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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2018-12-13 본문
You are a mist that appears for a little while and then vanishes. (James 4:14)
As for man, his days are like grass, he flourishes like a flower of the field;
the wind blows over it and it is gone, and its place remembers it no more. (Psalms 103:15~16)
하나님께서 아버지를 부르실 때가 거의 된 것 같다.
아침에 병원에 갔더니 산소 마스크를 쓰고 계신다.
도저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밖에 나와서 아내와 한참을 울었다.
그러고 있는데 신애가 다니는 신양 교회의 오영은 권사님이 아버지를 뵈러 왔다.
친구 아버지인데도 이렇게 신경을 써 주어서 정말 감사하다.
점심을 대접하겠다고 했지만 기어코 사양을 해서 정발역까지 모셔다 드렸다.
권사님의 언니가 탄자니아에서 유명한 선교사로 잘 섬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박효필 장로님에게서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의사 선생님께서 나와 아내를 부르더니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말씀하시면서
마음 준비를 하고 멀리 가지말라고 했다.
우리는 아버지께서 고통없이 하나님께로 가시기를 기도해 왔다.
어제 의사 선생님이 식사를 거의 못 하시니까 영양제를 좀 투여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동생들과 상의를 했지만 뚜렷한 해답은 없다.
지금 가래가 너무 심해서 그 가래를 뽑아내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
간호사가 가래를 뽑으러 오면 고통이 너무 심하니까 손사래를 치시면서 거부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안 할
수는 없는 과정이다.
이런 고통스런 상황을 견디면서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사는 것이 좋은 일인지 아니면 음식을 못 드셔서 기력이
다 하셨지만 영양제를 맞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나님께 가는 것이 좋은 일인지 판단이 참 어렵다.
자식 입장에서는 기력이 없는 아버지께 영양제를 투여하는 것이 해야 할 일인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고통을 계속 연장시키면서 살아있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또 무엇보다도 우리는 천국을 소망하고 산다고 말하면서 사는데 이럴 때 우리 행동이 말과 일치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도 생각하게 된다.
영양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마치 아버지께서 빨리 돌아가시기를 바라는 불효막심한 자녀같은 생각도 들고...
내 아버지는 참 마음이 여린 분이셨다.
내가 제대하고 왔을 때 친구들과 낚시 갔다가 저녁에 좀 늦게까지 들어가지 않았더니 찾으러 나오시기도 한
분이다.
우리가 명절에 밀양에 갔다가 고속도로가 막혀서 집에 잘 도착했다는 전화를 못했더니 경찰서에 신고도 하셨다고 한다.
이런 아버지께서 아직 의식이 없는 것은 아닌데 병상에 누워 계시면서 힘들어 하는 것을 보는 마음이 참 힘들다.
어머님은 어쩌면 정말 큰 어려움 없이 하나님께 간 것 같은데...
어머님 살아계실 때 말씀 하시기를 먼저 가는 사람이 복이라고 하셨다.
혼자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있다.
부부는 길든 짧든 함께 살아야 한다.
싸우고 찌지고 볶고 해도 함께 살아야 한다.
싸울 때는 정말 속이 상해서 혼자 나가고 싶은 생각도 종종 들었지만 나이 들수록 부부는 함께 살아야 한다.
8년 전에 어머니 먼저 보내신 아버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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