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노래하는 사람

외로움에 관하여 2022-05-20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

외로움에 관하여 2022-05-20

singingman 2023. 5. 26. 23:50
728x90

 

I am like a desert owl, like an owl among the ruins.
I lie awake; I have become like a bird alone on a roof.
Psalms 102:6‭-‬7 NIV

나는 사막 올빼미 같고 황폐한 곳의 올빼미 같이 되었사오며
내가 밤을 새우니 지붕 위에 외로운 참새 같으니이다
시편 102:6‭-‬7

이 시는 바벨론 포로 생활을 겪은 사람이 쓴 비가(lament)라고 한다.

고통 중에 있는 사람의 고독이나 외로움을 이렇게 눈에 보이듯이 탁월하게 묘사한 글을 본 적이 없다.
어둑어둑해진 밤에 사막 위를 홀로 나는 올빼미에게서 외로움과 두려움을 본다.
폐허에 홀로 앉아 있는 지친 올빼미에게서 고단한 삶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지붕 위에 외로이 처량하게 앉아 밤을 지새우는 한마리의 참새는 또 어떠한가!
언제 포식자에게 잡혀 먹힐지도 모르고 짝을 잃고 슬픔에 잠겨 있는 지붕 위의 한마리 참새를 보는 듯하다.

영화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서 어두운 밤하늘에 혼자 고독하게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장면이 떠 오른다.
자녀들을 사랑하지만 전통을 고수하는 아버지와 다 자라서 그를 떠나는 자녀를 보면서 느끼는 아버지의 고독과 실망감도 연상이 된다.

왕이 붕어하면 왕을 모시던 환관이 지붕 위에 올라가서 왕의 윗저고리를 흔들면서 '상위복(왕이여 돌아 오소서)"이라고 절망적으로 외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왕인 줄 알면서도 이렇게 부르짖는 사람의 비통한 심정이 느껴진다.

외롭고도 무서운 고독을 이렇게 뛰어난 통찰력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절묘하게 표현한 시를 본 적이 없다.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빛에 매료된 이순신 장군 2022-06-07  (0) 2023.05.28
최재균 목사님 소천 2022-06-05  (0) 2023.05.28
혼자 걷는 즐거움  (0) 2023.05.26
포기하지 말라  (0) 2023.05.25
동호를 만나다  (0) 2023.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