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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고모리의 달빛 2018-02-02~03 본문
탄자니아에서 평신도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고 보광 중앙교회 내 전임 지휘자였던 박효필 선배가 치아 치료차
잠시 귀국해서 함께 모이다.
성수네, 문목,우리, 박효필 선배네, 그리고 모처럼 선린 인터넷고에서 같이 근무했던 김명식이 함께 모이다.
명식이는 다음날 새벽 기도회에 부인을 픽업해 줘야 해서 밤에 미리 가고 나머지 4집이 갤러리 호텔에서
1박하면서 그동안 밀린 이야기들을 나누다.
특히 얼마전에 찾아낸 무봉리에 있는 5천원 짜리 '담은 한식부페'에서 2끼를 먹었는데 이번에도 다들
대만족이었다.
1박 2일동안 박장로님이 탄자니아에서 겪은 이야기들과 선교사 왕선배인 문목의 여러가지 이야기들도 듣다.
고모리 저수지도 한바퀴 돌면서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특히 박장로님은 말라리아에 걸려서 한동안 고생했고 또 강도가 들어온 이야기도 차 타고 집에 오면서
들었는데 선교지가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실감이 간다.
고등학교 교사로 명퇴하고 여기서 얼마든지 편안하게 살 수 있는데 10년간 선교사로 헌신하겠다고 서원해서
그 덥고 위험한 나라에서 선교하는 박장로님이 정말 대단하다.
우리 나라와서 가장 좋은 2가지는 벌레한테 물리지 않아도 되는 것과 밤에 강도 만날 위험이 없어서 마음놓고
푹 잘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참 소박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좋은 점이다.
거기서는 밤 2시경에 강도들이 그것도 떼로 몰려오기 때문에 경비원이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한다.
강도들이 오면 경비들이 먼저 도망간다고 한다. 자기들도 살아야 하니까 그렇기는 하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경비원들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한번 그런 일이 있고 난 후에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밤 2시쯤 되면 저절로 자꾸 잠이 깬다고 한다.
집에 개도 키우지만 강도들이 개를 독약을 먹여서 미리 죽인다고 한다.
우리 나라도 내가 어릴 적에 이런 이야기들을 들었던 것 같다.
그러니 우리 나라 1960년대 수준인 모양이다.
그리고 후진국은 경찰들이 문제라고 한다.
그런 강도를 만나고 경찰에 신고해도 경찰이 잡을 생각을 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아마도 외국인들이 추측하건대 경찰과 강도가 사전에 양해된 사항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단다.
강도들이 무슨 수호지에 나오는 양산박 두령들도 아니고,
성수가 이달로 명퇴를 하게 되니 앞으로 만날 시간이 더 많아지겠지.
박장로님이 26일에 탄자니아로 돌아간다고 해서 19일에 한번 더 만나기로 하다.
어제 밤에는 달이 하도 밝아서 "비단결 같은 달빛" 때문에 잠을 잘 이룰 수 없었다. - 비단결 같은 달빛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서 빌려온 표현이다.
러일 전쟁 때 러시아 발틱 함대를 초토화시킨 일본의 도고 제독 (東鄕平八郞)이 자기를 트라팔가 해전의 영웅인 넬슨 제독과는 비교할 수 있지만 이순신 장군과는 감히 비교도 할 수 없다고 한 그 위대한 이순신 장군도 달빛 때문에 잠을 못 이루었다는 기록이 난중 일기 여러 곳에 나온다.
작은 나뭇 가지 사이로 보이는 달은 김홍도의 소림명월도를 생각나게 한다. 아침 7시 반이나 되었는데도 사진에는 작게 보여서 실감이 나지 않지만 달이 이렇게 아름답게 보인다.
위와 같은 만월이 아닌 달도 아름답다.
신윤복의 월하정인(月下情人)에 나오는 달은 또 다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까지도 간직하고 있다.
드뷔시는 '폴 베를렌(Paul Verlaine, 1844-1896)'의 시 <달빛>을 읽고 같은 제목의 피아노곡 '달빛'을
작곡했다고 한다.
베를렌의 시 달빛을 보면
그대의 영혼은 은은한 풍경화
가면을 쓰고 베르가마스크 춤을 추는 이들
홀린 듯 류트를 켜고 춤을 추지만
그들이 지나가면 슬픔이 비추네
단조로 노래하네
사랑의 승리와 행복한 삶을
행복을 믿지 못하는 그들의 노래는
달빛에 서서히 스며드네
슬프고 아름다운 달빛
숲 속의 새들을 꿈에 젖게 하네
대리석 분수가 내뿜는 한 줄기 물은
황홀히 흐느끼네
그래서 드뷔시의 달빛은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느낌을 주나?
김홍도의 그림에서 느끼는 것과 같은 느낌을 나는 느낀다.
오케스트라 Version도 있지만 원래의 피아노곡 느낌이 좋다.
https://youtu.be/MhadMhkFnnQ
한편 베토벤의 달빛은 드뷔시에 비하면 내게는 따뜻하고 밝은 느낌이다.
독일의 음악평론가이자 시인인 루트비히 렐슈타프가 이 소나타의 1악장을 들은 후에 “마치 루체른 호수에 비친 달빛이 떠오르는 것 같다”고 표현했는데, 이 말에서 힌트를 얻은 후대의 악보 출판가들이 ‘월광’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음악이 주는 느낌과 잘 어우러진 부제 덕분에 악보는 더 많이 팔렸고 오늘날까지 〈월광 소나타〉로
불리고 있다고.
https://youtu.be/r6YCSeeMN4I
나는 루트비히 렐슈타프가 말한 것과는 달리 드뷔시의 '달빛'은 추운 겨울 호수 위에 떠 있는 초승달 같은 느낌이고 베토벤의 '달빛'은 통영 앞바다에 따뜻한 봄날에 떠 있는 만월같은 느낌이다.
달빛을 가곡으로 표현한 작곡가들도 있다.
가브리엘 포레도 역시 드뷔시처럼 프랑스 사람이어서인지는 몰라도 베를렌의 시에서 감명을 받고 이 가곡
'달빛'을 작곡했다고.
https://youtu.be/ZGf0w0zghFI
현대 작곡가 쇤베르그는 '달에 홀린 삐에로'에서 달빛을 이렇게 표현한다.
https://youtu.be/ala_vGjv-YI
페북 친구이고 우리 나라 서양 음악 작곡가 1세대인 이흥렬의 아드님이신 이영조 선생님이 내가 달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이 곡을 보내 주셨다.
우리 정가의 느낌이 피아노로 반주하기는 하지만 서양 음악과는 다른 고귀한 기품과 우아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판소리나 민요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아주 고급지다고 표현해야할까 꽉 찬 맑은 소리가 신선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여자들이 나이들면 확실히 남자들 보다 목소리도 커지고 주장도 강해진다.
젊을 때는 못하던 소리들도 이제는 서슴없이 "막" 한다.
아들 딸 다 키워줬는데 겁날게 뭐가 있어? 이런 말이쟈?
신참은 고참 말을 주의 깊게 잘 들어야 하는겨...
받아적어야제, 그라고 그냥 앉아 있으모 안되제...
더운 나라에서 오랜만에 와서 참 재미있지요?
우리 나라 오던 날 기온차가 52도였단다. 거기는 영상 35도 여기는 영하 17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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