이다.
○方은 1)바야흐로 방 2)모 방 (네모지다. 네모반듯하다. 바르다. 품행이
방정하다 등등의 뜻이 있다) 3))방법 방 (처방이란 뜻도 있다) 4)방향 방.
위에서는 3)의 뜻, 즉 방법, 처방이란 뜻이다.

省心篇下終


  <第十三篇 入敎篇>


一.  子曰,立身有義而孝爲本,喪祀有禮而哀爲本,戰陣有列而勇爲本
   治政有理而農爲本,居國有道而嗣爲本,生財有時而力爲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입신(立身)에는 의(義)가 있으니 효(孝)가 근본이
되고, 초상(初喪)과 제사(祭祀)에는 예(禮)가 있으니 슬픔이 근본이요,
싸움터에는 열(列)이 있으니 용맹이 근본이며, 정사(政事)를 다스림에는
이치(理致)가 있으니 농사가 근본이 되고, 나라에 거함에는 도(道)가 있으니
대(代)를 잇는 것이 근본이 되며, 재물을 내는 데에는 때가 있으니 힘이
근본이니라.

(字義) ○立身(입신)은 세상에 출세하여 이름을 높이거나 영달함을 뜻한다.
○공자의 말씀중에 "신체발부는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라 감히 훼손하지 않는
것이 효(孝)의 시작이며, 입신출세하여 부모의 이름을 세상에 드날리는 것이
효(孝)의 끝이다"라고 하였으니, 立身은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부모에게 효도하기 위해서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입신에는
대의명분(大義名分)이 있으니 바로 효(孝)가 그 근본이다. ○초상과 제사에는
엄격한 절차, 즉 예(禮)에 따라야 하지만, 그 근본은 어디까지나 슬퍼하는
마음이라 할 것이다. 논어(論語)에 다음과 같은 공자의 말씀이 있다.
"상사(喪祀)는 형식을 잘 갖추기 보다는 차라리 슬퍼해야 하느니라." ○戰陣은
1)전쟁을 하기 위해 벌여 놓은 진(陣). 2)전쟁터. 등등 2가지의 뜻이 있다.
○전쟁터에서는 열(列)을 잘 갖춰 싸우는 것도 중요한 전술이지만, 어디까지나
그 근본은 군사들의 사기와 용맹에 있다 할 것이다. ○농경사회에서 정치의
근본은 당연히 농민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농번기에 농민들을 부역에
동원하다든지, 또는 농민들에게 과다한 세금을 매긴다든지 하는 일들은 모두
이치에 어긋나는 일들이다. ○한 나라의 군주로서 나라에 거함에는 대(代)를
이어 종묘사직을 굳건히 하는 것이 바로 군주의 도리일 것이다. ○生은 1)~에
살다. 2)~을 낳다. ~을 생기게 하다.


二.  景行錄云,爲政之要,曰公與淸,成家之道,曰儉與勤

   경행록에 이르기를, 위정(爲政)의 요체는 공평과 청렴이라 할 것이요, 집안을
이루는 길은 근검과 근면이라 할 것이다.

(字義) ○爲는 1)할 위 2)될 위 3))위할 위 4)~으로 여기다. ~으로 삼다. ~을
만들다. ~을 짓다. 위에서는 1)의 뜻이다. ○要는 명사로는 요긴한 것, 긴요한
것, 요점, 요체 등의 뜻이다. ○與는 "~와"의 뜻. ○淸은 청렴하다는 뜻. ○勤은
부지런할 근.


三.  讀書起家之本,循理保家之本,勤儉治家之本,和順齊家之本

   독서는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이치를 쫓는 것은 집안을 보존하는
근본이며, 근검은 집안을 다스리는 근본이요, 화순(화목하고 순종하는 것)은
집을 가지런히 하는 근본이니라.

(字義) ○循은 쫓을 순. 돌 순. (예)循環. ○順은 따를 순. 순응할 순.
(예)順序, 順應, 順從.


四.  孔子三計圖云,一生之計,在於幼,一年之計,在於春,一日之計,在於寅
   幼而不學,老無所知,春若不耕,秋無所望,寅若不起,日無所辦

   공자의 삼계도(세가지의 계획)에 이르기를,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 있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그러므로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바가 없고, 봄에 밭을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하루를 판단할 바가 없느니라.

(字義) ○計(계)는 꾀, 계획, 계책 등등의 뜻이다. ○圖는 도모할 도. 그림 도.
○A+在(於)+B= A가 B에 있다. 이 때 於는 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윗
문장에서는 글자수를 맞춰 리듬감을 준다. 즉, 4.3 4.3의 운격을 느끼게 한다.
○幼는 어릴 유. ○寅(인)은 寅時를 가리킨다. 즉, 지금의 오전 3~5시를 말한다.
위에서는 단순히 "새벽"이라고 번역했다. ○辦은 판단할 판.


六.  性理書云,五敎之目,父子有親,君臣有義,夫婦有別,長幼有序,朋友有信

   성리서에 이르기를, 오교(다섯가지 가르침)의 조목은 부자간에는 친함이
있어야 하고, 군신간에는 의(義)가 있어야 하며, 부부간에는 분별이 있어야
하고, 어른과 아이간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 붕우간에는 믿음이 있어야
하느니라.

(字義) *目은 조목 목.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七.  三綱,君爲臣綱,父爲子綱,夫爲婦綱

   삼강은 임금은 신하의 벼리가 되고, 아버지는 자식의 벼리가 되며, 지아비는
지어미의 벼리가 되는 것이니라.

(字義) ○綱은 벼리 강. 벼리는 우리말로,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오므렸다 폈다
하는 줄을 뜻한다. 즉, 위에서 말한 세가지의 "벼리"는 위에서 통제하고,
총괄함을 비유한 말이다.


八.  王曰,忠臣不事二君,烈女不更二夫

   왕촉이 말하였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아니하고, 열녀는 두 남편을
고치지 아니한다.

(字義) ○事는 술어로는 1)~을 섬기다. 2)~을 일삼다. 술어로는 주로 1)의
뜻으로 쓰인다. ○烈은 매울 렬. 비유적으로 지조나 절개가 굳고 열렬함을
말하기도 한다. (예)烈士, 忠烈 ○更은 부사로는 다시 갱, 술어로는 고칠 경.


九.  忠子曰,治官莫若平,臨財莫若廉

   충자가 말했다. 벼슬일을 다스림에는 공평함 만한 것이 없고, 재물에
임해서는 청렴함 만한 것이 없다.

(字義) ○官은 벼슬 관. 관가(官家) 관. 일(事) 관. ○莫은 1)금지사로서의 막.
2)없을 막. 莫若(또는, 莫如~): ~만한 것이 없다. ~이 최고다. 莫非+명사(절):
~이 아닌 것이 없다. 莫不+술어: ~하지 않는 것이 없다. ○臨은 임할 임. ~에
임하다. ○廉은 청렴할 렴. (예)淸廉


十.  張思叔座右銘曰,凡語必忠信,凡行必篤敬,飮食必愼節,字劃必楷正,
   容貌必端莊,衣冠必肅整,步履必安詳,居處必正靜,作事必謀始,出言必顧行,
   常德必固持,然諾必重應,見善如己出,見惡如己病,凡此十四者,皆我未深省,
   書此當座隅,朝夕視爲警

   장사숙의 좌우명에 이르기를, 모든 말은 반드시 정성되고 신의가 있어야
하고, 모든 행동은 반드시 독실하고 조심해야 하며, 음식은 반드시 삼가고
절제하여야 하며, 글씨는 반드시 똑바르게 써야 하며, 용모는 반드시 단정하여야
하고, 의관은 반드시 엄숙하고 바르게 하여야 하며, 걸음 걸이는 반드시
안정되고 차분해야 하며, 거처는 반드시 바르고 고요해야 하며, 일을 꾸밀 때는
반드시 시작을 잘 꾀하여야 하고, 말을 할 때는 반드시 행할 수 있을지를 고려해
보아야 하며, 평상(平常)의 덕을 반드시 굳게 지녀야 하고, 승낙은 반드시
신중하게 응해야 하며, 선한 일을 보기를 내게서 나오듯이 하며, 악한 일을
보기를 내 병인 듯 하여야 하느니라. 무릇 이 14가지 것을 모두 나는 아직 깊이
성찰하지 못하였으니, 이를 글로 써서 자리의 구석에 붙여 놓고는 아침 저녁으로
보고서 경계로 삼으리라.

(字義) ○이 좌우명은 오언(五言)으로 되어 있고,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그리고 2,4,6,8,10,12,14구(句)가 모두 운을 맞추고 있는 점도 보면서 읽으면
운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凡은 1)무릇 범. 2)모든 범. 3)범상할 범. 1)과
2)의 뜻은 별 차이가 없으므로 문장에 따라 적절히 해석한다. ○忠은 충성 충.
정성 충. 忠을 꼭 임금이나 나라에 대한 충성으로 결부시킬 필요는 없다. 忠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정성되고 진실된 마음을 뜻하는 글자이다. 여기서도 忠은
나라에 대한 충성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敬은 1)공경할 경. 2)삼갈 경.
조심할 경. 敬은 누구를 공경한다는 뜻도 있지만 행동이나 말을 조심하고 신중히
한다는 뜻도 있다. ○節은 술어로 절약(절제)할 절. ○楷는 해서 해.
해서(楷書)는 서체의 하나로 똑바로 쓰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楷는 "바르다"는
뜻도 있다. ○莊은 1)씩씩할 장. 2)단정할 장. 여기서는 2)의 뜻이다. ○肅은
엄숙할 숙. ○步는 명사로는 걸음 보. 술어로는 밟을 보. ○履는 신 리.
술어로는 밟을 리. ○安詳은 관용적인 표현으로 성질이 찬찬하고 자세하다는
뜻이다. ○常은 항상 상. ○書는 술어로는 "~을 쓰다"의 뜻이다. ○隅는 구석
우. ○爲는 ~으로 삼다. ~으로 여기다. ○警은 경계할 경.


十一.  范益謙座右戒曰,一不言朝廷利害邊報差除,二不言州縣官員長短得失,
   三不言衆人所作過惡之事,四不言仕進官職趨時附勢,五不言財利多少厭貧求富,
   六不言淫[Image]戱慢評論女色,七不言求覓人物干索酒食,

   범익겸의 좌우계에 이르기를, 첫째, 조정의 이해(利害), 변방의 보고(報告)와
벼슬자리에 파견되고 제수되는 것을 말하지 말라. 둘째, 주현(州縣)
관원(官員)들의 장단(長短)이나 득실(得失)을 말하지 말라. 셋째, 뭇사람들이
짓는 과실과 악행의 일들을 말하지 말라. 넷째, 벼슬자리에 나아가고, 관직이
어떻다 저떻다, 또는 시세를 쫓고 부합한다는 둥 말하지 말라. 다섯째, 재물의
이익이 많고 적음과 가난을 싫어하고 부(富)를 구한다는 둥 말하지 말라.
여섯째, 음란하며 외설적이고 희롱하며업신여기는 것과 여색을 논평하는 말을
하지 말라. 일곱째, 남의 물건을 구하거나 술과 음식을 구하는 말을 하지 말라.

(字義) ○원문의 글이 길어서 짤라서 싣는다. ○邊은 가 변. 변방 변. ○差는
1)어긋날 차. 2)가릴(擇) 차. 3)보낼(送) 차. 현대에는 주로 1)의 뜻으로만
쓰이나, 위에서 差除란 한 단어로 벼슬에 임명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즉,
差는 사람을 가려서 벼슬자리로 보낸다는 뜻이다. (예)差使: 중요한 임무를 위해
파견하던 임시직. 咸興差使. 差遣: 사람을 시켜서 보냄. ○除는 1)제할 제 (~을
제거하다, ~을 없애다) 2)벼슬줄 제 (벼슬을 除受하다) ○言은 뒤로 절을 받아서
"~을 말하다"의 뜻. (= say that~) ○長短은 장점과 단점. ○得失은 얻고 잃은
것, 성공과 실패, 잘하고 잘 못한 일. ○趨(추)는 1)종종걸음으로 걷다.
종종걸음으로 몸을 삼가고 조심히 걷다. 2)(주로 시세, 이익 등을 따라) ~을
쫓다. 달려가다. 여기서는 2)의 뜻이다. ○附는 1)더할 부. 2)의지할 부.
여기서는 2)의 뜻으로 아부(阿附)하다, 부합(附合)하다. 등등의 뜻이다.
○큰글자는 거만할 설. 또는 褻(설)과 통하는 글자이다. 즉, 음이 같기 때문에
혼용해서 쓴다. 여기서는 외설스럽다는 뜻이다. ○覓은 구할 멱. ○干은
1)간섭할 간 2)구할 간. 여기서는 2)의 뜻이다. ○索은 찾을 색.


又曰,一人付書信不可開坼沈滯,二與人幷座不可窺人私書,三凡入人家不可看人文字,
   四凡借人物不可損壞不還,五凡喫飮食不可揀擇去取,六與人同處不可自擇便利,
   七凡人富貴不可歎羨毁,
   凡此數事有犯之者,足以見用心之不肖,於存心修身,
   大有所害,因書以自警

   또 이르기를, 첫째, 남이 부친 서신을 함부로 뜯거나 또는 전달하지 않고
묵혀 두어서는 않된다. 둘째, 다른 사람과 함께 같이 앉아서는 남의 개인적인
편지를 엿보아서는 않된다. 셋째, 무릇 남의 집에 들어가서는 남의 사사로이
적어 놓은 글자들을 보아서는 않된다. 넷째, 무릇 남의 물건을 빌려와서는 손상
또는 파괴하거나, 되돌려 주지 않아서는 안된다. 다섯째, 무릇 음식을 먹고 마실
때는 가리거나 버려서는 않된다. 여섯째, 남과 같이 처할 때는 편리를 스스로
가려서는 않된다. 일곱째, 무릇 남의 부귀를 감탄하여 부러워하거나 흉보고
헐뜯어서는 않된다. 무릇 이 여러가지 일들을 범하는 자는 그것으로써(以) 마음
씀씀이가 불초(不肖)하여 존심(存心)과 수신(修身)에 해로운 바가 크게 있음을
보기에 충분하다. 그리하여 글을 써서(以) 스스로 경계하노라.

(字義) ○付는 1)줄 부 2)부탁할 부 3)(편지 등을) 부칠 부. ○書는 술어로는
"쓸 서" 명사로는 1)책 서. 2)편지 서. 두 번째 글귀의 私書의 書도 편지라는
뜻이다. ○坼은 1)터질 탁. 2)(편지 등을) 뜯다.(예)坼封 ○滯는 막힐 체.
○幷은 아우를 병. ○窺는 엿볼 규. ○擇은 가릴 택. ○羨은 부러울 선.
○큰글자는 꾸짖을 저. ○足(以)+술어:~하기에 족하다. 이 때 以는 足의 주절과
관련된 말이 나올 때 써준다. 우리말과 영어에서는 볼 수 없는 용법이므로
낯설기도 하지만, 以를 붙여줌으로써 두 문장이(또는 구절이) 서로 접속되어
있음을 표시해주는 것이다. ○肖는 닮을 초. 不肖는 부형(父兄)의 덕을 닮지
못한 못난 사람이란 뜻으로 자신을 겸손히 낮추어 이르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자신을 지칭하는 말은 아니고 단순히 불민하고 덕이 없다는 뜻이다. ○存은
타동사로 "~을 지니다" 存心은 맹자의 말씀에서 비롯된 말로, 인간 본연의 선한
마음을 악에 물들이지 않고 굳게 지닌다는 뜻이다. ○因은 인할 인. 因은 뒷
문장을 받아서 "~에서 기인하다"는 뜻도 있고, 또는 여기서처럼 앞 문장을
받아서 "그리하여, 그래서, 인하여"의 뜻으로도 쓰인다.

(위에서 두단락으로 나눈 원문을 다시 전문으로 읽어 보기 바란다)

十一.  范益謙座右戒曰,一不言朝廷利害邊報差除,二不言州縣官員長短得失,
   三不言衆人所作過惡之事,四不言仕進官職趨時附勢,五不言財利多少厭貧求富,
   六不言淫[Image]戱慢評論女色,七不言求覓人物干索酒食,又曰,
   一人付書信不可開坼沈滯,二與人幷座不可窺人私書,三凡入人家不可看人文字,
   四凡借人物不可損壞不還,五凡喫飮食不可揀擇去取,六與人同處不可自擇便利,
   七凡人富貴不可歎羨毁,
   凡此數事有犯之者,足以見用心之不肖,於存心修身,
   大有所害,因書以自警


十二.  武王問太公曰,人居世上,何得貴賤貧富不等,願聞說之,欲知是矣
   太公曰,富貴如聖人之德,皆由天命,富者用之有節,不富者家有十盜

   무왕이 태공에게 물어 말하였다.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찌하여
귀천과 부귀가 같을 수 없는가? 원컨대 그것에 대해 말씀을 듣고 그 까닭을 알고
싶소이다. 태공이 말하였다. 부귀는 성인의 덕과 같아서 모두 천명에
말미암거니와, 부유한 자는 씀씀이에 절제가 있으나 부유하지 못한 자는 집안에
열가지 도둑이 있나이다.

(字義) ○이 글 역시 원문이 길어서 몇 단락으로 구분지어 놓았다. ○武王은
周나라의 임금으로 은(殷)의 폭군 주(紂)를 멸하고 중국을 통일했다. ○太公은
흔히 일컫는 강태공(姜太公)을 지칭한다.○"술어+사람+曰"의 구문은 "~에게
~하여 말하다"는 뜻으로 한문에서 흔히 쓰인다. ○居는 ~에 살다. ~에 거하다.
○得은 ~을 얻다. 또는 得다음에 술어가 와서 "~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위 문장에서는 후자를 택해서 번역했다. 즉, 得이 不等에 이어지는 것으로 봤다.
○由(유)~: ~에서 말미암다. ○用之有節에서 之는 어기조사(語氣助詞)로 用之는
명사구이다. A+有+B: A에 B가 있다.


   武王曰,何爲十盜,太公曰,時熟不收爲一盜,收積不了爲二盜,無事燃燈寢睡爲三盜,
   懶不耕爲四盜,不施工力爲五盜,專行巧害爲六盜,養女太多爲七盜,
   晝眠懶起爲八盜,貪酒嗜慾爲九盜,强行嫉妬爲十盜

   무왕이 말했다. 무엇이 열가지 도둑이 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때가
무르익었는데도 곡식을 거두어 들이지 않는 것이 첫번째 도둑이요, 곡식을
거두어 쌓아두기를 마치지 않는 것이 두 번째 도둑이고, 아무일도 없이 등불을
켜놓고 잠자는 것이 세번째 도둑이요, 게을러서 밭을 갈지 않는 것이 네번째
도둑이요,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 것이 다섯번째 도둑이요, 꾀만 부려 남을
해치는 일만 오로지 행하는 것이 여섯째 도둑이요, 딸 기르기를 너무 지나치게
하는 것이 일곱째 도둑이요, 낮까지 잠자고 게을리 일어나는 것이 여덟째
도둑이요, 술 마시기를 탐하며 즐기는 것이 아홉째 도둑이요, 억지로 행하고
남을 질투하는 것이 열번째 도둑입니다.

(字義) ○熟은 익을 숙. ○爲는 될 위. ○了는 마칠 료. ○燃은 탈 연. ○睡는
잠잘 수. ○ 큰글자는 게으를 용. ○懶는 게으를 라. ○專은 부사로 오로지 전.
○嗜은 즐길 기. ○强은 부사로 "억지로 강." ○嫉은 질투할 질.


   武王曰,家無十盜,不富者,何如,太公曰,人家必有三耗,武王曰,何名三耗,太公曰,
倉庫漏濫不蓋,鼠雀亂食爲一耗,收種失時爲二耗,抛撒米穀穢賤爲三耗

   무왕이 말하였다. 집안에 열가지 도둑이 없는데도 부유하지 못한 자는
어찌하여 그렇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집안에 반드시 세가지 소모함이
있습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무엇을 세가지 소모라고 이름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창고가 세어 밖으로 넘쳐나 쥐와 참새들이 어지럽게 먹어대는 것이
첫번째 소모함이요, 거두고 씨뿌리는데 때를 놓치는 것이 두번째 소모함이요,
곡식을 버리고 흩뿌려 더럽고 천하게 하는 것이 세번째 소모함입니다.

(字義) ○何如:~과 같은가? 어떠한가? ○耗는 소모할 모. ○名은 여기서 술어로
쓰였다. ○倉은 곳집 창. ○庫은 곳집 고. 漏는 셀 루. ○濫은 넘칠 람. ○蓋는
덮을 개. ○鼠는 쥐 서. ○雀은 참새 작. ○亂은 여기서 부사로 쓰였다. ○種은
명사로는 씨 종. 술어로는 심을 종. 씨뿌릴 종. ○抛는 버릴 포. ○撒은 뿌릴
살. ○穢는 더러울 예.


   武王曰,家無三耗,不富者,何如,太公曰,人家必有一錯二誤三痴四失五逆六不祥
   七奴八賤九愚十强,自招其禍,非天降殃

   무왕이 말하였다. 집안에 세가지 소모함이 없는데도 부유하지 않은 자는 왜
그렇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집안에 반드시 일착, 이오, 삼치, 사실, 오역,
육불상, 칠노, 팔천, 구우, 십강이 있으니, 그 화를 스스로 부르는 것이요,
하늘이 재앙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字義) ○錯은 어긋날 착. ○痴는 癡의 속자이다. 어리석을 치. ○招는 부를 초.
○自는 술어와 붙어서 잘 쓰인다. ○殃은 재앙 앙. ○非+명사구(절): ~이
아니다.


   武王曰,願悉聞之,太公曰,養男不敎訓爲一錯,孩勿訓爲二誤,
   初迎新婦不行嚴訓爲三痴,未語先笑爲四失,不養父母爲五逆,夜起赤身爲六不祥,
   好挽他弓爲七奴,愛騎他馬爲八賤,喫他酒勸他人爲九愚,喫他飯命朋友爲十强,
   武王曰,甚美誠哉,是言也

   무왕이 말하였다. 원컨대 그것을 다 듣고 싶습니다. 태공이 대답하였다.
사내아이를 기르는데 가르치지 아니함이 일착(첫째 착오)이요, 어린 아이를
훈계하지 않는 것이 이오(두번째 오류)이요, 신부를 처음 맞아들여서 엄한
훈계를 행하지 않는 것이 삼치(세번째 어리석은 짓)이요, 아직 말도 하지
않았는데 먼저 웃어버리는 것이 사실(네번째 실수)요,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오역(다섯째 거스름)이요, 밤에 발가벗은 몸으로 일어나는 것이
육불상(여섯째 상서롭지 못한 일)이요, 남의 활을 당기기를 좋아함이
칠노(일곱째 노비같은 짓)이요, 남의 말을 타기를 좋아함이 팔천(여덟째 천한
짓)이요, 남의 술을 마시면서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 구우(아홉째 어리석은
짓)이요, 남의 밥을 먹으면서 친구에게 먹기를 명하는 것은 십강(열번째
강요)입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매우 아름답고 진실하도다. 그 말씀이여!!

(字義) ○悉은 다 실. 모두 실. ○孀은 어릴 영. ○孩은 아이 해. ○迎은 신부를
맞아들인다는 뜻이다. 즉, 親迎(신랑이 신부를 친히 맞아 들임)의 뜻이다.
○赤은 붉을 적. 발가벗을 적. "赤子"하면 발가벗은 갓난 아이를 가리킨다.
○挽은 당길 만. ○騎는 말탈 기. ○마지막의 是는 지시형용사로 "이
시"자(字)이다. 이처럼 是가 지시대명사·형용사로 쓰인 예는 주로 고어투에서
쓰일 뿐이고, 주로 지금껏 살펴보았듯이 是는 "~이다"의 뜻으로 쓰인다.

(다시 원문을 전문으로 읽어보기 바란다)

    武王問太公曰,人居世上,何得貴賤貧富不等,願聞說之,欲知是矣,
   太公曰,富貴如聖人之德,皆由天命,富者用之有節,不富者家有十盜,
   武王曰,何爲十盜,太公曰,時熟不收爲一盜,收積不了爲二盜,無事燃燈寢睡爲三盜,
   懶不耕爲四盜,不施工力爲五盜,專行巧害爲六盜,養女太多爲七盜,
   晝眠懶起爲八盜,貪酒嗜慾爲九盜,强行嫉妬爲十盜,
   武王曰,家無十盜,不富者,何如,太公曰,人家必有三耗,武王曰,何名三耗,太公曰,
   倉庫漏濫不蓋,鼠雀亂食爲一耗,收種失時爲二耗,抛撒米穀穢賤爲三耗,
   武王曰,家無三耗,不富者,何如,太公曰,人家必有一錯二誤三痴四失五逆六不祥
   七奴八賤九愚十强,自招其禍,非天降殃
   武王曰,願悉聞之,太公曰,養男不敎訓爲一錯,孩勿訓爲二誤,
   初迎新婦不行嚴訓爲三痴,未語先笑爲四失,不養父母爲五逆,夜起赤身爲六不祥,
   好挽他弓爲七奴,愛騎他馬爲八賤,喫他酒勸他人爲九愚,喫他飯命朋友爲十强,
   武王曰,甚美誠哉,是言也

立敎篇終


  <第十四篇 治政篇>


一.  明道先生曰,一命之士,苟有存心於愛物,於人,必有所濟

   명도 선생이 말씀하셨다. 일 개 명을 받은 선비라도 진실로 남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다면 남에게 반드시 도움을 받는 바가 있으리라.

(字義) ○명도 선생은 북송(北宋)의 유학자. 성은 정(程), 이름은 호(顥)이다.
그 동생은 이름이 이(턱 이)이고 호는 伊川先生으로, 흔히 그 두 형제를
정자(程子)라고 일컫는다. ○一命之士: 일 개의 하찮은 명을 받은 선비라도, 즉
요즘의 말단 직원이란 말과 같다고 여겨진다. ○苟는 진실로 구. "진실로
~하면"의 뜻으로 가정으로 해석한다. ○存은 타동사로 "~을 지니다"의 뜻.
○物은 나 이외의 사물, 또는 다른 사람을 뜻한다. 남이란 뜻에서 人과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濟는 1)건널 제. 2)구제할 제.


二.  唐太宗御製云,上有麾之,中有乘之,下有附之,幣帛衣之,倉食之,
   爾俸爾祿,民膏民脂,下民易虐,上蒼難欺

   당나라 태종의 어제에 이르기를, 위에서는 지휘하고, 중간에서는 이를 이어
다스리고, 아래에서는 이에 부합할지니라. 백성이 바친 폐백으로는 옷을 해
입고, 백성이 바친 곳간의 쌀로는 음식을 먹으니, 너의 봉록(俸祿)은 모두 다
백성의 기름과 살쩜이도다. 백성을 학대하기는 쉬우나, 저 위 푸른 하늘을
속이기는 어려운 법이로다.

(字義) ○당 태종은 당나라의 두 번째 임금이다. ○御製는 임금이 지은 글을
뜻한다. 御가 붙는 말은 임금을 가리키고, 製는 지을 제. ○麾는 휘두를 휘.
麾之에서 之는 어기조사(語氣助詞)에 불과하다. 아래의 乘之, 附之, 衣之,
食之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乘은 탈 승. 附는 더할 부. 의지할 부. ○幣는
폐백 폐. ○帛은 면 백. ○衣는 술어로 "~을 입다"의 뜻. ○倉은 곳간 창. ○ 은
곳간 름. ○爾는 너 이. 이 문장에서는 바로 당 태종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俸祿(봉록)은 녹봉(祿俸), 즉 지금의 월급, 봉급에 해당하는 말이다. ○膏는
기름 고. ○脂는 비계 지. ○下民: 아랫 백성. ○易+술어: ~하기 쉽다.
○難+술어:~하기 어렵다. ○蒼은 푸를 창. ○上蒼은 바로 하늘을 비유한 말이다.


三.  童蒙訓曰,當官之法,唯有三事,曰淸曰愼曰勤,知此三者,知所以持身矣

   동몽훈에 이르기를, 관직에 임해야 하는 법에는 오직 세가지 일이 있으니,
청렴이라 할 것이요, 신중이라 할 것이요, 근면이라 할 것이다. 이 세가지 것을
알면 몸을 지니는 방도를 안다 할 것이다.

(字義) ○當을 당할 당. "(상황, 처지, 때 등등에) 당하다"의 뜻이다. 부사로는
"마땅히"의 뜻도 있다. ○淸은 맑을 청. 깨끗할 청. 흔히 청렴하다는 뜻으로
자주 쓰인다. ○三者의 者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고, "것 자"이다. 즉,
"세가지 것"이란 뜻이다. ○"所以+술어"는 한 단어처럼 여겨 "까닭" 또는
"방법"의 뜻으로 의역한다.


四.  當官者,必以暴怒爲戒,事有不可,當詳處之,必無不中,若先暴怒,
   只能自害,豈能害人

   관직에 처한 자는 반드시 사납게 성내는 것을 경계로 삼아야 한다. 일에
불가(不可)한 것이 있거든 마땅히 상세히 처리하면 반드시 들어 맞지 않는 것이
없으리라. 만약 먼저 사납게 성을 내면 다만 스스로를 해칠 뿐이지 어찌 남을
해치기라도 하겠는가?

(字義) ○當官者의 當은 술어로 당할 당. 當詳處之에서 當은 부사로 마땅히 당.
참고로 전자는 當다음에 명사가 왔으므로 술어일 것이고, 후자는 當다음에
술어가 왔으므로 부사로 쓰인 것을 알 수 있다. ○以A爲B= A를 B로 여기다. A를
B로 삼다. ○戒는 경계 계. ○詳은 자세할 상. ○無不+술어: ~하지 않는 것이
없다. ○中은 술어로 맞을 중. ○自+술어: 스스로 ~하다. 스스로를 ~하다.


五.  事君如事親,事長官如事兄,與同僚如家人,待群吏如奴僕,愛百姓如妻子,
   處官事如家事然後,能盡吾之心,如有毫末不至,皆吾心有所未盡也

   임금 섬기기를 어버이를 섬기는 것 같이하며, 웃사람 섬기기를 형을 섬기는
것 같이 하며, 동료와 더불기를 자기집 사람 같이 하며, 여러 아전 대하기를
자기집 노복 같이 하며, 백성 사랑하기를 처자같이 하며, 관직의 일 처리하기를
내 집안일처럼 하고 난 연후에야 능히 내 마음을 다했다 할 것이니라. 만약
털끝만치라도 이에 이르지 못함이 있으면 모두 내 마음에 미진한 바가 있는
것이니라.

(字義) ○如는 1)~와 같다. 2)만약 ~한다면. 등등의 뜻이 있다. ○親은 어버이
친. ○僚는 동관(同官) 료. ○待는 1)기다릴 대. 2)대할 대. ○群(군)은 주로
한정어로 "여러, 뭇~"의 뜻이다. ○吏는 아전 리. ○僕은 종 복. ○然後는
관용어로 "~한 연후에, ~한 뒤에"의 뜻이다. ○豪末은 "터럭 끝"이란 말로 아주
조금을 일컫는 관용구이다.


六.  或問,簿佐令者也,簿所欲爲,令或不從,柰何,伊川先生曰,當以誠意動之,
   今令與簿不和,只是爭私意,令是邑之長,若能以事父兄之道事之,過則歸己,
   善則唯恐不歸於令,積此誠意,豈有不動得人

   어떤 사람이 묻기를, "부(簿)는 영(令)을 보좌하는 자입니다. 부가 하고자
하는 바를 영이 혹 따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합니까?"하자, 이천 선생이
이르시를, "마땅히 진실된 뜻으로 영을 움직여야 할 것이니라. 지금 영과 부가
화목치 않은 것은 다만 사사로운 뜻을 다투기 때문이니라. 영은 고을의
우두머리이니, 만약 부형을 섬기는 도리로서 영을 섬겨되 잘못이 있으면
자기에게로 돌리고 잘한 것이 있으면 영에게 그 공이 돌아가지 않으면 어쩌나
근심하여야 한다. 이러한 진실된 뜻을 쌓는다면 어찌 사람을 움지이지 못할 것이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字義) ○或은 1)어떤 사람. 2)혹시~한다면. 등등의 뜻이 있다. ○佐는 도울 좌.
○奈는 어찌 나(내). ○이천 선생은 앞 글에 나온 명도 선생의 동생이다. 역시
송나때의 대 유학자이다. 그 두분을 구분하지 않고 종종 정자(程子)라고
일컫기도 한다. ○誠은 정성 성. 부사로는 진실로 성. ○只是에서 是는
"~이다"의 뜻이다. 이 글에서는 문맥상 "단지 ~때문이다"라고 의역하는 것이
좋다. ○令是邑之長에서 是도 역시 "~이다"란 뜻이다. 長은 명사로 우두머리. 장
등등의 뜻이다. ○不動得人에서 得은 술어뒤에 붙어서 "가능"을 나타낸다.


七.  劉安禮問臨民,明道先生曰,使民各得輸其情,問御吏,曰,正己以格物

   유안례가 백성에 임하는 법에 대해서 물으니, 명도 선생께서 이르시를,
"백성으로 하여금 각자 그들의 뜻을 다할 수 있게 하여야 하느니라."하였다. 또
아전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 묻자, 이르시길, "자기를 바르게 함으로써(以) 남을
바르게 하여야 하느니라."라고 하였다.

(字義) ○臨은 임할 림. ○使+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得다음에
술어가 오면 得을 "~할 수 있다"로 해석한다. ○輸는 1)보낼 수. 2)다할 수.
輸其情에서 其는 백성을 받는 소유격 대명사이고, 情은 뜻, 정황, 실상의
뜻이니, 이는 백성의 뜻을 윗사람에게 상달(上達)할 수 있게끔 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情은 두가지의 뜻이 있다. 하나는 잘 알고 있듯이 "애정, 우정"할
때의 그 정을 말하고, 또하나는 위에서 말한대로 정황, 실상 등을 의미한다.
(예)愛情, 友情. * 情況, 實情, 情報. ○御는 어거할 어. 다스릴 어. ○格은
바를 격. ○物은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을 가리킨다. 人과 비슷한 뜻이다.


八.  抱朴子曰,迎斧鉞而正諫,據鼎盡言,此謂忠臣也

   포박자에 이르기를, 도끼를 들이대도 바르게 간언하며, 솥에 집어 넣어도
옳은 말을 다하면 이는 충신이라고 말한다.

(字義) ○포박자는 晉나라때의 책. ○迎은 맞을 영. ○斧는 도끼 부. ○鉞은
도끼 월. ○諫은 간할 간. ○據는 웅거할 거. ○鼎은 (다리가 셋인) 솥 정. ○
은 가마 확. ○謂~: ~라 일컫는다. ○此謂忠臣也에서 此는 지시대명사로서
주어이고, 忠臣은 謂의 목적어이다. 그러나 이에 충실하여 해석을 하면, 즉 위와
같이 직역하면 어색하므로 흔히 此를 목적어처럼 해석해준다. 즉, "이를 일러
충신이라고 한다"는 식으로 의역을 해준다. 그러나 우선은 문법적인 요소를
알아두기를 바라는 뜻에서 위에서는 직역을 해보았다. ○此는 지시대명사이다.
여기서 보듯이 지시대명사로는 此를 쓰고, 是를 쓰지 않는다. 그러나 是를 쓸
수도 있는데 이때는 是가 지시대명사가 아니라 "~이다"라는 뜻이다. 즉,
"是謂忠臣也"라고 하면, 이때 是는 지시대명사가 아니라 "~이다"라는 뜻이고
이때 주어는 문맥상 그 앞부분을 가리키는 것이다.

治政篇終


  <第十五篇 治家篇>


一.  司馬溫公曰,凡諸卑幼事無大小,毋得專行,必咨稟於家長

   사마온 공이 말하였다. 무릇 지위가 낮고 어린 모든 사람들은 일이 크건 작건
구별없이 제멋대로 행동할 수 없으며, 반드시 집안의 어른께 묻고 여쭈어야 할
것이다.

(字義) ○凡은 1)무릇 범. 2)모든 범. 3)범상할 범. ○諸는 주로 한정어로 "모든
제" ○卑는 낮을 비. ○毋(무)는 금지사. ○專은 오로지 전. 크게 두가지 뜻으로
쓰인다. 하나는 "오로지 ~만 한다"는 뜻이고, 또 하나는 "제 멋대로, 독단으로
~한다"는 뜻이다. (예)專攻, 專業. / 專制政治, 專斷. 위에서는 후자의 뜻으로
쓰였다. ○咨는 물을 자. 諮와 통한다. ○稟은 품할(묻는다는 뜻이다) 품.


二.  待客不得不豊,治家不得不儉

   손님을 대접할 때는 풍성하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집안을 다스림에는
검소하지 않을 수 없느니라.

(字義) ○待는 1)기다릴 대. (예)期待, 待期. 2)대할 대. (예)接待, 歡待.
○得다음에 술어가 오면 "~할 수 있다"의 뜻이다. ○不得不+술어: ~하지 않을 수
없다. 부득불 ~해야 한다. 不可不과 비슷한 뜻이다.


三.  太公曰,痴人畏婦,賢女敬夫

   태공이 말하였다.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자는 남편을
공경하느니라.

(字義) ○痴는 어리석을 치. ○敬은 1)공경할 경. 2)삼갈 경. 조심할 경.
여기서는 1)의 뜻.


四  凡使奴僕,先念飢寒

   무릇 노복을 부릴 때는 먼저 그들의 춥고 배고픔을 생각할지니라.

(字義) ○使는 1)사역동사로서의 使. 2)부릴 사. ○僕은 종 복. (예)奴僕, 公僕
(公僕은 영어의 "public servant"란 단어를 그대로 한자의 뜻을 빌어 만든 단어인 
듯하다. 공무원을 지칭한다)


五.  子孝雙親樂,家和萬事成

   자식이 효도하면 양친(兩親)이 즐겁고, 집안이 화목하면 만사가
이루어지느니라.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雙은 두 쌍. ○親은 1)어버이 친. 2)친할 친.


六.  時時防火發,夜夜備賊來

   수시로 불이 날 것을 막고, 밤마다 도적이 들 것을 대비할지니라.

(字義) ○역시 2.3 2.3으로 끊는다. ○防은 막을 방. ○發은 일어날 발. ○備는
1)갖출 비. (예)備忘錄, 裝備. 2)방비·준비·대비할 비. (예)防備, 準備, 備考.
○賊은 1)도둑 적 2)해칠 적.


七  景行錄云,觀朝夕之早晏,可以卜人家之興替

   경행록에 이르기를, 아침 저녁의 이르고 늦음을 관찰하면 그것으로써(以) 그
집안의 흥하고 쇠함을점칠 수 있느니라.

(字義) ○早는 이를 조. ○晏은 늦을 안. ○可以는 한 단어로 "~할 수 있다"로
봐도 되고, 위의 번역처럼 직역해도 된다. ○卜은 점 복. 점칠 복. ○替는
1)대신할 체. 2)폐(廢)할 체. 현대에는 주로 1)의 뜻으로만 쓰이나, 옛날엔 2)의
뜻으로도 잘 쓰였다. ○興替(흥체)는 한 단어로 흥하고 쇠함을 뜻하는 말이다.


八.  文仲子曰,婚娶而論財,夷虜之道也

   문중자가 말하였다. 혼인하고 장가드는데 있어서 재물을 논하는 것은
오랑캐들의 도리이니라.

(字義) ○문중자는 수(隋)나라때의 학자. ○婚은 혼인 혼. ○娶는 장가들 취.
○而는 앞 글과 뒷글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처럼 앞글이 반드시
절(絶)일 필요는 없다. 而의 앞 글이 명사구나 부사 등이 올 수도 있다. ○虜는
오랑캐 로.

治家篇終


  <第十六篇 安義篇>


一.  顔氏家訓曰,夫有人民而後有夫婦,有夫婦而後有父子,有父子而後有兄弟,
   一家之親,此三者而已矣,自玆以往,至于九族,皆本於三親焉,
   故,於人倫,爲重也,不可無篤

   안씨 가훈에 이르기를, 대저 백성이 있은 뒤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뒤에 부자가 있고, 부자가 있은 뒤에 형제가 있나니, 일가의 친함은 이 세
가지일 뿐이니라. 이로부터 구족(九族)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삼친(三親)에
근본을 두느니라. 그러므로 인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되니 돈독함이 없어서는
안되느니라.

(字義) ○夫는 대저 부. 대개 말을 시작할 때 발어사(發語詞)로 쓰인다.
○~而後+술어~: "~하고 난 뒤에 ~한다"는 뜻으로 잘 쓰이는 구문이다.
○~而已矣에서 而는 앞 글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已는 그칠 이. 의역하면,
"뿐 이, 따름 이"의 뜻이고, 矣는 단정적으로 말을 마칠 때 쓰는 어조사이다.
"~而已矣"는 자주 쓰이는 표현으로 "~일 뿐이다. ~일 따름이다"의 뜻이다.
○自玆以往에서 自는 "~로 부터"의 뜻이고, 玆는 이 자. 以往은 以來와 같다.
○本은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焉(언)은 술어와 붙어서(타동사+焉) 그
대상을(목적어를) 내포하기도 하고, 또는 단순히 처소격의 의미를 갖는 종결형
어조사로 쓰인다. 특히 문장 가운데에 처소격 어조사인 於가 있을 때는 이
焉으로 말을 끝맺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焉은 "於三親"을 한번 더 받아서 말을
끝맺는 것이다. ○不可+술어: 1)~할 수 없다. 2)~해서는 않된다. 여기서는 2)의
뜻이다.


二.  莊子曰,兄弟爲手足,夫婦爲衣服,衣服破時更得新,手足斷處難可續

   장자가 말하였다. 형제는 수족이 되는 것이요, 부부는 의복이 되는 것이다.
의복이 떨어졌을 시에는 다시 새 것을 얻을 수 있으나, 수족이 짤라진 곳은
잇기가 어려우니라.

(字義) ○爲는 될 위. ○破는 깨뜨릴 파. ○술어+時: ~할 때. (when) ○更은
부사로 다시 갱. ○難+술어:~하기 어렵다·○續은 이을 속. (예)繼續, 續篇,


三. 蘇東坡云,富不親兮貧不疎,此是人間大丈夫,富則進兮貧則退,此是人間眞小輩

   소동파가 말하였다. 상대가 부유하다고 해서 친한척 하지 않고, 상대가
가난하다고 해서 소원하게 하지 않는 것! 이는 바로인간세상의 대장부라 할
것이요, 상대가 부유하면 나아가고, 상대가 가난하면 물러나는 것! 이는
인간세상의 진짜 소인배라 할 것이다.

(字義) ○兮는 주로 두 글귀가 댓구를 이룰 때 쓰이는 어조사이다.
○"此是~"에서 此는 지시대명사로서 주어로 쓰였고, 是는 "~이다"의 뜻으로
술어이다. ○人間은 세상(世上)의 뜻이다. ○輩는 무리 배. (예)不良輩, 輩出

安義篇終


  <第十七篇 遵禮篇>


一.  子曰,居家有禮故長幼辨,閨門有禮故三族和,朝廷有禮故官爵序,
   田獵有禮故戎事閑,軍旅有禮故武功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집안에 거처함에 예(禮)가 있는 까닭에 어른과 아이는
분별이 있고, 규문(閨門)에 예가 있는 까닭에 삼족(三族)이 화목하고, 조정에
예가 있는 까닭에 관작에 차례가 있으며, 사냥에 예가 있는 까닭에 군사일이
익숙해지며, 군대에 예가 있는 까닭에 무공이 이루어지느니라.

(字義) ○5.3 5.3으로 끊어 읽는다. ○辨은 분별할 변. ○閨는 안방 규.
○閨門은 아녀자들이 거처하는 곳을 말한다. ○爵은 벼슬 작. ○序는 차례 서.
○獵은 사냥할 렵. (예)狩獵, 獵奇的. ○戎은 군사 융. ○閑은 1)한가할 한.
2)익숙할 한. 여기서는 2)의 뜻이다. 물론 현대에는 1)의 뜻으로만 쓰이고, 2)의
뜻으로는 전혀 쓰이지 않는다. ○旅는 1)나그네 려. 2)군사 려. (예)旅團.


二.  子曰,君子有勇而無禮爲亂,小人有勇而無禮爲盜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용기만 있고 예가 없으면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소인이 용기만 있고 예가 없으면 도둑이 되느니라.

(字義) ○爲는 될 위. ○盜는 도둑 도. 훔칠 도. (예)盜賊.


三.  曾子曰,朝廷莫如爵,鄕黨莫如齒,輔世長民莫如德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조정에는 벼슬 만한 것이 없고, 향당(鄕黨)에는 나이
만한 것이 없고, 보세장민에는(세상을 돕고 백성의 우두머리가 되는 데에는)
덕(德) 만한 것이 없느니라.

(字義) ○莫如: ~와 같은 것이 없다. ~만한 것이 없다. ~이 제일 낫다. 莫은
금지사로도 쓰이고 여기서는 "없을 막"의 뜻이다. (예)莫强, 莫大, 莫重. ○鄕과
黨은 각각 마을을 뜻하는 말이다. 자세히 말하면, 鄕은 12,500戶의 마을을, 黨은
500戶의 마을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나 향당(鄕黨)이라고 하면 단순히 마을을
뜻하는 한 단어로 쓰인다. ○齒는 1)이 치. 2)나이 치. ○輔는 도울 보. ○長은
술어로 1)길 장. 2)기를 장. 3)~의 우두머리가 되다. ~의 장(長)이 되다.
여기서는 3)의 뜻이다. 어떤 책에서는 2)의 뜻으로 보아 세상을 돕고 백성을
다스린다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3)의 뜻이 더 옳을 듯하다. 유가(儒家)의
사상에는 어리석은 다수의 백성을 덕을 갖춘 소수의 군자가 계도해야 한다는
일면이 있다. 특히 大學은 그러한 소수의 군자가 갖춰야할 덕목들을 서술한
책이기도 하다.


四.  老少長幼,天分秩序,不可悖理而傷道也

   노소장유(老少長幼)는 하늘이 나눈 차례이니, 이치를 거스려 도를 해쳐서는
않되느니라.

(字義) ○少는 1)적을 소.(少+명사구:~이 적다). 2)어릴 소. 여기서는 후자의
뜻. ○分은 나눌 분. ○秩은 차례 질. ○不可+술어~: 1)~할 수 없다. 2)~해서는
않된다. 여기서는 2)의 뜻이다. 특히 不可는 뒤로 명사절이 와서 문장 전체를
받기도 한다. 즉, 위의 문장 구조를 우리말 어순으로 바꾸자면 "悖理而傷道,
不可也"가 되는데 이렇게 不可를 뒤로 돌려서 쓰는 것도 종종 볼 수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不可는 단순히 술어를 받을 수도 있고, 또는 문장 전체를
부정하는 뜻으로도 쓰인다. ○悖는 거스를 패. (예)悖倫, 行悖 ○傷은 해칠 상.


五.  出門如見大賓,入室如有人

   밖에 나설 때는 큰 손님을 뵙는 듯이 하고, 방에 들어와 있을 때는 사람이
있는 것과 같이하여 (홀로 있어도 몸가짐을 삼가야 한다)

(字義) ○앞 구절은 論語에서 공자가 한 말씀의 일부이다.


六.  若要人重我,無過我重人

   만약 남이 나를 중하게 여기기를 요한다면, 내가 남을 중하게 여기는 것에
지나는 것은 없다(내가 남을 중하게 여기는 것보다 나은 것은 없다).

(字義) ○要는 명사로는 요체, 요점, 요긴한 것 등등의 뜻이고, 술어로는
"~하기를 요하다"의 뜻이다. ○重은 술어로 1)무겁다. 2)(행동이나 성격이나)
진중하다. 신중하다. 3)중요하다. 4)~을 중히 여기다(타동사). 無過~: ~에
지나는 것은 없다. ~보다 나은 것은 없다.


七.  父不言子之德,子不談父之過

   아버지는 아들의 덕을 말하지 않으며, 자식은 아버지의 허물을 말하지 않는다.

(字義) ○過는 명사로는 허물 과.

遵禮篇終


  <第十八篇 言語篇>


一.  劉會曰,言不中理,不如不言

   유회가 말하였다.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아니함만 못하느니라.

(字義) ○中은 맞을 중. 맞힐 중. (예)的中, 中風. ○不如+명사구: ~만 못하다.
不如+서술문: ~하는 것만 못다.


二  一言不中,千語無用

   한 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 말이 쓸데 없느니라.


三.  君平曰,口舌者,禍患之門,滅身之斧也

   군평이 말하였다. 구설(口舌)이란 것은 화(禍)와 우환(憂患)의 문이요, 몸을
멸하는 도끼이니라.

(字義) ○者는 것 자. ○斧는 도끼 부. ○也는 평서문의 종결형 어조사로도
쓰인다. 역시 평서문의 종결형 어조사로 쓰이는 의(矣)와 비교해 볼 때, 矣는
단정, 확정, 결과 등의 뜻을 내포할 때 주로 쓰이고, 也에는 이런 뜻이 약하거나
거의 없이 단순히 문장을 종결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四.  利人之言,煖如綿絮,傷人之語,利如荊棘,
   一言半句,重値千金,一語傷人,痛如刀割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가 솜과 같고 사람을 해치는 말은
날카롭기가 가시와 같다. 따라서 일언반구(一言半句)라도 중하기가 천금에
해당하고 한 마디 말이 사람을 해치는 것은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과 같으니라.

(字義) ○利는 1)이로울 리. (예)利益. 2)날카로울 리. (예)銳利. ○煖은 따뜻할
난. ○綿은 솜 면. ○絮는 솜 서. ○荊은 가시 형. ○棘은 가시 극.
○荊棘(형극)은 "가시"란 뜻으로 잘 쓰이는 한 단어이다. 안중근(安重根) 의사의
말씀중에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이 유명하다. ○値는 1)값 치. 2)당(當)할
치. 만날(遇) 치. 여기서는 2)의 뜻이다. 물론 현대에는 1)의 뜻으로만 쓰이고,
2)의 뜻으로는 쓰이지 않는다. ○割은 가를 할, 벨 할. (예)分割, 役割.


五.  口是傷人斧,言是割舌刀,閉口深藏舌,安身處處牢

   입은 사람을 해치는 도끼요,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을 편안히 하기가 어느 곳에서나 굳어지리로다.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刀와 牢는 운자에 해당하다. ○是는
"~이다"의 뜻으로 술어이다. ○牢는 굳을 뢰(로)


六.  逢人且說三分話,未可全抛一片心,不虎生三個口,只恐人情兩樣心

   사람을 만나서 잠시 약간의 대화를 주고 받되, 아직 (상대방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다 털어 놓아) 한 조각 마음까지 전부 다 내비쳐서는 않된다. 호랑이의
세 개의 입이 난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요, 다만 사람의 정이 두가지 마음이
될까 두려운 것이다.

(字義) ○且는 1)또 차. 2)장차 차. 3)잠시 차. 여기서는 3)의 뜻으로 쓰였다.
且는 주로 1)과 3)의 뜻으로 많이 쓰인다. ○三分은 지금말로 하면 "30%"란
뜻이다. "능력을 10분(十分=100%)발휘하다"할 때의 分을 연상하면 될 듯하다. 즉
一分은 "1/10"을 뜻하는 계량 단위이다. 여기서 三分은 단순히 "약간, 조금"을
나타내는 말에 불과하다. ○全은 술어로는 "~을 온전히 하다"는 뜻이고,
여기서는 술어 앞에서 부사로 쓰였다. "전부, 모두"의 뜻이다. ○抛는 버릴 포.
(예)抛棄. ○ 는 두려울 파. ○生은 날 생. ○三個口: 하필 "세 개 난 입"이라고
한 것은 앞 귀절의 "三分說"과 대구를 이루기 위해서이다. ○樣은 모양 양.
(예)樣相, 模樣.


七.  酒逢知己千鐘少,話不投機一句多

   술이 지기(知己)를 만나면 천 잔도 적고, 말이 기미를 맞추지 못하면 한
마디도 많으니라.

(字義) ○知己는 자기를 알아주는 친구를 뜻하는 한 단어이다. ○鐘은 잔 종.
○機는 1)베틀 기. 2)기미 기. (예)機微, 天機, 機會

言語篇終


  <第十九篇 交友篇>


一.  子曰,與善人居,如入芝蘭之室,久而不聞其香,卽與之化矣,
   與不善人居,如入鮑魚之肆,久而不聞其臭,亦與之化矣,
   丹之所藏者赤,漆之所藏者黑,是以,君子必愼其所與處者焉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은 마치 향기로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안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냄새를 맡지 못하니, 이는
바로 그와 더불어 동화된 것이니라. 선하지 못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은 마치
저린 생선 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악취를 맡지 못하나니, 이
또한 그와 더불어 동화된 것이니라. 단사(丹砂)가 품고 있는 것은 붉은 색이요,
옻이 품고 있는 것은 검은 색이니, 이런 까닭에 군자는 그 함께 처하는 바의
것을 반드시 삼가야 하느니라.

(字義) ○與는 1)줄 여. 2)더불을 여. "~와"의 뜻도 있다. ○居(거)는 ~에 살다.
~에 있다. ~에 거하다. ○芝는 지초(芝草) 지. ○室은 방(房) 실. ○卽(즉)은
부사로 "바로, 곧바로, 당장에"의 뜻으로 則과는 원래 다른 글자이다. 則(즉)을
則(즉)과 같은 뜻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그 쓰임새가 전혀 다른
글자이다. 則은 두 문장을 이어주는 일종의 접속사로서 앞 문장을 가정으로
해석하거나 또는 일의 선후관계를 나타낼 때 쓰이는 글자이고, 卽은 일종의
부사로서(술어 앞에서 한정하거나 또는 단순히 부사로) "곧, 바로, 당장"의
뜻이다. (예)卽死, 卽興, 卽時, 一觸卽發. ○化는 화(化)할 화. 변화하다.
동화하다. 등등의 뜻. ○鮑는 저린생선 포. 일상에서 흔히 말하는 말린생선은
脯(포)라 한다. ○肆는 1)방사(放肆)할 사. 2)가게 사. 저자 사. ○丹은 붉을
단. 여기서는 붉은 돌 즉, 단사(丹砂)를 의미한다. ○者는 것 자. ○漆은 옻 칠.
○是以: "이로써, 이런 까닭에"의 뜻으로 관용적인 문구이다. ○焉(언)은 술어와
붙어서(타동사+焉) 그 대상을(목적어를) 내포하기도 하고, 또는 단순히 처소격의
의미를 갖는 종결형 어조사로 쓰인다. ○윗 글은 벗과 그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글이라 하겠다. 단사(丹砂)는 붉은 것을 가까이 하니 그 빛이
붉어지고, 옻은 검은 것을 가까이 하니 검어지기 마련이다. 이는 곧, 흔히
일컫는 근묵자흑(近墨者黑)이란 말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지란지교(芝蘭之交)는 벗 사이의 고상한 사귐을 일컫는 말이다.


二.  家語云,與好學人同行,如霧露中行,雖不濕衣,時時有潤,
   與無識人同行,如厠中坐,雖不汚衣,時時聞臭

   공자가어(孔子家語)에 이르기를,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안개와 이슬 속을 걸어가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을 흠뻑 적시지는 않더라도
때때로 축축함이 있노라. 무식한 사람과 동행하면마치 뒷간에 앉은 것 같아서
비록 옷은 더럽히지 않더라도 때때로 그 냄새를 맡느니라.

(字義) 공자가어도 공자의 언행을 담고 있지만, 위작(僞作)이란 것이 정설이다.
○好+술어: ~하기를 좋아하다. 물론, 명사를 한정하기도 한다. ○霧는 안개 무.
○濕은 젖을 습. (예)濕氣. ○潤은 젖을 윤. 윤택할 윤. (예)潤氣. ○厠은 뒷간 측.


三.  子曰,晏平仲,善與人交,久而敬之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안평중은 사람과 사귀기를 잘하였다. 오래되어도 그
벗을 공경하였으니...

(字義) ○이글은 論語에 실려 있다. ○善+술어: 잘 ~하다. ~하기를 잘하다. 이
글에서는 善이 交에 걸린다.


四.  相識滿天下,知心能幾人

   서로 알고 지내는 사람은 천하에 가득하되, 마음 알아주기를 능히 하는자는
몇이나 되겠는가?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滿~ : ~에 가득하다. ○能은 이 글에서 知心에
걸린다. 즉, 能知心의 뜻이나, 대구를 맞추기 위해 能을 뒤로 돌린 것 같다.
○幾는 몇 기. (예)幾百萬圓. 幾何


五  酒食兄弟千個有,急難之朋一個無

   주식형제는(술마시고 먹고 놀 때, 형이니 동생이니 하는 사이는) 천 개가
있으나, 급난지붕은(위급하고 어려운 때 도와주는 벗은) 일 개도 없구나.

(字義) ○4.3 4.3으로 끊는다. ○~~有,~~無의 대구문을 파악하면 문장의 뜻을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六.  不結子花休要種,無義之朋不可交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으려 하지 말고, 의리 없는 벗은 사귀어서는
않되느니라.

(字義) ○4.3 4.3으로 끊는다. ○子는 열매, 또는 씨의 뜻이다. ○休는 금지사로
莫, 毋 등과 쓰임새가 비슷하다. ○"要+술어"는 ~하기를 요하다. ○種은
명사로는 씨 종, 술어로는 심을 종. 씨뿌릴 종. ○不可+술어: 1)~할 수 없다.
2)~해서는 않된다. 불가하다.


七.  君子之交淡如水,小人之交甘若醴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여 물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아서 단술 같으니라.

(字義) ○지금까지 본 바와 같이 7언의 대구문은 4.3 4.3으로 끊는 것이
일반적이다. ○淡은 맑을 담. 싱거울 담. (예)淡淡하다. 淡泊하다. ○醴는 단술 례.


八.  路遙知馬力,日久見人心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날이 오래 지나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느니라.

(字義) ○5언의 대구문은 2.3 2.3으로 끊는 것이 일반적이다. ○遙는 멀 요.
(예)遙遠 ○日은 1)날 일. 2)해 일 3)낮 일. ○久는 오랠 구. (예)長久, 永久.

交友篇終


  <第二十篇 婦行篇>


一.  益智書云,女有四德之譽,一曰婦德,二曰婦容,三曰婦言,四曰婦工也

   익지서에 이르기를, 여자에게는 사덕(四德)의 명예가 있으니, 첫째는
부덕(婦德)이라 할 것이요, 둘째는 부용(婦容)이라 할 것이요, 셋째는
부언(婦言)이라 할 것이요, 넷째는 부공(婦工)이라 할 것이다.

(字義) ○원문이 길어서 단락을 나누어 보도록 하겠다.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譽는 기릴 예. 여기서는 명사로 쓰임. (예)名譽.


   婦德者不必才名絶異,婦容者不必顔色美麗,婦言者不必辯口利詞,
   婦工者不必技巧過人也

   부덕(婦德)이라는 것은 재주와 이름이 매우 뛰어날 필요가 없으며,
부용(婦容)이라는 것은 얼굴빛이 아름답고 고울 것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부언(婦言)이라는 것은 능변의 입이 날카롭게 말하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부공(婦工)이라는 것은 기교가 남을 지나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字義) ○者는 것 자. 者는 앞에 다른 말과 붙어서 의미의 한 단락을 이룬다.
○不必~: ~할 필요가 없다. ~할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즉, 不必구문은 부분
부정으로 해석하지 않고, 완전부정으로 해석한다. 부분 부정으로 하려면
"未必~"구문을 쓴다. 즉 未必은 "반드시 ~하는 것은 아니다"의 뜻이다. 어떤
책에서는 위의 글귀를 부분 부정으로 해석하여 "부덕(婦德)이라는 것은 才名이
반드시 뛰어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풀기도 하였다. ○絶異는 매우
뛰어나다는 뜻의 한 단어이다. ○利는 날카로울 리. ○過人: 남을 지나다.
남보다 뛰어나다.


   其婦德者淸貞廉節,守分整齊,行止有恥,動靜有法,此爲婦德也,
   婦容者洗浣塵垢,衣服鮮潔,沐浴及時,一身無穢,此爲婦容也,
   婦言者擇師而說,不談非語,時然後言,不厭於人,此爲婦言也,
   婦工者專勤紡績,勿好暈酒,供具甘旨,以奉賓客,此爲婦工也

   그 부덕(婦德)이라는 것은 정조와 절개를 깨끗하게 하며, 분수를 지키고 몸
가짐을 정돈하여 가지런히 하며, 행동거지(行動擧止)에 염치가 있으며,
동정지간(動靜之間)에 법도가 있는 것이니 이것이 부덕(婦德)이 되는 것이요,
부용(婦容)이라는 것은 집안의 먼지나 때를 씻어내고 빨며, 의복을 새롭고
정결하게 하고, 목욕을 제 때에 하여 일신에 더러움이 없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용(婦容)이 되는 것이요, 부언(婦言)이라는 것은 사표(師表)가 될 만한 사람을
가려서 말하되, 그릇된 말은 이야기 하지 않으며, 때가 된 연후에 말을 하여
사람들이 그 말을 싫어하지 않으니 이것이 부언(婦言)이 되는 것이요,
부공(婦工)이라는 것은 길쌈을 오로지 부지런히 하며 술 빚어 내기를 좋아 하지
않고, 좋은 맛을 갖추어서(以) 손님을 받드는 것이니 이것이 부공(婦工)이
되느니라.(字義) ○淸貞廉節은 貞節을(정조와 절개를) 淸廉히 한다는 뜻이다.
○整齊는 정리하여 가지런히하다. ○行止는 행동거지(行動擧止), 즉 일상에서의
행동을 말한다. ○動靜도 비슷한 뜻이다. 즉 일상의 기거를 뜻한다. ○擇은 가릴
택. ○時然後言,不厭於人은 논어(論語)에서 공자가 어떤 사람을 칭찬한
말씀중에서 인용된 말이다. 즉, 논어에 "時然後言,人不厭其言"이란 말이 있다.
(때가 된 연후에 말을 하니 사람들이 그의 말을 싫어하지 않았다) ○紡은 길쌈
방. ○績은 길쌈 적. ○暈은 해달무리 운. 暈酒는 술을 빚는다는 의미. ○供은
1)바칠 공. 2)갖출 공. 여기서는 2)의 뜻이다. ○具는 갖출 구.


   此四德者,是婦人之大德,而不可缺之者也,爲之甚易,務之在正,依此而行,是爲婦節

   이 네가지 덕은 아녀자의 큰 덕이니 결(缺)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이를
행하기는 매우 쉽우며 이를 힘쓰는 것은 정당한 것이니, 이에 따라서 행하는
것이 바로 부절(婦節, 아녀자의 범절)이 되는 것이니라.

(字義) ○여기서 是는 모두 술어로서 "~이다"의 뜻이다. 첫 번째 是의 주어는
"此四德者"이고 두 번째 是의 주어는 "依此而行"이다. ○缺之, 爲之, 務之에서
之는 모두 어기조사(語氣助詞)이다. ○缺은 결할 결. (예)缺席, 缺損, 欠缺.
○務(무)는 ~에 힘쓰다. ○依는 의지할 의.


二.  太公曰,婦人之禮,語必細

   태공이 말하였다. 부인의 예절로서, 말은 반드시 자세하여야 하느니라.

(字義) ○細는 가늘 세. 語必細는 말을 자상하고 부드럽게 한다는 뜻으로 자주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三.  賢婦令夫貴,婦令夫賤

   어진 부인은 남편을 귀하게 하고, 말재주나 피는 부인은 남편을 천하게
하느니라.

(字義) ○令+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使와 쓰임새가 비슷하다.
○큰글자는 말재주 녕(영), 아첨할 녕(영).


四.  家有賢妻,夫不遭橫禍

   집에 어진 아내가 있으면 남편이 횡화(橫禍)를 만나지 않느니라.

(字義)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遭는 만날 조. (예)遭遇. ○橫은 가로
횡. 빗길 횡. 橫禍(횡화)는 뜻밖에 빗긴 화. (예)橫財(뜻밖에 얻은 재물),
橫死(뜻밖의 죽음)


五.  賢婦和六親,婦破六親

   어진 부인은 육친을 화목하게 하고, 말재주나 피는 부인은 육친을
깨뜨리느니라.

(字義) ○六親은 부모형제처자(父母兄弟妻子)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婦行篇終


  <第二十一篇 增補篇>


一.  周易曰,善不積,不足以成名,惡不積,不足以滅身,小人,以小善爲无益
   而弗爲也,以小惡爲无傷而弗去也,故,惡積而不可掩,罪大而不可解

   주역에 이르기를, 선을 쌓지 않으면 족히 이름을 이룰 수 없을 것이요, 악을
쌓지 않으면 족히 몸을 망칠 수 없을 것이거늘, 소인은 조그마한 선으로서는
이로움이 없다고 여겨 행하지 않으며, 조그마한 악으로서는 해로움이 없다고
여겨 버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악이 쌓이면 가릴 수 없으며, 죄가커져서는 풀
수가 없느니라.

(字義) ○不足+술어: 족히 ~할 수 없다. ~하기에 족하지 못하다. 이 때 그 앞
구절을 이어 받을때는 以를 붙여 쓴다. 즉, 以는 이 문장에서 善不足을 받는
말이다. 직역하면, "선을 쌓지 않으면 그렇게 하지 않고서(以) 이름을
이루기에는 부족하다"의 뜻이다. 이처럼 앞 구절과 연결될 때 반드시를 以를
관용적으로 붙여준다. ○以A爲B: A를 B로 여기다. 삼다. 생각하다. ○弗은 아니
불. ○无는 無의 고자(古字)이다. ○去는 자동사는 갈 거. 타동사로는 버릴 거.
여기서는 타동사로 쓰였다. (예)撤去, 除去. ○不可+술어: 1)~할 수 없다.
2)~해서는 않된다. ○掩은 가릴 엄. (예)掩蔽


二.  履霜堅氷至,臣弑其君,子弑其父,非一旦一夕之事,其由來者漸矣

   서리를 밟으면 얼음이 이른다 하니, 신하가 그 임금을 죽이며 자식이 그
아비를 죽이는 것이 하루 아침이나 하루 저녁의 일이 아니라 그 유래한 것은
점차로 그렇게 된 것이다.

(字義) ○이 글은 주역 문언전(文言傳)의 곤괘(坤卦)를 풀어 쓴 글이다.
곤괘(坤卦)를 설명하는 경문중에 "履霜堅氷至"의 글이 있고, 그 곤괘를 더
자세히 설명한 문언전에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 "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 臣弑其君, 子弑其父, 非一朝一夕之故, 其所由來者漸矣,
由辯之不早辯也, 易曰, 履霜堅氷至,蓋言順也" (선을 쌓는 집안은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고, 불선을 쌓는 집안은 반드시 남은 재앙이 있다. 신하가 임금을
죽이고, 자식이 그 아비를 죽이는 일이 일조일석의 변고가 아니다. 그 유래한
바가 점진적인 것이었으니 일찍이 변론해야할 것을 변론하지 않은 데서 유래된
것이다. 역(易)에 이르기를 서리를 밟고서 굳은 얼음이 얼 것을 안다고 한 말은
대개 근신할 것을 말한 것이다) 라는 대목이 있다. ○履는 신 리. 밟을 리.
○弑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죽일 시. (예)弑害. ○旦은 아침 단. (예)元旦
○漸은 점점 점. (예)漸增, 漸入佳境.

增補篇終


  <第二十二篇 八反家八首>


一.  幼兒或我,我心覺歡喜,父母嗔怒我,我心反不甘,
   一歡喜一不甘,待兒待父心何懸,勸君今日逢親怒,也應將親作兒看

   어린 아이가 혹 나를 꾸짖으면 나의 마음은 환희를 깨닫고 부모가 나에게
성을 내면 나의 마음은 도리어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달갑지 않으니, 아이를 대하고 어버이를 대하는 마음이 어찌 이리도
현격한고? 그대에게 권하노니, 오늘 어버이가 성내는 것을 당하거든 또한 응당
어버이를 아이처럼 보아 (기쁘게 여겨야 할 것이다)

(字義) ○或은 "어떤 사람"을 가리키기도 하고, 여기서처럼 "혹시, 혹여"의 뜻도
있다. ○ 는 꾸짖을 리. ○嗔은 성낼 진. ○反(반)은 부사로 "도리어"의 뜻.
○甘은 달 감. 여기서는 타동사로 "~을 달게 여기다"의 뜻이다. ○待는 1)기다릴
대. 2)대할 대. 접대할 대. ○何는 어찌 하. 무엇 하. ○懸은 1)매달 현.
2)현격(懸隔)할 현. ○勸은 권할 권. ○君은 2인칭 대명사로 "그대"라는 뜻.
○逢은 만날 봉. ○也가 이렇게 문두에 나오는 것은 한문에서는 보기 드문
예이고, 주로 구어체에서 많이 쓰이는 용법이며 현대 중국어에서도 여전히
이처럼 쓰인다. 이 때 也는 흔히 한문에서 쓰이는 "어조사 야"가 아니라,
"또한"(亦)의 뜻을 갖는다. 즉 현대 중국어를 예로 들면 "我也是學生"이라고
하면 "나도 학생이다"라는 뜻이다. ○應은 부사로 응당 응. ○將은 가질 장.
"~을 가지고서"의 뜻으로 以와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作兒看은 "아이 보듯
한다"는 뜻이다. 作+A+看(觀): [~을] A보듯 하다.


二.  兒曹出千言,君聽常不厭,父母一開口,便道多閑管,
   非閑管親掛牽,皓首白頭多[Image]練,勸君敬奉老人言,莫敎乳口爭長短

   어린 자식들은 천 마디의 말을 하되 그대가 듣기에 늘 싫어하지 않고,
어버이는 한번 입을 벌려도 곧 쓸데없는 간섭이 많다고 한다. 쓸데없는 간섭이
아니라 어버이는 마음이 쓰여서 그런 것이다. 흰 머리, 센 머리가 되도록 오래
살았으니 알고 경험한 것이 많기 마련이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은 사람의
말을 공경하여 받들고, 젖내 나는 입으로 일의 길고 짧음을 다투지 말지니라.

(字義) ○曹는 무리 조. 다른 말에 붙어서 복합명사를 만들어 준다. ○便은 문득
변, 곧 변. ○道는 말할 도. ○多+명사(구) : ~이 많다. ○閑은 한가할 한.
"쓸데없다"는 뜻도 있다. (예)閑談(쓸데없는 말) ○管은 주관할 관 ○閑管:
한가한 간섭? 쓸데없는 잔소리? ○掛牽은 마음에 쓰인다? 마음에 걸린다? 자세한
뜻은 중국어 사전을 찾아봐야 겠다. ○皓는 흴 호. ○큰글자는 알 암. ○敎는
사역동사이다. 즉, 敎+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使와 비슷한 뜻이다.


三.  幼兒尿糞穢,君心無厭忌,老親涕唾零,反有憎嫌意
   六尺軀來何處,父精母血成汝體,勸君敬待老來人,壯時爲爾筋骨

   어린아이의 오줌과 똥 같은 더러운 것은 그대 마음에 싫어하거나 꺼리낌이
없으나, 늙은 어버이의눈물과 침이 떨어지는 것은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하는
뜻이 있다. 육 척의 몸이 온 곳이 어디인가?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가
그대의 몸을 이루었노라.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어가는 사람을 공경하여
대접하라. 젊었을 때 그대를 위하여 살과 뼈가 닳도록 애를 쓰셨느니라.

(字義) ○屎는 똥 시. ○糞은 똥 분. ○穢는 더러울 예. ○忌는 꺼릴 기. ○涕는
눈물 체. 울 체. ○唾는 침 타. ○零은 떨어질 영. 영(0) 영. (예)零落,
零點(=빵점) ○反(반)은 부사로 도리어. ○憎은 미워할 증. ○嫌은 미워할 혐.
○處는 곳 처. 何處: 어디서? 어느 곳에서? ○精은 정기 정. 깨끗할 정. ○待는
1)기다릴 대. 2)대할 대. 접대할 대. ○老來人: 늙어가는 사람. ○爲爾: 爲는
위할 위. 따라서 "너를 위하여"의 뜻이다. ○筋은 힘줄 근. 근육 근. (예)筋肉.
○큰글자는 헤질 폐.


四.  看君晨入市,買餠又買,少聞供父母,多說供兒曹,
   親未啖兒先飽,子心不比親心好,勸君多出買餠錢,供養白頭光陰少

   그대가 새벽에 시장에 들어가서 떡을 사고 또 흰떡을 사는 것은 보았으되,
부모에게 드린다는 것은 별로 듣지 못했고, 자식들에게 준다고들 많이 말한다.
어버이는 아직 먹지도 아니 하였는데 아이가 먼저 배 부르니, (봉양하는) 자식의
마음은 (늙으신) 부모 마음이 좋아하는 것에 비하지 못하는도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떡 살 돈을 많이 내서 늙은 어버이를 잘 공양(供養)하라. 세월은 길지
않으니...

(字義) ○晨은 새벽 신. ○餠은 떡 병. ○ 는 흰떡 고. ○少+명사구(절): ~이
적다. ○供은 바칠 공. ○啖은 먹을 담. ○比는 견줄 비. 비할 비. ○出은
타동사로 ~을 내다. ○供養은 음식을 잘 갖춰 대접한다는 뜻이다. ○光陰은
시간, 세월의 뜻.


五.  市間賣藥肆,惟有肥兒丸,未有壯親者,何故兩般看,
   兒亦病親亦病,醫兒不比醫親症,割股還是親的肉,勸君保雙親命

   시장에 있는 약 파는 가게에는 오직 아이를 살찌게 하는 약은 있으되,
어버이를 튼튼하게 하는 약은 없으니 무슨 까닭으로 이 두가지를 보는고? 아이도
병들고 어버이도 병들기는 마찬가지이거늘 아이의 병을 고치는 것이 어버이의
병을 고치는 것에 비하지 못하는구나. 넓적다리를 베더라도 도로 어버이의
살이로세. 그대에게 권하노니 빨리 두 어버이의 목숨을 보전하라.

(字義) ○肆는 가게 사. 저자 사. ○丸은 알 환. ○者는 것 자. 壯親者는
어버이의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 튼튼하게 하는 약. ○故는 까닭 고. ○般은
가지 반. ○症은 병 증. ○股는 (넓적)다리 고. ○割股還是親的肉: 옛날 효자들
중에는 어버이의 꺼져가는 생명을 되살리기 위해 자신의 넓적다리 살을 베어
먹이게 했다는 일이 많이 있다. 여기서도 그런 예를 들어서 정녕 어버이를 위해
약을 사드릴 돈이 없다면 자신의 다리를 베어서라도 어버이의 몸을 보호해드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에서 한 말이다. 또한 자신의 다리를 베더라도 이는 또한
어버이가 자신에게 물려준 몸이니 도로 어버이의 살이라는 뜻이다. ○還은
부사로 "도리어"의 뜻. 還是~~: 도리어 ~~이다. ○的은 주로 구어체에서 쓰이는
관형격 조사이다. 즉, "之"와 뜻이 같다. 우리말로는 "~의"의 뜻이다. ○ 은
빠를 극. 주로 부사로 쓰인다. 즉, "빨리"의 뜻이다. ○命은 목숨 명.


六.  富貴養親易,親常有未安,貧賤養兒難,兒不受饑寒,
   一條心兩條路,爲兒終不如爲父,勸君兩親如養兒,凡事莫推家不富

   부하고 귀하면 어버이를 봉양하기 쉬운 데도 어버이는 항상 미안함이 있고,
가난하고 천하면 아이를기르기 어려운 데도 아이는 배고프고 추운 것을 받지
않는다. 한 가지 마음에 두 가지 길이니, 아이를 위함이 마침내 어버이를 위함만
못하구나. 그대에게 권하노니, 양친을 아이 봉양하듯 하고 모든 일을 집이
부유하지 못해서라고 미루지 말라.

(字義) ○~~易, ~~難의 대구문을 파악할 것. ○饑는 주릴 기. ○條는 가지 조.
(예)法條文(나뭇가지처럼 법에 관한 사항을 갈래 갈래 나누어 정해 놓은 글)
○爲는 위할 위. ○終은 부사로 마침내, 결국, 끝내. ○推는 밀 추.
(예)推理(미루어 판단함), 推算(미루어 셈함).


七.  養親只有二人,常與兄弟爭,養兒雖十人,君皆獨自任,
   兒飽暖親常問,父母饑寒不在心,勸君養親須竭力,當初衣食被君侵

   어버이를 봉양함에는 다만 두 사람인데도 늘 형제가 더불어 다투고, 아이를
기름에는 비록 열 사람이라도 그대는 모두 혼자 스스로 맡으려 한다. 아이가 배
부르고 따뜻한 것은 그 어버이가 늘 물으나, 부모가 배 고프고 추운 것은 마음에
있지 않구나. 그대에게 권하노니, 어버이를 봉양함에는 모름지기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애당초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그대에게 빼앗겼느니라.

(字義)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A+在+B: A가 B에 있다. ○任은 맡을
임. ○須는 모름지기 수. 모름지기 ~해야 한다는 뜻이다. ○竭은 다할 갈.
"竭力"은 자주 쓰이는 표현. ○被는 입을 피. 위 문장에서처럼 피동형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侵은 침노할 침.


八.  親有十分慈,君不念其恩,兒有一分孝,君就揚其名,
   待親暗待子明,誰識高堂養子心,勸君漫信兒曹孝,兒曹親子在君身

   어버이는 100% 자애로움이 있어도 그대는 그 은혜를 생각하지 아니하고,
아이에게 10% 효도함이 있어도 그대는 곧 그 이름을 널리 세상에 날리려 한다.
어버이를 대접하는 것은 어둡고, 자식을 대하는 것은 밝으니, 누가 고당(高堂)의
자식 길렀던 마음을 알아줄 것인가? 그대에게 권하노니 아이들의 효도를 그냥
헛된 것으로 믿고 넘겨라. 아이들의 어버이도 부모의 자식도 그대의 몸에 있는
것이니라.

(字義) ○十分은 관용적인 표현으로 100%. (예)능력을 십분(十分) 발휘하다.
○就는 1)나아갈 취. 2)곧 취. 주로 고대 한문에서는 1)의 뜻으로만 쓰이나,
구어체 또는 현대 중국어에서는 2)의 뜻으로도 쓰인다. ○揚名은 관용적인
표현으로 "이름을 널리 날리다"의 뜻. ○揚은 날릴 양. ○待는 1)기다릴 대.
2)대할 대. 접대할 대. ○高堂은 남의 어버이를 높혀 이르는 말. ○漫(만)은
술어앞에 붙어서 "부질없이 ~하다"의 뜻. ○兒曺親: 아이들의 어버이. ○子는
자식.

八反歌八首終


  <第二十三篇 孝行篇續>


一.  孫順,家貧,與其妻傭作人家以養母,有兒每奪母食,順謂妻曰兒奪母食,
   兒可得,母難再求,乃負兒往歸醉山北郊,欲埋堀地,忽有甚寄石鐘,驚怪試撞之,
   容可愛,妻曰得此寄物,殆兒之福,埋之不可,順以爲然,將兒與鐘還家,
   懸於樑撞之,王聞鐘聲淸遠異常而聞其實,曰昔郭巨埋子,天賜金釜,
   今孫順埋兒,地出石種,前後符同,賜家一區,歲給米五十石

   손순이 집이 가난하여 그의 아내와 더불어 남의 집에 품을 팔아서(以) 그
어머니를 봉양하였는데그 아이가 매양 어머니의 잡수시는 것을 뺐는지라, 순이
아내에게 일러 말하기를 "아이가 어머니의잡수시는 것을 빼았소. 아이는 또 얻을
수 있으나 어머니는 다시 구하기 어렵소"하고, 이에 아이를 업고 취산 북쪽
교외로 가서, 묻으려고 땅을 팠더니 문득 심히 기이한 석종(石鐘)이 있거늘,
놀랍고 괴이하여 시험삼아 쳐보니 종소리가 사랑스러운지라, 아내가 말하기를,
"이 기이한 물건을 얻은 것은 거의 아이의 복이니 아이를 땅에 묻는 것은
불가합니다"하였다. 순도 그렇게 생각해서 아이와 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대들보에 달고 그 종을 쳤더니 임금이 듣건대 종소리가 맑고 멀고 이상하여 그
사실을 자세히 알아내어 듣고 말하기를, "옛날에 곽거가 아들을 묻었을 때엔
하늘이 금으로 된 솥을 주시었더니 지금은 손순이 아들을 묻음에 땅이
석종(石鐘)을 냈으니 전자와 후자가 서로 꼭 맞는다"하고는 집 한 채를 주시고
해마다 쌀 오십석을 주었다.

(字義) ○손순(孫順)은 신라 때의 사람. ○傭은 품팔이 용. (예)雇傭 ○傭作:
품팔이 하다. ○每(매)는 부사로 매번, 매양. ○奪은 빼앗을 탈. ○謂+A+曰~:
A에게 일러 ~라 말하다. 이런 구문은 자주 쓰이는 표현이다. ○郊는 들 교.
성곽밖의 먼 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埋는 묻을 매. ○堀은 팔 굴. ○忽(홀)은
부사로 갑자기, 홀연히. ○試(시)+술어: 시험삼아 ~해보다. ○撞은 칠 당.
○큰글자는 1)찧을 용. 2)종소리 용. 용용(春容)은 "종소리"를 뜻하는 한
단어이다. ○殆는 1)위태할 태. 2)부사로 "거의 태" ○將은 가질 장.
將+"兒與鐘"= "아이와 종을" 가지고서 ○懸은 매달 현. ○큰글자는 핵실( 實)할
핵. "핵실한다"는 말은 "사건의 실상을 조사한다"는 뜻이다. ○昔(석)은 부사로
옛날에. 옛적에. ○賜는 줄 사. ○出은 ~을 내다. ○符는 1)병부(兵符) 부.
2)부적 부. 3)부합할 부. 들어맞을 부. (예)符合. ○區는 나눌 구. 작은방 구.
○給은 줄 급.


二.  向德,値年荒疫,父母飢病濱死,向德日夜不解衣,盡誠安慰,
     無以爲養,則肉食之,母發癰,
     之卽癒,王嘉之,賜賚甚厚,命旌其門,立石紀事

   상덕이 흉년과 역병을 만나서 부모가 굶주리고 병들어 거의 죽게 된지라,
상덕이 일야(日夜)로 옷을 풀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편안하도록 위로하였으나
봉양할 길이 없어서 넙적다리 살을 베어 그것을 잡수시게 하였으며, 또한
어머니가 종기가 나자, 그것을 빨으니 곧 쾌유하게 되었다. 임금께서 이를
아름답게 여겨 상을 내리시기를 매우 후하게 하여 그 집의 문에 정문(旌門)을
세우게 명하고 비석을 세워 이 일을 적게 하였다.

(字義) ○向은 향할 향. 여기서는 성씨(姓氏)로 "상"이라고 읽는다. ○値는
만날(遇) 치. 당할(當) 치. ○荒은 거칠 황. 황폐할 황. ○?는 염병 려. ○疫은
염병 역. ○濱은 1)물가 빈. 2)거의 빈. 가까울 빈. "濱死"는 거의 죽게 됐다는
뜻이다. (예)濱死狀態. ○慰는 위로할 위. ○無以+술어: ~할 방법이 없다. ~할
길이 없다. 흔히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以가 방법, 까닭을 나타내는
말이므로 위와 같이 의역한 것이다. ○ 는 벨 규. ○ 는 넓적다리 폐. ○癰은
종기 옹. ○ 은 빨 연. ○癒는 병나을 유. (예)快癒 ○嘉는 아름다울 가. ○賚는
줄 뢰. ○旌은 표(表)할 정. 旌門(정문)은 효자, 열녀 등을 표창하기 위해 세운
문(門)을 말한다. ○紀는 적을 기.


三.  都氏家貧至孝,賣炭買肉,無闕母饌,一日於市,晩而忙歸,鳶忽攫肉,
   都悲號至家,鳶旣投肉於庭,一日母病索非時之紅枾,都,彷徨枾林,不覺日昏,
   有虎屢遮前路,以示乘意,都,乘至百餘里山村,訪人家投宿,俄而主人,饋祭飯
   而有紅枾,都,喜問枾之來歷,且述己意,答曰亡父嗜枾故,每秋擇枾二百個,
   藏諸窟中而至此五月則完者不過七八,今得五十個完者故,心異之,是天感君孝,
   遺以二十顆,都謝出門外,虎尙俟伏,乘至家,曉鷄,
   後,母以天命終,都有血淚

   도씨는 집은 가난하나 지극히 효성스러웠다. 숯을 팔아 고기를 사서 어머니의
식사를 빠뜨리지 않았다. 하루은 시장에서 늦게서야(저녁이 되어서) 바삐
돌아오는데 소리개가 고기를 홀연히 채 가거늘 도씨가 슬피 울며 집에 돌아와서
보니 소리개가 벌써 고기를 집안 뜰에 던져 놓았더라. 하루는 어머니가 병이
나서, 제 철이 아닌 홍시를 찾거늘 도씨가 감나무 수풀을 방황하여 날이 저물은
것도 모르고 있었다. 이 때 한 호랑이가 앞길을 여러번 가로 막음로써(以)
타라고 하는 뜻을 나타내는지라 도씨가 타고 백 여리나 되는 산 동네에 이르러
인가를 방문하여 투숙하려 하였더니 갑자기 주인이 제사밥을 차려 주는데 홍시가
있었다. 도씨가 기뻐하여 감의 내력을 묻고 또 자기의 뜻을 말하였더니 대답하여
말하기를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감을 즐기셨던 까닭에 매 가을에 감을 이백 개를
가려서 굴 안에 감추어 두는데, 이 오월에 이르면 온전한 것이 7, 8개에 지나지
아니하였는데 지금 쉰 개가 온전한 까닭에 마음 속으로 이상하게 여겼더니
이것은 곧 하늘이 그대의 효성에 감동한 것입니다."하고, 스무 덩이를 내어
주거늘 도씨가 감사한 뜻을 말하고 문밖에 나오자 호랑이는 아직 기다리며
엎드려 있거늘 호랑이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닭이 울더라. 뒤에 어머니가
천명으로 돌아가시니, 도씨는 피눈물을 흘리더라.

(字義) ○이 이야기는 조선 철종 때 효자 도씨의 일이다. ○至는 1)이를 지. ~에
이르다. 2)지극할 지. ○闕은 궐할 궐 ~을 빠뜨리다는 뜻이다. 缺과 비슷한
의미. ○饌은 밥 찬. ○晩은 늦을 만. 때가 늦은 저녁을 가리키기도 한다.
○忙은 바쁠 망. (예)忙中閑 ○鳶은 솔개 연. ○攫은 움켜쥘 확. ○索은 찾을
색. ○有虎에서 有는 불특정한 대상을 소개할 때, 즉 특정화할 때 붙여주는
글자이다. ○屢는 여러 루. ○遮는 막을 차. ○俄는 갑자기 아. 이 때
관용적으로 而를 붙여서 뒷문장과 연결시켜준다. 晩而~~도 같은 용법이다.
旣而~~(얼마 있다가..., 이윽고...) ○饋는 공궤(供饋)할 궤. 진지올릴 궤.
供饋는 웃사람에게 진지를 올린다는 뜻이다. ○亡父(망부)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뜻하는 단어. ○嗜는 즐길 기. (예)嗜好. ○擇은 가릴 택. ○諸(저)는 술어뒤에
붙어서 목적어를 품고 있는 어감을 주는 어조사이다. ○窟은 굴 굴. (예)洞窟.
○異는 술어로 "~을 이상하게 여기다"의 뜻. ○顆는 덩이 과. ○俟는 기다릴 사.
○曉는 새벽 효. ○ 큰글자는 닭소리 악.닭이 우는 소리인 의성어이다.

孝行篇續終


  <第二十四篇 廉義篇>


一.  印觀賣綿於市,有暑調者以穀買之而還,有鳶攫其綿,墮印觀家,印觀,
   取歸于署調曰鳶墮汝綿於吾家,故,還汝,署調曰鳶攫綿與汝,天也,吾何爲受,
   印觀曰然則還汝穀,署調曰吾與汝者市二日,穀已屬汝矣,二人相讓,幷棄於市而歸,
   掌市官以聞王,竝賜爵

   인관이 시장에서 솜을 파는데 서조(署調)라는 사람이 곡식으로 그것을
사가지고 돌아 가는데 소리개가 있어 그 솜을 채 가지고 인관의 집에 떨어
뜨렸다. 인관이 주어다가 서조에게 돌려 보내고 말하기를, "소리개가 당신의
솜을 내 집에 떨어뜨렸으니 고로, 딩신에게 돌려줍니다."하니, 서조가 말하기를,
"소리개가 솜을 움켜 채다가 당신에게 준 것은 하늘이 한 것입니다. 내가 어찌
받을 수 있겠소?"하였다. 인관이 말하기를, "그렇다면 당신의 곡식을
돌려주겠소."하니, 서조가 말하기를, "내가 당신에게 준 것이 벌써 시장이 선지
이틀이 되었으니 곡식은 이미 당신에게 속한 것이요"했다. 두 사람이 서로
사양하다가 솜과 곡식을 시장에다 같이 버리고 돌아와 버렸다. 시장을 관장하는
관원이 이로써(以) 임금께 아뢰어서 나란히 벼슬을 주었다.

(字義) ○印觀과 署調는 신라 때의 사람. ○綿은 솜 면. ○攫은 움켜쥘 확.
○墜는 떨어질 추. ○何爲는 무엇을 위하여? 무엇 때문에? 왜? 의 뜻으로
관용적으로 쓰인다. ○屬은 속할 속. ~에 속하다는 뜻이다. ○掌은 1)손바닥 장.
2)맡을 장. (예)主掌 管掌 ○竝은 나란히 병. ○爵은 벼슬 작.


二. 洪基燮,少貧甚無料,一日早,婢兒踊躍獻七兩錢曰此在鼎中,米可數石,
   柴可數,天賜天賜,公驚曰是何金,卽書失金人推去等字,付之門楣而待,
   俄而姓劉者,來問書意,公悉言之,劉曰理無失金於人之鼎內,果天賜也,
   取之,公曰非吾物,何,劉俯伏曰小的,昨夜,爲竊鼎來,還燐家勢蕭條而施之,
   今感公之廉价,良心自發,誓不更盜,願欲常侍,勿慮取之,公卽還金曰,
   汝之爲良則善矣,金不可取,終不受,後,公爲判書,其子在龍爲憲宗國舅,
   劉亦見信,身家大昌

   홍기섭이 젊었을 때 가난함이 심하여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지경이더니 어느날
아침에 계집종 아이가 펄쩍 뛰며 와서는 돈 일곱 냥을 바치며 말하기를, 이것이
솥 속에 있었습니다. 이만하면 쌀이 몇 섬이요, 나무가 몇 바리는 될 만합니다.
참으로 하느님이 주신 것입니다. 하느님이 주신 것이죠. 공이 놀래서 말하기를,
"이것이 무슨 돈인가?"하고, "失金人推去"(돈 잃은 사람은 찾아 가라)는 등등의
글자를 곧장 바로 써서 그것을 대문 위 가로댄 나무짝에 붙이고 기다리니, 얼마
안되어 성이 유(劉)인 자가 찾아와 글의 뜻을 물었다. 공이 그것을 다 말해
주니, 유(劉)가 말하기를, "남의 솥 속에다돈을 잃을 사람이 있을 리가
없읍니다. 과연 하늘이 주신 것인데 어찌 그것을 취하지 않으시는
것입니까?"하니, 공이 말하기를, "나의 물건이 아닌데 어찌 가질 것이요."하자,
유(劉가) 몸을 구부려 엎드리며 말했다. "소인이 어젯밤 솥을 훔치러 왔다가
도리어 가세가 너무 쓸쓸한 것을 불쌍히 여겨 이것을 놓고 돌아 갔더니 지금
공의 청렴하고 착함에 감복하여 양심이 스스로 일어나니, 다시는 도둑질을
아니할 것을 맹세하옵고, 늘 옆에서 모시기를 원하오니 그 돈을 취하기를
염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하였다. 공이 곧장 돈을 돌려주며 말하기를, "당신이
선량하게 된 것은 참 좋으나 이 돈은 취할 수 없소."하고 끝끝내 받지 않았다.
뒤에 공은 판서가 되고 그의 아들 재룡이 헌종의 장인이 되었으며, 유(劉)도
또한 신임을 얻어서 몸과 집안이 크게 번창하였다.

(字義) ○少는 어릴 소. ○料는 헤아릴 료. ○婢는 계집종 비. ○踊는 뛸 용.
○躍은 뛸 약. ○鼎은 (다리가 셋인)솥 정. ○柴는 땔나무 시. ○큰글자는
짐실을 태. "바리"는 말이나 소에 잔뜩 실은 한 나무짐을 말한다. ○卽(즉)은
바로, 곧장, 즉시의 뜻. 則과는 다른 글자임. ○書는 술어로는 "쓰다." 명사로는
"글. 책"의 뜻이다. ○推去는 찾아가라는 뜻의 한 단어. ○付는 붙일 부. ○楣는
문미(門楣) 미. 문미는 문위에 가로댄 나무를 뜻한다. ○悉은 모두 실. 다 실.
○큰글자는 어찌아니할 합. ○俯는 구부릴 부. ○竊은 훔칠 절. (예)竊盜 ○還은
부사로 "도리어"의 뜻. ○憐은 불쌍히여길 련. ○蕭는 쓸쓸할 소. ○蕭條는 한
단어로 "분위기가 매우 호젓하고 쓸쓸하다"는 뜻이다. ○廉은 청렴할 렴. ○价는
착할 개. ○誓는 맹서할 서. ○舅는 외삼촌 구. ○國舅는 한 단어로 임금의
장인을 뜻하는 말이다. ○見信: 신임을 얻다. "見+술어"는 피동형으로 쓰인다.
"見死"하면 "죽다"의 뜻이 된다.


三.高句麗平原王之女,幼時好啼,王戱曰以汝將歸于溫達,及長,欲下嫁于上部高氏,
   女以王不可食言,固辭,終爲溫達之妻,蓋溫達家貧,行乞養母,時人目爲愚溫達也,
   一日,溫達自山中,負楡皮而來,王女訪見曰吾乃子之匹也,乃賣首飾而買田宅器物,
   頗富,多養馬以資溫達,終爲顯榮

   고구려 평원왕의 딸이 어렸을 때 울기를 좋아하더니 왕이 희롱하여 말하기를,
"너를 장차 온달에게시집보내리라"하였다. 자라서 상부 고씨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하니 딸이 임금으로서 식언(食言)할 수없다 하고 굳이 사양하고 마침내
온달의 아내가 되었다. 아마도 온달은 집이 가난하여 빌어다가 어머니를
봉양하였으니 그 때 사람들이 그를 지목하여 바보 온달이라고 여겼다. 하루는
온달이 산중으로부터 느티나무 껍질을 짊어지고 돌아오니 임금의 딸이 찾아와
보고 말하기를, "나는 바로 그대의 배필입니다"하고, 머리 장식 등을 팔아 밭과
집과 살림 그릇들을 사서 자못 부유해지고 말을 많이 길러 온달을 도와 마침내
이름이 드러나고 영광스럽게 되었다.

(字義) ○啼는 울 제. ○戱는 희롱할 희. ○將은 장차 장. ○歸는 시집갈 귀.
○嫁는 시집갈 가. ○食言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뜻의 한 단어로 현대에도
자주 쓰임. ○固辭도 현대에 자주 쓰이는 말로 "굳이 사양한다"는 뜻이다. 固는
부사로 "진실로 고, 본래 고" ○辭는 사양할 사. ○終은 부사로 끝내, 결국,
마침내. ○蓋는 여러 가지 용법이 있는데 우선, 말을 시작할 때, 문두에 붙어서
"대개, 일반적으로"의 뜻이 있고, 때로는 추측의 뜻도 있다. "아마도"로
해석되기도 한다. 물론 현대에는 "덮을 개"로 주로 쓰인다. (예)蓋然性 ○目爲~:
"지목하여 ~로 여기다." 여기서 目은 술어로 "지목할 목"의 쯧이고, 爲는 "~로
여기다. ~로 삼다. ~로 생각하다."의 뜻이다. 이와 같이 술어 뒤어 爲를 붙여
쓰는 예가 많다. 예를 들면, 化爲~(변화하여 ~이 되다), 號爲~(이름하여 ~삼다),
變爲~(변하여 ~이 되다) 등등. ○楡는 느티나무 유. ○飾은 꾸밀 식. ○頗는
부사로, 자못 파. ○資는 도울 자. 현대에는 주로 "재물 자"로 쓰인다.

廉義篇終


  <第二十五篇 勸學篇>


一.  朱文公曰,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
   日月逝矣,歲不我延,嗚呼老矣,是誰之愆

   주 문공이 말씀하셨다. 오늘 배우지 아니하고서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며,
금년에 배우지 아니하고서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해와 달은 가고, 세월은
나를 위해 더 늘어나지는 법! 아! 늙어감이여! 이 누구의 허물인가?

(字義) ○주 문공은 朱子를 말한다. 이 글은 朱子의 勸學文으로 아주 유명한
글이다. ○勿은 금지사. ○謂는 ~라고 말하다. ○日은 1)해 일. 2)날 일. 3)낮
일. ○逝는 갈 서. (예)逝去. ○歲不我延은 歲不延我의 도치문이라 할 수
있겠으나, 이처럼 부정문에서 인칭대명사를(我나 爾 등등) 목적어로 받을 때는
술어와 인칭대명사를 도치시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延은 뻗칠 연.
○嗚呼(오호)는 감탄사. ○是는 "~이다"의 뜻으로 술어이며, 주어가 문맥상
분명하면 주어를 생략하고 쓴다. ○愆은 허물 건.


二.  少年易老學難成,一寸光陰不可輕,未覺池塘春草夢,階前梧葉已秋聲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일촌광음이라도 가벼이 여겨서는
않된다. 아직 지당(池塘)의 봄 풀은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는가 싶더니 섬돌 앞의
오동나무 잎사귀는 이미 가을의 소리를 내는구나.

(字義) ○이 글 역시 朱子의 글이다. 4.3 4.3으로 끊고, 成(성), 輕(경),
夢(몽), 聲(성)은 모두 운을 맞춘 글자들이다. ○易+술어: ~하기 쉽다. 쉽게
~하다. ○難+술어: ~하기 어렵다. ○寸은 길이의 단위로 一寸은 아주 짧다는
뜻이다. ○光陰은 시간, 세월을 뜻하는 한 단어. ○輕은 술어로 "~을 가볍게
여기다"는 뜻이다. ○不可+술어: 1)~할 수 없다. 2)~해서는 않된다. ○覺은
현대에는 주로 "깨달을 각"으로만 쓰이지만, 여기서는 "꿈깰 교"의 뜻이다.
음(音)이 "각"이 아니라 "교"로 읽어야 할 것이다. ○池는 못 지. ○塘은 못 당.
○지당(池塘)은 조그맣게 만들어 놓은 연못이란 뜻의 한 단어이다. ○階는
섬돌(읽을 때는 "섬똘") 계. 섬돌은 말하자면 돌계단이다. (예)層階, 階段.
○梧는 오동나무 오. ○已는 이미 이.


三.  陶淵明詩云,盛年不重來,一日難再晨,及時當勉勵,歲月不待人

   도연명의 시에 이르기를, 성년(盛年)은 거듭 오지 아니하고, 하루도 두 번
날이 새지 않으니, 젊었을 때에 마땅히 학문에 힘쓰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나니...

(字義) ○도연명은 진(晉)나라 때 사람. 위의 시는 "歸田園居"라는 그의 詩의
일부분이다. 2.3 2.3으로 끊어 읽고, 晨(신)과 人(인)은 운을 맞춘 글자이다.
○盛은 성(盛)할 성. (예)豊盛, 汪盛, 盛婚 ○年은 1)해 년. 2)나이 년.
여기서는 2)의 뜻이다. ○盛年은 혈기가 왕성한 한창 나이를 뜻하는 단어이다.
○重은 부사로, 거듭 중. (예)捲土重來(권토중래: 흙먼지를 말아 올리며 거듭
쳐들어 온다는 뜻으로 세력을 만회해서 재도전할 때 쓰는 말이다) ○晨은 새벽
신.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으므로 "날이 새다"로 해석했다. ○難+술어: ~하기
어렵다. ○及時: 때에 이르러. 즉, 의미상 "젊은 나이에"로 해석했다. ○當은
부사로 마땅히 당. ○勉은 힘쓸 면. ○勵는 힘쓸 려. ○勉勵는 힘쓴다는 뜻의
단어이다. ○待는 1)기다릴 대. 2)대할 대. 대접할 대.


四.  荀子曰,不積步,無以至千里,不積小流,無以成江河

   순자가 이르기를, 반걸음을 쌓지 않으면 천리에 이를 방도가 없으며, 작은
물줄기를 쌓지 않으면 강하(江河)를 이룰 길이 없느니라.

(字義) ○ 는 반걸음 규. 와 같은 글자이다. 한걸음은 步라 한다. ○ 步는
반걸음이란 뜻의 한 단어이다. ○無以+술어: ~할 방법이 없다. ~할 길이 없다.
以는 방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따라서 위와 같이 의역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至는 1)이를 지. ~에 이르다. 2)지극할 지.

勸學篇續終

明心寶鑑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