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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신화 추적자 마이클 우드 저 최애리 역 웅진 2006년 350/358쪽 ~06.30 본문
4편의 신화를 추적해서 현지를 답사하고 그 신화의 출발과 발전 과정들을 기록한 책.
4편의 신화는
1. 숨겨진 파라다이스, 샹그리라
2. 아르고호 원정대가 찾아간 세상의 끝
3. 성서와 코란의 여인, 시바의 여왕
4. 누가 아더왕을 영웅으로 만들었을까
2번 신화는 황금양털 신화이고
3번은 저자가 시바의 여왕을 실존 인물로 보지 않는 것 같다.
시바 이왕에 관한 이야기다. 아프리카인이든 아라비아인이든 간에 그녀는 이국적인 타인이다.
그녀의 이야기에서 그녀는 많은 이름을 지니고 있는 동시에 이름이 없다.
그녀는 피부가 검은 암호이며 거기에서는 무엇이든 읽어낼 수 있다.
그녀는 태양과 달과 별들을 숭배했으며 새로운 유일신 신앙을 지닌 가부장적 세계로 흡수되었다.
이 개종은 그녀를 구원하여 유일신에게로 인도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환상의 연인이자 어머니로 만든다.
이야기의 정치학은 그러므로 문화적 종교적 성적인 것이다.
솔로몬의 신전에서 그리고 그의 침상에서 그녀는 자신의 이전 자아로부터 구제된다. 그녀는 아들을 낳지만 남편은 같지 않는다.
그녀는 영원한 여성이지만 예술과 허구 문학에서 그녀의 모습은 인종과 성에 관한 해묵은 전형을 재현한다.
그녀는 의인화된 지혜이지만 그녀의 자매들은 또한 바빌론의 릴리스에게로 거슬러 올라가는 여자 악마요 여신들이다. 별들이 박힌 외투를 입고서 그녀는 순결하고 지혜롭고 부유하다.
그러나 발굽이 갈라진 발과 털 많은 다리를 지닌 그녀는 어둠의 여신이요 악마요 요부이다.
인류 역사 전체를 볼 때 그것이 권력을 지닌 여성들의 숙명이 아니었던가?
심지어 우리 시대에도 그렇지 않은가?
샹그리라 여행에서 출발점이 되는 것은 물론 제임스 힐턴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 (1933)이다. 소설이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하는 의문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이 작품은 인도 전승의 지상낙원인 샴발라에 관한 전설과 일찍이 중세부터 내려오던 그리스도교의 동양선교에 관한 전설을 결합한 것으로 양차 세계 대전사이 막다른 서구 문명에 대한 회의와 동양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후로 샹그리라는 서구인들이 꿈꾸었던 이상화된 동양의 대명사 내지는 궁극적 이상향의 다른 이름이 되었으니 현대판 지상낙원의 신화라 불리는 것도 무리가 아닐 터이다.
샹그리라 이름을 내건 관광 휴양지들은 그 신화적 성과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 정부는 티베트와 윈난성의 접경에 있는 한 마을을 샹그리라로 명명하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샹그리라 리조트를 개발했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의 행선지는 이 곳 샹그리라가 아니다. 힐튼에게 영감을 주었을 성싶은 그 무렵에 발감된 17세기 예수회 신부의 티베트 여행기와 이탈리아 탐험가의 티베트 사진집을 바탕으로 하여 그가 찾아가는 신화의 무대는 인도와 네팔, 티베트의 접경지대인 히말라야 산속에 있었던 구게왕국이다.
9세기의 창건되어 17세기 말에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한 이 잊힌 왕국이 정말로 샴발라의 원형이었을까?
그야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어디이면 어떠랴?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 가운데 순수한 삶이 영유되는 곳 - 문명 세계가 파괴된 미래의 어느 날을 위해 인류문화의 유산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곳 - 지상낙원의 신화는 현대 문명이 피폐해질수록 한층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아손의 황금양털 탐색 즉 아르고의 원정담은 트로이아 전쟁보다 한 세대 앞선 일로 이야기되며 따라서 그 배경은 bc 1300년 무렵으로 추정된다.
왕위의 상징인 황금 양털 가죽을 얻기 위해 멀리 해 뜨는 나라를 찾아가는 이아손과 그 일행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황금과 명성을 찾아 미지의 땅으로 떠나는 그 아득한 옛 시절의 엘도라도 이야기인 셈이다. 그런 이야기가 Bc 8세기 헤시오도스 이후 bc 3세기의 아폴로니우스 로디오스까지 여러 작가들을 거치는 동안 흑해연안을 따라 해 뜨는 동쪽 마라콜키스에 이르는 여정으로 구체화된 것이다.
저자는 이어손의 고국 이올코스 (오늘날의 볼로스에서 출발하여 콜키스 (오늘날의 그루지아)에 아르기까지 영웅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그 모험담을 들려주는 한편 BC 650 ~ 600년 무렵 그리스인들의 식민지 건설을 역사적 배경으로 제시한다.
마침내 파시스강 상류에서 그리스인들이 콜키스 왕 아이에테스의 도성으로 상상했을 바니의 유적을 보과즈쾨이에서 발굴된 문헌으로부터 이아손 메데이야 이야기의 원형이라 할 만한 설화를 찾아낸 그의 남은 질문은 황금 양털 그 자체에 대한 것이다.
일설에 따르면 스바네티 협곡의 사금 채취에서 쓰이던 양털 가죽이 전설의 근원이었으라고도 하지만 황금 양털 숭배의 생생한 흔적을 찾아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카프카스 산지의 체체니아 접경지대에서 만난 희생제가 과연 그가 찾던 답이었는지 결론을 의문문으로 대신한 채 그는 이아손의 운명에 대한 명상에 잠긴다. 인간적 한계를 넘어서는 영웅의 위협과 그럼에도 닥쳐오는 인간의 숙명에 대한 비극적 인식이야말로 그리스 신화 특유의 호소력일 것이다.
성서의 많은 이야기 중에서 저자가 신화적인 인물로 고른 것은 시바의 여왕이다. 성서에는 그녀가 남방의 호화로운 보물을 싣고서 솔로몬 왕을 찾아와 그의 지혜를 시험했다는 짤막한 기록밖에 없지만 솔로몬 왕과 지혜로나 부로서 쌍벽을 이루었던 여인에게는 그 이상의 전설적 후광이 따라다녔다. 에테오피아에서는 그녀가 낳은 솔로몬의 아들이 자기 나라의 시조가 되었다고 믿으며 이슬람 경전 코란에서는 그녀가 염소처럼 털이 많은 다리에 갈라진 발굽을 하고 있었는데 솔로몬의 지혜 덕분에 고침을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서구에도 전해져서 가령 코란의 전설도 그리스도교식으로 재해석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서구의 비의적 전승에서 시바 여왕은 지혜의 여신 소피아 영원한 모성 이시스 등과 동일시대는 신화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시바왕국의 위치는 항상 논란거리였다.
저자는 여왕이 솔로몬에게 향품을 진상했다는 것을 단서로 하여 그 전설의 왕국을 찾아나선다.
BC 10세기 혹은 8세기 무렵 예루살렘에 이르는 향료 교역로를 가지고 있었을 홍해 연안의 남쪽 지방 가운데서 시바의 왕국으로 추정되는 것은 아라비아 남부 지방에 있었던 사바왕국(예멘)과 아프리카였던 세바(에티오피아)이다. 에티오피아의 악숨과 예멘의 마리브 두 곳을 탐사한 저자는 다소 뜻밖의 결론을 제시한다.
유적을 비교한 결과 홍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 그 두 나라는 서로 번갈아 지배하며 같은 문명을 누렸으리라는 것이다.
홍해 어느 쪽이든 간에 이런 남방 국가에서 근동 지방과의 향료 교역을 주관했던 여왕들이야말로 전설의 원형이라 본다면 그런 여성적 원형에 염소다리라는 기이한 세부가 첨가된 것은 무엇 때문인가? 저자의 말대로 그것은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에서 권력을 지닌 여성들의 숙명인가
아더 왕 이야기는 알다시피 단일한 주제가 아니다.
최근 새로 유행하기 시작한 성배 이야기는 두 말할 것도 없고 마법사 멀린, 원탁의 기사들, 그 모두가 나름대로의 기원 및 발전 양상을 추적해 볼 만한 주제들로 하나의 총체적 신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실제로 다큐멘터리에서 저자는 유행하는 다빈치 코드에 대해 언급하면서 1세기의 성지에서 왔다는 작은 대리석잔을 찾아 어느 고성을 방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책에서는 아더 왕 이야기 전체의 발전이 다루어지기는 하되 초점은 어디까지나 아더 왕이라는 인물에 맞춰져 있다.
6세기 브리톤족의 민족적 영웅으로 침략자 앵글로 색손족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었던 아더가 저자는 암흑 시대 스코틀랜드의 슬라이드 계곡에 위치했던 달리아다 왕국의 왕자 아르투이르야말로 그 역사적 원형일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어떻게 영국 왕실에 의해 변용 흡수되고 다시금 대영제국으로 계승되는가 하는 것이 그의 주된 관심사이다.
처음에는 헨리 2세의 플랜테저넷 왕가에 의해 그다음에는 헨리 7세의 튜더 왕가에 의해 마침내는 빅토리아 왕가에 의해 아더는 매번 새롭게 수용되면서 여러 왕조들 치하의 브리튼섬 주민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브리튼섬의 신화적 주군으로 군림하고 있으니 과연 '한때의 왕이자 장차의 왕'이라는 예언이 실현된 셈이다.
저자의 말대로 신화는 그렇듯 그 영속성을 통해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카일라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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