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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의 사생활 하영휘 저 푸른역사 2008년 348/359쪽 ~11/24 본문

독서

양반의 사생활 하영휘 저 푸른역사 2008년 348/359쪽 ~11/24

singingman 2023. 5. 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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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에 태어나 1871년에 죽은 조병덕이라는 양반의 일생을 그의 편지 1,700여통을 통해 재구성한 것이다.
조상 때는 높은 벼슬도 했지만 조부때부터 자기까지 3대가 과거에 급제하지 못하니 집안이 기울어서 서울에서 부여근처로 이사를 오게된다.
여기는 조상의 묘가 있는 곳이니 선대에 이미 자리를 잡은 곳이다.
양반이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천한 상공업을 할 수 없으니 벼슬로 녹봉을 받거나 농사를 지어야 한다.
그래서 조병덕은 벼슬을 포기하고 산림으로 살기로 한다.
조경야독하려 하지만 농사도 쉽지 않아서 가산을 팔아서 생활하다보니 결국 가난한 몰락 양반이 된다.
양반이라도 돈 없는 몰락한 가문의 양반의 삶은 구차한 것이었다.
원래 재산이 많았지만 현실감이 떨어져 명분과 체면 때문에 논밭이나 농사 지을 소를 쉽게 팔아치우는 것을 보면 당시 양반이 사회적 체면을 얼마나 중시했는지 알 수있다.
조부부터 자기까지 3대에서 문과 급제한 사람이 없으니 집안이 망할 수 밖에 없다.
다른 책에서도 보았듯이 당사 양반들은 선물로 받는 물품이 생계를 꾸릴 정도로 많았다.
관리들의 착취를 욕하면서도 그 관리로부터 많은 선물을 기대하기도 한다.
서양의 선박들이 자주 출몰하고 진주민란등 민란이 일어나고 반상의 질서가 붕괴되는 시대다.
가난해도 신분질서를 중하게 생각해서 평민들을 무시하는 글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궁하면 평민에게 돈이나 곡식을 빌릴 생각도 한다.
조병덕의 편지가 이렇게 많이 남아있는 덕에 몰락 양반의 사생활을 비교적 상세히 알 수 있다.
조병덕은 중앙정계에 가까운 친척이 있었고 그 자신도 철저한 노론 인사였다.
왕의 벼슬도 마다하고 나가지 않음을 표시하기 위해 비문에는 왕의 벼슬을 거절했다는 의미로 징사숙재라고 쓰라고 유언을 남겼다.
아들들은 벼슬을 하기는 했지만 둘째 아들은 백성들을 착취하는 토호가 되어 체포되어 유배형에 처해지기도 한다.
자기 집안에 죄인을 잡기 위해 관아에서 허락도 없이 들어 온 것과 둘째 부인의 묘를 남의 산에 허락도 없이 몰래 썼다가 되파온 사건 그리고 아들이 토호로 착취하다가 잡혀간 일이 그의 평생에 가장 큰 변괴라고 말할 수 있다.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유학의 이념에 경도된 조선 말기의 몰락 양반을 잘 알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