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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혼자 걷는 즐거움 본문
철학자 ‘폴 틸리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기 위한 말이고 고독이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기 위한 말이다.”
위의 주장에 따르면 혼자 걷는 일은 분명히 고독입니다.
험한 산길을 걷든지 트레일을 따라 걷든지 혼자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확실히 이것은 고독입니다.
험한 산길을 오래 걸으면 힘들어서 아무런 생각이 없을 때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어떤 주제를 가지고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길을 걷다 보면 헝클어진 실타래 같았던 생각이 어느 한 순간에 번쩍하고 해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불교용어로 말하자면 돈오점수(頓悟漸修)가 아니고 돈오돈수(頓悟頓修)입니다.
plum village를 만든 틱 낫한 스님이 걷는 일을 강조한 것이나 구도자들이 순례길을 걷는 일, 스님들이 만행을 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산악회원들과 함께 여러 사람이 함께 산길을 걸어도 어차피 내 걸음은 내가 걷는 것입니다.
누가 도와주는 것이 아니고 내가 걷는 것입니다.
물론 도반이 있으면 걷는 일이 좀 더 쉽거나 즐거울 수도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걷는 즐거움이 있고 혼자 걷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성향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혼자 걸으면 일단 다른 사람에게 신경 쓸 일이 없고 다른 사람의 걷는 속도나 목적지 도달에 관해서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편합니다.
걷고 싶은 만큼 걷고 쉬고 싶을 때 쉬면 됩니다.
빨리 걸으려면 혼자 걷고 멀리 걸으려면 함께 걸으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 말은 함께 걷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의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 경험으로는 멀리 걷는 것도 얼마나 멀리 걷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혼자 걷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먼 길을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물리적인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걷는 일뿐만 아니라 모든 일이 다 즐겁겠지요.
이번 주에는 설악산 등산 금지기간이 해제되고 해서 우리 나라 사찰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봉정암을 다녀왔습니다.
봉정암 사리탑이 있는 곳의 높이가 해발 1,244m라고 합니다.
오래 전 대청봉을 갔다가 봉정암으로 내려온 일은 몇 차례 있긴 하지만 봉정암을 목적지로 다녀온 것은 처음입니다.
봉정암은 백담사의 말사로 우리 나라 5대 적멸보궁 가운데 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백담사에서 봉정암까지의 거리는 10.6km로 대략 왕복에 8시간 정도 걸립니다.
나도 휴식시간과 봉정암에 체류한 50분을 포함해서 약 7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이 코스는 수렴동 계곡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수렴동 계곡은 외설악쪽 설악동에서 출발하는 천불동 계곡 코스와 함께 정상인 대청봉을 가는 가장 긴 코스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백담사에서 올라가면 9km 이상은 거의 평지 수준의 길을 걷고 마지막 1km가 조금 넘는 길은 가파릅니다.
특히 해탈고개로 알려진 깔딱고개는 너무 가팔라서 그야말로 해탈하기만큼 힘이 드는 구간입니다.
하지만 봉정암 사리탑에 도착해서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을 바라보는 순간 그 힘듦은 보상을 받고도 남습니다.
혼자서 걷는 즐거움과 함께 아름다운 설악산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황홀할 정도로 좋습니다.
혼자만 즐기기에는 미안하고 아깝습니다.
사진으로는 도저히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나타낼 재주가 없습니다.
다리 힘 빠지기 전에 다들 한번 시도해 보심이 어떨런지요?

용대리 주차장 요금은 기본 3시간에 3,000원이고 이후 한 시간 마다 1,000원씩이니까 평일에는 이 집에서 밥먹고 주차하는 것이 이득일 수 있습니다.


차시간은 최초로 티켓팅한 사람으로 부터 30분 후에 출발합니다. 그전에 사람이 다 차면 언제라도 출발합니다.
아침 7시에 첫차가 있고 백담사에서 내려오는 차는 오후 6시가 막차입니다. 그곳의 시간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요금은 편도 2,500원입니다.
차표를 분실해서 매표소에 다시 갔더니 매표원 아줌마가 친절하게 무료 승차권을 한 장 줘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김수항의 아들들 6창이 이곳에서 놀았습니다.
농암은 둘째입니다.
창협과 창흡은 학계와 예술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고 창집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영의정까지 지냈습니다.
이때까지는 안동 김문이 긍정적인 영향을많이 미쳤지만 정조가 서거한 후에는 안동 김문이 나라를 말아먹은 집안이 되지요.
조선 후기 김조순이 창집의 고손입니다.







스님의 독경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보통 산에서 이런 소리를 들으면 나는 시끄러워하는 편인데 오늘 이 소리는 듣기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여자분의 산행 속도가 엄청납니다.
결국 나보다 먼저 올라갔습니다.



https://song419.tistory.com/m/2218
설악산 영시암 19-10-19
설악산 오세암 가는 길목에 있어서 잠깐 들르다. 한국 민족 문화 대백과 사전에 의하면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 1653~1722)이 1648년(인조 26)에 창건. 폐허와 중건을 거듭하다가 6.25후 1994년 백담
song419.tistory.com

삼연은 젊었을 때는 삼부연 폭포 근처에 살았지만(그의 호 삼연도 삼부연 폭포에서 따 온 것입니다.) 아버지와 형이 정치판에서 사사당하고 나자 세속에 염증을 느끼고 50대에 설악산으로 들어와 이 영시암에 머뭅니다.
여기에 들어와서 죽을 때까지 살려고 했는데 호랑이에게 자기를 도와주던 찬모가 물려죽자 할 수없이 다시 나가게 됩니다.
영시암이라는 이름도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세속에서 완전히 떠날려는 삼연의 생각이 담긴 이름이라고 합니다.
영시암도 얼마 전에 들른 적이 있어서 오늘은 통과!


https://song419.tistory.com/m/2214
설악산(백담사 - 오세암 - 백담사 ) 19-10-19
윤교감 부부와 우리 부부가 함께 가다. 여자 둘은 백담사에서 놀고 남자 둘만 가다. 원래 계획은 봉정암으로 가서 오세암으로 내려올 계획이었는데 백담사 주차장에서 백담사까지 올라가는 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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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팻말에 의하면 백담사에서 대청봉까지는 12.9km입니다. 봉정암에서 2.3km만 더 올라가면 됩니다.














높은 계단을 오를 때는 고개를 들어서 쳐다보면 더 힘듭니다. 그냥 죽었다 생각하고 발 아래만 쳐다보고 오르면 좀 낫습니다.











여기부터가 좀 힘이 들기 시작합니다.





















공양간에 쌀밥과 미역국,단무지가 있습니다.
누구든지 먹을만큼 덜어 먹으면 됩니다.
시간만 맞으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 먹을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절들이 들어가지도 않는 등산객들에게 입장료를 받아서 원성이 높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베푸는 절들도 있습니다.

점심 공양 - 절에서는 음식을 남기면 안 됩니다.
그래서 양이 좀 많은데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습니다. 설거지도 먹은 사람이 직접 합니다.









적멸보궁에는 불상이 없습니다. - 불사리를 안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발이 아파서 계곡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다가 왔습니다.





백담사 앞에는 돌탑이 어마무시하게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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