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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혼 기념 24.04.04~05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

에메랄드혼 기념 24.04.04~05

singingman 2024. 4. 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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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결혼한지가 오늘로 40년이 되었다.
인터넷을 찾아 보니 결혼 40주년을 벽옥(Emerald) 혼이라고 한다.
the 40th wedding anniversary를 Emerald wedding anniversary라고 한다.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성수 부부와 함께 산청에 있는 남명 조식 선생의 유적지를 찾아갔다.
10년 전 진주혼 때도 이 부부와 함께 속초를 갔었는데...
https://song419.tistory.com/m/432

결혼 30주년 진주혼 기념여행  14-04-04~05

성수 부부와 함께 진주혼 기념여행을 속초로 떠나다. 진주혼이지만 진주는 못 사주고 1박2일 여행으로 대신하다. 금요일 15시 30분경 학교를 좀 일찍 나와 성수네 학교로 가서 성수 태우고 영희씨

song419.tistory.com



40년이 정말 쏜살같이 흘렀다.
10년 전에 진주(Pearl)혼도 엊그제 같은 기억이 나는데 그 사이에 또 10년이 흘렀다.
40년전 어제 밤에는 가슴이 설레서 잠이 오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내 일생에 가장 가슴 두근거렸던 날 밤이 결혼 전날 밤과 대학에 첫 강의를 가기 전날 밤이었다.
대학 강의는 잠깐 했고 그 후 중,고등학교에서 일했지만 결혼과 대학 강의는 둘 다 내가 가장 간절히 바라던 일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결혼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신혼 초에는 엄청 많이 싸우기도 했다.
아마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아들 딸 낳고 아옹 다옹 살다가 나는 직장도 퇴직하고 지금은 네 명의 손자를 둔 할아버지가 되었다.
평생을 뒤돌아 보면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기이다.
젊었을 때는 사는게 바빠서, 경제적으로 빠듯해서,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행복한 시간들이었는데도 그것을 모르고 살았다.
책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살아가면서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것도 있다.
지금 그런 것을 종종 느낀다.
젊었을 때는 행복한 줄 몰랐던 사소한 것들이 지금은 아주 행복하게 느껴진다.
젊었을 때는 수용할 수 없었던 것들을 지금은 수용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을 지금은 이해할 수 있다.
내 연약한 부분이 있듯이 아내도 연약한 부분이 있고 그것을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자녀들이 대단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믿음 안에서 자기 부부들끼리 서로 사랑하면서 자녀들과 다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감사하고 행복하다.
자녀들의 미래에 대한 염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서 앞날도 인도해 주시리라 믿고 살아간다.
무엇보다 신앙 생활 잘 하면서 살아가는 자녀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더 깊은 신앙과 하나님과의 만남을 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님께서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시기를 항상 기도한다.
나도 내 부모님 눈에는 사랑스럽지만 때로는 위태롭고 걱정스러운 아들이었런지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어려울 때마다 피해 갈 길을 주셨고 올바른 선택을 하면서 살아 갈 수 있게 해 주셨다.
내 자녀손들에게도 하나님께서 그렇게 인도해 주실 것이라고 믿고 살아간다.
 
주위 친구들을 살펴보면 아직도 자녀들이 결혼하지 않아서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고 결혼은 했지만 자녀가 없어서 걱정하는 친구들도 있다.
나는 이런 걱정에서 벗어나게 해 주셨고 오히려 날마다 감사하면서 살 수 있게 해 주셨다.
가까웠던 사람들 가운데는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사람들도 있고 건강에 문제가 있어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내 나이에 비해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셔서 참 감사하다.
등산이나 트래킹, 여행같은 좋은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고, 책 좋아하는 나에게는 집 가까이 도서관이 있는 것도 참 감사하다.
또 어떤 사람은 퇴직하고 나니까 시간이 무료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그렇지 않아서 감사하고 이 나이에도 일하지 않으면 의식주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지 않아서 또한 감사하다.
 
가장 감사한 일 가운데 또 하나는 마음 맞는좋은 친구들을 주셔서 그들과 함께 세상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전화만 하면 언제라도 따뜻하게 대해주고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오래 된 사람들에게 연락했을 때 선뜻 만날 수 있는 것도 감사하다.
아마도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그 사람도 나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아서 반갑고 고맙다.
오늘 거의 20년 만에 연락을 했는데도 단번에 같이 만나서 밥 먹자고 하는 옛 친구가 있어서 또한 감사하다.
글을 쓰다보니 온통 감사한 일 뿐이다.
10년 후 금혼식 때도 이렇게 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친한 친구들이 지금처럼 그대로 있기를 바란다.
 
기쁨과 슬픔도 감사하고 장미꽃 가시도 감사할 수 있는 성숙한 믿음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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