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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북한산 예찬 2013.01.09. 본문
오늘도 북한산을 오른다.
아침에 딸이 인턴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총신대학 한국어학당에 데려다 주고 북한산을 올라갔다.
이른 시간이어서 올라가는 내내 사람을 하나도 만나지 못했다.
아침시간에 보는 산은 낮에 보는 산과 또 다른 느낌이다.
일출시간과 일몰쯤에 보는 산능선이 나는 가장 아름답고 황홀하다.
북한산이 서울이나 일산에서 시내버스타고 갈 수도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1960년대 우리 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60~70달러였던 시절, 농업이 주산업이었던 시절에 내가
배웠던 교과서에는 우리 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어서 쓸모없는 땅이 많다고 배웠다.
그런데 국민소득이 20,000달러를 넘어선 지금보니 그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태평양 건너 어떤 나라는 산에 한번 갈려면 큰맘먹고 몇시간씩 심지어는 하루종일 가야하는 도시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차타고 1시간 안에 산에 갈수 없는 도시가 없다.
특히 북한산은 세계에서 1일 등산인구가 가장 많은 산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한다.
4계절 내내 모든 산은 다 나름대로 좋다.
하지만 계절에 특별히 좋은 산이 따로 있다.
새봄에는 남쪽 바닷가의 산이 봄냄새를 물씬 풍겨서 좋고 여름에는 계곡이 깊어서 물이 풍부한 산들이 좋다.
가을은 말할 것도 없이 단풍이 아름다운 산들이 좋고 겨울은 눈덮인 산이 아름답다.
그런데 북한산은 이 모든 것을 다 갖추었다.
북한산 우이동 방면에는 진달래가 많이 피어서 진달래 능선이라는 이름을 가진 능선도 있다.
봄에 이 능선은 당연히 사람들로 꽉 찬다.
여름에 산성에서 대남문 올라가는 골짜기는 물놀이 즐기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을 정도다.
가을에 송추계곡의 단풍은 화려하기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겨울철 북한산 모든 능선은 눈에 덮여 아름답기가 가보지 않고는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북한산은 사실 거대한 바위덩어리 산이다.
그래서 웅장한 모습과 아기자기한 모습들을 많이 연출한다.
아래 사진은 신라 진흥왕이 여기를 점령한 기념으로 세워 둔 비석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비봉이다.
사진에 보이는 비석은 진흥왕 순수비가 있던 자리에 세운 표지석이다.
진짜 비석은 국립 박물관에 가있다고 한다.
비봉도 거대한 바위덩어리다.
아래 사진은 사모바위라는 곳인데 작년에 문목사부부 데리고 올라갔다가 문목사가 심장마비로 사망할뻔했다는 곳이다.
사실 이 곳은 북한산 등산로 중에서 가장 만만한 곳 중에 하나다.
바위가 생긴 모양이 사모관대에 사용되는 사모를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고 사각형의
사모(Square)라서 붙었다는 설도 있는데 아직도 쓰러지지 않고 잘 올라 서 있다.
아래 사진은 응봉능선에서 바라본 의상능선가운데 용출,용혈, 증취봉의 모습이다.
재작년인가 천둥벼락칠때 가운데 있는 봉우리인 용혈봉에서 등산객이 번개에 감전사한 곳이기도 하다.
그 시간에 나는 그 옆 골짜기에 있었는데 천둥 번개칠 때는 능선을 피해서 골짜기로 다니는 것이 좋다.
뒤에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북한산의 주봉인 백운대이다.
산성입구나 백화사에서 의상봉을 올라서 이 의상능선을 따라 문수봉까지 가보면 좌우에 경치가 정말
아름답다.
꼭 한번 가볼 것을 추천한다.
내 경험에 의하면 아름다움은 경험해 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
눈덮인 산길도 운치가 있어서 참 좋다.
아무도 없는 이 산길을 혼자서 조용히 걷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북한산은 이 모든 것을 제공해 준다.
더 좋은 점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한시간 안에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북한산보다 더 크고 웅장하고 화려한 산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수도 한 가운데에서도 언제나 쉽게 갈 수 있어서 더 좋다.
전에 토요일을 쉬지 않을 때는 매주 토요일에 아예 출근하면서 산행준비를 해가서 오전근무를 하고
산에 갔다온 일이 많았다.
눈이 다 녹기 전에 우리 같이 산행 한번 합시다.
방학이어서 한가해지니 별 소리를 다 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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