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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우리 나라 전통 건축물의 위계 2021-09-16 본문
누정(樓亭)은 누각(樓閣)과 정자(亭子)를 일컫는 말로, 누각은 멀리 넓게 볼 수 있도록 다락구조로 높게 지어진 집이고, 정자는 경관이 수려하고 사방이 터진 곳에 지어진 집이다.
특히, 조선 시대의 누정은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고도의 집약과 절제로 완성한 뛰어난 건축물이며, 자연을 바라보고 자연과 인간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며 시와 노래를 짓던 장소였다.
경복궁, 창덕궁 등 조선조의 궁궐로 사용되었던 장소에는 임진왜란 등의 국가적 재앙으로 인하여 우리 역사의 격랑 속에서 많이 소실되어 없어졌지만 아직도 그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전각들이 일부나마 남아있어 한편으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된다.
궁궐내의 이 전통 건축물들은 주인의 신분이나 그 쓰임새 등에 따라 각기 차례대로 이름이 붙여져 공간적으로 배치되어 그 기능을 수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물부터 순서를 매기면, 전(殿), 당(堂), 합(閤), 각(閣), 재(齋), 헌(軒), 누(樓), 정(亭)으로서 오늘날 우리는 그 건물 이름만 들어도 대체로 어떤 건물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1. 전(殿)
'전(殿)'은 궁궐의 여러 건물들 가운데 가장 격이 높은 건물로서 왕의 즉위식, 세자의 혼례식 등 왕실의 주요한 의전행사가 열리는 공간이나 왕이 임석한 조회 등 공식 업무를 수행하는 공간으로 사용된다.
원래 중국에서는 천자 곧 왕의 당(堂)을 구별하여 말할 때나, 승상과 같은 고위관리가 있는 높고 엄숙한 집을 말할 때 전(殿)이라고 하였다.
또한 '전하(殿下)', '중전(中殿)', '자전(慈殿)'등과 같이 왕과 왕비, 대비 등을 지칭하는 대명사의 역할을 하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으며, 궁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외전(外殿), 내전(內殿)의 기능과 깊숙이 관련되어 있다.
2. 당(堂)
'당(堂)'은 전(殿)에 비해서 그 격(格)이 한 단계 떨어지는 곳으로서 의전행사장소로보다는 일상 업무나 기거용으로 더 많이 쓰였다. 이를테면 왕이 핵심 신료들을 만나 정사를 논의하는 곳을 연거지소(燕居之所)라고 하는데, 연거지소에는 대부분 당호가 붙는다.
한자 글자 뜻으로는 집을 반으로 나누어 앞쪽 반 빈 부분을 당(堂)이라 하고, 뒤쪽 막힌 부분을 실(室)이라 하였다.
또 다른 의미로는 햇볕을 바로 받는 집을 가리키거나, 또는 예의를 밝히는 곳, 다시 말해서 의식을 갖추어 외부 사람을 만나는 장소를 가리켰다.
3.합(閤)
'합(閤)'은 대체로 전(殿)에 부속되어 있는 건물이나 완전히 전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추고 독립되어 있는 집이다.
중국에서는 문 옆에 있는 집을 규(閨)나 합(閤)이라 했는데, 작은 규를 합이라 한다고 했다.
4. 각(閣)
'각(閣)'은 규모 면에서 전이나 당보다는 떨어지며, 전이나 당의 부속건물이거나, 독립된 건물로 되어 있다. 독립 건물일 경우에도 부속 건물을 많이 거느리지 않고 비교적 단출하다.
용도의 면에서는 기거용보다는 보조적인 기능을 담당하는데, 왕실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물건을 보관하거나 주요한 관측시설과 관련된 기능이 많다.
원래는 누(樓)가 겹쳐 있는 집을 각이라 했다.
5. 재(齋)
'재(齋)'는 숙식 등 평상 주거용으로 쓰거나, 주요 인물이 조용하게 지낼 수 있는 독립된 건물로서, 규모 면에서 전이나 당에 비해 작은 편이다.
아직은 출가하지 않은 대군·공주·옹주들의 집이거나, 세자궁 소속의 인물들이 기거하는 곳, 또는 격이 높지 않은 후궁의 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로 학업, 사색을 위한 공간이나 그와 관련된 서고와 같은 기능을 가진 것이 많은 듯하다.
6. 헌(軒)
'헌(軒)'은 전(殿)의 좌우에서 이를 보좌하는 형태인 익각(翼閣)이거나 따로 독립된 건물로도 위치하였다. 전의 익각인 경우에는 전의 주인이 보조적으로 활용이 되고, 공무적 기능을 가진 경우는 특별한 인물의 전용 공간이 되었던 듯하다.
7. 루(樓)
'루(樓)'는 글자가 이름에 붙은 집은 온돌이 아니라 지면에서 사람키 높이 가까이 위로 떨어진 마루로 되어 있는 형태이다.
'루'는 주요건물의 일부로서 마루방 형식인 경우와 이층 건물의 이층인 경우 혹은 정자처럼 작은 독립건물인 경우가 있다.
또한 기능적으로 살펴볼 때 루(樓)는 정(亭)과는 달리 내전의 생활공간에 연접되어 배치되거나 독립적으로 위치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 있다.
8. 정(亭)
'정(亭)'은 우리가 흔히 '정자'라고 하는데, 경관이 좋은 곳에 있어 휴식이나 연회 공간으로 사용하는 작은 규모의 집을 가르킨다.
지붕 모양이 사각형 이외에 육각형, 팔각형을 이루고 있으며, 곳에 따라서는 부채꼴을 이루는 형태도 있다.
궁궐에 있어서 '정'은 대부분 후원지역에 집중적으로 위치하고 있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이르기를 '거소이안정야(居所以安定也)'라고 하여 포괄적인 쉬는 장소임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이규보(李奎報)는 개방된 공간(豁)을 갖도록 만들어졌기에 안으로는 공간이 비어 있으며(虛) 밖으로는 공간이 열려져 있어 시원한 느낌을 주는 공간(磯)으로 되어 있는 것을 정이라 했다.(作豁然虛磯者爲之亭)
9. 대(臺)
'대(臺)'는 일반적으로 사방을 훤히 바라 볼 수 있는 높은 곳에 위치한 건물을 가르킨다.
궁궐에 있어서 대는 평지보다 높은 곳에서 사열, 과거, 자연물 등을 내려다보는 장소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궁궐의 외전과 내전>
'전(殿)은 격이 가장 높은 건물이어서 절에서는 가장 중심되는 건물에 대웅전, 극락전등의 이름이 붙고 성균관이나 향교에도 공자의 사당은 대성전이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의 집을 성전이라고 번역했다.
교인들이 예배하는 집도 예배당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전보다는 한 단계 낮지만 높여 부른다.
옛날 집의 형식과 종류-
조선시대만 해도 건물마다 고유의 이름이 있었다. 경복궁, 덕수궁과 같이 궁궐에서부터 영남대, 부벽루, 월송정과 같이 지방 명승지의 건물에 이르기까지........또한 지방 관아의 건물은 물론이고 지체 높은 가문의 개별 건물에도 각기 이름이 있었다.
그리하여 건물의 이름만 들어도 그 건물의 성격과 형식(종류)을 짐작할 수 있었다. 건물의 이름 뒤에 따라 붙는 말들, 즉 대, 루, 정, 당, 각, 재 등을 통해 추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 루, 정 등과 같은 건물의 이름들은 서로 어떻게 다른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1. 집(平屋)-거주 목적
사람들이 거주하는 건축물을 모두 집(平屋-중국식 표현)이라 한다. 집은 한 칸, 두 칸, 세 칸 등으로 구분하는데, 기둥 위에 수평 부재인 보(架)와 도리(梁)를 걸쳐 공간을 만든다. 장방형 건물에서 기둥을 가로로 길게 연결한 것을 도리(梁)라 하고, 세로 방향으로 연결한 것을 보라고 한다. 도리는 처마도리, 종도리, 마루도리 등으로 구분하고, 보(架)는 들보와 중앙에 있는 대들보로 구분한다.
건물 규모는 대개 홀수 칸으로 짓는다. 일테면 삼 칸, 오 칸이 대부분이고 7칸 이상은 궁궐이나 귀족들의 집에서만 지었다. 일반 서민들이 살았던 초가 삼 칸은 부엌 한 칸, 방 두 칸이었다.
대개 북쪽의 건조하고 추운 지방에서는 단층으로, 남방의 습하고 따뜻한 곳에서는 2층으로 지었다. 벽의 재료는 지역에 따라 목재, 또는 벽돌을 사용하였다.
집의 종류는 신분에 따라 그 이름이 다음과 같이 구분 지었다.
1)제왕이 살았던 집은 궁(宮), 전(殿)
2)귀족 또는 상류층의 집은 당(堂), 청(廳), 상(廂)
3)문사(文士)의 집은 재(齋), 관(館), 암(庵), 감(龕), 서실(書室), 정사(精舍), 산방(山房).
이들 건축물들은 대개 단층이었지만, 집 이름이 무슨 글자로 끝나는가에 따라 집의 성격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굳이 그 집에 방문을 하지 않아도 집 이름만 들으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집주인이 어느 정도의 지위에 있고, 집의 위치가 어느 곳에 있고, 집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에 대해서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같은 성격의 집이라도 집 주인의 재력에 따라 규모, 장식, 재료 등이 다르고, 이로 인해 건물의 품위도 차이가 날 수 있다.
2. 대(臺)
우리나라 전국의 명승지에는 ‘00대(臺)’라는 이름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해운대, 을밀대, 의상대, 태종대 등등........
그런데 그 대(臺)라는 곳에 가보면 대개 고풍스런 누각이나 정자가 있다. 또한 누각이나 정자의 현판에는 ‘00臺’라고 적혀있다. 이를 보고나면 은근히 ‘臺’의 정체가 알쏭달쏭해진다. ‘대(臺)’라는 뜻에는 주변 풍광을 바라보기 좋은 언덕을 뜻하는 줄 알았는데, 언덕 위에 지어놓은 누각이나 정자도 대(臺)에 포함이 되는 걸까, 하고 말이다. 대(臺)의 본래 뜻을 상고해 본다.
흙을 다져 높이 쌓아올린 것을 ‘대(臺)’라고 한다. 아득한 옛날에는 토성이나 기단을 만들기 위해 목재 틀 속에 한층 한층 흙을 퍼 넣고 달구질로 다져 벽체나 기단을 만드는 항토판축(夯土版築)공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중세 이후에는 기술과 재료가공의 발달로 인해 흙 대신 벽돌이나 석재를 사용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성벽이나 기단을 내부는 흙을 채우더라도 벽돌이나 석재로 외부마감을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든 대(臺) 위에는 평평할 뿐 대개 건물이 없었다.
3. 루(樓)
대(臺) 위에 있는 건물은 애초에는 사(榭), 관(觀)이라고 불러다가, 나중에 루(樓)라고 불렀다. 예를 들어 성루(城樓), 각루(角樓), 종루(鐘樓), 고루(鼓樓) 등을 말한다.
누(樓)는 대 위에 지은 건물이다. 대가 멀리 바라볼 수 있는 노천의 전망대 성격이라면, 누(樓)는 그곳에서 풍우한설(風雨寒雪)을 피할 목적으로 지은 전망용 건물인 것이다.
성루, 각루, 종루, 고루도 모두 높은 곳에 우뚝한 건물이다. 따라서 성루나 각루에 있는 병사는 시야가 확 트인 곳에서 멀리까지 경계를 할 수 있고, 성벽 위에 종루나 고루 역시 종소리나 북소리도 멀리까지 울려 퍼질 수 있었다. 따라서 평지에 단층으로 지은 건물이나 시야가 가려져 있는 건물에 누(樓)라는 이름을 붙일 수는 없는 것이다.
4. 각(閣)
2층 이상의 건물을 ‘각(閣)’이라고 한다. 후세사람들이 ‘누(樓)’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주로 궁궐의 앞이나 주변에 부속 건물로 짓는다. 요즘에는 보통 누각(樓閣)이라고 부르고 있다. 단층으로 된 부속 건물을 ‘각(閣)’으로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각하(閣下)라는 말을 대통령에게 사용했듯이, ‘각(閣)’은 궁궐이나 고관대작이 이용하는 건물을 의미했다.
5. 정(亭)
한 칸으로 된 독립건물을 말한다. 평면을 보면 등변으로 된 다각형이고, 빙 둘러 처마가 있고, 가운데에 지붕이 솟아있다. 등변이 아니거나 처마가 일부분에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만약 2층 이상이라면 ‘각(閣)’이라고 불러야 한다.
한편 ‘정(亭)’을 자전에서 살펴보면, ‘잠시 머문다(停)’는 뜻이 있다. 즉 정자(亭子)에서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6. 헌(軒)
본래 궁궐의 앞뒤에 부속으로 지은 건물을 말한다. 그 형식은 단층집(平屋)과 비슷하다. 자전에 의하면 ‘헌(軒)’은 ‘대부 이상이 타던 수레’라는 뜻도 있다. 즉 ‘초헌(軺軒)’을 말한다.
또한 넓고 밝은, 창문이 있는 복도나 건물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다관(茶館), 반관(飯館), 서재(書齋)의 이름에 붙이기도 한다.
한편, ‘헌(軒)’자에 수레(車)가 들어있는 것으로 보아 아득한 옛날에는 수레를 보관하던 집인지도 모른다. 자가용이 보편화된 요즘, 차고를 별도로 짓는다면 이 ‘헌(軒)’자를 붙여봄직하다.
* 어딘가에서 복사해왔는데 주소를 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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