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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각지쟁(蝸角之爭)2022-07-08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

와각지쟁(蝸角之爭)2022-07-08

singingman 2023. 5. 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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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있는 산에 가다가 달팽이를 만났습니다.
느리지만 쉬지 않고 기어가고 있었습니다.
장자에 나오는 와각지쟁(蝸角之爭)이 생각났습니다.

우리는 사소한 일에 목숨을 겁니다.
정작 중요한 일에는 고개를 돌려버리고 지엽적인 작은 일에는 목에 핏대를 세우고 싸웁니다.
중요함의 기준이 내 이익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느냐 없느냐인 것 같습니다.
nimby 현상이 대표적인 경우가 되겠지요.
아무리 좋은 일도 내가 조금이라도 손해를 본다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중요한 일들이 무산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지요.

죽기를 각오하고 결사투쟁(決死鬪爭)한다는 말을 너무 쉽게 자주 사용합니다.
정말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그래야겠지만 노조의 구호나 동네 길거리에 붙어있는 현수막에도 이 말이 너무 쉽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말로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는 뜻보다는 협박내지는 상용구로 사용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달팽이 관련 썰렁한 옛날 유머

 거북이가 길을 가고 있는데 지렁이가 기어가고 있는 걸 보고
"야! 타!" 하고는 지렁이를 업었다.
지렁이를 업고 한참을 가다보니
달팽이가 엄청 힘들게 가는 것이 아닌가.
보다 못한 거북이가
"야! 타!"하고 달팽이를 태웠다.
거북이가 출발하려고 하자
지렁이가 달팽이에게 하는 말
"야! 꽉 잡아라!
얘 무지 빠르다!"

 한참 가다가 거북이가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던 두꺼비와 부딪쳐서 교통사고가 났다.
경찰이 와서 달팽이에게 물었다.
"어쩌다가 사고가 일어났는지 좀 자세히 애기해 주세요."
달팽이가 말하기를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자세히 못봤어요."

 

양혜왕(梁惠王)과 제위왕(齊威王)이 서로 침략하지 않기로 굳게 맹약했다.

그런데 제위왕이 먼저 맹약을 깼다.

화가 난 양혜왕이 자객을 보내 제위왕을 죽일 생각을 하고 대신들과 함께 이 문제를 의논했다.

공손연(公孫衍)은 군사를 일으켜서 쳐야 한다고 주장했고, 계자(季子)는 백성을 수고롭게 하므로 안 된다고 반대했으며, 화자(華子)는 이 문제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민심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양혜왕이 물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화자가 대답했다. “왕께서는 그저 도를 구해야 합니다.”

혜자가 이 말을 듣고 대진인(戴晉人)을 데리고 와 왕을 뵈었다.

「대진인이 말했다. “달팽이를 아십니까?”

“알지요.”

“그 달팽이의 왼쪽 뿔에 나라가 있는데 촉씨(觸氏)라 하고, 오른쪽 뿔에 나라가 있는데 만씨(蠻氏)라고 합니다.

그들은 가끔 땅을 다투어 싸움을 일으켜서 시체가 수만이나 되고 달아나는 적을 추격해 보름이나 되어야 돌아온다고 합니다.”

“허, 그런 거짓말이 어디 있소?”

“나는 왕을 위해 사실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왕께서는 저 사방과 위아래가 다함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다함이 없지요.”

“다함이 없는 곳에 마음을 노닐게 할 줄 아는 사람이 자기가 살고 있는 나라에 돌아와 보면 (극히 작아서)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렇겠지요.”

“그 나라 가운데 위(魏)나라가 있고, 위나라 가운데 양(梁)이라는 도성이 있고, 그 도성 가운데 왕이 있으니, 왕이 촉씨나 만씨와 다를 것이 있겠습니까?”

“다를 것이 없지요.”

대진인이 나가자 왕은 혼자 멍하니 앉아 있었다.

혜자가 들어가 왕을 뵙자 왕이 말했다.

“그 손님은 실로 큰 인물이다. 성인도 그를 당하지 못할 것이다.”

혜자가 말했다.

“대나무의 대롱을 불면 뚜 하고 큰 소리가 나지만, 칼머리 고리의 구멍을 불면 쐬 하는 작은 소리뿐입니다.

저 요(堯)와 순(舜)은 사람들이 기리는 바이지만 대진인 앞에서 요와 순을 말하는 것은 마치 칼머리 고리의 구멍을 부는 소리와 같은 것일 뿐입니다.”

이 이야기는 《장자(莊子) 〈칙양(則陽)〉》에 나오는데, 여기에서 ‘와각지쟁’이 유래했다. ‘와우각상지쟁(蝸牛角上之爭)’이라고도 한다.

(고사성어 대사전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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