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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중학교

세상의 변화에 적응해야.

singingman 2022. 12. 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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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2학년 학기말 고사가 있었습니다.
요즘은 시험도 2학기말은 옛날처럼 모든 학년이 한꺼번에 보지 않습니다.
3학년은 고등학교 진학 때문에 성적을 산출해야 해서 일찍 보고 1학년은 자유 학기제라고 해서 아예 시험 자체가 없고 과목 선생님들이나 담임 선생님이 각 학생들이 1년간 공부하고 생활한 것을 잘 관찰해서 점수가 아닌 문장으로 서술하게 되어 있습니다.

1반 교실에 시감(시험 감독)을 들어 갔더니 게시판에 이런 재미있는 글이 붙어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성적은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성적을 올려보겠다는 학생들과 몸무게를 빼 보겠다는 담임의 의지인지 희망사항인지 모르겠지만 재미있습니다.
4년만에 학교에 다시 나가면서 느낀 점 몇 가지.

많은 사람들은 아이들이 점점 버릇이 없어진다는데 이 학교만의 경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내가 느끼기에는 전반적으로는 예절도 바르고 자율적으로 스스로 일도 잘 해서 오히려 좋아졌다는 느낌입니다.
다만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전에는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학생을 깨우면 수업 시간에 잠을 자서 약간 미안해하는 느낌으로 일어났습니다만 지금은 극소수의 경우이긴 하지만 잘 자고 있는 사람을 왜 짜증나게 깨우느냐는 표정으로 노려봅니다.
교육청의 학생 인권 조례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깨우지 않게 되었습니다.
속으로는 스스로 이렇게 변명도 해봅니다.
저 아이가 밤 늦게까지 게임을 한 것이 아니고 집안에 문제가 많아서 밤에 잠을 잘 못 잤거나 몸이 약해서 또는 늦게까지 공부해서 그럴거야 라고.

자는 학생을 깨워줘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잘 하는 일일까요 아니면 졸릴 때 잘 수 있는 학생의 권리를 존중해서 그냥 놔두는 것이 잘 하는 것일까요?
평생 교직에 있었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분위기를 보면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고 깨우면 안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학생의 장래를 위해서 공부를 하게 만들고 싶어도 학생의 인권을 내세우면 순수한 교사의 생각이 왜곡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칫하면 당사자나 학부모와 복잡한 문제에 얽힐 수도 있으니 아예 손대지 않는 것이 현명한 일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남녀 학생들이 사귈 때의 상황도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둘이 사귀어도 교내에서는 표시를 내지 않았습니다만 지금은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이 보는 앞에서도 둘이 꼭 붙어 있고 눈에서 꿀이 떨어집니다.
이것 역시 아주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 맞지요?
하지만 그 학생들의 부모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까요?

두발이 자유화되고 나니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마스크를 쓴 데다가 교복 위에 두꺼운 옷들까지 껴입다보니 학생인지 선생님인지 금방 알아보기가 어렵습니다.
학생들의 체격이 전반적으로 커져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교내에서 누가 인사를 하면 일단 같은 선생님으로 생각하고 정중하게 인사를 해야 실수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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