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 인문학 한정주 다산북스 2016년 391쪽 ~04.07

천자문을 해설한 책.

8글자씩 125개의 문장으로 된 천자문을 해설했다.
필자에 의하면 '아우를 병'자가 두 번 쓰여서 999자라고 한다.

천자문은 중국 위진남북조 시대 양나라의 황제였던 무제가 신하인 주흥사를 시켜 만든 서책이다.
무제는 양나라의 초대 황제로서 시문이 아주 뛰어났다.
어느 날 무제는 주흥사에게 동진 때의 유명한 서예가이자 학자인 왕희지의 행서 중 1000개의 한자를 중복되지 않도록 가려내게 한 뒤 네 글자식을 한 구절로 묶어 모두 125개 문장을 완성하도록 명령했다.
그 당시 주흥사는 무죄의 노여움을 사  감옥에 갇혀 죽음의 형벌을 기다리는 신세였다고 한다.
그러나 주흥사의 학문을 아까워한 무제가 만약 하루 밤 동안에 천자문을 완성하면 죄를 용서해 주겠다고 하자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도록 죽을 힘을 다해 문장을 지었다.
이 일화 때문에 후세 사람들은 천자문을 백수문 혹은 백두문이라고도 부르게 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중국 문화와 문명의 시조로 전해오는 황제는 어느 날 자신의 신하인 영륜이라는 자를 시켜 소리를 짓게 했다. 그는 먼저 완유산 북쪽의 해계라는 골짜기로 가 그곳에서 자란 대나무 중 구멍과 두께가 고른 것을 골랐다.
그리고 양쪽 마디를 잘라 3 치 9 푼이 되는 대나무 피리와 12개의 대나무통을 만들어 완류산 아래로 갔다.
영륜은 그곳에서 봉황새 울음소리를 듣고 소리를 만들었다.
그 중 수컷의 울음소리를 6 가지로 나누어 율로 하고 암컷의 울음소리를 6 가지로 나눠 여로 삼았다.
이로써 고대 음악의 근간이 되는 율려 즉 12 가지 기본 소리가 만들어졌다.

고대 중국인들은 음악이 세상을 다스리는 근본 이치를 담고 있다고 여겼다.
아악과 같은 선하고 좋은 음악을 연주하면 백성의 풍속이 단정해지고 질서가 있는 반면 춘추시대의 정나라나 위나라와 같이 음란한 음악을 즐기면 백성의 마음 또한 음란해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음악을 듣고 정치 상황을 판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라의 앞날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고 여겼다.

고대 중국인들은 곤륜산을 신들이 머무는 곳으로 생각했다. 그리스인들이 올림푸스 산에 신들이 산다고 생각한 것과 같다. 그러나 곤륜산이 사람들을 끈 결정적인 이유는 이곳이 값비싼 보옥의 명산지였기 때문이다.
특히 곤륜산의 보옥과  관련해서는 화씨지벽이라는 재미있는 고사가 있다.

군자들의 행동강령

1. 나 자신과 모든 사물을 공경하고 행동은 엄숙하여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이 말은 안정되고 일정하게 한다.
그러면 모든 사람이 편안해진다.
이 문장은 군자 되기를 꿈속에서도 바랐던 유가들의 첫 번째 행동 강령이었다고 할 수 있다.
2. 가능한 한 오만한 마음을 기르면 안 되며 욕심을 제멋대로 키워서도 안 된다. 하고 싶은 대로 해 만족을 얻으려 하면 안 되고 만족을 느낄 만큼 즐거움을 추구해서도 않는다는 것이다.
3. 가까우면서도 공경하고 어려워하며,  사랑하면서도 나쁜 행동을 볼 수 있어야 하고, 미워하면서도 착한 행동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쌓아 두면서도 나누는 것을 알고 편안한 곳에서는 편안함을 즐기지만 또한 떠나야 할 때는 마땅히 떠날 줄 알아야 한다.
4. 재물을 대할 때는 구차하게 얻고자 하지 말고 어려움에 처할 때는 구차하게 피하려 하지 말며 싸움이 벌어지면 이기고자 말고 물건을 나눌 때는 많이 가지려 하지 않는다.
5. 의심나면 홀로 바로 결정하지 않으며 자신의 의견을 굳게 간직할 뿐 그 의견을 고집하지 않는다.

예기에 나타난 남녀가 해야 할 일
남자가 해야 할 일
사내 아이가
* 10세가 되면 밖으로 내보내 스승을 만나 기거하면서 글과 학문을 비운다.
* 13세가 되면 음악을 배우고 시와 노래를 읊고 주공 단이 만들었다고 전하는 춤을 배우게 된다.
* 15세가 되면 창과 방패를 들고 추는 상무를 배우고 활쏘기와 말 다루는 방법을 배운다.
* 20세가 되면 성년식을 치른 후 비로소 예에 대해 배우며 갖옷과 비단 옷을 입을 수 있다. 폭 넓게 보고 식견을 넓히되 제자를 두지 않으며 자신의 지식과 학문을 밖으로 드러내 자랑하지 않는다.
* 30세가 되면 아내를 맞아, 가정을 다스리고 폭넓게 배우고 식견을 넓히되 특별히 스승을 청하지 않으며, 친구와는 우애 있게 지내되 그가 뜻을 두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살핀다
* 40세가 되면 비로소 벼슬길에 나아가는데 모든 사물에 대해 계획과 대책을 제시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주장한다. 단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가 임금의 뜻과 일치하면 복종하고 그렇지 않으면 벼슬을 버리고 물러난다.
* 50세가 되면 임금의 명을 받아 고관 대작인 대부가 되어 나라와 관청의 청사를 담당한다.
* 70세가 되면 모든 관직에서 물러난다.

여자가 해야 할 일
여자아이가
* 10세가 되면 밖에 나가지 않고 부모가 가르치면 온순하게 듣고 따라야 한다. * 13세가 되면 길쌈과 비단을 짜 의복을 만드는 일을 배우고 집안의 제사를 모시는 예절을 배워 어른들을 돕는다.
* 15세가 되면 비녀를 꽂는다.
* 20세가 되면 시집을 가는데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23세에 가도 된다. 시집을 간후 여자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다.

어렸을 때 물이나 불과 같은 재앙을 당한 것은 어머니의 잘못이고
15세가 되었는데도 스승을 만나지 못해 글과 학문을 배우지 않았다면 아버지 잘못이다.
스승을 만났는데도 학문에 뜻을 두지 못하고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면 자신의 잘못이고
이미 학문의 방향을 찾고 뜻을 얻었음에도 그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친구의 잘못이다.
그 이름이 이미 세상에 알려졌는데도 임금에게 추천하지 않았다면 벼슬하는 관리의 잘못이며
관리가 이미 추천했는데도 나라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면 임금의 잘못이다.

지백이라는 사람의 식객 중에 예양이라는 선비가 있었다.
집백이 살해되고 세 가문이 진나라의 권력을 장악하자 평소 지백을 따르던 수많은 식객과 아첨꾼들은 지씨 가문을 벌이고 권력과 출세를 좇아 세 가문으로 몰려갔다.
이때 오직 예양만이 지백과 맺은 의리를 지키고자 지백살해의 선봉장이었던 조씨가문의 수장 조양자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예양은 온몸에 옻칠을 하고 숯을 먹어 목소리를 다르게 하여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조양자가 다니는 다리 밑에 거짓으로 죽은 체하고 있었다.
조양자가 다리를 건너는 순간 그를 덮쳐 죽이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조양자의 마차를 끄는 말들이 다리를 건너지 않고 자꾸 뒷걸음질을 치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조양자가 측근인 청평이라는 사람을 시켜 다리 밑을 조사하게 하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청평은 예양과 매우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다리 밑을 살피러 온 청평과 마주한 예양은 자신은 조양자를 살해하기로 결심했으니 물나 러달라고 이야기한다.
그러자 청평은 예양을 조양자에게 밀고 하는 행동은 친구간의 의리를 저버리는 것이 되고 조양자를 살해하려는 예양을 잡지 않는 행동은 군신간에 의리를 저버리는 것이라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친구에 대한 의리와 임금에 대한 의리를 모두 지키는 것은 자결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궁궐 안에서는 제왕과 신하들이 다니는 길이 다르다.
계는 궁전으로 올라가는 섬돌로 신하들이 이용하는 곳이고
폐는 궁전 안에 있는 계단으로 제왕만이 오를 수 있는 곳이다.

기린각은 한나라 제 7대 황제인 무제가 성인이나 성군이 출현하면 나타나는 기린을 포획했다고 하여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은 장안의 미앙궁 안에 있던 전각의 이름이다.
무제의 후손인 선제는 이 기린각에 곽광이라는 신하를 비롯한 열 한 명의 공신들의 얼굴을 그려 그려 놓았다고 한다. 그것도 색이 바르지 않는 단청으로 그려서 그들의 명예가 후세 사람들에게 영원히 기억되게끔 했다.
이때부터 중국인들은 기린각에 초상화를 거는 것을 최고의 출세와 영광으로 여기게 되었다.
또 나라의 큰 재목이 될 만한 자질을 갖춘 사람을 일컬어 기린아라고 불렀는데 거기에는 그 사람이 훗날 나라를 위해 크게 공을 세워 기린각에 초상화를 걸게 될 것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사마천은 음악을 통해 개인과 나라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서양음악에 도레미파솔라시도라는 음이 있는 것처럼 동양음악에는 궁상각치우 라는 음이 있다.
사마천은 바로 이 궁상각치우로 한 개인과 한 나라의 현실과 앞날을 예측할 수 있다고 여겼다.
* 먼저 궁음은 임금을 상징한다.
이 궁음이 어지러우면 음악은 산만해지는데 이로써 그 나라의 군주가 거만하고 포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상음은 신하를 상징한다.
이 상음이 혼란스러우면 음악은 사악함이 가득한데 이로써 그 나라의 신하들이 부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각 음이 혼란해지면 음악은 근심이 가득한데 이로써 백성이 원한과 분노에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치음이 혼란스러우면 음악은 슬프고 애달파지는데 이로써 백성이 짊어진 부역의 고통이 막중함을 알게 된다.

* 우음이 혼란해지면 음악은 위기감이 가득한데 이로써 개인과 나라의 재물이 바닥나 궁핍함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오음이 모두 혼란스러우면 음악은 서로 배척하고 충돌을 일으키는데 이로써 개인과 국가의 멸망이 눈앞에 닥쳐왔음을 알게 된다.

고대 중국인들에게 관습법과 같은 역할을 했던 예기에는 아내와 첩이 남편을 시중 둘 때 지켜야 할 구체적인 내용이 자세하게 규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아내와 첩은 남편의 옷걸이에 옷을 걸지 못하고
남편의 옷장에 옷을 넣지 못하며
욕실을 함께 쓰지 못한다.
남편이 외출했을 때는 베개를 상자에 넣어두고
남편이 눕고 앉은 자리를 말끔하게 치우고 남편이 쓰던 그릇은 넣어두어야 한다.
또한 아내와 첩은 일정한 법도에 따라 남편의 잠자리 시중을 들어야 한다.
아내는 70세까지 남편의 잠자리 시중을 들어야 했고
첩은 50세 이전까지는 5 일에 한 번은 잠자리 시중을 들어야 했다.
그리고 잠자리 시중을 들 때는 목욕 재계하고, 양치질과 세수를 하며, 옷을 단정하게 하고, 머리를 빗어 검은 비단으로 싸매고, 비단으로 묶어 쪽 지어 비녀를 꽂고, 앞머리를 털고, 향주머니를 차고, 신을 신고 끈을 맨다고 했다.
그리고 남편이 방에 들어서면 수건 시중에서 잠자리 시중까지 어른을 숨기고 귀한 사람을 섬기듯 해야 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귀하고 천함의 차이가 이렇게 컸다.

고대 중국에서는 집안을 환하게 밝히기 위해서 나무 섶을 묶어 횃불을 만들어 사용했다.
이때 땅에 세워놓는 횃불을 료라 하고 손에 쥐고 있는 횃불을 촉이라고 했다.
시간이 흘러 나중에는 밀랍으로 만든 손에 쥐는 횃불 즉, 촉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초라고 부르는 것의 시작이다.

여러 개의 대나무 쪽을 엮어서 만든 책을 죽간이라 하고 여러 개의 나무 쪽을 엮어서 만든 책을 목독이라고 했다.

임금의 부는 토지와 산과 연못에서 나오는 수확량을 가지고 판단하고
대부의 보는 식읍과 집사, 그리고 식읍의 백성이 부담하는 세금을 가지고 판단한다.
선비의 부는 수레의 수로 판단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반 백성의 부는 가축의 수를 가지고 판단한다. 4 마리 동물을 모두 중요한 가축으로 여기고 나라와 백성의 부유함과 태평을 판단하는 척도로 여겼다.
4 동물은 나귀와 노새, 송아지와 소이다.

도둑이 지켜야 할 도
도척은 당시 노나라 지식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공자의 철학을 빗대어 도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 있겠느냐면서
남의 집 문 안에 있는 재물을 미리 헤아려 무엇을 훔쳐갈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일은 도둑의 성(聖 도리, 이치)이고 남보다 먼저 도둑질을 집에 들어가는 일은 도둑의 용(勇 용기)이며 도둑질을 다 하고 도망칠 때 맨 뒤에서는 일은 도둑의 의 (義 의리)이며 도둑질을 알맞은 때를 아는 일은 도둑의 지(智 지혜)이고 도둑질한 재물을 공평하게 나누는 일은 도둑의 인 (仁 어짐)
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5 가지를 모두 지녀야 천하에 이름을 알리는 도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여포는 활을 잘 쏘았고 웅의료는 공을 잘 놀렸으며 혜강은 거문고를 잘 타고 완적은 휘파람을 잘 불었다.

몽염은 붓을 만들었고 채륜은 종이를 만들었으며 마균은 기술이 뛰어났고 임공자는 낚싯대를 만들었다.

염필, 즉 몽염이 붓을 만들었다는 것은 그 가 대나무 대롱에 토끼털을 매어 붓을 만들고 또 소나무 그을음으로 먹을 만들어 글씨를 썼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이 붓을 토호죽관(兎毫竹管)이라고 하는데 몽염이 처음 만들어 사용했다고 한다.

고대 중국인들의 예복은 신분 질서와 계급을 상징하는 도구였던 만큼 엄청나게 중요한 물건이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의복을 입고 있었는가는 곧 그가 어떤 신분과 직업의 사람인지를 나타내 주는 최초의 상징이었다.
천자의 옷은 용을 그린 곤의이고,
제후의 옷은 자루가 없는 도끼 무늬를 흰색과 검은색으로 쓰는 보이며,
대부의 옷은 검은색과 푸른색으로 활 모양을 대칭으로 그려놓은 불이고,
사의 옷은 검은색 상의와 붉은색 하의로 되어 있어 현의훈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