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근거로 하면 유명한 화가들이 유명한 작곡가들보다 기인이나 별난 사람들이 많다. 금수저로 태어나서 일생을 행복하게 살다간 사람도 간혹 있지만 어렵고 가난하게 살다간 천재들이 많다.
죽고나서야 인정받은 화가들도 있고 너무 시대를 앞서간 천재들은 당대에는 무시되다가 죽은 후에 재평가된 사람들도 있다. 인상파 시대까지 화가들 가운데 장수한 사람들은 많지 않고 결혼에 실패하거나 아예 결혼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화가가 평생을 행복하게 사는 게 싑지 않은 것 같다. 뛰어난 천재 창작가들은 누구가 그럴 수 있지만 당대인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반드시 훌륭한 인품을 가져야만 좋은 작품을 남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막 산' 예술가 중에 걸작을 남긴 사람도 더러 있습니다. 사실 좋은 작품은 작가의 천재성과 상상력만으로도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거든요. 새 애인이 생겼다고 전 여자 친구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킨 데다 남의 돈까지 상습적으로 떼먹은 '빛의 거장' 렘브란트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독창적인 작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건 때로는 주변에 큰 피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세속적인 것에 고결한 의미를, 일상에 신비를, 알고 있는 것에 진귀한 특징을, 유한에는 무한을 부여하는 것이라는 독일의 시인 노발리스가 정의한 낭만주의는 이렇게 그림을 통해 우리네 삶과 만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르누아르는 그림 생각뿐이었습니다. 숨을 거두기 며칠 전 르누아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 그림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어". 1919년 12월 3일 그림을 그리기 위해 꽃을 준비시키던 그는 마지막으로 이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꽃..."
재능을 타고났다고 해서 모두 이런 성취를 이룰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녀는 항상 자신을 믿었습니다. 주변의 시선과 편견을 개의치 않고 끈기와 성실함으로 노력을 거듭했고요. 파란만장한 인생의 곡절을 겪으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늘 친절했고 낙천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습니다. 르 브룅의 그림이 자연스럽지만 우아한 건 이러한 화가 내면의 반영입니다. 덕분에 그녀는 지금까지도 18세기 최고의 초상화가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