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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추석을 앞두고 모처럼 우리 가족 10명이 다 함께 가다. 집에서 다 같이 만나는 일은 흔하지만 이런 가회가 흔치 않아서 기쁘다.
딸이 학교가 일찍 끝나서 유치원에 가서 호준이와 건하를 일찍 데리고 나왔다. 나오는 길에 빠리빠게뜨 들러서 빵을 사 주었더니 맛있게 잘 먹는다. 손자들이 먹는 모습이 침 보기 좋다. 딸도 아들과 조카가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사진을 찍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다녀온 손자들이 비 때문에 놀이터에 나가지 못하고 우리 집에 다 모였다. 사랑스러운 내 손자들!
건하가 열이 난다고 유치원에서 연락이 왔다. 그래서 우리가 가서 데리고 왔다. 호준이가 건하 하원하는 것을 창문으로 봤다. 그 모습이 안스러워서 아내가 함께 데리고 가자고 해서 데리고 왔다. 둘이 건하네서 재미있게 논다. 저녁에 건하는 열이 많이 올라서 차병원 가서 해열 주사맞고 왔다. 다행히 밤에는 열이 내렸는데 아침에 약효가 떨어지니 또 열이 올라서 해열제를 먹였더니 다시 괜찮아졌다고 한다. 호준이는 어제 구토를 두번이나 심하게 하고 새벽에는 설사도 했다고 한다. 입맛이 없어서 음식도 잘 못 먹고 힘없이 누워 있는 모습이 보기에 마음 아프다. 병원 문 열고 10시쯤 데리고 갔다 왔다. 장염이란다. 킹크랩 구경도 하고 하나님! 손자들이 건강하고 지혜롭게 잘 자라게 해주세요.
유치원을 갔다 온 호준이와 건하는 호영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예준이는 씽씽이를 타다가 그네를 타고 논다. 건후는 안아달라고 하기도 하고 시소를 타고 놀기도 한다. 여기는 천국이다.
아침에 등원하기 전 이렇게 놀다가 간다. 때로는 싸우기도 하지만 형제는 피로 연결된 사이다.
아들 딸이 내일 개학한다. 그래서 우리 가족 10명이 다 모여서 홍성원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다. 옛날에는 1학기 수업 일수가 좀 길고 2학기는 약간 짧았는데 이제는 1,2학기 둘 다 약 4개월 반 정도로 길이가 거의 같다. 방학을 무사히 잘 보내고 2학기도 건강하고 힘차게 그리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저녁 먹고 돌아오는 길
홍만선의 '산림경제'에 인생락(人生樂)을 언급하면서 이 말이 나온다고 합니다. 노년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손주와 노는 즐거움이 노년의 큰 행복 가운데 하나입니다. 마음맞는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도 당연히 큰 즐거움이지만 내 핏줄인 손주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그 무엇과도 바꾸기 어려운 행복입니다. 조선 시대에 이문건이란 선비는 아들이 어린 손자를 두고 자기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직접 손자를 키우면서 양아록이라는 세계 최고(最古)의 육아일기를 남겼습니다. 감사하게도 나는 아들 딸이 건강하게 손자들을 키우면서 내가 잠깐식 돌보는 정도입니다. 어린 손자들이 재잘거리고 노는 모습이나 자기들끼리 장난치고 노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아들 딸네와 함께 홍성원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식당 바로 앞에 있는 빠리바게뜨에서 손자들이 함께 즐겁게 논다. 남들은 명절이나 되어야 일년에 한두번 누리는 이런 즐거움과 행복을 매주 누릴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지난 금요일(7/28)에 건하네와 아내는 롯데 월드에 놀러갔다. 나는 마산에서 친구 박경림 목사가 오는 바람에 함께 가지 못했다. 재미있게 놀고 끝날 무렵 롯데 백화점 1층에서 불이 났다. 저녁 뉴스에도 나왔다. 다행히 우리 가족이나 모든 사람들이 다치지 않고 다 나왔다. 하지만 건물에서 나올 때까지 내가 얼마나 가슴을 졸였든지. 주차장에서 손서방이 나올 때 출구가 차로 꽉 막혀서 움직이지 않는 바람에 입구로 나왔다고 한다.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와서 참 감사하다.
둘 다 방학을 해서 현대 백화점에 가서 점심을 함께 먹고 옆에 있는 소노캄 호텔에서 차 마시고 돌아왔다. 의도적으로 그런 건 아니지만 며느리와 사위는 출근해야 해서 우리끼리만 가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우리 시대와 아들 딸 시대는 살아 온 수준이 달라서 때로는 이런 호사를 누리고 싶어하는 것 같다. 내가 젊었을 때 부모님을 모시고 식당이나 여행을 가면 부모님이 우리가 돈을 너무 많이 쓸까봐 염려하셨는데 지금 내가 그러고 있다. 며칠 전 딸이 180만원이나 하는 갤럭시 S23 Ultra를 사주었고 두어달 전에는 아내에게도 같은 기종을 사 주었다. 고맙기는 하지만 너무 부담이 될까봐 염려스러운 마음도 있다. 부모를 기쁘게 하려는 자녀들의 마음이 고마우면서도 빠듯한 아이들의 삶이 너무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된..
주일 예배를 마치고 가족이 모두 마크트 할레에서 함께 식사하다. 다같이 이렇게 모여 밥먹을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