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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와 산행 2022-06-14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

제자와 산행 2022-06-14

singingman 2023. 5. 2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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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중 제자와 산행을 함께 했습니다.
이 제자와 일년에 몇차례는 산행이나 여행을 함께 합니다.
나는 내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훌륭하거나 뛰어난 교사가 아니었습니다.
중학생을 중학생으로 여기고 대해야 하는데 너무 높은 수준을 그들에게 요구했고 내 이기적인 사고와 개인주의적인 성향 때문에 제자들에게 충분한 사랑을 베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충분한 사랑을 베풀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요구에 응한 제자가 몇명 있습니다.

그중 한명과 얼마전 북한산 비봉과 사모바위를 다녀왔습니다.
이 제자는 현재 서울의 ㄱ 대학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때도 신중하고 성실한 태도가 지금 공부하는 동양철학과 잘 어울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그의 할아버지가 불교 승려여서 그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성적도 아주 뛰어나서 내 기억으로는 전교 수석인지 차석으로 졸업했습니다.
3학년 때는 총학생회 회장도 지낼만큼 리더쉽도 뛰어난 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서울 국제 고등학교로 진학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간혹 연락하기는 했지만 대학생이 되면서 자주 연락하게 되었습니다.
공부 잘 하는 제자들은 졸업 후에도 공부에 바빠서 선생님들을 잘 찾아오지 못합니다.
이 제자의 경우는 예외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사고치고 말썽 부리던 제자들이 철이 들면 감사해서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와 함께 산행을 하면서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나도 그 나이에 가졌던 젊은 나이에 가질 수 있는 고민을 함께 나누면서 걷는 것이 참 즐겁습니다.
목회자는 교인들이 신앙생활 잘 하도록 도와주고 그들의 삶이 변하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교사는 제자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바람직한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되는 것을 보는 것이 보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제자는 이제 대학 3학년인데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대학 1학년 때의 그 신선한 즐거움이나 동아리 활동들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가 코로나가 좀 수그러드니까 대면 수업도 하고 학생회 활동도 하면서 바쁘고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제자는 나와 취향이 많이 비슷해서 책읽고 글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뿐만 아니라 산을 좋아해서 함께 산에 가자고 종종 연락이 옵니다.
이 나이에 산 말고도 재미있는 일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런데도 제자가 이렇게 연락이 와서 함께 산행하는 즐거움은 맹자가 말하는 군자삼락을 실감나게 해줍니다.

젊은 시절에 수원에 있는 창현 고등학교의 교사로 지낸 적이 있습니다.
그 제자들은 이제 50대의 나이들이 되어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모습들을 봅니다.
따로 개인적으로 자주 연락을 하지 않아도 그들이 자기 본분을 다하는 모습들을 sns를 통해 보면 참 흐뭇하고 내 일처럼 자랑스럽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제자들이 잘 되는 것이 내가 잘 되는 것 못지않게 기쁘고 감사합니다.

방학이 되면 한국사를 공부하고 있는 또 다른 제자도 답사여행을 함께 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벌써부터 제자들과 함께 할 여행이 기다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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