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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나이 들면 여자는 뻔뻔해진다는 주장에 대하여

singingman 2022. 12. 1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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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소설 '토지' 15권(솔출판사)에 아래와 같은 말이 나옵니다.
“나이들면 여인네들은 뻔뻔해지고 남자들은 순진해진다.”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이 드신 남자분들은 동의하십니까?
아니면 내 아내는 예외다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십니까?
내 후배 목사님 한 분은 자기 아내는 예외라고 말할 것 같긴 한데...ㅎㅎ
의사들은 나이들면 여성들에게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양은 분비가 많이 줄어들지만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별로 줄어들지 않아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기가 세어진다고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박경리의 주장 가운데 여자들이 기가 세어진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남자들은 순진해진다는 말에는 동의하기가 좀 어렵고 다른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작가가 남자들이 단순해진다거나 기가 약해져서 순해진다는 점을 순진해진다고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은 남여를 불문하고 뻔뻔해지거나 단순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꾸준히 공부하지 않고 생각없이 살면 남자든 여자든 나이들면 다 뻔뻔해지고 단순해지고 외고집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나이 들어서도 뻔뻔해지거나 단순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가 세거나 뻔뻔한 사람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말이 거칠고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자연히 실수하는 말도 나오고 남에게 상처 주는 말도 나오게 되겠지요.
노자는 그래서 多言數窮 不如守中(다언삭궁 불여수중)이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성경에도 말에 허물이 없으면 온전한 자라고 했으니 우리는 누구나 다 말에 허물이 있고 그래서 온전하지 못하지요.
말을 적게 하는 것이 뻔뻔함을 숨길 수 있는 한 방법이 될까요?

구약 성경에 나오는 모세를 보면 나이 들어서도 굉장히 온유한 사람이었습니다.
민수기에 보면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기록은 구스 여자를 취한 모세를 비방하는 미리암과 아론을 언급하면서 바로 이어 나옵니다.
이 비방에 관해 모세가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관해서는 기록이 없고 하나님께서 아론과 미리암이 모세를 비방한 것에 관해 진노하시고 미리암에게 나병이 발병하게 하는 기록만 나옵니다.
놀란 아론이 모세에게 가서 미리암의 나병이 자신들의 잘못 때문이라고 말하고 용서를 구하자 모세는 바로 하나님께 미리암의 나병을 고쳐달라고 기도합니다.

젊은 시절의 모세는 자기 동족을 괴롭히는 애굽사람을 쳐죽일 정도로 정의심과 힘이 넘치는 다혈질의 인물이었습니다.
그랬던 모세가 위의 기록을 보면 자기를 비방하는 형제 자매에게도 조금도 뻔뻔하거나 원한을 갖거나 고집을 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모세가 출애굽할 때 나이가 이미 80이 넘었으니 이때 모세는 분명 나이든 노인입니다.
어떻게 모세는 이런 온유한 사람으로 변했을까요?
그냥 하나님의 은혜라고만 하면 너무 심심하지 않나요?
광야 생활을 하면서 단련이 되어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시내산에서 하나님을 만나서 사람이 변했을까요?
아론과 미리암의 비방에 관해서는 모세가 대응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시지요?

참,소설 토지에는 이런 말도 나옵니다.
"내 원수는 남이 갚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