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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정읍일기 2013.01.12. 11:41 본문

동문회 홈피에 올렸던 글들

정읍일기 2013.01.12. 11:41

singingman 2023. 1. 2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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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은 북경과 열하를 갔다오면서 1780년 6월 24일부터 8월 20일까지의 그 유명한 열하일기를 썼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기행문중 하나라고 어떤 사람들은 평가하기도 한다.
우리 77이들(성철훈 부부, 김성수 부부, 최성인 부부, 소재혁 혼자-진동선은 아들이 휴가온다고 절대로 같이
갈 수 없다고 했다.)과 교육과 출신 양승구-그는 광주에 사는데 지난 여름에도 우리랑 만나서 놀았고 이번에도 혼자 와서 같이 함-가 정읍에 사는 문승호 목사댁으로 갔다.

연암은 건륭제의 7순 생일 축하사절단인 진하사의 일원으로 갔지만 우리는 케냐와 미국에서 다년간 선교와
목회 활동을 한 문승호 목사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갔다.

연암은 사절단이 황제에게 바칠 선물을 바리바리 싸서 들고 갔지만 우리는 생신축하를 핑계로 우리가 놀려고
빈손으로 내려갔다.

연암은 8촌형님의 수행원 자격으로 갔지만 우리는 모두 77이 일원으로 갔다(77대우 소재혁을 포함해서).

연암이 쓴 글에는 중국에서 처음 본 신기한 것들에 관해 문자로 기록을 자세히 남겼지만 우리는 사진으로
남기기로 한다.
당시에 카메라가 없어서 코끼리를 처음 본 그가 남긴 글은 아주 유머러스하고 재미있다.

"소 몸뚱이에 나귀 꼬리, 낙타 무릎에 호랑이 발톱, 짧은 털, 회색빛, 어진 표정, 슬픈 소리를 가졌다.
귀는 구름을 드리운 듯 하고 눈은 초승달 같으며, 두 개 어금니 크기는 두 아름이나 되고 키는
1장(丈. 약 2.1m) 남짓이나 된다.
코는 어금니보다 길어 자벌레처럼 구부렸다 폈다 할 수 있으며 또 굼벵이처럼 구부러지기도 한다.
코끝은 누에 끄트머리 같은데 물건을 족집게처럼 집어서 둘둘 말아 입속에 넣는다.
어떤 사람은 코를 부리로 여기고는 다시 코가 있는 데를 찾는다.
대개 코가 이렇게 생겼을 줄은 생각이나 했으랴.
어떤 사람은 코끼리 다리가 다섯 개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코끼리 눈이 쥐와 같다고 하는 것은 대개 관심이
코와 어금니에 집중된 탓이다.
그 몸뚱이를 통틀어 제일 작은 놈을 집어가지고 보면 이렇게 엉뚱한 추측이 생길 만하다.
대체로 코끼리 눈은 매우 가늘어 간사한 인간이 아양을 떠는 듯하나, 그건 전적으로 오해다.
코끼리의 어진 성품은 어디까지나 눈에 있다"고 했다.

우리는 정읍에 목요일밤 자정이 거의 되어서 도착했고 양승구가 광주에서 시래기 넣고 직접 맛있게 요리해서
가져온 갈치조림과 조옥자여사-문승호 목사의 부인-가 만든 닭볶음탕으로 밤늦게 거한 식사를 하고 다음 날
순천만 갈대를 보러 갔다.
허수아비처럼 팔 벌리고 서있는 이 사람이 양승구다.

 


이 곳은 갈대만 멋있는 게 아니고 햇빛에 반짝이는 순천만의 바다 표면이 아주 장관이다.
연암이 코기리 보고 신기해했지만 나는 아래 바다를 보고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아주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카메라 사정이 좋지 않아서 그 찬란한 모습을 나타낼 수가 없다.

여기에서 오후 3시 반쯤 나왔는데 양승구가 언제 여수에 사는 77동기 조미숙에게 전화를 해서 우리가 4시까지 여수로 가야한단다.
그래서 부랴부랴 여수에 가서 조미숙을 만났다.
조미숙은 우리일행 10명에게 맛있는 게장과 생선이 나오는 늦은 점심을 사주었다.
몇년전 여수에서 조미숙을 만났을 때 우리에게 점심을 대접할려고 했는데 우리가 점심값 냈다가 혼난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아주 감사하는 마음으로 맛있게 먹었다.

지난번 김성수가 올린 어떤 글에 보면 조미숙이 대한민국 창작오페라 대상을 받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서
확인한 소식에 의하면 조미숙이 여수에서는 아주 영향력있는 음악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13년 전 세계에서 30여팀이 출연하는 여수 국제 합창제가 열리는데 이 합창제 조직 위원장이 바로 조미숙이다.
여수에 여울 마루라는 아주 독특한 문화예술 공원이 있는데 지금 여기에 그녀의 사무실이 있다.
이 건물은 밖에서 보면 계단과 산밖에 안보이는데 산 속에 대단한 규모의 음악홀과 여러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여기서도 조미숙의 위상을 알 수 있는 여러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연암은 청나라에서 훌륭한 학자들을 만나서 필담을 주고 받는 장면들이 열하일기에 나오는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우리는 조미숙을 만나서 직접 말로 대화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어째 글이 너무 웃기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여울마루 앞에 있는 여수의 바다도 아주 풍경이 좋다.
아래 사진 왼쪽에서 5번째가 조미숙이다.

 

 

 

 

연암은 연경(북경)에서 황제가 열하에 피서 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향을 바꾸는데(내 기억이 맞는지 자신이 없다.)
우리는 처음에 순천만이나 여수는 정읍에서 너무 멀어서 곰소, 채석강, 변산 내소사 정도만 갈려고 했었는데
길이 이렇게 길어졌다.
덕분에 아주 좋은 친구도 만나고 여행도 하고 맛나는 음식도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원래 계획은 이날 저녁 서울로 올라오는 것이었는데 전날 밤에 여자들이 48장으로 된 구약공부를
너무 열심히 하다가 매우 아쉬워했다. 그래서 공부를 좀 더 해야할 것 같아서 문목사네서 하루 밤을 더 보내기로 했다.
이 구약공부는 우리가 학교다닐 때 문목사랑 미국에 있는 강동호, 강원용목사도 함께 아주 열심히 한 공부다.
아래 사진이 그 공부의 한 장면이다.
벽에 두드려서 교재를 간추르는 한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오랫만에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오늘 새벽 6시경 7명이 서울로 올라옴으로써 2박3일의 짧지만 긴 여행이 끝났다.

연암은 날짜별로 정리했지만 나는 말로만 2박3일이지 실제로 활동한 시간은 만 하루하고 잠잔 밤 이틀밖에

없어서 정읍일기는 하루분으로 묶어서 요약한다.

 

이상 77이들의 정읍일기 끝.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표시로 아래 음악을 다운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드립니다.

 

 

에이레네 찬양 모음 (tistory.com)

 

에이레네 찬양 모음

 

song419.tistory.com

동문회 홈피에 2013.01.12. 11:41 올렸던 글을 여기로 가져왔다. 

 
 이미도75피아노 13.01.13. 04:15
너무 재밌는 여행 이었네요~~!! 미숙이를 보니 옛생각이 납니다 약간 통통한 볼에 귀염이 있었는데 세월은~~ 언제갈지 모르지만 한국가면 모두 함보고 싶네요~~!!!
 
 
 
 현상민79성악 13.01.13. 10:36
ㅎㅎ 재밌는 시간을 보냈군요...여하튼 좋은 동문들입니다..
 
 
 
 김성수77작곡 13.01.13. 17:26
우리는 1년에 두번 이상은 뭉칩니다
이번에도 모이라고 통보하면
이렇게 바로 달려오지요.
 
 
 
 소재혁80지휘 13.01.15. 15:56
실제 여행보다 더 재미있는 여행담이네요. 함께 한 시간 언제나 즐겁습니다.
 
 
 
 김태경77 13.01.30. 17:06
아름다운 모임 ,여행 부렵습니다. 조미숙 동문이 살고있는 곳을 방문하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