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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찬양대 지휘를 내려놓으며 본문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지금까지 부족하지만 찬양대 지휘자로 살아왔습니다.
내 평생에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오랫동안 한 일이 바로 찬양대 지휘였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무렵부터 시작했으니 50년 가까이 이 귀한 일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교회 수에 비해서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지방의 작은 교회에서는 저처럼 어리고 부족한 사람도 찬양대 지휘를 했습니다.
80년에 제대하고 복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찬양대 지휘자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혈기 넘치던 젊은 시절에는 참 많은 실수도 했습니다.
2,30대에는 터무니없는 자만심과 성숙하지 못함으로 인해 연습시간에 대원들에게 화를 내기도
해서 상처를 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배우고 조금씩 성장했을 것입니다.
40대에는 인천에 있는 ㄱ 교회에서 지휘자로서는 아주 행복하고 감사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요즘의 상황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만큼 많은 시간의 연습을 했지만 대원들이 불평 없이 따라주었고 그래서 참 좋은 찬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그동안 연습한 찬양을 빨리 하고 싶어서 주일이 많이 기다려지기도 했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행복하고 내 지휘자 인생에서 가장 황금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https://youtu.be/Dv7FxoNIgAw
시간이 지나면서 학교도 정년 퇴직하고 일들을 내려놓았지만 찬양대 지휘하는 일은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에 하나님께서 내게 교회 음악과 신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니 힘닿는 데까지 지휘자로서 섬기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와 함께 생각하는 것이 범사에 때와 기한이 있다는 말씀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겠지만 마지막으로 섬기던 교회에서는 대원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고 좋은 교회를 떠날 수 있어서 감사와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내려놓아야 할 자리임을 알고 몇 년 전부터 기도해 왔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전도서 3장에 나오는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라는 말씀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라는 말이 내 인생의 좌우명처럼 되었습니다.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그래서 오래간다'는 이 말을 항상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나이 들어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던 분들이 나이 들어 노욕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당하는 것을 간혹 봐 왔습니다.
손뼉칠 때 떠나라는 말도 들어왔지만 그 때를 알기가 쉽지 않고 설령 알아도 욕심을 비우고 떠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흔히들 잘 나갈 때 조심하라고 하지만 잘 나가면서 겸손하고 조심하기는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를 조금 알 때가 가장 위험한 때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무엇을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이제 내려놓을 때가 되었다는 것은 알게 되어 그렇게 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돌이켜 보면 감사한 일 밖에 없습니다.
남은 인생도 감사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https://m.youtube.com/watch?v=Gs6DDKOX16w&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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