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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이중 잣대

singingman 2024. 2. 1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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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가방인지 파우치인지 하나가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
고위 공직자의 아내가 이 선물인지 뇌물인지 분명하지 않은 물건을 받아서 그렇게 되었다.
이 사건의 이면에는 의도적인 몰카가 있었다고 한다.
몰카 문제는 또 다른 문제이니 지금 언급하지 않겠다.
이 고위 공직자는 년초 기자회견에서 매정하게 거절하지 못하고 받은 것이 화근이라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
사과라고 보기에는 약간 부족해 보이는 발언이었다.

일반 국민의 정서에서 이 사건을 살펴보고자 한다.
스승의 날이 되면 학생들이 스승에게 선물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제자가 스승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행동으로 여겼다.
하지만 교사와 학부모간의 과다한 촌지 봉투 수수가 문제가 되면서 정성과 고마움의 표현이던 선물도 다른 각도에서 보게 되었다.
결국은 '김영란법'이라는 법이 제정되어서 학생이 교사에게 일체의 선물을 줄 수 없게 되었다.

공무원들에게도 명절이 되면 떡값이라는 명목으로 제공되던 선물인지 뇌물인지 불분명한 것들이 금지되었다.

하지만 위 명품 파우치를 받은 고위 공직자의 아내는 '매정하게 끊지 못하고'
그 선물인지 뇌물인지를 받았다.

일반 국민들의 정서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정서로 위 사건을 바라보면 이렇다.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일반 국민들은 자기 자녀를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박카스 한병도 대접하지 못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대신해 주는 공무원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밥 한 끼도 대접하지 못하게 법으로 금지하면서 고위 공직자들은 아직도 값비싼 물건을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주고 받는 풍습이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법을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법 위에 군림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사건이 터졌으면 재빨리 진심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일반 국민들이 바라는 정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고위 공직자는 사과다운  사과를 하지 않았고 국민들의 눈에는(최소한 내 눈에는) 변명하는 것으로 비쳤다.
이렇게 해서는 고위 공직자들의 도덕성이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도 없다.

잘못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잘못을 하기도 한다.
이때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 잘못에 대한 벌을 받을 일이 있으면 받는 것이다.
그래야 그 다음 일이 풀린다.
잘못을 변명이나 하고 얼버무리고 별일이 아닌 것처럼 말하면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지도자는 도덕성에 상처를 입으면 지도자로서의 권위를 가질 수 없다.
절대 군주 시대에도 그랬는데 하물며 국민이 주인인 민주 시대에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사과도 때를 놓치면 하기 어려워 진다.
제 때에 정직하게 사과하지 못한 명품 가방인지 파우치인지의 이 문제는 결국 이 고위 공직자의 경력에 하나의 오점으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