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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표해록 최부 저 박원호 역 고려대학교 출판부 2006년 348/514 7/3~7/7 2015-07-07 20:55:04 본문

독서

표해록 최부 저 박원호 역 고려대학교 출판부 2006년 348/514 7/3~7/7 2015-07-07 20:55:04

singingman 2022. 12. 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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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상을 당한 최부가 제주에서 서울로 오다가 배가 표류하여 중국땅 영파부라는 곳에 도착하여 항주 - 북경 - 요동 - 압록강을 건너 서울로 돌아온 여정을 일기체로 쓴 책이다.

348쪽 이후는 한문으로 된 원문이다.

서기 1488년 음력 정월 30일부터 시작해서 윤 정월 1일~6월 4일 압록강을 건넌 일까지 일기형식으로 기록했다.

책 첫부분에 "喪人 臣 최부는 제주로부터 표류해서 구동에 배를 대고 월남을 지나 연북을 거쳐 올 6월 14일에 청파역에 도착하여 삼가 전지를 받들어 이번 길의 일지를 편집하여 바치나이다."라고 시작한다.

약 6개월간 아래 지도의 중국지역을 여행한 기록이다.

 

제주에서 표류해서 13일만에 중국의 영파부라는 곳에 도착해서 해적을 만나기도 하고 폭행을 당하기도 하지만 다행히 일행 43명 전원이 한 명도 죽지 않고 서울로 무사귀환한다.

이 책은 중국을 여행한 3대 여행기의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고 한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일본 승려 엔닌의 입당구법순례행기와 함께 3대 중국여행기로 꼽힌다.

마르코 폴로의 책은 더 옛날 책이고 지식 많지 않은 사람이어서인지 아니면 저자가 어린 나이에 여행해서인지 허황한 이야기가 간혹 보인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가 더 뒷시대의 이야기이고 여행 당시 특별한 임무를 맡은 것이 없어서인지 중국의 문물을 더 자세히 기록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지명이나 운하, 건물등을 아주 자세히 기록해서 당시의 지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훌륭한 참고서적이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항주까지는 걷기도하고 배도 타고 하면서 가고 항주에서 북경까지는 운하를 이용해서 배로 이동한다.

이미 이 시대에 중국의 운하가 이렇게 길게 다 연결되어 있어서 여행이 덜 힘들었던 것 같고 최부가 상당한 식견을 가진 선비인 것 같다.

표류중일 때는 먹을 것이 없어서 오줌을 마신 이야기도 나오고 자기 아랫 사람들의 어려움을 몸소 도와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은 갑자사화 때 죽음을 당함으로 끝난다.

3월 22일자에 보면 도적의 목을 베어서 장대에 달아 놓은 것을 보기도 한다.

당시 도적을 어떻게 처형했는지 보여준다.

강남과 강북을 비교하면서 강남을 좋게 이야기하고 강북을 낮게 평가한다.

당시 사정이 그랬던 모양이다.

지금 서울의 강남과 강북의 모습과 비슷한가?

유교의 도덕률이 존재하던 시대라 상중인 사람으로 황제에게 절하러 가면서도 상복을 벗지 않으려는 그의 효심을 볼 수 있다.

황제를 만날 때는 반드시 좋은 옷을 입어야 하는 중국의 규율과 상중에 좋은 옷을 입을 수 없는 유교의 가치가 상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4월 20일의 일기를 보면 당시의 그의 고뇌하는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權道이야기가 나오는데 형수가 물에 빠지면 직접 손을 잡아서 끌어내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는 예를 들면서 황제에게 예를 올릴 때는 상복을 벗고 길복을 입을 것을 권하는 장면이 있다.

중국에서도 선비들은 그를 알아보고 음식과 의복을 주기도 하고 그의 시를 얻기도 한다.

운하의 갑문 이야기가 나오는데 물이 적을 때 배를 움직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수차를 이용해서 농사를 짓는 것을 보고 그 사용법과 제조법을 자세히 배우기도 한다.

강남 사람들은 세련되고 인심이 온화한데 비해 강북은 인심이 사나워서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강남 사람들은 글읽기를 좋아하지만 강북 사람들은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서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강남은 육로로 갈 때 가마를 이용하고 강북은 말이나 당나귀를 이용한다.

중국은 강남북이 공히 귀신을 숭상하고 도교와 불교를 존숭한다.

말할 때는 손짓을 하고 성낼 때는 입을 찡그리며 침을 뱉는다.

이를 잡아서 입에 넣어서 씹고(자기 피를 아까워서 다시 빨아먹기 위함인 것 같다.)

짐을 머리에 이지는 않고 어깨에 메기는 한다.

 

최부는 아주 상세하게 일기를 썼다.

오는 도중에 미리 미리 쓴 것일까?

6개월 후에 이렇게 기억할 수는 없을 테니까.

열하일기가 중국 북부를 기록했다면 표해록은 중국 남부를 기록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