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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식 18-08-23 본문

명지중학교

퇴임식 18-08-23

singingman 2023. 2. 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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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퇴임식을 마쳤다.
88년부터 시작된 교사 생활이 이제 완전히 끝났다.
명지여중에 90년 3월에 처음으로 부임해서 이달 말까지는 아직 며칠 남긴 했지만 오늘 퇴임식을 함으로
공식적인 일은 다 끝난 것이다.

돌이켜보면 감사할 일 뿐이다.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라고 한 바울 사도의 말을 나도 그대로 고백할 수 밖에 없다.
내 부족함으로 어려운 일들도 간혹 있긴 했지만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교사생활을 했는가!
아들 딸이 나를 보고 둘 다 교사를 하고 있으니 내가 그리 잘못 산 것은 아닌 모양이다.
돌이켜보면 젊었던 시절에는 나 밖에 몰라서 이기적이었고 아이들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했고 가르치는 기술도
부족해서 엉터리 교사생활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 은혜로 어려움들을 이길 수 있었고 여러 선생님들과 제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교사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 또한 참 감사한 일이다.

교장은 격려사를 하면서 나를 생각하면 3가지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책과 산, 그리고 신앙이라고 한다.
한은숙 선생님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것이 아이들을 사랑했던 선생님의 이미지다.
나는 그런 면에서는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제는 후회해도 소용없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세월이다.
남은 내 삶 가운데서라도 나 자신도 돌보아야 하겠지만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제 남은 인생은 더 보람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시간이 많으니까 그동안 베풀지 못했던 사랑도 더 베풀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더 다가서야 한다.
그동안의 내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유용하게 잘 사용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나를 위해서도 잘 살아야 한다.
그동안 시간 때문에 하지 못했던 하고 싶은 일들도 하면서 살아야겠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머뭇거렸던 일들 중에서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을 더 많이 하면서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하고 싶은 일이 내게도 유익하고 남들에게까지도 유익한 일이었으면 더 좋겠다.

30여년간의 교사생활을 감사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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