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에 나와 있는 대로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9인의 핵심 독서 전략을 소개한 책. 교산 허균, 성호 이익, 백수 양응수, 순암 안정복, 담헌 홍대용, 연암 박지원, 아정 이덕무, 연천 홍석주, 항해 홍길주의 독서에 관한 생각들을 소개한 책이다.
장횡거가 말했다. 책은 이 마음을 지켜준다. 한 때라도 놓아버리면 그만큼 덕성이 풀어진다. 책을 읽으면 이 마음이 늘 있게 되고 책을 읽지 않으면 마침내 의리를 보더라도 보이지 않게 된다.
책을 읽다가 번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면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즉시 메모해 두어야 한다. 묘계질서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메모야말로 공부에서 중요한 습관 중 하나다. 깨달음은 섬광처럼 왔다가 간데 없이 사라진다. 이 짧은 순간을 붙들어 이를 잘 확장시킬 때 큰 공부로 이어질 수가 있다. 메모는 생각의 흔적이다. 공부는 생각 간수를 잘하는 데서 시작된다.
일가를 이룬다는 것은 자기 목소리를 갖게 되었다는 뜻이다. 일가 중에서도 우뚝한 사람이 바로 대가다. 일가를 이루려면 이상한 것은 깊이 따져보고, 모르는 것은 자꾸 묻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덩달아하고 얼떨결에 해서는 깨달음의 안목이 열리지 않는다.
마을의 꼬맹이에게 천자문을 가르치는데 읽기 싫어함을 야단치자 이렇게 말하더군요. 하늘을 보면 파랗기만 한데 하늘 천자는 푸르지가 않으니 그래서 읽기가 싫어요. 이 아이의 총명함이 글자 만든 창힐을 기죽일 만합니다.
비록 효성스럽고 우애로우며 충성되고 신의 있는 사람이 있다 해도 책을 읽지 않으면 모두 사사로운 지혜로 천착한 것이다. 비록 권모와 지략과 경륜의 꾀가 있어도 책을 읽지 않으면 다 주먹구구로 맞춘 것이다. 이는 내가 말하는 우아한 선비가 아니다. 내가 말하는 우아한 선비란 뜻은 어린아이 같고 모습은 처녀와 같다. 1년 내내 문을 닫아걸고 책을 읽는다. 어린아이는 약하지만 사모함을 오로지한다. 처녀는 수줍지만 지킴이 확고하다. 우러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 사람에게 그리낄 것이 없음은 오직 문닫고 책 읽는 것 뿐이다.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는 정신을 기쁘게 함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은 받아들여서 활용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해박해지는 것이다.
공부의 으뜸가는 덕목은 강학과 성찰 함양과 실천 이 네 가지뿐이다. 순서를 헝클면 안 된다. 처음에는 열심히 익히고 배운다. 그저 배우는데 그쳐선 안 되고 제 자신에게 적용해서 반성하고 또 살피는 성찰이 뒤따라야 한다. 성찰에 머물기만 해도 발전은 없다. 내 안에 그러한 깨달음을 머금어 무럭무럭 자라도록 길러야 한다. 그제서야 배워 익힌 것이 나의 자연스런 일부가 된다. 이것이 실제 행동에 옮겨질 때 삶이 비로소 변화한다. 배우고 살피고 익혀서 실천하라. 이것이 공부의 네 가지 강령이다.
세상 사람들은 늘 독서가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배움은 진실로 책을 읽지 않고는 안 된다. 하지만 독서란 배움의 한 가지 일일 뿐이다. 배움은 독서에만 그치지 않는다. 나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배우는 자가 도를 구하는 것에는 3 가지가 있다. 엄한 스승과 좋은 벗을 따라 날마다 그 가르침을 듣는 것이 첫 번째다. 옛사람의 책을 읽는 것은 두 번째다. 길을 떠나 유람하면서 견문을 넓히는 것이 세 번째다.
저서의 5등급은 경전이 첫자리를 차지하고 역사서가 두번째다. 문장은 세 번째고 고증과 훈고는 네 번째를 겨우 차지한다. 가장 말단은 소설 같은 파적거리 책이다.
반구저기, 맹자가 학문의 방법으로 내놓은 내 글자의 처방이다. 자기 자신에게서 돌이켜 구한다는 말이다. 글 한 줄을 읽고는 나는 어떤가 돌이켜 본다. 남의 행실을 보면 나는 어떤가 되돌아본다. 어떤 상황이 닥치면 나는 어찌할까 생각해 본다. 좋은 것을 보면 나도 저렇게 해야지 하고 나쁜 것을 보면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한다. 이것이야말로 나 자신을 위한 공부로 으뜸 가는 방법이다. 성인이란 이 같은 훈련이 체질화되어 나날이 향상하는 사람이다. 공부에 방법이 많고 많아도 반구저기 이 네 글자보다 위력적인 공부법은 없다. 내 앞의 모든 일을 내 마음의 거울에 비춰보라, 거둘 수확이 클 것이다.
재주는 부지런함만은 같지 못하고 부지런함은 깨달음만 갖지 못하다.
연천 선생께서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책을 읽는 것에 5 가지 등급이 있다. 으뜸은 이치를 밝혀 몸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엿 것을 널리 익혀 알에 응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문사를 닦아 세상에 이름을 울리는 것이다. 그 다음은 기억력이 뛰어나 남에게 뽐내는 것이다. 가장 아랫 길은 할 일 없이 시간만 죽이는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은 한 가지인데 그 읽는 까닭은 이같은 5 가지의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