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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세 손자들의 유치원 발표회를 다녀오다. 어떤 아이가 아직 엄마, 아빠가 안 와서 풀이 죽어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무선 일이 있어도 부모가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있어서 기가 살아 뛰어다니는데 이 아이 혼자 우두커니 기가 죽어 서 있는 모습이 참 가슴아팠다.
올해는 여름이 길어서인지 대왕참나무가 단풍이 아직 들지 않았다. 몇몇 나무들은 조금씩 단풍이 들어가긴 하지만 그냥 마르는 나무도 있고 고대했던 단풍이 보이지 않는다. 잎이 물 들 시간이 더 필요한 건가? 우리 동네는 아직 푸르다.
베토벤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과 Beethoven Symphony no.7 A major, op.92를 연주했다. 무난하게 했고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앵콜로는 연주한 교향곡 2악장을 초연의 관례에 따라 연주하고 브람스 헝가리 무곡 1번을 한 곡 더 연주했다. 오늘 한수진이 연주한 바이올린이 스트라디바리우스라고 한다.
아침 일찍 혼자 버스 타고 가다.단풍이 잘 들었는지 보고 싶어서 백운대까지 가게 되었다.600고지 이상에는 단풍이 좀 들었고 아직 절정이 되려면 다음 주말이나 되어야 할 것 같다.산성계곡에서 산성 대피소 올라가는 길과 용암문에서 노적봉 사이에 단풍이 잘 들었다.모처럼 많이 걸어서 기분이 상쾌하다.정상에서 잠깐 앉아 쉰 시간 포함해서 5시간 정도 걸었다.단풍이 좋아서 사진찍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저녁에는 아내와 고양 아람누리에 고양 필하모닉의 베토벤 들으러 갔다. 계곡에 물이 많이 흐른다. 노적사를 지나자 이 아름다운 단풍이 나타났다. https://youtu.be/MM8mOKfxmWw?si=L156sGlAh_xJIZqiMy life goes on in..
아내와 둘이 가다. 연천군 중면 임진강변에 이 공원이 있다. 주차장은 무료고 동네 주민들이 음식과 농산물을 판매한다. 주민의 말을 들어보니 10.9일쯤이 절정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댑싸리 색깔이 좀 옅어졌다. 백일홍도 지고 있지만 둘 다 아직은 볼 만하다. 천천히 사진 찍으면서 돌아도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옛날 돌무지 무덤이 있고 여름에 가면 연지가 있어서 연꽃도 볼 수 있겠다.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다룬 논문 7편을 연결해서 책으로 엮었다. 아주 심도있는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16세기 말 왜란을 겪은 후 17세기 전반에 양대 호란을 겪은 조선의 상황을 설명한다. 광해군을 끌어내리고 인조반정을 일으킨 사람들의 명분은 폐모살제와 배명친금이었다. 광해군의 폭정도 문제가 되었지만 명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청나라와 명나라 사이에서 줄타기한 광해의 정치에 신하들이 반대해서 그를 축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선에게 있어서 명나라는 군신관계일 뿐만 아니라 부자 관계이기도 했다. 군신관계는 군이 실정하면 몰아낼 수도 있지만 부자관계는 절대로 변할 수 없는 천리의 관계다. 이렇게 성립한 인조정권이 청나라의 침공으로 삼전도에서 항복함으로 자기들도 배명친금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인조..
서울에 있는 문화 유적들을 설명한 책. 5대 궁궐과 종묘, 박물관, 정동, 성북동, 북촌, 남산, 서울역, 서대문형무소 역사관등을 다루고 있다. 해가 지는 인정 때 성문을 닫으며 28번의 종을 치고 해가 뜨는 파루 때 성문을 열며 33번의 종을 친다. 28은 밤하늘의 별자리 수이고 33은 당시의 세계관에서 33천을 의미한다. 왕이 즉위할 때 입는 옷을 구장복이라 하고 머리에 쓰는 관을 면류관이라고 한다. 구장복은 9 가지 각기 다른 무늬가 박힌 옷이기 때문에 그렇게 불린다. 상의에 5 가지 무늬, 하의에 네 가지 무늬가 있다. 상의에는 용, 산, 불꽃, 꿩, 술잔의 무늬가 있고 하의에는 수초, 쌀, 도끼, 아자형으로 적힌 글자 불 무늬다. 면류관은 면과 구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왕궁..
모처럼 생각할 수 있는 영화를 보았다. 연기파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덕분에 나는 집중도가 아주 높았다. 마지막에 장동건이 형 설경구를 죽이는 것으로 아들을 보호하려는 것은 설정이 좀 어색해 보인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덮을 수는 없겠다. 내 자녀가 만약 그렇게 큰 잘못을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고 심지어는 잘못인 줄도 모른다면 어떻게 할까? 자수시킬까? 부모가 잘못 살면 자녀가 보고 그대로 배운다는 것도 알겠지만 잘 산 부모에게서도 잘 못 자란 아이들이 있을 수 있다고?
서해선 부천 종합운동장 1번 출구로 나가서 직진하면 오른쪽에 원미산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산이라기보다는 뒷동산같은 느낌이다. 접근성이 좋아서인지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끝까지 가면 소사역이나 역곡역으로 연결된다. 일산 사는 나로서는 소사역이 전철 한번에 연결되니까 아주 편리하다. 한가지 단점은 거리가 너무 짧아서 1시간이면 트래킹이 끝난다. 산 위에 갈래길이 여러 곳 나오는데 표시가 잘 안 되어 있어서 사람들에게 물어서 소사역에 도착했다. 길은 완만하고 숲이 상당히 우거졌다. 소설 '원미동 사람들' 때문에 내가 편견을 가진 건지 산에 올라온 사람들의 얼굴이 삶에 지친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한마리의 나그네 쥐'에 나오는 주인공의 얼굴과 겹쳐보여서 그럴까? '원미동 사람들'에 의하면 원미동이란 이름은 ..
제목만 보고 심리학 서적인 줄 알고 읽었더니 가벼운 에세이집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저자가 두 딸을 키우면서 느낀 생각들을 진솔하게 쓴 글들 40꼭지를 묶었다. 읽고 나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아침 일찍 전철로 가다.서해선 신천역 6번 출구로 나가면 왼편에 소래산이 있다.제목에는 시흥 소래산이라고 썼지만 이것은 내가 시흥쪽에서 올라갔기 때문이다.이 산은 인천, 부천, 시흥에 둘러싸여 있는 산이다.산높이가 300m도 안 되는 산이어서 만만하게 보고 갔다가 혼났다.내원사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거리가 1km도 안 되는 산이지만 아주 가파르고, 경사가 급한 계단과 날카로운 바위가 많은 산이다.하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에 조망이 아주 좋다.내려올 때는 마애보살 입상과 청룡 약수터 방향으로 돌아서 내려왔다.정상에서 간식 먹고 쉬고 해도 1시간 반이면 된다.토요일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 많이 왔다.오늘 또 확인한 사실은 젊은이들의 등산 인구가 엄청 늘었다는 사실이다. 둘레길도 길이 ..