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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훈련소에서의 종교 선택에 관한 고찰 (펌) 2003년 09월 02일 본문
제 목:훈련소에서의 종교 선택에 관한 고찰
지은이: 김병일(멀티종교체험 국민본부장)
1. 개 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대한민국은 신심이 깊은 국가라 기독교, 불교, 가톨릭 등 주요 종교 신자들이 인구의 40%에 육박하고 있으며 그 외 이슬람교, 천도교, 심지어 라마교, 부두교, 사이언톨로지(외계인을 믿는?) 신자까지도 득실거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수 많은 사람들이 신의 은총을 받지 못하고 스스로 구원의 기회를 상실한 채 인생을 마치게 되는데 이는 종교에 대한 관심이 적어 서라기 보다는 다양한 종교를 체험해 보고 선택하고자 하는 욕망은 있으나 그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주요 3개 종교를 모두 단기간에 속성으로 마스터 할 수 있는 코스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건장한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가야하는 신병 훈련소에 마련되어 있다. 이 놓칠 수 없는 기회를 통해 주요 세 개 종교를 다양하게 체험해 봄으로써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구원의 기회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2. 연구의 배경
본 연구가 수행된 장소는 본인이 98년 8월 1일부터 9월 12일까지 6주간 훈련 을 받았던 양구의 2X사단이며 이 부대는 최고의 삽질을 자랑하는 부대로 유명하다. 2X사단에서는 매주 수요일 저녁, 일요일 오전, 오후에 걸쳐 종교 활동을 할 있으며 본인의 의사에 따라 기독교, 불교, 천주교, 불참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훈련병들은 수요예배나 일요일 오후예배는 꿈꿀수도 없다....
본 문헌의 내용은 2X사단을 기준으로 쓰여 졌으며 논산훈련소 및 기타 훈련소 와의 비교 적용은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훈련소에서의 종교 활동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종교를 강요'하지 않음이였다. 즐기는 분위기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될수있다.
또 본 글은 진실한 신앙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글이 아님으로 오해없으시길 미리 밝혀둔다.
3. 결과 및 고찰
A. 종교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
자신이 무신론자거나 자신의 종교가 힌두교, 남묘호랑교, 부두교 등이라고 남들 종교 행사할 때 내무실에 남아 있으면 낮잠이라도 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군대란 조직이 할 일 없이 노는 시간을 주면 틀림없이 사고가 난다고 굳게 믿고 있는 곳이므로 남들 종교 행사 할때 남아 있는다면 틀림없이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루게 된다.
보고된 사례는 다음과 같다.
- 막사 앞 화단에 풀뽑고 물주기
- 판쵸 우의 내다 널어 말리기
- 남의 빨래까지 하기 및 빨래 걷어 오기
- 대청소 하기, 창고 정리 하기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들을 하며 남들 노는(?) 시간에 중노동의 슬픔을 경험하게 되므로 체력이 남아 뭔가 노동을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가급적 종교행사에 참여하기를 강력하게 권하는 바다.
B. 종교 행사에 참여하는 경우
(a) 기독교
첫 종교 활동 집합 시간엔 교회에 나가면 초쿄 파이와 콜라를 준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 결과는 전체 인원의 2/3이 교회로 몰리는 현상 발생... 그 많은 인간을 줄 세우는데 불교신자나 천주교신자들에 비해 엄청난 시간이 걸렸고 그 와중에 얼차려는 필연적으로 발생했다. -_-;
교회는 타 종교행사 집합장소보다 컸지만 그 큰 교회에 사람이 꽉 차서 정원 여섯인 긴 나무 의자에 여덟명 내지 아홉명이 앉아야만 해서 비좁고 불편했다.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전체 인원의 반이 수면 모드로 돌입... 예배는 간단했다.
교회는 주차별로 중대별로 앉는데 그 와중에도 몇주일차로 늦게 들어온 신병(?)들을 보고 고참 훈련병들은 킥킥대고 웃는다
기도-찬송가-설교-기도-찬송가-찬송가-설교-기도-찬송가-찬송가...
피아노와 드럼과 일렉트로닉(?)키타로 교회안은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4명의 젊은 아주머니가 천사 복장을 하고 춤추며 찬송가를 이쁘게 부르고 있었는데 내 옆의 놈이 자다 일어나서 소리쳤다.
"와아!! 핑클이다!! 핑클!!"
잠시후 기간병이 와서 녀석을 데리고 사라졌고 나는 편하게 앉을 수 있었다.
참고로 당시에는 핑클의 내 남자친구에게및 루비가 인기였다
훈련 기간중 가장 큰 기독교 행사는 단연 세례 의식인데 원래는 세례는 아무나 받는것이 아니라고 하나 훈련소에서는 아무나 다 해준다. 그러므로 세례를 받고 싶은 사람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냥 성부,성자,성령의 이름으로 물 한번 뿌리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나고 천국에 갈 수 있을 지도 모르므로 반드시 참여를 권한다. 세례가 있는 날은 특별히 오리온초코파이 두개와 콜라가 제공되어 아수라장을 이뤘다. (가끔 롯데초코파이가 나오는데 우린 오리온을 원했다) 세례를 받지 않아도 초코파이를 주니 그 날 교회에만 나가면 먹을 수 있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별 짓을 다해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잠자고 싶으면 자고 편지쓰고 싶으면 편지를쓴다.... 성경책과 찬송가책 뒤를 보면 앞서간 훈련병들이 남긴 재미있는 낙서를 볼 수 있다.
"얘들아 난 이제 3일 있으면 퇴소다...니들은 X뺑이치고~~ 난 드디어 이등병 이 되는구나~하하하하"
그러나 부러워 할 필요가 없다. 자대가면 악랄한 고참들에게 더욱 갈굼을 받고 화장실에서 우는 경우가 많기때문이다. 물론 자기가 하기에 따라 고참들의 사랑을 듬뿍 받기도 한다.
뭔가 배우고 가고 싶은 사람은 찬송가를 열심히 따라 부르면 된다. 단 6번 참석으로 목청이 트이고 거의 득음의 수준에 이를 수 있다. 단, 노래 몇 개 배웠다고 사회에 복귀해서 회식자리에서 '실로암' 같은 노래 부르면 매장 당할 위험이 있다.
장점 : 사람이 너무 많아서 뭔 짓을 해도 자유롭다.
항상 먹을 것을 제공한다.
가끔 즐거운 볼거리도 제공된다.
노래 연습 하고 싶은 사람에겐 절호의 기회다.
단점 : 의자가 딱딱하다.
사람이 많아서 빽빽하게 끼어 앉아야 하므로 불편하다.
시끄러워서 잠을 자고 싶어도 깊게 잠잘 수 없다.
인간이 너무 많아서 제공되는 음식이 부족할 수도 있다.
(b) 불교
불교도 신자가 많은 편이다. 첫날엔 초쿄파이의 유혹에 넘어간 놈들이 많아서 절에 가는 사람은 많지 않았으나 두번째 행사 부터는 양상이 바뀌었다. 그 이유는 첫날 절에서 제공한 음식이 따끈한 떡과 시원한 냉수! 였기 때문이였다. '냉수가 뭐그리 먹고 싶을까'할지 모르지만 필자는 물이 없어서 보일러 물을 마시다가 기간병한테 걸려서 얼차려를 심하게 받은 적이 있고 필자로 인하여 전우조인원까지 고생했다...아직도 미안하다...얘들아~
교회와는 달리 절에서는 국수, 단팥죽, 호박죽, 떡등 다양하고 풍요로운 음식을 제공하고 있으니 초쿄파이만 봐도 신물이 나오는 사람은 과감한 개종을 권한다. 불편한 점으로는 절에 들어가기 위해 군화를 벗어야 한다는 점이다. 벗기도 불편 하거니와 신발을 누가 가져가진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에 절안에 들어 가서도 집중이 잘 안될 수 있다.더욱이 여름에는 참을 수 없는 수준의 '마른 오징어' 냄새와 간장 다리는 냄새가 절을 꽉 채우는 불상사도 종종 발생한다. 또 마루 바닥에 책상다리로 앉아야 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불편하다. 그러나 어두운 실내 환경과 교회보다 조용한 분위기로 수면을 취하기는 더 쾌적한 조건이 제공된다. 예불 의식은 비교적 간단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제공되며 스님의 능력에 따라 매우 재미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첫날 사례...
스님 : (목소리 깔고) 허어~ 가엾은 중생들 전생의 업보를 이기지 못하고...
모두 : 숙연~~ (고승인가 보다...)
스님 : (오지명 목소리로) 라고 내가 말할줄 알았지?
니들한테 그렇게 무게 잡으면 다 잔다 자! 내가 모를줄 알고!!
우리 한번 세상 사는 이야기 해보자...
모두 : 와아~~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2X사단 스님의 말씀이 늘 정말 재미있고 의미있고 좋았다. 불교에도 정식 신자가 되기 위한 행사가 있는데 이를 '수계'라고 한다. 원래는 수계를 받기 위한 조건도 장난 아니게 어려운데 물론 훈련소 이므로 아무나 다 해준다. 다만 물 뿌리는 기독교와 달리 좀 고통이 따르는데 불타는 향으로 팔을 지지는(?) 의식을 통과해야 한다.
사회에서 담배빵을 많이 해본 사람은 전혀 두려워 할 필요 없다. 별로 안아프~ 다고 한다(본인은 무서워서 안했음). 수계도 세례와 마찬가지로 안 받아도 풍성한 음식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억지로 향빵 할 필요 없음에 주의하기 바란다.
장점 : 최고 수준의 먹거리가 제공된다. (만두, 떡 - 가끔 담배도 준다)
어둡고 아늑해서 잠이 잘 온다.
조용한 분위기가 유지되는 편이다.
운이 좋으면 음식 주시는 보살님과 보살님 따님을 볼 수 있다.
단점 : 군화를 벗고 들어가야 하므로 매우 불편하다
위의 이유로 발냄새가 심하다.
전투화를 잃어버릴 경우 뒷감당이 어렵다
(군화만 노리고 폐전투화 신고 이름 지우고 절에 오는 인군부대 기간병들 있다)
바닥에 앉아야 하므로 엉덩이가 아프고 허리가 불편하다.
수계를 받을때 담배빵 비슷한 것을 당해야 하는데 기독교보다 아프다
(c) 천주교
참여 인원이 가장 적다면 뭔가 의심할 필요가 있다. 항상 가장 적은 인원만이 참여 했는데 우선 교회와 비슷하긴 한데 교회만큼 편하고 신나지 않은 분위기고 먹을것을 음료수도 없이 달랑 초쿄파이만 주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추정된다.
사람이 적으니까 집합시간은적고 신속해서 좋은 장점은 있으나 2중대(14중대) 근처에 있기때문에 타 중대에서 이동하기가 힘들었다. 가는 길이 멀다보니 열맞춰가지 않는 경우엔 그만큼 얼차려 길이 멀어진다
더군다나 미사 절차가 복잡하기로 유명해서 잠 좀 자려고 하면 앉았다 일어났다 정신없이 따라해야 하기 때문에(사람이 적으므로 다 따라 해야 한다) 잠을 자기가 매우 어렵다. 천주교의 세례도 아무나 막 해주는 편인데 세례날 특수를 기대한 수 많은 굶주린 훈련병들이 성당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달랑 쵸코파이 하나만 제공하는 엽기를 저질러서 그 후 천주교 신자가 급감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장점 : 인간이 적어서 이동이 빠르고 집합 시간이 적게 걸린다. (가끔 담배도)
인파에서 벗어나 조용히 있고 싶을때 좋다.
뭔가 고상하고(?) 귀족스러운 기분을 잠깐이나마 느낄 수 있다.
단점 : 예배 의식이 복잡해서 어지럽다.
위의 이유로 앉았다-일어났다가 많아서 잠을 자기 불가능에 가깝다.
먹을 것 주는 수준이 가장 낮다.
이상의 내용을 표로 정리해 보면 표1과 같다.
표 1. 항목별 비교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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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숙면 재미 설교 안락 편의 정숙 세례-수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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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B+ A A+ B B A C A+
불 교 A+ A+ A A+ B C A C
천주교 C C B B A A+ A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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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론
(1) 잠이 부족한 사람은 기독교, 불교를 선택한다.
(2) 배가 고픈 사람은 불교를 선택한다.
(3) 즐거운 분위기에서 놀다 오고 싶은 사람은 기독교를 선택한다.
(4) 집합시 얼차려가 짜증나는 사람은 천주교를 선택한다.
(5) 부담없이 차분한 분위기가 좋은 사람은 불교를 선택한다.
(6) 각종 세례 및 수계 의식은 반드시 참석한다. (천주교 제외)
(7) 기존 신자는 음식에 현혹되지 말고 그냥 믿던거 믿어라 -_-;
5. 참고 문헌
(1) "야매로 경험해 보는 종교의 세계" 김병일 저
(2) "6주 속성 완성 3대 종교 체험" chicky 저
(3) "나는 쵸코파이 하나로 10만 신도를 꼬셨다" 전도맨 목사 저
(4) "어허 담배빵도 참으면서 향빵을 못 참나~" 고승 대사 저
6. 감사의 글
이 글을 2X사단에서 오늘도 훈련병들을 위로해 주고 계시는 목사님, 신부님, 스님(법사)께 바칩니다. 아울러 늘 쵸코파이 나누어 주던 이창민병장님, 국수 끓여 주시던 보살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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