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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쥐의 유언 - 송 현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

어느 쥐의 유언 - 송 현

singingman 2023. 1. 1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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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쥐의 유언 - 송 현

"내 말 귀담아 듣거라.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들은 저마다 다른 무서움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 무서움의 형식을 감추고 있는 무서움이 가장 무서운 무서움이다.

내 말 잘 알아 듣거라.

고양이와 쥐덫이 가장 무서운 것이 아니다.

양이는 언제나 고양이로 있고, 쥐덫은 언제나 쥐덫으로 있으니, 내 나이가 되면 고양이쯤이야 차라리 같이 늙어가는 이웃일 수 있고, 쥐덫쯤이야 내 슬기의 시험대 정도로 그친다.

내 말 뼈아피 새겨들어라.

우리가 가장 경계 해야할 것은 고양이도 아니고, 쥐덫도 아니고, 무서움을 다채롭게 위장한 쥐약이다.

쥐약의 외형은, 탐욕의 혀끝과 코끝을 유혹하기 위해 자연스럽고, 믿음직스럽고, 우호적이고, 헌신적이다.

그러나 쥐약의 외형이 어떻거나 간에 쥐약은 쥐약이다. 이 바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