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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종착역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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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종착역

singingman 2023. 11. 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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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람(후에 아브라함이 됩니다.)과 롯에게서 탐욕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창세기 13장 6~11절을 보면
"그 땅이 그들이 동거하기에 넉넉하지 못하였으니 이는 그들의 소유가 많아서 동거할 수 없었음이니라.
네 앞에 온 땅이 있지 아니하냐 나를 떠나가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이에 이 눈을 들어 요단 지역을 바라본즉 소알까지 온 땅에 물이 넉넉하니 여호와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시기 전이었으므로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더라. 그러므로 이 요단 온 지역을 택하고 동으로 옮기니 그들이 서로 떠난지라."
위의 글에서 아브람과 롯이 땅을 나누는 과정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아브람은 조카 롯을 잘 보살피고 도와주었으며 많은 은혜를 베풀었습니다.
창세기 11장에 의하면 롯은 아버지 하란이 그 할아버지인 데라보다  일찍 죽어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됩니다.  아브람은 의지할 데 없는 그런 롯을 데리고 갈대아 우르를 떠나 하란으로 갔으며 12장을 보면 하란을 떠나 가나안으로 갈 때도 끝까지 조카 롯을 데리고 가면서 보살펴 주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고대 사회에서 아버지가 없으면 어머니와만 살아가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지금같은 국가의 복지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생존 자체가 아주 힘듭니다.
그래서 성경은 고아와 과부를 돌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야고보서에서는 진정한 경건은 고아와 과부를 돌보는 것이라고까지 말합니다.
그러니 많은 은혜를 입은 롯은 아브람에게 좋은 땅을 양보하는 것이 순리였지만 탐욕에 눈이 멀어 여호와의 동산 같은 요단 온 지역을 자기가 차지하고 아브람에게는 성경의 문맥 흐름을 보면 그보다 못한 땅을 가지게 만듭니다.
동양적 관점에서 말하자면 의리로 봐서라도 롯은 마땅히 좋은 땅을 아브람이 차지하도록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의리를 버리고 자기가 좋은 땅을 차지한 잘못된 선택으로 그의 인생은 엄청나게 꼬입니다.
하지만 아브람은 끝까지 롯을 보살핍니다.


아브라함과 롯의 분가, 클라스 코르넬리스 무이아르트(Claes Cornelisz Moeyaert, c.1591-1655)


롯이 소돔에 살고 있을 때 시날왕과 연합한 4명의 왕이 소돔을 공격해서 롯과  그 재물을 탈취해 갑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아브람은 자기가 기르고 훈련시킨 사병 318명을 데리고 다메섹 좌편 호바까지 쫓아가서 조카 롯과 그 재물과 부녀와 인민을 다 찾아옵니다.

이 사건은 성경의 기록에 의하면 롯이 소돔에 살면서 첫번째로 겪은 어려움이었습니다.
그 후로도 소돔 지역에 살게 된 롯은 그들의 타락한 문화에 동화된 것 같습니다.
창세기 19장 5절을 보면 소돔 사람들이 롯의 집에 온 두 천사들과 동성애를 하기 위해서 롯에게 두 사람을 내놓으라고 협박합니다.
이때 롯이 하는 말을 보면 이렇습니다.
"내게 남자를 가까이 하지 아니한 두 딸이 있노라 청하건대 내가 그들을 너희에게로 이끌어 내리니 너희 눈에 좋을 대로 그들에게 행하고 이 사람들은 내 집에 들어왔은즉 이 사람들에게는 아무 일도 저지르지 말라."(창세기 19:8)
자기 집에 온 두 손님을 보호하는 것은 집 주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자기 두 딸을 대신 강간하라고 내어주는 아버지가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롯은 그런 결정을 합니다.
아마도 소돔에 살면서 롯의 윤리관이 아주 혼탁해진 것 같습니다.

소돔이란 말이 오늘날 영어에서는 남색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sodomite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이들의 성 윤리가 얼마나 타락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타락한 소돔을 천사들이 유황과 불을 내려서 파괴하면서 롯의 일가족은 피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탐욕에 눈이 먼 롯의 아내는 천사의 당부를 어기고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 기둥이 됩니다.
천사는 돌아보거나 들에 머물지 말라고 했지만 추측건대 그동안 모아두었던 재산이 아까워서 빨리 도망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뒤돌아보며 안타까워했던 롯의 아내는 유황과 불에 탄 것 같습니다.
 
소돔이 유황과 불로 파괴된 후 두 딸과 함께 산에 올라가 굴에 거주할 때의 롯의 일도 살펴보면 그와 딸들이 소돔의 죄악에 얼마나 동화되어 있었던지 짐작이 갑니다.
주위에 남자가 없었으니 아버지에게 술을 먹이고 딸들이 아버지와  동침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이들에게서 모압과 암몬 조상이 태어나고 이들은 그 후에 지금의 요르단 땅에 살면서(요르단의 수도인 암만이 롯의 딸이 낳은 암몬의 이름에서 유래핬습니다.) 아브람의 후손인 이스라엘과 계속해서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게 됩니다.
롯이 요단 지역에서 탐욕을 내어 소돔을 선택한 결과가 이렇게 나타납니다.
아내를 잃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두 딸들과 동침하여 아이까지 낳게 되는 치욕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탐욕의 결과는 이렇게 무섭습니다.
 

롯과 그의 딸들 Francesco Furini(1600-1646):Italian Painter Prado Museum,Madrid,Spain

성경은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결국 욕심이 사망에 이르게 만든다고 하는 말이지요.

불교에서도 탐욕을 경계하면서 인간의 불행은 탐진치(貪嗔恥)에서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탐욕과 분 냄과 어리석음이 불행의 씨앗이 된다고 말하면서 탐욕을 가장 앞에 두었습니다.

법구경에서는
貪欲生憂 탐욕으로부터 걱정이 생기고
貪欲生畏 탐욕으로부터 두려움이 생긴다.
無所貪欲 탐욕을 버리면
何憂何畏 어디에도 걱정도 두려움도 없다고 말합니다.

욕심이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어느 선까지 욕심을 내어야 할지 그리고 어떤 욕심을 내어야 할 지 참 어려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